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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67: 신비한 동물 천지 (2)

루시엔 아리아 2022. 4. 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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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병동으로 달려간 두 사람은, 수업에 빠지고 싶어서 꾀병을 부리던 한 1학년 학생을 진찰해본 뒤 따끔하게 잔소리를 하고 있는 중인 폼프리 부인을 만났다.


"너희 두 사람도 설마 수업에 빠지고 싶다고 날 찾아온 건 아니겠지?"


폼프리 부인이 눈을 치켜뜨며 멀쩡해 보이는 두 사람에게 쏘아붙이자, 루시엔과 바나비는 깜짝 놀라며 손사래를 쳤다.


"아니에요, 폼프리 부인. 저희는 케틀번 교수님과 해그리드를 도와 성 안에 풀려난 신비한 동물들을 잡으러 온 것 뿐이에요."


"그렇다면, 저기 침대 뒤를 살펴보거라.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폴락 한 마리가 병동 안으로 들어오더구나. 난 이 학생을 진찰하느라 폴락을 미처 상대할 시간이 없었거든."


"그러면 저희는 저쪽으로 가서 살펴볼게요, 폼프리 부인."


루시엔이 이렇게 말하고는 바나비와 함께 폴락이 있는 곳으로 갔다.


"폴락은 인간을 믿지 않는대. 하지만 조용하고 열심히 임무를 수행하는 신비한 동물이야. 마치 너처럼...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동물이기도 해!"


바나비가 조심스럽게 사실대로 이렇게 말하자, 루시엔은 짓궂은 미소를 띤 얼굴로 농담처럼 받아쳤다.


"설마 폴락이 저주받은 금고 문제를 해결하는 임무를 수행하는건 아니겠지. 폴락은 말을 지키는 동물인데, 어쩌다가 병동에 오게 되었을까...?"


하지만 그녀가 궁금해하던 것은 그들이 폴락과 그 주변을 유심히 관찰해보는 동안 알게 되었다.


"저기 말 장난감이 떨어져있어!"


바나비가 속삭이듯 외치자 루시엔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폴락이 말 장난감을 지키고 있는 모양이야. 이 녀석을 케틀번 교수님의 우리로 데려가야겠다."


"그건 나한테 맡겨줘. 내가 폴락이 좋아하는 풀을 훈련장에서 뜯어와서 유인할게."


"그러면, 같이 훈련장으로 가자, 바나비. 그동안 난 다른 신비한 동물을 찾아보면 되겠지. 폴락은 말 장난감을 지키느라 저기서 꼼짝 않고 있을거야."


그리하여 두 사람은 다시 조용히 병동을 뒤로 하고 훈련장으로 향했다.



"......"


"......"


이번에도 훈련장으로 향하는 동안 잠시 침묵이 이어졌지만, 아까보다는 조금 어색함이 덜한 것 같았다.


이번에는 바나비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있잖아, 루시엔... 네가 그... 윙거 녀석을 좋아하는 거 알아."


"뭐...?!"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묻자, 바나비가 손을 내저으며 대답했다.


"또 다시 널 곤란하게 하려는건 아니야... 그저... 만약 그 녀석이 널 울리거나 마음 아프게 한다면, 나한테 언제든지 말만 해. 내가 그 녀석한테 매운 주먹 맛을 보여줄 테니까. 이건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그가 위협적으로 주먹에서 우둑거리는 소리를 내며 말하자, 그녀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마음써 줘서 고마워, 바나비. 하지만, 우린 아직 음...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뭐..."


그녀의 말이 그에게 불러온 충격은 엄청났다.


"뭐??"


그가 깜짝 놀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설마 루시엔이 탤벗 윙거를 그렇게까진 좋아하는게 아닌 건가?!'


"아니, 어떻게 그렇게..."


그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를 마주보며 뒷말을 한숨과 함께 삼켰다.


'그 녀석은 대체 뭘 믿고 그렇게 안일하게 구는 거지? 그러다 다른 녀석이 채 가면 어쩌려고?'


자신이 바로 그 '다른 녀석'이었다는 것은 미처 생각지도 못한 채, 그는 탤벗 윙거의 안일함에 혀를 내둘렀다.


만약 탤벗이 그가 하고 있는 이런 생각을 알았더라면 답답함으로 가슴을 쳤겠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바나비는 탤벗이 얼마나 간절하게 그녀의 마음이 자신에게 향하기를 기다리며 인내하고 있는지는 몰랐다.


"그렇게 뭐..?"


루시엔이 고개를 갸웃하며 왜 말을 하다 마냐는 표정으로 묻자, 바나비가 어색하게 뒷통수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냐... 너희가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는게 조금 놀라웠을 뿐이야... 왜냐면 너희는 두 번이나 데이트를 했잖아."


"그렇...긴 했지... 휴..."


호그와트에서 그녀의 사교 생활에 관한 이야기는 정말로 악마의 화염처럼 빠르게 소문이 퍼져버렸다.


그녀가 한숨을 내쉬자 바나비는 다시 한번 놀란 얼굴로 심각하게 물었다.


"설마... 깨진 거야...?"


그의 물음에 그녀는 놀란 얼굴로 손사래를 쳤다.


"그런 건 아냐! 그냥... 아직 우리 둘 다 고백을 하지 않아서... 혹시 말야... 여자가 먼저 고백하면 남자들은 싫어 하려나...?"


루시엔이 작게 한숨을 내쉬며 어깨를 늘어뜨리자, 바나비는 기가차서 한숨을 내쉬었다.


"후... 아무래도 내가 가서 윙거 녀석을 손 봐줘야 될 것 같아. 아니, 어떻게 너한테 그런 고민을 하게 만들 수가 있지?"


"그게 어때서..."


그녀가 고개를 갸웃하자, 바나비는 답답함에 가슴을 치며 말했다.


"나를 봐, 루시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한테 당당히 고백을 해야 하는거 아니겠어? 비록 난 차이긴 했지만... 그래도 난 내 마음을 용기있게 고백했잖아! 탤벗 윙거, 멍청한 쫄보 자식 같으니라고."


"아..."


루시엔은 바나비의 말을 들으며 그의 말에서 뜻밖의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남자든 여자든, 실패하든 성공하든 상관없이 용기있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


그것이 바로 그녀가 해야할 일이었던 것이다.


사실 루시엔은 아직 자기가 탤벗에 대해 가지고 있는 마음이 사랑인지는 확신할 순 없었다.


하지만, 바나비의 공개 고백 사건을 겪고 난 이후, 그녀는 확실히 좋은 친구로서 좋아하는 마음과 탤벗에 대한 마음은 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탤벗과 두 번의 데이트를 하면서, 그와 함께 있는 동안 설레고, 그와 함께 있지 않을 때는 자꾸만 생각나고, 그가 해주는 모든 사소한 배려와 무뚝뚝한 다정함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


게다가 최근엔 그가 자신의 방에 자주 찾아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서 그런지 몰라도, 그가 오지 않는 날엔 왠지 방이 허전한 느낌도 드는게 정말 이상했다.


그리고 원래 여자 기숙사 방에 남학생이 들어오는 것은 금지되어 있지만, 다른 누구도 아니고 탤벗이니까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사실 따지고 보면 말이 안 되었다.


이건 그가 예의바르고 신사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는 것보다는, 오히려 그녀 자신이 그가 오는 것을 원하기 때문이 아닐까...?


만약 자신의 방에 몰래 찾아오는 사람이 벤이나 찰리같은 다른 친구였다면 지금처럼 이런 마음이 들었을까?


아니.


그렇다면 대체 왜...


그때, 그가 자신에게만 보여주는 따뜻한 애정이 담긴 루비같은 눈동자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두근.


그의 따스한 눈빛을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크게 뛰며 온도가 높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이 눈빛이 만약 다른 누군가에게로 향한다면...


갑자기 무언가가 가슴을 할퀴고 지나가며 얼어붙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건 싫다.


왜냐하면...


좋아하니까...


내가 탤벗을 이성으로서 좋아하니까.


이 사실을 깨닫자, 그녀는 지금까지 내내 이 문제로 모호하고 복잡하게 느껴지던 머릿속이 정리된 느낌이 들었다.


"고마워, 바나비. 네 조언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 역시 넌 좋은 친구야!"


그녀가 한층 밝아진 얼굴로 그에게 고마움을 표하자, 대체 무엇이 그렇게 도움이 되었는지는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녀가 미소를 지으니 자신도 기뻤다.


"별말씀을! 언제든 말만 하라니까! 하하하."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끈끈한 우정을 회복하던 두 사람이 훈련장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서 그들은 눈앞의 광경에 입을 떡 벌리며 멈춰섰다.


"오늘은 정말 최고의 날인 것 같아..."


바나비가 눈앞에 보이는 귀여운 새끼 크럽들을 보며 홀린 듯이 말했다.


그곳에는 족히 수십 마리는 되어보이는 수많은 새끼 크럽들이 뛰어놀고 있었던 것이다.


그곳에는 이미 리즈 터틀도 와서 귀여운 새끼 크럽들과 놀고 있었다.


초록빛 잔디밭에서 뛰노는 귀여운 새끼 크럽들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지만, 그곳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새끼 크럽들을 모으려고 노력하는 해그리드를 보자 루시엔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해그리드! 이 크럽들을 어떻게 다 모으죠?"


그녀가 해그리드에게 다가가 묻는 동안, 바나비는 서둘러 귀여운 새끼 크럽들을 데리고 놀아주느라 정신이 팔려버렸다.


"다 모을 필요는 없다, 루시엔. 우두머리만 잡으면 돼."


"우두머리요?"


"다 똑같이 생긴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중 대장은 하나뿐이란다. 우두머리를 찾아서 신비한 동물 돌보기 교실로 데려가면, 나머지는 알아서 따라올 거다."


"우두머리를 어떻게 찾는데요?"


루시엔이 묻자, 해그리드가 기억을 더듬으며 알려주었다.


"왼쪽 어깨에 내 록 케이크를 닮은 갈색 점이 있단다."


"갈색 점은 다 있는 것 같은데요..."


루시엔이 눈으로 새끼 크럽들을 훑어보며 말하자, 해그리드가 이렇게 말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다 다르게 생겼단다. 제대로 찾아보면 알 수 있을거야. 내 록 케이크를 떠올리렴, 루시엔."


"휴... 알겠어요."


이렇게 대답한 루시엔이 열심히 새끼 크럽들 중에서 우두머리를 찾는 동안, 훈련장 성벽 위의 망루에 앉아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갈색 독수리 한 마리가 있었다.


탤벗은 오후에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이 휴강하게 된 이유를 듣자, 왠지 루시엔이 이 일을 수습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이런 소동이 발생하면 거의 십중팔구, 마치 태풍의 눈처럼 그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오늘도 역시나, 그녀는 오후 시간 동안 해그리드를 도와 신비한 동물들을 다시 원래의 장소로 데려다 놓는 일을 하고 있었다.


아까 해그리드와 루시엔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해그리드의 록 케이크처럼 생긴 갈색 반점을 가진 새끼 크럽이 우두머리라고 했는데, 그는 해그리드의 록 케이크를 본 적이 없어서 그 모양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예전에 숲속에서 야생 동물들 사이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던 덕분에, 동물들 사이에서의 서열 관계를 파악하는 것쯤은 탤벗에겐 식은 죽 먹기였다.


그는 독수리의 눈으로 곧 우두머리 녀석을 찾아냈고, 날개를 펼치고 날아가 그 녀석을 갈고리 같은 발가락으로 낚아챘다.


갑자기 독수리가 날아와 새끼 크럽을 한 마리 낚아채자, 그곳에 있던 리즈와 바나비, 해그리드는 깜짝 놀랐다.


그러나 그 독수리의 정체를 알고 있는 루시엔은 환한 얼굴로 독수리를 향해 두 손을 내밀었다.


'역시 넌 나의...'


새끼 크럽을 낚아채며 날아오른 갈색 독수리는 곧바로 다시 하강하여 루시엔의 품에 새끼 크럽을 안겨주었고, 그 모습을 본 리즈와 바나비, 해그리드는 루시엔이 동물들과 친화력이 높다며 매우 감탄했다.


그녀가 그에게만 들리게 "고마워, 탤벗." 이라고 속삭이자, 그는 대답하는 것처럼 기쁨의 울음소리를 한번 내지르고는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


루시엔이 받아든 새끼 크럽을 살펴보니, 역시나 정말로 록 케이크 모양과 비슷한 갈색 반점이 있었다.


"해그리드! 찾았어요. 이 녀석이 바로 우두머리에요!"


"고맙구나, 루시엔! 정말로 이 녀석이 맞는 것 같구나. 보렴! 다른 새끼 크럽들도 이 녀석을 따라오잖니. 허허허."


정말로 해그리드의 말처럼, 우두머리 녀석을 쫓아 다른 새끼 크럽들도 낑낑거리며 달려오고 있었다.


리즈와 바나비도 루시엔과 해그리드를 향해 다가왔는데, 이번엔 리즈가 자신이 새끼 크럽들을 데려다주겠다며 자원했다.


"고맙구나, 리즈. 그러면 나와 함께 이 녀석들을 데리고 가자꾸나."


해그리드는 리즈와 함께 새끼 크럽들을 데리고 동물 우리로 향했다.


"맞다, 바나비! 폴락이 있었잖아!"


루시엔이 흐뭇한 얼굴로 귀여운 새끼 크럽들이 우두머리 녀석을 따라 달려가는 모습을 보고 있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외쳤다.


"앗! 내 정신 좀 봐. 어서 풀을 뜯어서 가봐야겠네. 그러면 나중에 보자, 루시엔!"


"그래, 수고해줘 바나비!"


바나비도 서둘러 폴락에게 가져다 줄 풀을 뜯기 시작했고, 루시엔은 그의 뒤에 작별 인사를 하고는 훈련장을 벗어나 다시 성 안으로 들어왔다.


1층 로비로 들어온 루시엔은 근처에 있는 대연회장 쪽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알아챘다.


"이번엔 저기인가 보구나."


그녀는 이렇게 혼잣말을 하며 대연회장으로 가 보았다.


대연회장 안에는 보우트러클을 모으고 있는 맥고나걸 교수님과 스프라우트 교수님, 그리고 케틀번 교수님이 있었다.


그리고 세 분의 교수님들 외에도 몇몇 학생들이 보우트러클 잡기에 동참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스프라우트 교수님이 가져온 위젠 나무 가지를 들고 보우트러클들을 유인했지만, 워낙 재빠른 녀석들이라 쉽진 않았다.


루시엔이 케틀번 교수에게로 다가가자, 케틀번 교수는 그녀를 발견하더니 환한 얼굴로 "동물들을 찾는 걸 도와줘서 정말 고맙구나... 네 지식과 창의성에 모두 감탄했단다." 라며 지금까지 그녀의 공을 칭찬해주었다.


"도움이 돼서 기뻐요, 케틀번 교수님. 그런데 보우트러클을 어떻게 다 모으죠?"


루시엔이 예의바르게 대답하고는 질문하자, 케틀번 교수는 "여기 위젠 나무 가지를 하나 받으렴. 이걸로 보우트러클을 유인해서 여기 케이지 안에 넣어주면 된단다." 라고 대답했다.


루시엔은 케틀번 교수에게서 위젠 나무 가지를 하나 받아들고 보우트러클을 유인하기 시작했다.


몇 마리쯤 잡아서 케이지 안에 넣었을 때, 그녀는 보우트러클 한 마리가 교장 선생님의 의자에 올라가 앉아 있는걸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 녀석이 새 교장으로 부임하고 싶은가 봐! 큭큭큭."


그녀는 위젠 나무 가지를 보우트러클이 앉아 있는 곳으로 살랑살랑 흔들며 농담했다.


"이봐요, 보우트러클 교장 선생님. 연말에 저한테 기숙사 점수 100점을 주시는건 어때요? 하하하."


"제대로 된 로브를 구해줘야겠구나. 턱수염을 기르는 방법도 생각해 보고..."


그녀의 뒤에서 웃음을 참는 듯한 목소리로 덤블도어 교수가 말을 걸어왔다.


"앗! 덤블도어 교수님!"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


덤블도어 교수님의 질문에 루시엔은 혹시라도 해그리드와 케틀번 교수님이 곤란해지는게 아닐까 주저하며 사실대로 대답했다.


"신비한 동물들이 호그와트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어요..."


"누구 책임이지?"


"어... 해그리드와 케틀번 교수님이 실수로 동물들을 잃어버리셨어요. 디고리 씨와 저랑 다른 친구들이 동물들을 찾는 걸 돕고 있고요... 두 분이 곤란해지진 않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뜻밖에도 덤블도어 교수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동물들이 다치거나 사람이 다치기 전에 이 상황을 해결하는 걸 도와주어서 고맙구나. 비록 기숙사 점수 100점은 아니지만, 래번클로에 5점을 주마."


"감사합니다, 덤블도어 교수님!"


루시엔이 밝은 얼굴로 대답하자, 덤블도어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나머지 보우트러클은 내가 모으마. 이 야심 만만한 녀석을 내 의자에서 떼어 내는 걸 포함해서 말이지. 혹시라도 동물과 관련하여 부상자가 생길 수 있으니, 넌 스네이프 교수님께 가서 폼프리 부인의 물품을 받아서 채워넣도록 하거라."


"알겠어요, 덤블도어 교수님."


루시엔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연회장을 나와 지하 감옥을 향해 계단을 내려갔다.



마법약 교실로 들어서자, 루시엔은 이번에도 뜻밖의 상황에 입을 떡 벌리고 말았다.


"정말 대단해...!"


마법약 교실 안에 퍼프스캔 무리가 곳곳에 흩어져 있었던 것이다.


어떤 녀석들은 스네이프 교수의 마법 재료 선반 구석구석에 끼어 들어가 있었고, 어떤 녀석들은 커다란 솜뭉치처럼 모여서 퐁퐁 튀어오르며 놀고 있었다.


스네이프 교수님의 큰 냄비 안에도, 책상에도, 의자 위에도, 교실 바닥과 구석에도 온통 퍼프스캔 천지였다.


그리고 당연히도 스네이프 교수는 그 곳에서 그 많은 퍼프스캔들을 바라보며 난감한 상황에 골치 아파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루시엔이 마법약 교실에 들어왔던 것이다.


그녀는 이 상황이 갑자기 너무나도 우스워서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는데, 조용한 마법약 교실 안에서 그녀의 소리가 너무나도 잘 들렸다는게 문제였다.


"뭐가 그리 재미있지, 아리아?"


스네이프 교수가 인상을 쓴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며 묻자, 루시엔은 얼른 표정을 갈무리하고는 애써 입꼬리를 끌어내리면서 대답했다.


"크흠..! 아무것도요. 교수님이 교실에 득시글거리는 퍼프스캔 무리에게 둘러싸인 모습은 전혀 웃기지 않아요. 조금도요."


"네가 일말의 성숙성을 보이다니 놀랍구나. 래번클로에 5점."


뜻밖에도 스네이프 교수에게서 기숙사 점수를 얻게 된 루시엔은 얼른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욕이 넘쳐올랐다.


"아무래도 이 퍼프스캔들을 모아야 할 것 같아요, 스네이프 교수님."


"여태껏 너한테 들은 것 중에서 가장 현명한 말인 것 같구나."


루시엔은 구석구석에 널려 있는 퍼프스캔들을 한데 모아왔고, 양손으로 한아름 되는 퍼프스캔 무리 덩어리를 들어올렸다.


"죄송해요, 스네이프 교수님. 이제 퍼프스캔을 더 들 수가 없을 것 같아요..."


"나머지는 내가 모으지."


"교수님이 퍼프스캔을 손에 든 모습을 보기 위해서라도 잠시 여기 있어야겠네요."


"......"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는 것 같아서, 루시엔은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냥 갈까 봐요... 아! 맞다. 아까 덤블도어 교수님께서 폼프리 부인을 위해 필요한 물품들을 채워넣어달라고 부탁하셨어요."


스네이프 교수는 루시엔을 한번 노려본 후, 서랍 속에서 미리 만들어 두었던 치료 연고와 마법약 몇 가지를 가져왔다.


"유감스럽게도 네 짧은 팔에 더 이상 무언가를 들기는 어려워 보이는구나. 이것들은 내가 직접 병동으로 가져가지. 넌 어서 이곳에서 사라지거라."


"네, 분부 받잡겠습니다."


루시엔은 퍼프스캔 무리를 한아름 끌어안은 채로 신비한 동물 우리로 가서, 퍼프스캔들을 넣어주었다.


그녀는 한숨을 돌리고 다시 성으로 돌아왔는데, 어느 한 복도를 지나던 중 에이머스 디고리와 필치 씨가 논쟁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학생들에게 불게를 이 학교에 들이지 말라고 했습니다. 이 녀석 때문에 노리스 부인이 겁먹는 걸 보시죠."


루시엔은 대체 무슨 일일까 하고 가까이 다가가서 보았는데, 그곳에는 디고리 씨와 필치 씨 외에도 불게 한 마리와 노리스 부인도 있었다.


"안녕하세요, 디고리 씨, 필치 씨. 제가 뭐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요? 보아하니 불게가 겁을 먹고 있는 것 같은데요..."


루시엔이 이렇게 말하자, 필치는 어처구니 없어하면서 외쳤다.


"뭐라고?!"


"노리스 부인이야말로 공포 그 자체잖아요. 지금 노리스 부인이 불게한테 겁을 주고 있는 것 같은데요. 제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한번 보세요..."


그녀가 눈을 굴리며 노리스 부인을 눈짓하자, 노리스 부인은 여느 때처럼 이빨을 드러내며 "하아악!" 하고 위협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며 필치는 "자기 방어 모드로 들어갔잖니!" 라고 두둔할 뿐이었다.


"그렇다면 제가 호그와트에 온 첫날부터 계속 자기 방어 중이었단 말이네요."


이번에는 루시엔이 어처구니가 없어져서 입을 삐죽이며 대꾸했다.


"뭐라고?!"


루시엔의 건방진 사실 직시 태도에 필치가 으르렁거렸지만, 옆에 서서 루시엔의 말에 웃음을 참고 있던 에이머스 디고리가 애써 심각한 얼굴을 유지하며 필치를 말렸다.


"저라면 지금 갑작스레 움직이지 않겠습니다, 필치 씨."


"그 이유는 뭐죠?"


금방이라도 루시엔에게 사납게 달려들려던 필치가 분노를 억누르며 에이머스 디고리를 돌아보았다.


"불게가 지금 당신과 노리스 부인을 같이 태워 버리려고 하는 중이거든요..."


"......!"


필치의 안중에 이제 더 이상 루시엔 따위는 없었다.


에이머스 디고리의 말이 맞다면 지금은 비상 사태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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