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창작 팬픽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54: 수습생 팀

루시엔 아리아 2022. 2. 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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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너희도 록허트가 보낸 편지야?"

 

 

루시엔이 안드레와 바나비, 페니에게 물어보자 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반면 로완은 록허트의 책 사인회에 당첨되지 못하여 매우 아쉬워했다.

 

 

"너무 아쉬워 마, 로완. 내가 네것까지 사인을 받아다 줄게."

 

 

루시엔은 졸지에 록허트에게 사인 두 개를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 내키지 않았지만, 로완을 위해 그 정도쯤은 감수할 수 있었다.

 

 

"고마워, 루시엔! 역시 너 밖에 없다, 친구야!" 로완은 환한 얼굴로 기뻐했다.

 

 

"그러면, 우린 플러리쉬와 블러트로 오후 2시까지 가야되는 건가?"

 

 

페니가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루시엔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것 같아. 그런데, 어떻게 가지?"

 

 

바나비가 수업을 빠질 수 있다는 생각에 환한 얼굴로 물었다.

 

 

"어쩌면 플루 가루를 사용하면 될지도 몰라. 스리 브룸스틱스의 벽난로를 이용하면 될 것 같은데..."

 

 

안드레가 곰곰이 생각하며 이렇게 대답하자, 모두들 좋은 생각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오후 수업 대신 런던의 다이애건 앨리에 위치한 플러리쉬와 블러트 서점에서 열리는 록허트의 책 사인회 행사에 가게 되었다.

 


 

플러리쉬와 블러트 서점에 도착한 루시엔과 페니, 바나비, 안드레는 서점 안이 많은 사람들로 평소보다 더 붐비는 것을 확인하고는 놀랐다.

 

 

루시엔과 친구들은 붐비는 인파를 뚫고 힘겹게 서점 안으로 들어갔다.

 

 

"질데로이 록허트의 인기가 이 정도란 말이야? 정말 엄청나게 북적이네!"

 

 

루시엔이 깜짝 놀라며 혼잣말하자, 그녀의 뒤에서 친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엔 서점에서 누군가에게 부딪히지 않게 조심해, 루시엔."

 

 

그녀가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자, 탤벗이 그녀의 바로 뒤에 서 있었다.

 

 

"탤벗..? 설마 너도 여기 당첨되어서 온 거야?"

 

 

"응. 난 원래 이런 북적이는데는 딱 질색인거 알잖아."

 

 

탤벗이 눈을 굴리며 이렇게 대답하자, 옆에서 페니가 끼어들었다.

 

 

"그래도 유명 작가의 책 사인회에 간다는 게 신나지 않아? 왠지 어른이 된 기분인걸!"

 

 

페니가 들뜬 얼굴로 흥분하며 말하자, 이번엔 미리 와서 근처에 서 있던 메룰라가 끼어들었다.

 

 

"신날 일도 참 많다. 난 이런 사인회 오지 않아도 충분히 어른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공식 책 사인회에서는 제일 먼저 뭘 할까?" 바나비가 고개를 갸웃하며 화제를 돌렸다.

 

 

"글쎄... 곧 알게 되겠지..."

 

 

루시엔이 북적거리는 인파들 너머 사인회가 진행될 단상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때, 바이알라넬 부인의 안내를 받아 질데로이 록허트가 단상위로 올라왔고, 모여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하기 시작했다.

 

 

"잘 오셨습니다. 문학적 심미안을 지닌 여러분! 책 사인회를 통해 이렇게 가까이서 독자 여러분을 한 분 한 분 알아 가게 되어 기쁩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여러분이 훨씬 많이 알게 되실 겁니다. 바로 저라는 사람에 대해서 말이죠! 자, 구매하신 흡혈귀와의 여행을 가지고 이리로 오십시오. 제 깃펜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책에 사인을 받으신 분들도 가지 말고 기다려 주십시오. 특별한 손님 몇 분을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으니까요."

 

 

록허트는 이렇게 말하고는 단상 위에서 루시엔과 친구들이 있는 쪽을 향해 시선을 주었다.

 

 

루시엔은 록허트의 시선에서 알 수 없는 찝찝함이 느껴졌지만, 그냥 기분 탓이려니 생각했다.

 

 

'어쩌면 탤벗처럼 나도 사람들이 너무 많은 곳에 와서 불편한 걸지도 모르지...'

 

 

록허트가 사인을 하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서로 줄을 먼저 서려고 실랑이를 벌였고, 플러리쉬와 블러트 서점의 직원들은 손님들을 줄 세우고, 싸움이 나지 않게 정리하느라 애쓰고 있었다.

 

 

루시엔과 친구들도 록허트의 사인을 받아가기 위해 차례로 줄을 섰고, 긴 시간동안 록허트는 사인을 하면서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여념이 없었다.

 

 

"우리는 언제쯤 책에 사인하는 걸까?"

 

 

루시엔의 앞에 서 있던 바나비가 고개를 갸웃하며 친구들을 향해 기대감으로 눈을 빛내며 묻자, 그녀의 뒤에 서 있던 탤벗이 눈을 굴리며 대답해주었다.

 

 

"그러려면 책을 먼저 써야지."

 

 

"책 사인회가 이런 거였단 말이야? 다른 사람이 책에 사인하는 걸 지켜보는 게 다라고?"

 

 

실망한 바나비의 물음에 탤벗의 뒤에 서 있던 페니가 말했다.

 

 

"그래도 질데로이 록허트가 깜짝 이벤트 얘길 했잖아. 루시, 네 생각엔 그게 무엇일 거 같아?"

 

 

"글쎄... 그 깜짝 이벤트는 혹시 우리와 관련된 게 아닐까? 그게 아니면 우리를 초대할 이유가 없잖아?"

 

 

루시엔이 아까 록허트의 눈빛에서 느꼈던 찝찝함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바나비 왈, 책에 사인하라고 초대한 거란다."

 

 

메룰라가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아까 바나비가 했던 말을 들먹였다.

 

 

바나비는 한숨을 내쉬며 실토했다.

 

 

"사실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깃펜이랑 이것저것 챙겨 왔단 말이야..."

 

 

실망한 바나비를 가볍게 위로해주고, 그들은 줄이 줄어들 때까지 수다를 떨며 시간을 때웠다.

 

 

어느덧 루시엔의 차례가 되자, 루시엔은 질데로의 록허트의 앞에 출석 인정서와 로완을 위해 가져온 질데로이 록허트의 신작 '흡혈귀와의 여행' 책을 펼쳐서 올려놓으며 사인을 부탁했다.

 

 

록허트는 신이나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깃펜에 잉크를 묻힌 뒤 그녀에게 호쾌하게 사인하며 말했다.

 

 

"호그와트의 그 유명한 저주 해결사 아리아 양도 내 신작에 사인을 받으러 왔구나. 역시 모험가는 훌륭한 모험가를 알아보는 법이지! 물론 그 훌륭한 모험가는 나란다, 아리아 양. 내가 호그와트 교수라면 래번클로에 20점을 주었을만한 안목과 준비성이로구나! 하하하!"

 

 

록허트의 말에 루시엔은 황당한 얼굴로 "감사....합니다?" 라고 대답했고, 그녀의 바로 뒤에 서 있던 탤벗은 매우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눈을 굴리며 그녀의 차례가 끝나자 뒤이어 출석 인정서를 록허트 앞에 올려놓았다.

 

 

사인회가 끝나고, 록허트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직 자리를 떠나지 않고 그가 준비한 깜짝 이벤트를 기대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자, 모두 주목해 주시겠습니까? 여러분께 약속드렸던 깜짝 이벤트를 공개합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어린 호그와트 학생들을 봐 주십시오..."

 

 

록허트가 루시엔과 친구들이 서 있는 구석을 손짓하며 말하자, 그들에게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게 되자, 루시엔과 친구들은 깜짝 놀랐다.

 

 

"네 말이 맞았어, 루시엔! 깜짝 이벤트는 우리와 관련된 거였어!"

 

 

페니가 들뜬 얼굴로 옆에서 루시엔에게 속삭였다.

 

 

"무작위로 뽑힌 이 학생들은 자신들이 그저 책 사인회의 손님으로 초대된 줄 알고 있지만, 이 친구들은 곧 제 수습생이 되어 특별한 발렌타인데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할 겁니다! 자, 잠시 큰 행운을 잡게 된 이 어린 마법사들을 주목해 주십시오.... 그리고 호그와트의 차세대 마법사들에게 풍부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저의 노력에 찬사를 보내 주십시오.... 모두 와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여러분께 최고의 기쁨을 선사한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록허트가 치아를 활짝 드러낸 환한 미소를 지으며 모여있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고, 사람들은 그에게 열성적으로 박수를 쳐 주었다.

 

 

사인회가 끝나고 사람들이 하나 둘 서점을 떠나기 시작했고, 루시엔과 친구들은 서점의 한 구석에 서서 얼떨떨한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제 우리는 질데로이 록허트의 수습생인 건가...?"

 

 

탤벗이 고개를 갸웃하며 혼잣말을 하자, 바나비가 옆에서 기대감을 가지고 물었다.

 

 

"그럼 우리도 책에 사인할 수 있는 거야?"

 

 

친구들이 바나비의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을 때, 인파 속에서 몰리 위즐리가 루시엔에게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세상에, 이게 누구야? 루시엔 아니니! 축하한다, 얘들아."

 

 

위즐리 부인은 루시엔을 보며 환한 얼굴로 반가움을 표했다.

 

 

"안녕하세요, 위즐리 아주머니!"

 

 

루시엔도 오랜만에 다시 만난 위즐리 부인에게 반갑게 인사했다.

 

 

"호그와트 학생들이 여기 초대됐다는 얘길 듣고, 우리 애들 중 한 명이 그 행운의 주인공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단다. 그런데 루시엔이 여기 있었구나!"

 

 

그러자 메룰라가 옆에서 끼어들었다.

 

 

"저희가 참여할 발렌타인데이 프로젝트가 뭔지 알아야 행운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위즐리 부인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루시엔과 친구들에게 말했다.

 

 

"그래도 이 기회를 즐기도록 하렴. 나는 버로우로 돌아가서 흡혈귀와의 여행을 읽어야겠구나!"

 

 

루시엔은 알겠다며 미소를 띤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고, 위즐리 부인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위즐리 부인이 나가고, 뒤이어 록허트가 그들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너희는 정말 다시 없을 행운아로구나!"

 

 

루시엔은 미소를 거둔 얼굴로 그에게 인사하려고 했다. "안녕하세요, 록허트 씨. 저는..."

 

 

하지만, 그녀의 말은 록허트에 의해 끊어지고 말았다. "암, 기쁘기도 하겠지!"

 

 

"저는 그냥 제 소개를 하려던..." 하지만 이번에도 그녀의 말은 끊기고 말았다.

 

 

"그래, 어쨌든 감사 인사는 나중에 하고, 어서 호그스미드의 마담 퍼디풋의 찻집으로 오너라. 너희에게 할 얘기가 정말 많다."

 

 

록허트는 서둘러 아이들에게 플루 가루 한 봉지를 쥐여주며 벽난로로 밀어붙였다.

 


 

어쩔 수 없이 플루 가루를 이용해 마담 퍼디풋의 찻집에 모인 루시엔과 친구들은 순간이동으로 찻집에 나타난 록허트를 만나게 되었다.

 

 

"이곳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정말 멋진 곳이지!"

 

 

록허트는 환한 얼굴로 찻집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러자 탤벗이 살짝 부끄러워하면서도 솔직하게 사실을 털어놓았다.

 

 

"루시엔하고 제가 여기서 첫 데이트를 했었죠..."

 

 

다른 사람들에게 은근히 자랑하는 것 같은 탤벗의 모습을 보며 루시엔도 미소를 띤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화답해주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밤이었어요."

 

 

두 사람의 말을 들은 바나비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고, 안드레와 페니는 숨죽여 킬킬거렸다.

 

 

반면, 메룰라는 콧방귀를 뀌며 관심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록허트는 여전히 환한 미소를 지으며, "오호라! 그럼 너희 중 몇몇은 이미 마담 퍼디풋의 찻집을 알고 있다는 거구나. 여긴 내 여행, 흡혈귀, 발렌타인! 행사를 열기에도 안성맞춤이고 말이야."

 

 

루시엔은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여행, 흡혈귀, 발렌타인이요? 그거 정말 어이없는데요."

 

 

"어이없...을 만큼 흥미로워요! 자세히 듣고 싶어요."

 

 

안드레는 루시엔의 말을 곧바로 받아 말을 잘 돌려주었다.

 

 

"나도 너희를 돕게 되어 기쁘다, 이구 군."

 

 

록허트는 안드레를 향해 자애로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저희 이름을 아세요? 호그와트에서 무작위로 뽑은 건 줄 알았는데요."

 

 

이번에도 루시엔이 태클을 걸었다.

 

 

"물론... 너희는 무작위로 뽑힌 거란다! 무작위로 수습생들을 뽑은 후에, 누군지 한 명 한 명 알아보았지... 그리고 덤블도어 교수님께 너희를 프로젝트에 참가시켜도 좋다는 승인을 받았다."

 

 

록허트가 이렇게 둘러댄 말에 루시엔은 다시 딴지를 걸었다.

 

 

"제목을 보면 덤블도어 교수님이 참가를 허락하실 만한 프로젝트는 아닌 것 같은데요..?"

 

 

그리고 탤벗도 그녀의 딴지에 동조해주었다.

 

 

"맞아요. 그리고 전 그 '수습생' 팀에... 별로 끼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록허트는 온갖 이유를 들며 그들을 설득했고, 이 파티가 얼마나 중요한 행사가 될 것인지, 그리고 그들에게 얼마나 유익하고 좋은 기회가 될 것인지를 설파했다.

 

 

꽤 긴 시간동안 록허트의 설득이 끝난 후, "혹시 질문 있니?" 라고 록허트가 루시엔과 친구들에게 물어보자, 루시엔이 질문을 던졌다.

 

 

"네. 이 파티의 주제는 당신인가요, 당신 책의 출간인가요, 아니면 발렌타인데이인가요?"

 

 

꽤나 정곡을 찌르는 질문에 록허트는 대답을 피하며 곧바로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으며 루시엔에게 말했다.

 

 

"바로 그거다! 내 역사적인 행사를 준비할 수습생 팀은 네가 이끌도록 해라!"

 

 

"네?!" 루시엔은 깜짝 놀라 되물었다.

 

 

"미안하지만, 이제 질문을 받을 시간은 없구나. 곧 자세한 지시 사항이 전달될 거다. 너흰 분명히 훌륭하게 해낼 거야! 나중에 보자!"

 

 

록허트는 그렇게 말을 남기고는 도망치듯 서둘러 순간이동으로 그곳에서 사라졌다.

 

 

록허트가 사라진 곳을 멍하니 보며 허망한 표정으로 안드레가 입을 열었다.

 

 

"제대로 말도 못 꺼내 봤네."

 

 

정말로 그들이 말을 꺼낼 틈조차 주지 않고 록허트는 쉴새 없이 혼자서만 말했던 것이다.

 

 

"지금쯤이면 록허트도 지쳤어야 정상이지. 그렇게 말을 해 댔으니." 메룰라가 눈을 굴리며 말했다.

 

 

"흡혈귀들과 발렌타인데이를 보낸다니 난 신나는걸!"

 

 

바나비가 해맑은 표정으로 루시엔을 바라보며 말하자,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바나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그럼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데? 수습생의 역할이 뭔지 도무지 모르겠어." 바나비가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탤벗이 말했다.

 

 

"뭔지는 몰라도... 록허트는 네게 책임을 맡겼어." 그가 짚어주는 사실을 듣고, 루시엔은 자신이 귀찮은 일을 맡았다는 것을 직감했다.

 

 

"다 같이 알아내면 되지, 뭐. 그렇지, 루시엔?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하네. 우리가 다 같이 발렌타인데이를 보낼 거라는 거." 

 

 

페니가 이렇게 말하자, 탤벗과 루시엔은 잠시 서로를 힐끔 쳐다보았다. 

 

 

'이런 낭패가...!'

 

 

두 사람의 그날 데이트 약속이 록허트의 일 때문에 깨져버릴 수도 있게 되었던 것이다. 

 

 

루시엔은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더니 "그럼 다 같이 스리 브룸스틱스로 가서 발렌타인데이를 어떻게 보낼지 의논해보자." 라고 했다.

 

 

모두들 그녀의 의견에 동의했고, 다같이 마담 퍼디풋의 찻집을 나가 스리 브룸스틱스로 걸어갔다.

 

 

탤벗은 앞서 걸어가는 루시엔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발렌타인데이 당일에 록허트가 행사를 위해 마담 퍼디풋의 찻집을 통째로 빌렸다면, 자신은 어디에서 그녀와 데이트를 해야할까?

 

 

지금까지 그의 데이트 경험은 지난 번 마담 퍼디풋의 찻집에서 루시엔과 함께 했던 것이 처음이자 전부였기 때문에 막연히 데이트 장소는 마담 퍼디풋의 찻집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찻집이 여의치 않은 지금의 상황에서는 다른 대안을 찾아야만 했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해야할지...

 

 

아니, 그 전에 데이트를 할 수는 있을지부터 고민해야 했다.

 

 

생각에 잠긴 그의 머릿속에 점점 고민이 쌓여가기 시작했다.

 


 

스리 브룸스틱스에 도착한 루시엔과 친구들은 바 구석에 있는 둥근 원형 테이블 하나를 자리잡고 앉았고, 로즈메르타 부인에게 각자 버터 맥주 한 잔씩을 주문했다.

 

 

"덤블도어 교수님이 우리가 질데로이 록허트의 수습생이 되는 걸 허락하셨다고 했지?"

 

 

루시엔이 곰곰이 생각하며 말하자, 메룰라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눈을 굴리며 대답했다.

 

 

"수습생이라기보단 파티 기획자에 가깝지만..."

 

 

메룰라의 이와 같은 말에 탤벗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뭔가 냄새가 나지 않아?"

 

 

그러자 바나비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여기선 피시 앤 칩스를 판매하니까, 냄새가 나는 게 당연하잖아."

 

 

이젠 모두들 바나비의 말에 놀랍지도 않다는 듯 살짝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뿐이었다.

 

 

페니는 이렇게 말하며 화제를 돌렸다.

 

 

"난 책 파티를 기획하는 일이 재미있을 것 같아! 질데로이 록허트와 함께하는 발렌타인데이라니!"

 

 

"그러면 이제 뭘 하면 좋을까, 수습 조장님? 발렌타인 팀장님?" 안드레가 킬킬거리며 묻자, 루시엔이 손사래를 쳤다.

 

 

"그냥 이름으로 불러 줘. 파티에도 이미 거창한 이름이 붙어 있으니 그걸로도 충분한 것 같아. 우선 필요한 것부터 파악하는 게 좋겠어."

 

 

그들은 버터 맥주를 홀짝거리며 여행, 흡혈귀, 발렌타인데이가 주제인 파티에 뭐가 필요할지 계획을 세워보기 시작했다.

 

 

루시엔이 조장으로서 파티를 위한 아이디어를 정리해보기 시작했다.

 

 

"파티를 위한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어... 꽃하고 마법약, 리본, 발렌타인 장식까지..."

 

 

그녀의 옆에 앉아 있던 탤벗이 곰곰이 생각하며 물었다. "뭐 빠뜨린 거 없나?"

 

 

그러자 안드레는 '여행', 바나비는 '흡혈귀', 페니는 '발렌타인데이 파티에 데려올 연인'을 말했다.

 

 

페니의 말이 끝나자 바나비는 루시엔이 데이트 상대로 자기를 선택해주길 바라며 열렬한 눈빛을 루시엔에게 보냈고, 탤벗은 따뜻하지만 강렬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한편, 루시엔의 맞은 편에 앉은 페니는 주변에 앉은 친구들을 보며 내심 놀랐다.

 

 

탤벗은 첫 데이트를 나름 잘 마쳤으니 그렇다 쳐도, 바나비가 아직도 루시엔을 포기하지 않았다니 의외였던 것이다.

 

 

반면, 메룰라는 갑자기 발렌타인데이 데이트 상대를 꺼낸 페니의 말에 굉장히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했고, 제발 루시엔이 그런건 빼 버리는게 좋겠다고 말하길 바라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안드레는 발렌타인데이 파티 의상에 관한 수십가지 영감을 떠올리며 제발 자신에게 파티 의상 기획을 맡겨주길 바라며반짝거리는 눈빛으로 루시엔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자신에게 시선이 집중되자 루시엔이 머쓱해하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발렌타인데이 데이트 상대를 선택하는 건... 음... 아직... 생각할 시간이 충분하잖아? 지금은, 질데로이 록허트의 파티에 필요한 준비물을 구하는 데 집중하는 게 좋겠어!"

 

 

그녀의 말을 들은 친구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바나비는 그녀의 말이 자신에게도 데이트 상대가 될 수 있다는 여지가 있다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그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기뻐했다.

 

 

반면, 메룰라는 루시엔이 귀찮은 일거리를 뒤로 미룬다고 생각하며 살짝 짜증이 났다.

 

 

그러면서 저런건 빨리 결단을 내버려야 되는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입을 삐죽였다.

 

 

페니는 흥미로움을 가지고 눈여겨 볼거리가 생겼다며 속으로 즐거워했고, 안드레는 우선 파티에 필요한 준비물을 구하는데 집중하겠다는 루시엔의 말에 기뻐했다. 

 

 

한편, 탤벗은 그녀의 말에 살짝 서운함을 느꼈다.

 

 

이미 발렌타인데이 당일에 자신과 데이트 약속도 해놓았는데, 생각할 시간이 충분하다니? 

 

 

그는 그녀가 말한 '생각할 시간'이라는게 그녀 자신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니길 마음 속으로 바랐다.

 

 

루시엔은 일단 파티에 필요한 준비물들을 목록으로 만들어 먼저 록허트의 허락을 받기로 했다.

 

 

그리고 나서 허가가 떨어지면 친구들과 준비물을 찾는걸 시작하기로 했는데, 그러기 위해선 그 전에 지금 누가 무엇을 준비할지 미리 이야기해보기로 했다.

 

 

바나비는 최근 약초학 발렌타인데이 특강에서 배운 허비비쿠스 실력을 자랑하며 흔쾌히 자신이 꽃을 준비하겠다고 자원했다.

 

 

반면, 메룰라는 자신은 이런 한심한 파티를 준비하는걸 거들 생각이 없다며 딱 잘랐다. 

 

 

안드레는 파티 의상을 자신이 만들게 해달라며 열정적으로 자원했고, 페니는 발렌타인데이에 열리는 파티인 만큼, 사람을 황홀하게 하는 마법을 마법약으로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루시엔에게 페니는 마법약으로 만들면 양을 조절할 수 있을테니 마법으로 거는 것보다 훨씬 안전할것 같다며 설득했고, 루시엔은 그녀의 설득에 넘어가 고개를 끄덕이며 준비 목록에 페니의 마법약을 적어 넣었다.

 

 

탤벗은 루시엔에게 자긴 무엇이든 그녀가 필요한 준비물을 구하는 걸 도와주겠다고 하였고, 루시엔은 고맙다며 그에게 나중에 준비할 것들이 정해지고 나면 다시 부탁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대강 파티 계획이 끝나게 되자 메룰라는 쌩하고 호그와트로 돌아가버렸고, 안드레는 의상 준비를 위해 호그스미드에서 쇼핑을 좀 해야겠다며 자리를 떴다.

 

 

그러자, 루시엔과 페니, 탤벗, 바나비 이렇게 네 사람이 남게 되었는데, 다시 호그와트로 돌아가는 길 내내 루시엔은 탤벗과 바나비 사이에 끼어서 어색하고 난감한 시간을 보냈다.

 

 

페니가 요령좋게 끼어들어 대화를 이어가긴 했지만, 아까의 서운함이 살짝 남은 탤벗은 뚱한 표정으로 침묵을 지키며 루시엔의 한 쪽 옆에 서서 나란히 걸어간 반면, 바나비는 들뜬 표정으로 발렌타인데이 파티를 기대하며 루시엔의 반대쪽 옆에 서서 나란히 걸어갔던 것이다.

 

 

페니는 바나비의 반대쪽 옆에 서서 나란히 걸어가며 간간히 대답하는 루시엔과 바나비와 함께 대화를 이어나가며 호그와트로 향했다.

 

 

호그와트에 도착하자 벌써 해가 져서 어두워졌고, 눈치있게 페니는 바나비를 데리고 후플푸프와 슬리데린 기숙사가 있는 지하 감옥으로 데려가며 루시엔과 탤벗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페니와 바나비의 모습이 사라지자, 루시엔은 탤벗을 향해 몸을 돌리며 물었다.

 

 

"너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아까부터 계속 조용하던데..."

 

 

"난 원래 말이 별로 없어. 너도 알텐데."

 

 

그가 차갑게 대꾸하며 몸을 홱 돌리자 그녀는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살짝 삐진 것 같다고 느꼈다.

 

 

"흠... 왠지 그게 아닌 것 같은데..? 뭔데? 말을 해야 알지... 말해줘봐."

 

 

그녀가 그의 옆에 다가서며 그를 살살 구슬렸다.

 

 

"됐어. 발렌타인데이 파티까지 생각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그랬으니까, 직접 열심히 생각해 봐."

 

 

그가 이렇게 내뱉으며 성큼성큼 래번클로 기숙사를 향해 걸어갔다.

 

 

그러자 루시엔은 그 자리에 서서 곰곰이 그의 말을 생각해보았다. 

 

 

'발렌타인데이 파티까지 생각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뭐를?'

 

 

루시엔은 그 자리에 멈춰 서서 그가 걸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그 전의 일들을 되짚어 떠올렸다.

 

 

'아...!'

 

 

그녀는 웃음이 비집고 나올 것만 같아서 입술을 살짝 깨물며 웃음을 삼켰다.

 

 

탤벗은 한동안 성큼성큼 걸어가다가 뒤에서 따라오는 인기척이 없자, 갑자기 며칠 전 안뜰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나 덜컥 불안한 마음에 홱 몸을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뒤에 그녀가 없었다.

 

 

그는 서둘러 다시 되돌아왔던 길을 되돌아 걸어나오는데, 아까 그녀와 마지막으로 함께 서 있던 곳에서 입술을 깨물며 이상한 표정으로 서 있는 그녀를 발견했다.

 

 

그녀를 다시 발견하자, 그는 안도감과 걱정했던 마음과 살짝 서운했던 마음이 복잡하게 뒤엉켜 버려서 자신도 모르게 차가운 목소리로 그녀에게 내뱉었다.

 

 

"거기 멀뚱히 서서 뭐해? 기숙사로 안 가?"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여전히 일그러진 이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일단 록허트한테 보고하려고. 편지를 보내러 부엉이장에 갔다 올거야."

 

 

"표정이...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그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묻자, 그녀는 "아무것도 아냐." 라고 말하고는 홱 고개를 돌려버리며 부엉이장을 향해 빠르게 걸어갔다.

 

 

'왜 저러지..? 마치 뭔가를 숨기는 사람처럼...'

 

 

그는 고개를 갸웃하며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그녀를 뒤따라 갔다.

 

 

어둠 속에서 위험하게 그녀를 혼자 돌아다니게 놔 둘 순 없었으니까...

 

 

두 사람은 말 없이 빠르게 부엉이장까지 걸어갔고, 부엉이장 안에서 루시엔은 이번엔 조심조심 발을 내딛으며 이실을 불러 록허트에게 편지를 전해달라고 부탁하고는 이실을 날려보냈다.

 

 

탤벗은 팔짱을 끼고 부엉이장 벽에 삐딱하게 기대 서서 그녀가 하는 양을 지켜보기만 했다. 

 

 

부엉이를 날려보낸 루시엔은 이제 몸을 돌려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조심조심 한 걸음씩 내딛으며 걸어왔다.

 

 

"탤벗."

 

 

그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직이 그를 부르며 한 걸음 다가왔다.

 

 

그는 침묵을 지키며 차가운 얼굴로 그녀를 마주 보고 서 있을 뿐이었다.

 

 

또 한 걸음.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으며 다시 한 번 그녀가 그의 이름을 부르며 다가왔다.

 

 

"탤벗."

 

 

'제기랄. 그녀가 부르는 자신의 이름이 저렇게 듣기 좋다니...'

 

 

그는 눈썹을 찌푸리며 그녀에게 차갑게 말했다.

 

 

"두번이나 안 불러도 이미 들었어. 내 청력은 시력만큼이나 좋으니까."

 

 

그녀는 그의 모습이 왠지 귀여워서 속으로 웃음을 삼키며 이젠 그의 한 걸음 앞까지 다가와 섰다.

 

 

이젠 달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는 것처럼 보이는 그녀의 모습이 더 잘 보였다.

 

 

그는 잠시 그녀의 모습에 넋을 잃고 홀릴 뻔 했지만, 다시 마음을 굳게 다잡고 그녀의 연한 초록색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내뱉었다.

 

 

"뭔데?"

 

 

이젠 그의 반 걸음 앞까지 다가온 그녀가 멈춰서서 그를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있잖아, 탤벗. 네가 오해하게끔 말해서 미안해."

 

 

그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직이 말하는 이 말에 그는 마치 굳어버린 사람처럼 꼼짝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말할게. 내 발렌타인데이 연인이 되어줘, 탤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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