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그리핀도르와 슬리데린의 퀴디치 경기에서 그리핀도르가 우승한 뒤, 이제 최종 결승전에서 래번클로와 그리핀도르가 맞붙는 일만 남았다.
그에 따라 래번클로 퀴디치 팀은 더욱 훈련에 박차를 가했는데, 그 결과 루시엔은 산더미같은 과제와 공부량에 퀴디치 연습까지 더해져 매일같이 녹초가 되었고, 베개에 머리만 닿으면 곧바로 곯아 떨어지게 되었다.
이 날도 여지없이 퀴디치 연습을 끝내고 기숙사로 돌아온 루시엔이 휴게실을 가로질러오는 동안, 몇몇 학생들은 그녀에게 휘파람을 불며 응원하는 말을 던졌다.
"힘내, 아리아!" "화이팅, 루시엔!"
그녀는 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미소를 띤 얼굴로 손을 흔들어주고는 여자 기숙사로 올라갔다.
지친 몸을 이끌고 자신의 방문 앞에 도착한 그녀는 얼른 씻고와서 맥고나걸 교수님이 내주신 과제를 오늘 안에 끝마쳐야겠다고 생각하며 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오니, 갈색 독수리 한 마리가 그녀의 책상 위에 앉아 있다가 그녀가 들어온 것을 발견하고는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탤벗! 오늘도 왔구나?"
그녀가 여상한 목소리로 그에게 인삿말을 건넸다.
인간의 모습으로 되돌아 온 탤벗은 바닥에 깔린 푹신한 러그 위에 편안한 자세로 앉으며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응, 같이 과제하자고."
"그러면 잠깐만 기다려. 난 좀 씻고 올테니까."
"알았어. 다녀와."
그녀가 서둘러 목욕 용품이 든 바구니와 옷을 꺼내들고 방을 나갔고, 그는 그녀가 올 때가지 교과서를 살펴보며 기다렸다.
잠시 후, 그녀가 펑퍼짐한 편안한 실내복을 입은 채로 은은한 오렌지 꽃 향기를 풍기며 젖은 머리에 수건을 감고 들어왔고, 그는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마저 예뻐보인다고 생각했다.
"음... 소환과 변신술의 차이에 대해 작문하라... 너는 이 부분에 대해 공부 했어?"
그녀가 그의 옆에 앉아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며 이렇게 묻자, 그가 그녀의 손에서 수건을 가져가 그녀의 머리카락의 물기를 말려주며 대답했다.
"응, 소환과 변신술의 차이는 무형에서 유형을 만들어내는가, 어떤 대상을 다른 대상으로 바꾸는 것인가의 차이야. 갬프의 법칙을 이해하는 것에서 관점을 잡고 시작하면 될 거라고 생각해."
그의 대답을 들으며 그녀는 젖은 머리카락을 말리는 것을 그에게 맡겨두고 그가 펼쳐놓은 교과서를 뒤적이며 살펴보았다.
"그렇겠네. 그러면 그 관점에서부터 시작하면 되겠다..."
두 사람은 함께 각자 양피지와 깃펜을 들고 작문 과제를 하기 시작했다.
탤벗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그녀의 방에서 루시엔의 수발을 들어주며 이렇게 과제를 하게된 것은 몇 주 전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검은 호수에서 다 함께 일일 데이트를 하고 돌아온 이후, 두 사람은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을 가지게 되었고, 마법 손거울을 이용해서 특별한 일이 없어도 종종 연락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함께 독수리 애니마구스 형태로 이곳저곳을 날아다니며 비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래번클로 퀴디치 팀이 훈련으로 바빠지게 되자, 루시엔도 자연스럽게 바쁘고 힘든 일정을 소화하게 되었고, 어쩔 수 없이 함께 비행하러 나가는 횟수도 줄어들게 되었다.
두 사람은 함께 비행하며 자유를 만끽하는 시간을 즐거워했지만, 바쁜 일정 때문에 비행하는 횟수가 줄어드는게 아쉬웠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어느 날 퀴디치 연습을 마치고 돌아온 루시엔이 과제를 하려고 책상에 앉아 있다가 꾸벅꾸벅 졸고 있을 때, 탤벗에게서 연락이 왔다.
"루시엔, 뭐해? 별 일 없으면 우리 같이 비행하러 갈래?"
졸린 눈을 비비며 탤벗의 연락을 받은 루시엔은 하품을 크게 하며 대답했다.
"하아암... 나 아직 스네이프 교수님이 내주신 과제를 다 못했어... 이거 오늘은 다 해야 되는데..."
그녀가 말을 하면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자, 탤벗은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잠깐만 기다려봐. 곧 갈게."
그리고는 잠시 후, 그녀의 방 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온 그는 독수리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했고,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는 그녀를 흔들어 깨워주었다.
"일어나, 루시엔. 과제 끝내야 된다며."
"으으응... 10분만 더 잘게요, 스네이프 교수님..."
그녀가 꿈과 현실이 뒤섞인 채 잠에 취해 펼쳐놓은 마법약 교과서에 볼을 부비자, 그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는 잠시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좋은 방법을 떠올리고는 목을 가다듬었다.
그리고는 스네이프 교수님의 목소리를 흉내내며 말했다.
"내 수업에서 잠을 자는 건 금지다, 아리아 양. 래번클로에서 50점 감점."
"뭐라구욧?!! 아, 안돼요, 스네이프 교수님!!!"
루시엔이 화들짝 놀라며 잠에서 깨어나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고개를 번쩍 쳐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옆에 서서 웃음을 꾹 참고 있는 탤벗의 루비같은 눈동자와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그제서야 자신이 꿈을 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휴... 십년감수했네... 잠깐, 설마 네가 그런 거야?"
그녀가 눈을 가늘게 뜨며 나무라듯 묻자, 탤벗은 웃음을 꾹 참는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오리발을 내밀었다.
"아니. 네 꿈에서 그랬던 거겠지."
"그래? 내가 마법약 과제를 하면서 잠이 들어서 꿈에서도 스네이프 교수님이 나왔나보다..."
그녀는 마른 세수를 하며 자신이 책상에 펼쳐놓은 마법약 교과서와 과제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렇게 금방 수긍하는 그녀의 모습이 우스워서, 그는 웃음을 참느라 볼 안쪽을 지긋이 깨무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눈치채지 못했고, 자리에서 일어나 목욕 용품을 챙겨들고는 잠을 깨기 위해 찬물 샤워를 하고 오기로 마음먹었다.
"난 좀 씻고 올게. 잠을 깨야지, 이러다간 안 되겠어."
루시엔이 주섬주섬 물건들과 옷을 챙겨들고 나가는 모습을 보며 그는 잠시 자신이 그녀의 방에 있어도 되는지 고민했다.
하지만, 그녀가 나가면서 던진 말에 그는 이곳에 있어야 할 이유가 생겨버렸다.
"탤벗, 혹시 괜찮다면 내가 오기 전까지 내가 쓴 과제 좀 읽어봐 줄래? 수정할 부분이 있으면 이따가 얘기 좀 해줘."
"알았어."
평소의 탤벗이었다면 차갑게 거절해버렸을 테지만, 그에게 있어서 루시엔은 언제나 예외였다.
잠시 후, 루시엔이 작성해놓은 과제를 검토하다가 고개를 든 탤벗은 찬물로 샤워를 하고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감고 돌아온 그녀의 모습을 보고 얼굴을 붉혔다.
그녀의 이런 자연스러운 모습을 본 적은 처음이었는데, 그 모습마저도 그에겐 홀릴 것처럼 예뻐보였기 때문이었다.
"어디 잘못된 데라도 있어?"
그녀가 수건으로 젖은 머리카락을 말리며 과제에 잘못된 부분이 있나 물어오자, 그는 살짝 넋을 놓은 사람처럼 멍하니 대답했다.
"아니... 완벽해..."
그러자 그녀가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고맙다는 의미로 살짝 눈웃음을 지었는데, 그 모습을 보고 그는 더욱 홀려버렸다.
그녀가 남은 과제를 마저 하기 위해 책상으로 다가오자, 책상 앞에 앉아있던 그는 순간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그래, 탤벗?"
그녀가 의아한 듯이 묻자, 그는 잠시 말을 잃었다가 당황하여 서둘러 아무거나 눈에 보이는 것을 핑계로 갖다 붙였다.
"음... 내..내가 어... 머리 말려줄게! 너는 어서 과제 해. 시간이 없잖아."
"정말?"
그녀가 뜬금없다는 표정으로 묻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책상 의자에 앉히고는 수건을 받아들었고, 조심스럽게 그녀의 실크같은 젖은 머리카락을 말려주기 시작했다.
그녀는 뜬금없는 그의 '머리를 말려주겠다'는 제안에 어이가 없었지만, 그의 말대로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책상 앞에 앉아서 깃펜을 사각사각 움직이며 양피지 위에 과제를 써내려갔고, 탤벗은 그녀의 뒤에 서서 머리를 손질해주었던 것이다.
그는 의외로 이런 일에 꽤 능숙했는데, 그녀의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말린 후에 요술 지팡이로 따뜻한 바람을 만들어내어 보송보송하게 잘 말려주었고, 마지막으론 빗질까지 완벽하게 끝냈다.
"대체 어떻게 이렇게 머리 손질이 능숙한거야, 탤벗?"
그녀가 의외라는 듯이 놀라며 묻자, 그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내가 독수리 애니마구스라는 거 잊었어? 숲에 살면서 깃털을 많이 골라봐서 그래."
"아하! 깜빡했네. 까마귀 고기를 먹어서 그런가? 큭큭."
"지나가던 까마귀가 다 비웃겠다. 네 새(bird) 농담은 형편없는 것 같다, 루시엔."
그가 정색하며 말했다.
"그래, 미안..."
루시엔은 금방 그의 정색한 말에 수긍했다.
"과제는 다 했어?"
그가 그녀의 양피지를 내려다보며 묻자,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아직... 그래도 거의 다 했어..."
그는 말없이 그녀가 깃펜을 움직이며 글자를 쓰는 것을 보며 간이 의자를 하나 가져와 그녀의 옆에 가져와 앉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교과서 중에서 하나를 펼쳐들고 다음 날 수업 분량을 예습하기 시작했다.
루시엔은 자신을 위해 늦은 시간까지 그가 말없이 자리를 지키고 앉아서 공부해주는 것에 고마움을 느꼈다.
"있잖아, 탤벗. 피곤하면 가도 돼... 난 괜찮아."
"그러다 또 잠들게? 너 과제하는거 다 끝내면 갈게."
그가 벽에 걸린 시계를 힐끗 쳐다보더니 과제를 눈짓하며 그녀에게 말했다.
"알았어... 고마워."
그녀가 배시시 웃으며 다시 과제로 고개를 돌리며 집중하자, 그가 힐끗 그녀를 바라보며 옅게 미소지었다.
얼마 간의 시간이 흐르고, 새벽 2시가 되자 과제를 다 끝낸 루시엔은 지쳤지만 후련한 얼굴로 기지개를 쭉 폈다.
"드디어 다 했다아!"
그러자 그도 뻑뻑한 눈을 깜빡이며 시계를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보던 책을 제자리에 도로 가져다 놓으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벌써 새벽 2시네. 잘 자, 루시엔."
"정말 고마워, 탤벗. 오늘 함께 과제해서 덕분에 잘 끝낸 것 같아."
"별말씀을."
"우리 다음에도 같이 과제 할래? 다음 번엔 내가 네꺼 읽어봐 줄게. 네 머리 손질은 못 해주더라도 말이야... 헤헤."
"그러던가. 내 머리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신경 안 써도 돼. 나 이제 간다."
"응! 잘 자, 탤벗."
그가 작별 인사를 하고는 독수리로 변신하자, 그녀는 헤헤 웃으며 그에게 잘자라고 인사하고는 창문을 활짝 열어주었고, 그는 날개를 활짝 펼치며 밖으로 날아 나갔다.
그 이후로 두 사람은 함께 비행하러 나가지 못할 때에는 이렇게 그녀의 방에서 종종 과제를 함께 하게 되었고, 그러는 동안 그는 그녀의 머리카락 손질을 자발적으로 맡아서 해주게 되었다.
그리고 아침 햇살을 그러모아 실크 실타래로 만든 것 같은 길고 부드러운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손질해주는 일은 그도 내심 즐거워하는 일이었다.
물론, 좋아하는 그녀와 단둘이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두말할 것 없이 당연한 일이었고 말이다.
열심히 퀴디치 훈련을 하던 나날들이 지나고, 드디어 퀴디치 결승전 당일 아침이 밝았다.
화창한 봄 날씨가 만연한 그날은 날씨도 마치 호그와트 학생들의 흥분으로 들뜬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루시엔은 로완과 페니, 통스, 바나비, 안드레와 함께 래번클로 테이블에 앉아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힘내, 루시엔! 오늘 넌 분명히 잘 날거야." 통스가 그녀를 격려해주며 토스트를 한입 베어물었다.
"맞아! 오늘 우승은 래번클로일거라고 믿어!"
얼굴에 래번클로를 상징하는 파란색 물감으로 페이스 페인팅을 하고 온 페니도 옆에서 흥분한 얼굴로 눈을 빛내며 말했다.
"당연하지! 이 안드레 이구님이 수색꾼으로 출전하는데. 찰리 위즐리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주겠어!"
같은 래번클로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를 하던 안드레가 호언장담하며 귀리 죽을 한입 떠 먹었다.
"루시엔, 많이 먹고 힘내! 그래야 퀴디치 경기도 잘하지."
바나비가 옆에서 그녀를 응원하며 그녀의 앞으로 자신의 음식들이 담긴 접시를 밀어주었다.
그리고 그리핀도르의 붉은색과 래번클로의 파란색 물감으로 각각 양쪽 뺨에 페이스 페인팅을 한 로완은 옆에서 그녀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넌 그냥 연습해온 대로만 하면 돼. 부담갖지 말고 즐겁게 경기해, 루시!" 라고 응원해주었다.
"고마워, 얘들아. 덕분에 힘이 나서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아!" 루시엔이 활짝 웃으며 고마워하는 얼굴로 친구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핀도르 팀은 우리가 그동안 준비한 훈련을 보면 긴장해야 할 거야. 정말 엄청나거든!"
안드레가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했고, 루시엔도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덕분에 거의 매일같이 퀴디치 연습하느라 난 루시엔의 옆방인데도 얘랑 수업 때 외에는 만나기도 어려웠었지. 정말 기대된다."
로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바나비와 통스, 페니도 기대하는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식사를 하면서 함께 이번 결승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며 수다를 떨었고, 래번클로의 우승이 유력하긴 하지만, 찰리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할 것인지 예상해 보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경기장으로 가야 할 시간이 되자, 루시엔과 안드레는 자리에서 일어나 친구들에게 이따 보자며 작별 인사를 했다.
친구들은 다시 한번 그들을 격려해주며 응원했고, 래번클로 테이블에 앉아있던 다른 학생들도 그들이 옆으로 지나갈 때 휘파람을 불고 박수를 쳐주며 응원해주었다.
"래번클로 화이팅!" "힘내! 얘들아!"
루시엔과 안드레는 각각 자신의 빗자루를 들고 대연회장을 나가 퀴디치 경기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긴장되니, 저주 해결사?"
안드레가 그녀의 표정을 살피며 묻자, 루시엔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2년째 퀴디치 팀에서 뛰고 있지만, 그래도 긴장이 안 된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넌 긴장되지 않아?"
"글쎄... 나는 긴장이라기 보다는 흥분되는 설렘이 느껴지는데... 어서 빨리 관중들의 환호성 소리를 들으면서 경기장 안으로 입장하는 순간이 기다려지거든. 아! 상상만 해도 흥분으로 가슴이 떨리는 것 같아!"
극적인 어조로 말하는 안드레를 보며 루시엔은 키득키득거리며 웃음을 터뜨리게 되었고, 그러면서 긴장감이 조금 완화되는 것을 느꼈다.
"고마워, 안드레. 네가 경기에 임하는 태도를 나도 좀 배워야겠다..."
"조언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말해. 도와줄테니까!"
안드레가 환한 얼굴로 그녀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격려했고, 두 사람은 어느덧 퀴디치 경기장 옆에 딸린 탈의실에 도착하게 되었다.
"오늘은 오리온이 어떤 연설을 준비해왔을까? 큭큭큭."
"이번에도 신비한 동물과 균형에 관한 연설이지 않을까?"
루시엔이 이렇게 추측하며 말했을 때, 탈의실 입구 근처에서 서 있는 한 사람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어이, 윙거! 여긴 무슨 일이야? 설마..."
안드레가 탤벗에게 인사하고는 루시엔을 돌아보자, 탤벗이 서둘러 그의 말에 끼어들었다.
"응원하려고 왔어. 우리 팀이 이기길 바라는건 당연하잖아."
"그렇지? 그런데, 그것 말고도 다른 이유가 더 있어 보이는데...? 큭큭."
안드레가 짓궂게 그를 놀리자, 탤벗은 그에게 인상을 찌푸리며 쏘아붙였다.
"너랑은 상관 없는 일이야, 이구."
"이거 너무 섭하네, 이래봬도 나도 래번클로 수색꾼인데 말이야!"
안드레가 가짜로 서운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그를 놀리자, 탤벗은 눈을 굴리더니 차갑게 쏘아붙였다.
"빗자루에서 떨어지지나 마, 안드레."
비록 탤벗이 차갑게 말하긴 했지만, 안드레는 빗자루를 매우 잘 타서 비행 수업시간마다 후치 부인이 그에게 칭찬할 정도였기 때문에, 안드레가 빗자루에서 떨어질 일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이 말을 그 나름대로의 응원의 말이라고 받아들인 안드레는 킬킬거리며 "고마워, 윙거. 그럼 좋은 시간 보내고 얼른 들어와, 저주 해결사!" 라며 두 사람의 어깨를 두드려주고는 탈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안드레가 들어가는 뒷모습을 노려보던 탤벗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고 있는 루시엔의 얼굴을 바라보며, 살짝 얼굴을 붉게 물들이더니 살짝 말을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음... 있잖아... 난 네가 잘 하고 올거라고 믿어."
"고마워, 하하하." 그녀가 그에게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최근 그동안 그녀의 방에서 함께 과제를 하면서 둘만 있었던 상황이 드물지 않았건만, 왠지 지금은 조금 어색한 것도 같았다.
"그리고..."
그가 그녀 가까이로 성큼 다가오며 그녀의 왼쪽 귓볼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속삭였다.
"부디 다치지 말고 와."
그의 간절한 속삭임이 그녀의 귀에 달콤하게 흘러들어오는 것 같아서 그녀의 얼굴이 화르륵 붉어졌다.
"으응... 그럴게. 고마워, 탤벗..."
그녀의 대답을 듣자 그는 다시 고개를 들어올려 그녀의 연한 초록색 눈동자와 마주하며 진심어린 미소를 지었다.
"그럼, 난 관중석에서 널 응원하고 있을게. 이따가 봐!"
그녀가 그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멀어지며 손을 흔들고는 관중석으로 향했다.
"와... 정말..."
루시엔이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붉어진 얼굴에 손부채질을 하면서 심호흡을 했다.
'진짜 미쳤다...!'
그의 잘생긴 얼굴과 듣기 좋은 목소리, 그리고 루비처럼 아름다운 붉은 눈동자까지...
게다가 갑자기 그렇게 훅 들이대니 심장에 몹시 해로운 것 같았다...!
그녀는 손등으로 얼굴에 열기가 식었는지 대보며 여러 차례 확인한 후에, 퀴디치 결승전을 위해 다시 마음을 단단히 먹고 탈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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