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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64: 퀴디치 결승전 (2)

루시엔 아리아 2022. 4. 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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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퀴디치 경기장 옆에 딸린 래번클로 팀의 탈의실 안에서는 파란색 퀴디치 선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래번클로 선수들이 둥그렇게 모여 오리온의 고취의 연설을 듣고 있었다.


"......자, 그러면 이제 한 마리의 독수리처럼 날아보자! 아자!"


"아자! 와아아아아!!!!"


오리온의 외침에 다른 팀원들도 모두 함성을 지르며 빗자루를 쳐들어 흔들면서 다함께 사기를 북돋았다.


그때, 후치 부인이 들어오며 호통쳤다.


"너희들 뭘 꾸물거리는 게냐! 곧 경기가 시작하니 어서 경기장으로 나오거라! 어서!"


루시엔은 스카이와 다른 팀원들과 결연한 눈빛을 교환한 후, 빗자루에 올라타고는 땅을 힘차게 박차고 경기장으로 날아올랐다.


제법 따스함이 감도는 공기를 가르며 빗자루를 타고 날아오르는 것은 언제나 설레고 즐거운 일이었다.


루시엔이 날아가며 주위를 둘러보니 그녀의 친구들이 관람석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목청이 터져라 응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힘내라! 루시엔!" "승리는! 래번클로의 것!" "와아아아아!!!"


그녀는 친구들의 응원 소리를 들으며 환한 얼굴로 미소를 짓고는 신나게 곡예비행을 한번 하고는 선수들의 대기 위치로 날아갔다.


"지난해의 우승팀이었던 래번클로 팀입니다! 강력한 우승 후보팀이죠! 과연 올해도 퀴디치 우승컵을 지킬 수 있을까요?"


머피 맥널리의 해설 소리를 들으며 그들은 경기장을 한 바퀴 빙 돌아 날고는 후치부인이 서 있는 경기장 중앙으로 모였고, 그리핀도르 선수들과 마주보게 되었다.


찰리는 붉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여유만만한 모습이었고, 안드레도 키득거리며 자신만만한 모습이었다.


"너희들 모두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스포츠 정신을 발휘하길 바란다."


후치 부인이 래번클로와 그리핀도르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한 뒤, 호루라기를 불며 퀘이플을 던져올렸고, 그와 함께 이번 연도의 퀴디치 결승전 경기가 시작되었다.


"퀘이플이 던져지며 경기가 시작됩니다! 가장 먼저 파킨 선수가 날렵한 솜씨로 퀘이플을 가져갑니다! 그리핀도르 선수들이 맹추격하는데요, 아마리 선수와 아리아 선수가 엄호하고 있습니다! 그리핀도르 추격꾼들의 공세에도 파킨 선수는 대단하군요! 그리핀도르 파수꾼을 제치고 래번클로 득점!"


경기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스카이가 재빠르게 퀘이플을 가지고 득점에 성공하자, 관중석에서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나왔다.


"좋았어!"


스카이가 득점에 성공하고는 기쁜 얼굴로 다시 퀘이플을 추격했고, 루시엔도 스카이와 오리온의 사인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그 다음 작전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래번클로 추격꾼들은 그동안 열심히 훈련해온 성과를 발휘하고 있었고, 덕분에 그리핀도르의 파수꾼은 골대를 지키면서도 허무하게 골을 내어주는 중이었다.


반면, 몰이꾼들은 서로의 팀을 향해 블러저를 날려대고 있었는데, 그리핀도르의 몰이꾼들은 래번클로의 추격꾼들에게 블러저를 날려보아도 워낙 재빠르게 피해버리는 탓에 소용이 없었다.


결국 그리핀도르 팀원들은 그리핀도르의 승리를 위해 래번클로 추격꾼을 방해해서 득점을 못하게 막는 것보다는 찰리가 빠르게 스니치를 잡도록 도와주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고는 타겟을 추격꾼에서 수색꾼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한편, 각 팀의 수색꾼인 안드레와 찰리는 경기장 위에서 상황을 조망하면서 스니치를 찾고 있었다.


안드레는 지난번 찰리가 역대 최단 시간에 스니치를 잡았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스니치를 찾으면서도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중이었다.


그동안 추격꾼들은 다시 몇 차례 득점에 성공했고, 관중들의 커다란 함성을 뚫고 머피의 중계 소리가 들려왔다.


"래번클로 아리아 선수의 득점! 멋진 빗자루 서핑이었습니다! 이로써 래번클로 90점 대 그리핀도르 20점으로 래번클로가 앞서가고 있습니다! 추격꾼들의 활약이 눈부시군요!"


그리핀도르의 몰이꾼들의 방해가 뜸해지자 래번클로의 추격꾼들은 더욱 골을 넣는데 박차를 가할 수 있었고, 경기가 시작된 지 30분 가량 흐르자, 어느덧 경기는 래번클로 180점 대 그리핀도르 40점으로 크게 격차가 벌어지고 있었다.


한편, 안드레와 찰리는 몇 차례 반짝이는 빛을 본 것 같기도 했지만, 모두 다른 학생들이 차고 있던 손목시계나 장신구에서 반사된 빛이었고, 스니치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상태였다.


찰리는 그리핀도르가 우승하기 위해서는 한시라도 빨리 스니치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자신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는 안드레를 따돌리고 먼저 스니치를 찾기로 마음먹었다.


찰리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뒤따라가던 안드레가 블러저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이번에도 자신을 향해 날아온 블러저를 향해 투덜거렸다.


"빌어먹을! 왜 나한테만 계속 블러저를 날리는 거야!"


그리핀도르의 몰이꾼들은 찰리가 빨리 스니치를 붙잡아서 결과를 역전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안드레를 향해 블러저를 날려보내는 중이었던 것이다.


"래번클로의 수색꾼 이구 선수가 그리핀도르 몰이꾼들의 집중 타겟이 된 것 같군요! 이제 래번클로 210점 대 그리핀도르 60점으로 래번클로가 더욱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스니치는 아직일까요?"


그런데,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고 했던가.


머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찰리가 어딘가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갔고, 안드레는 이번에 또 자신을 향해 날아온 블러저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찰리를 뒤따라 날아갔다.


찰리가 빠르게 비행하며 날아가자, 래번클로의 몰이꾼들도 그를 향해 블러저를 날렸지만, 찰리의 민첩함에는 역부족이었다.


찰리는 블러저를 가볍게 피하고는 스니치를 발견한 곳으로 급강하했고, 안드레도 그를 뒤쫓아 필사적으로 뒤따라 급강하했다.


경기장 바닥 근처에서 쏜살같이 스니치를 따라 빠르게 날아가던 두 명의 수색꾼들의 모습을 관중들은 흥분하며 주시했다.


그때, 그리핀도르에서 또 다시 날려보낸 블러저가 안드레의 사각지대에서 그의 옆구리를 강타했고, 빠르게 날아가던 안드레는 미처 방비할 틈도 없이 빗자루에서 굴러떨어지며 경기장 바닥에 철푸덕 엎어지게 되었다.


안드레가 빗자루에서 굴러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래번클로 팀을 응원하는 관중들은 무척 안타까워했다.


"이크! 이구 선수가 불행히도 경기장 바닥으로 굴러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루시엔은 멋지게 그리핀도르 추격꾼들을 잽싸게 이리저리 따돌리고 퀘이플을 골대에 던져넣으며 득점하였는데, 그것과 동시에 찰리는 급강하하던 것을 멈추고는 번쩍 움켜쥔 손을 허공으로 들어올렸다.


루시엔이 마지막에 득점을 하였고, 그와 동시에 찰리가 스니치를 붙잡아 들어올리자 후치부인의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경기가 끝나게 되었다.


그러자 그리핀도르 팀을 응원하는 관중석은 찰리 위즐리의 활약 덕분에 이번엔 그리핀도르가 결승전에서 우승컵을 거머쥐게 되었다고 생각하여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여 커다란 함성이 터져나왔다.


"래번클로의 아리아 선수가 한 골을 득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그리핀도르의 위즐리 선수가 멋진 급강하 끝에 스니치를 붙잡았군요! 정말 멋진 비행실력이었습니다! 잠깐만요... 점수가... 이럴수가! 래번클로 220점 대 그리핀도르 210점으로... 래번클로 승리입니다!"


경기가 종료되고 머피가 발표한 결과에 래번클로를 응원하던 루시엔의 친구들은 믿을 수 없는 놀라운 결과에 서로 얼싸안고 덩실덩실 춤을 추며 기쁨을 나눴다.


"와아아아아!!! 래번클로가 이겼어!!!" "루시엔!!! 루시엔이 마지막에 골을 넣었잖아!! 우리가 이겼어!! 이겼다고!!!"


반면, 그리핀도르 응원석에서는 믿을 수 없는 결과에 허탈해했다.


"이럴수가...!" "찰리 위즐리가 스니치를 붙잡았는데!" "대체 언제 저렇게 래번클로한테 골을 많이 내준거야?"


찰리는 경기가 종료되자마자, 서둘러 바닥에 엎어져 있는 안드레를 향해 날아와 그가 괜찮은지 확인했다.


"괜찮아, 안드레?"


안드레는 "으으... 아까 블러저에 맞아서 갈비뼈가 부러진 것 같아." 라며 찡그린 얼굴로 고통을 호소했다.


래번클로 선수들은 승리의 기쁨으로 환호하며 경기장 바닥으로 내려왔고, 안드레의 부상을 살피며 후치 부인에게 들것을 요청했다.


스카이와 얼싸안고 기쁨을 누리던 루시엔은 안드레의 부상을 확인하고는 심각한 얼굴로 "안드레, 괜찮니?" 라고 물으며 다친 데를 걱정했는데, 안드레는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루시엔을 보자 싱글벙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훌륭했어, 루시엔! 우리가 승리한 건 다 네 덕분이야. 아얏!"


그가 고통을 호소하자, 루시엔은 물론이고 래번클로 팀원들도 모두 그를 걱정했다.


"어서 안드레를 병동으로 옮겨야 해!"


"내가 안드레를 데리고 병동으로 갈 테니까, 너희는 현재 승리의 기쁨을 즐겨. 이따가 시상식에서 만나자." 라며 오리온이 직접 나서서 걱정하는 팀원들을 안심시켰다.


오리온과 다른 래번클로 선수가 양쪽에서 하나씩 붙잡은 들것에 실려가는 동안, 안드레는 찌푸린 얼굴로 고통을 참으면서도 래번클로가 승리한 사실에 무척 기뻐했다.


안드레가 병동으로 옮겨지고 나자, 관중석에서 우르르 밀려내려온 학생들이 남아있는 래번클로 선수들에게로 달려와 얼싸안고 환호하며 승리의 기쁨을 나누었다.


"이겼어!!! 우리가 퀴디치 결승전에서 이겼다!!!!"


로완, 페니, 통스, 바나비, 빌도 루시엔에게로 달려와 그녀를 얼싸안고 어깨를 두드리며 축하했고, 급기야 몇몇 승리의 기쁨에 도취되어 흥분한 학생들이 그녀를 들어올려 헹가래를 쳤다.


"아리아! 만세!" "래번클로! 만세!"


헹가래를 몇 차례 당하고 겨우 경기장 바닥에 발을 딛고 선 루시엔은 승리한 것에 기쁘면서도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세상에! 너무나 멋진 활약이었어, 루시! 만세!" 페니가 엄청나게 흥분하여 말하며 박수를 치고 만세를 불러댔다.


옆에 있던 로완도 "그러니까 말이야! 스니치를 상대 팀에서 잡았는데도 우리가 이겼다니! 이런 일은 퀴디치 역사상 흔치 않은 일일거야!" 라며 흥분한 목소리로 감탄하며 그녀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찰리 녀석의 비행 실력이 훌륭하긴 했지만, 그래도 승리는 래번클로네. 축하해, 루시엔! 훌륭한 추격꾼의 본보기였어." 비록 그리핀도르가 패배해서 아쉬웠지만, 빌은 진심으로 그녀를 축하해주었다.


"너무 멋졌어, 루시엔! 나도 빗자루 서핑을 한번 배워볼까봐!" 통스도 킬킬거리며 환한 얼굴로 그녀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고마워, 얘들아!"


루시엔은 정신없이 환호하며 어깨를 두드려대고 손을 붙잡고 흔들어대는 아이들 사이에서 멍한 기분을 느끼며 환한 얼굴로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때, 바나비가 인파를 헤치고 다가오며 흥분한 얼굴로 그녀에게 외쳤다. "정말 멋진 활약이었어, 루시엔!"


그러더니 그녀의 앞에서 멈춰선 그는 그녀에게 폭탄같은 말을 던졌다.


"이젠 더 이상 내 마음이 널 원하는걸 참을 수가 없어! 나랑 사귀어줄래, 루시엔?"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기쁨의 환호성과 축하의 말로 정신없는 북새통이었던 그곳이 루시엔을 중심으로 서서히 찬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조용해졌다.


그리고는 놀라움이 번져가며 모두들 경악한 얼굴로 웅성웅성거리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지금 바나비 리가 고백한 거 맞지?" 누군가 옆에 있는 친구에게 속닥거리며 다시 물었다.


"너도 방금 들었잖아. 바나비 리가 엄청 크게 고백한거."


"세상에! 바나비 리가 루시엔 아리아를 좋아하고 있다고?"


"천체 무도회에서 쟤네 둘이 파트너였잖아. 그때부터 뭔가 있었던 걸까?"


"헐. 쟤네 둘이 가깝게 지낸다는 소문이 사실이었나보네!"


루시엔 역시도 처음엔 정신없는 와중에 너무 당황해서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서 어리둥절해 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웅성거리며 들려오는 말소리들과 주변에서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부담스러운 시선들,


그리고 붉게 물든 얼굴로 그녀만을 내려다보고 있는 바나비의 얼굴을 보며 차츰 상황을 파악하고는 입을 떡 벌렸다.


"뭐?!!!"


"그 말 그대로야. 나랑 사귀어줘, 루시엔." 바나비가 이번엔 다시 또박또박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해주었다.


그는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진심이었다.


그의 얼굴, 표정, 눈빛에서 그의 간절한 진심이 묻어나왔으니까.


설상가상으로 주변의 다른 학생들이 키득거리며 큰 소리로 "사귀어라! 사귀어라!" 라고 구호처럼 외쳐대기 시작했고, 몇몇 학생들은 박수를 치며 길게 휘파람을 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이건 너무 갑작스러웠다.


아침까지만 해도 좋은 친구 사이였었는데, 퀴디치 경기가 끝나고 이렇게 갑자기 공개적으로 고백을 하다니..?


"아니... 잠깐... 그게 아니라..."


당황한 그녀는 이 미치도록 부끄럽고 창피한 상황에서 오는 압박감 때문에 어디로든 도망쳐버리고 싶었다.


그때, 그녀는 예전에 해그리드가 말해주었던 엄마 아빠의 학창 시절 이야기가 갑자기 떠올랐는데, 왜 그 당시 르웬이 에시르를 그렇게 단칼에 거절했는지 이해가 되는 것도 같았다.


'아...순간이동 마법을 할 줄 알았더라면 좋았을텐데...'


루시엔은 크게 동공지진을 일으키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당황스럽고, 부담스럽고, 또 창피한 와중에도 자신의 옆에 서서 똑같이 입을 떡 벌리고 놀란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는 친구들과, 웅성거리고 휘파람을 부는 다른 아이들, 박수를 치며 사귀라고 외쳐대는 아이들 뒤로, 좀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탤벗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얼굴에는 경악, 분노, 초조함, 두려움, 간절함이 담겨있었고, 복잡한 감정이 담긴 눈빛으로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제발, 아니라고 말해줘...'


그는 한 마디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지만, 그의 눈빛이 그녀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루시엔은 자신도 마음이 아려왔다.


자신을 보며 저런 얼굴을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래서였을까?


그녀는 이 난감한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었지만, 언제까지나 도망만 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생각했다.


이 문제가 주는 압박감은 그녀가 짊어져야 할 무게였던 것이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다시 눈 앞에 서서 간절하게 자신의 대답을 바라고 있는 바나비를 돌아보며 침을 꿀꺽 삼키곤 조심스럽게 입술을 달싹였다.


그녀가 입을 열기 시작하자, 주변의 관중들은 그녀가 뭐라고 대답하는지 듣기 위해 조용히 하며 그녀의 목소리에 귀를 쫑긋 기울였다.


쏟아지는 관심과 집중에 몹시 부담스럽기도 한 상황인데다, 좋은 친구에게 상처주기 싫은 마음과 친구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에 참 어렵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미안해, 바나비."


기대감을 품고 상기된 얼굴로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던 바나비의 눈동자에 좌절감과 고통이 퍼져나가는 것을 보며 루시엔은 무거운 죄책감을 느꼈지만,


"정말 미안해..."


이젠 마음을 정해야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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