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창작 팬픽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51: 사랑의 묘약, 의심, 그리고 불신

루시엔 아리아 2022. 2. 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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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스네이프 교수가 입을 열자 학생들은 조용해졌고, 스네이프 교수는 딱딱한 얼굴로 계속해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사랑의 묘약은 호그와트에서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발렌타인데이에는 종종 어리석은 풋내기 마법사들이 분위기에 휩쓸려 사랑의 묘약으로 실험을 하곤 하지... 그런 의미에서 큰 냄비에 들어 있는 것을 보거라."

 

 

바나비가 해맑은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역시 큰 냄비에 중요한 게 들어 있었던 거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조용한 교실 안에서 크게 들렸다.

 

 

스네이프 교수는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정정해주었다.

 

 

"리 군, 큰 냄비에 들어있는 '것'은 가장 강력한 사랑의 묘약인 암모텐시아다. 암모텐시아는 진정한 사랑을 만들어 내는 게 아니다. 마신 사람이 마법약을 건넨 사람에게 비정상적으로 집착하게 되지."

 

 

스네이프 교수는 약간 혐오스럽다는 표정으로 이어서 말했다.

 

 

"극도로 강력하고 위험하며, 효과를 유지하려면 계속 투여해야 한다. 또한 암모텐시아의 영향력 아래서 잉태된 아이는 자라서도 사랑을 할 수 없다."

 

 

메룰라는 환한 얼굴로 킬킬거리며 말했다.

 

 

"그렇다면, 모두에게 행복한 발렌타인데이겠네요!" 

 

 

반면 리즈는 "스네이프 교수님, 듣고 보니 매우 끔찍한 마법약 같은데 왜 여기에 있는 건가요?" 라며 질문했다.

 

 

스네이프 교수는 차가운 얼굴로 대답했다.

 

 

"너희가 실물을 살펴보고 기억하게 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해야 너희가 어쩌다 암모텐시아를 맞닥뜨렸을 때, 알아보고 피할 수 있을 것이 아니냐? 냄새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큰 냄비 근처에 너무 오래 머물지 말도록 해라."

 

 

그러자 바나비가 고개를 갸웃하며 질문했다.

 

 

"암모텐시아는 겨드랑이나 브로콜리처럼 고약한 암내가 나나요?"

 

 

그의 우스운 질문에 몇몇 학생들은 숨죽여 키득거렸지만, 스네이프 교수는 좋은 질문이었다는 듯 의외라는 표정으로 그의 질문에 대답해주었다. 

 

 

"암모텐시아의 냄새는 어떤 사람과 물건을 좋아하느냐에 따라 개인마다 느끼는게 다르다."

 

 

스네이프 교수에게서 질책을 듣지 않은 바나비는 자신감을 얻고 다시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면 제가 좋아하는 것의 냄새가 난다는 건가요? 브로콜리 냄새와 정반대인 건 뭘까요?"

 

 

하지만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

 

 

스네이프 교수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고는 그의 질문을 무시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조심하면서 큰 냄비 근처에 가서 관찰해 보도록 해라."

 

 

스네이프 교수가 차가운 목소리로 학생들에게 지시하자, 학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큰 냄비 근처에 빙 둘러 섰다.

 

 

바나비는 자연스럽게 루시엔의 옆에 서서 그녀에게 물었다.

 

 

"넌 저 암내.. 여튼 저 마법약에서 무슨 냄새가 날 것 같아?"

 

 

"글쎄... 내가 좋아하는 향기가 나려나..? 가령 내가 좋아하는 오렌지 꽃 향기 같은 향수 냄새?"

 

 

그녀가 곰곰이 생각하며 대답했다.

 

 

"나도 네 냄새가 좋아! 오늘따라 더 진하게 나는 것 같은데?"

 

 

바나비가 코를 킁킁거리며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들, 남아서 이 마법약에 대한 개인 교습이라도 받고 싶은 거냐?"

 

 

스네이프 교수가 잡담을 하는 그들에게 야단을 쳤다.

 

 

"죄송해요, 스네이프 교수님. 이제 냄새를 맡아볼... 아니, 암모텐시아를 살펴볼게요..."

 

 

루시엔이 얼른 대답하고는 공책과 깃펜을 들고 큰 냄비 근처에 서서 마법약의 특징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한편, 탤벗은 그녀와 떨어진 곳에서 조용히 마법약을 관찰하면서 힐끔거리며 그녀와 바나비를 지켜보았다.

 

 

두 사람은 여전히 이전처럼 친해보였고, 별달리 달라진 점은 없어보였다.

 

 

그리고 우습게도 그러한 점이 그의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것 같았다.

 

 

그는 그녀와 첫 데이트를 했던 날 밤, 그녀가 했던 말들을 믿기로 했다.

 

 

그리고는 다시 마법약을 관찰하는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조용히 마법약을 관찰하고 있을 때, 스네이프 교수는 마법약의 효능과 부작용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살펴봐야 되는 것들에 대해 강의했다. 

 

 

"큰 냄비에서 나선형으로 피어오르는 암모텐시아의 증기를 잘 봐라. 무지갯빛 진주층을 닮은 이 마법약의 빛깔과 독특한 광채도 잘 기억해 둬야 한다. 마법약 냄새 그만 맡거라. 보기만 하고 냄새는 맡지 마."

 

 

하지만 스네이프 교수의 잔소리가 무색하게도 반 전체 학생들은 모두 몰래 코를 벌름거리며 냄새를 맡아보고 있었다.

 

 

루시엔도 몰래 암모텐시아의 냄새를 맡아보았다.

 

 

그녀는 맨 먼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오렌지 꽃 향기를 맡았다.

 

 

그리고 이어서 아리아 저택 뒷마당에서 맡아보았던 것 같은 햇빛을 닮은 따스한 덤불 장미의 냄새, 새벽녘 밤 이슬이 떠오르는 숲의 냄새, 그리고...

 

 

그때, 바나비가 그녀에게 미안한 얼굴로 조용히 부탁했다.

 

 

"미안한데, 한번 저쪽으로 가 볼래, 루시엔? 네 냄새밖에 안 나거든. 브로콜리 냄새와 정반대라는 저 마법약의 냄새도 기억해둬야 할 것 같아서."

 

 

루시엔은 눈을 한번 도르륵 굴리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탤벗 역시도 호기심에 이끌려 암모텐시아의 냄새를 몰래 맡아보았다. 

 

 

그는 마법약의 냄새를 몰래 맡아보며 자신이 잘 아는 누군가를 떠올리게 되었다.

 

 

'역시...'

 

 

저도 모르게 그의 입에서 그 사람의 이름이 한숨처럼 작게 흘러나왔다.

 

 

"루시엔..."

 

 

"응? 왜 불러?"

 

 

그가 흠칫 놀라며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내려다보자, 그의 옆에 어느새 그녀가 서 있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가 얼른 필기하고 있던 공책으로 눈을 돌리며 얼버무렸다.

 

 

루시엔도 어깨를 으쓱하고는 다시 자신의 공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혹시 암모텐시아의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영향을 받는 것일까?

 

 

각자 자신의 공책에 열심히 필기를 하는 척하며 두 사람은 연분홍빛으로 달아오른 뺨을 숨겼다.

 

 

"마법약 냄새를 들이마시지 말라는 내 지시를 듣는 둥 마는 둥 한 걸 보면... 너희 모두... 모종의 감정을 경험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군."

 

 

스네이프 교수는 학생들을 쭉 둘러보더니 탐탁치 않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부디 내 교실에서 그 감정에 빠져들진 않길 바란다. 발렌타인데이를 책임감 있게 보내도록 해라. 수업은 이걸로 마치겠다."

 

 

그날 마법약 수업은 마법약을 직접 만들어보는 실습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때보다 일찍 끝나게 되었고, 학생들은 수업이 일찍 끝나서 기뻐하며 교실을 나갔다.

 

 

탤벗은 책가방을 챙기고 있던 루시엔에게 다가가 말을 걸려고 했다.

 

 

"루시엔..."

 

 

하지만, 이번에도 방해를 받고 말았다.

 

 

바나비가 선수를 쳤던 것이다.

 

 

"루시엔! 있잖아, 내가 신기한 거 보여줄게! 얼른 가자!"

 

 

그가 재촉하자 루시엔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대체 뭐길래?" 

 

 

하지만 바나비는 그녀의 손목을 붙잡고 끌어 당기며 재촉했다.

 

 

"어서! 빨리 와!" 

 

 

루시엔은 로완에게 먼저 가 보겠다고 작별 인사를 건네고는 바나비의 손에 이끌려 따라 달려 나갔다.

 

 

달려나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탤벗은 무언가 결심한 사람처럼 주먹을 꼭 말아 쥐었다.

 


 

바나비가 그녀를 이끌고 데려간 곳은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을 하는 장소였다.

 

 

"바나비, 대체 여기 뭐가 있길래?"

 

 

루시엔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묻자, 바나비는 손가락을 하나 치켜올리더니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

 

 

"잠깐만 기다려 봐."

 

 

그러더니 바나비는 책가방을 내려놓고 케틀번 교수님이 수업에 쓸 신비한 동물들을 두는 우리로 갔다.

 

 

그리고는 퍼프스캔을 한아름 안고 나와서 루시엔 앞에 내려놓았다. 

 

 

루시엔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퍼프스캔이... 신기한 거야..?"

 

 

"아니! 이제부터 내가 하는 걸 잘 봐봐, 루시엔!"

 

 

바나비가 환한 얼굴로 그녀에게 말하고는 쪼그려 앉아 퍼프스캔을 한 마리씩 머리 위에 얹기 시작했다.

 

 

루시엔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가 하는 양을 지켜보았다.

 

 

바나비는 퍼프스캔을 한 마리 머리 위에 올리더니, 점점 한 마리씩 그 위로 탑처럼 쌓아 올려가고 있었다.

 

 

팔이 닿지 않는 부분에서는 균형을 잘 잡아가며 퍼프스캔을 한 마리씩 위로 던져서 쌓았고, 결국 17마리를 쌓고 나서 그는 조심조심 균형을 맞추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와...! 너 진짜 대단하다, 바나비! 어떻게 그게 가능해? 내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데?!"

 

 

루시엔은 순수하게 감탄했고, 바나비는 환하게 웃으며 뽐내듯이 말했다.

 

 

"그러니까 내가 신기한거 보여준다고 했잖아. 신기하지, 그치?"

 

 

그가 이렇게 묻자, 루시엔도 환한 얼굴로 킬킬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진짜 완전 신기했어. 나도 해봐도 돼?"

 

 

"물론이지!"

 

 

바나비는 환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가 머리 위에 퍼프스캔을 쌓는 것을 도와주었다. 

 

 

두 사람은 킬킬거리며 함께 퍼프스캔을 던지며 잠시 놀다가 어느덧 해가 기울어 어둑어둑해지자, 다시 퍼프스캔들을 우리 안에 넣어주고는 성으로 돌아갔다.

 

 

성으로 걸어 돌아오며 바나비가 말했다.

 

 

"나의 최고 기록은 17마리야. 그것보다 더 많이 쌓아보지는 못했어. 18마리는 좀 힘들더라고. 연습하면 될까?"

 

 

루시엔이 키득거리며 대답했다.

 

 

"17마리라도 대단하지! 난 3마리도 간신히 되던데? 18마리라도 넌 연습하면 왠지 될 것 같아. 큭큭큭."

 

 

두 사람이 안뜰에 도착했을땐, 이미 해가 완전히 져버렸고 주변은 성 안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으로 간신히 주변을 구분할 수 있었다.

 

 

"아, 배고프다! 오늘 저녁은 뭘까?"

 

 

바나비가 기대하는 해맑은 얼굴로 묻자, 루시엔도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난 오늘 푸딩이 먹고 싶네. 아까 통통거리는 퍼프스캔들이랑 놀아서 그런가..."

 

 

그런데 그때, 어두운 안뜰의 조각상 그림자 뒤에서 누군가가 주문을 외우는 소리가 들렸다. "스투페파이."

 

 

루시엔이 깜짝 놀라며 요술 지팡이를 빼들었지만, 그 사람이 쏜 주문은 그녀 앞으로 뛰어들며 몸으로 방패처럼 막아선 바나비를 맞추었다. 

 

 

바나비는 반격 한 번 해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주문에 맞아 바닥에 쓰러지며 기절해버렸다.

 

 

"바나비!"

 

 

루시엔이 그의 이름을 외치며 재빨리 그를 살펴보았는데, 다행히도 목숨에 지장이 있는 것 같진 않았다.

 

 

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요술지팡이를 들고 일어나 주문이 날아온 방향을 주시하며 경계했다.

 

 

"누구냐!"

 

 

그러자 어둠 속에서 긴 망토를 푹 눌러쓴 수상쩍은 마법사 한 명이 여유롭게 걸어나오며 그녀를 향해 요술지팡이를 겨누었다.

 

 

"내가 죽음이 오고 있다고 말했을 텐데, 루시엔 아리아... 이제 죽음이 이곳에 있다. 아바다 케다브라!"

 

 

루시엔은 재빨리 몸을 피했고, 곧이어 그녀도 반격 주문을 날렸다. "디펄소!"

 

 

하지만 그 공격 주문을 가볍게 피해버린 어둠의 마법사는 다시 공격 주문을 날렸다. "봄바르다."

 

 

다행히 이번에도 그녀는 공격 주문을 잽싸게 몸을 날려 피했지만, 그 마법사의 위력은 엄청나서 주문이 맞은 안뜰의 동상은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루시엔은 잠시 근처의 동상 뒤에 숨어 숨을 고르다가 심호흡을 한번 하고는 다시 나가며 주문을 외웠다. "플리펜도!"

 

 

하지만 그 어둠의 마법사도 그녀에게 동시에 주문을 날렸다. "콘프링고."

 

 

두 사람이 각자 쏘아보낸 주문은 허공에서 맞고는 다른 곳으로 튕겨 나가며 안뜰의 다른 구조물에 손상을 입혔다.

 

 

"난 당신과 싸우고 싶지 않아! 뭘 원하는지 똑바로 말해!"

 

 

"이미 말했을 텐데, 루시엔 아리아. 네가 죽길 바란다고. 잘 있거라, 루시엔 아리아."

 

 

그녀는 쓰러져 기절한 바나비를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바나비와 멀리 떨어져서 방어와 공격을 번갈아 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눈치챘던 것인지 이번엔 어둠의 마법사가 교묘하게 그녀가 아닌 바나비를 겨누며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아바다 케다...

 

 

"안 돼!"

 

 

그녀가 절망적으로 소리치며 죽을 힘을 다해 달려와 바나비의 앞을 가로막고 서서 방패 주문을 외웠다.

 

 

"프로테고!"

 

 

그때, 갈색 독수리 한 마리가 날아와 어둠의 마법사의 뒷통수를 부리로 쪼며 거세게 공격했고, 어둠의 마법사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느라 주문을 미처 끝맺지 못했다.

 

 

"탤...벗?"

 

 

루시엔은 놀란 얼굴로 그녀를 도와준 독수리를 바라보며 그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그만둬!"

 

 

그리고 거의 동시에 안뜰 안으로 레이크픽이 들어와 그 어둠의 마법사를 향해 주문을 날렸다. "스투페파이."

 

 

어둠의 마법사는 주문에 정통으로 맞고 안뜰의 돌벽에 날아가 퍽 소리를 내며 부딪히더니 곧 기절하고 말았다.

 

 

그리고 탤벗은 다시 높이 날아 근처의 지붕에 올라 앉았다.

 

 

어둠의 마법사를 처리한 레이크픽은 루시엔을 향해 몸을 돌리며 물었다.

 

 

"괜찮니, 아리아 양?"

 

 

루시엔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지붕 위에 앉아 있는 탤벗과 레이크픽을 한번씩 바라보고는 차갑게 얼굴을 굳히며 레이크픽에게 대답했다.

 

 

"그런 것 같아요... 감사해요, 부인. 하지만, 제 친구 바나비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얘는 괜찮을까요?"

 

 

그녀는 몹시 걱정스러워하며 자신의 앞을 막아섰던 바나비를 바라보았다.

 

 

레이크픽은 바나비를 잠시 살펴보더니 이렇게 말해주었다.

 

 

"숨은 쉬는 것 같구나... 에피스키 마법을 사용하면 될 것 같다."

 

 

루시엔은 망설임없이 요술지팡이를 꺼내들고 주문을 외웠다. "에피스키."

 

 

그러자 곧 바나비가 눈꺼풀을 파르르 떨면서 정신을 차렸고, 그녀가 손을 내밀어 일으켜 주었다.

 

 

"괜찮아, 바나비?"

 

 

바나비는 쓰러지면서 부딪혔던 뒷통수를 문지르며 그녀의 손을 붙잡고 일어났고, 그녀가 결투를 하며 이곳저곳 상처를 입은 모습을 발견했다.

 

 

"덕분에 괜찮아... 대체 누가 우릴 공격한 거야?"

 

 

그의 질문에 입을 연 것은 레이크픽이었다.

 

 

"나도 그게 궁금하던 참이다... 저런 건 상대에게 걸린 마법을 풀기 전에는 알 방법이 없지."

 

 

그러더니 몸을 돌려 어둠의 마법사가 쓰러져 있는 곳으로 걸어가 주문을 외웠다. "피니트 인칸타템."

 

 

그러자 어둠의 마법사에게 걸려있던 주문이 사라지고 그의 얼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루시엔은 깜짝 놀라며 그 사람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벤?!"

 

 

바나비는 옆에서 분노한 표정으로 그에게 덤벼들어 멱살을 잡으려고 했다.

 

 

"너 이 새끼...!"

 

 

하지만 그의 시도는 옆에 서 있던 루시엔이 그를 붙잡으며 말린 덕분에 실제로 행동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벤은 두려움 가득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루시엔..? 여기가 어디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설마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는 척하려는 거야?!"

 

 

바나비가 분노한 목소리로 외쳤다.

 

 

"무슨 말이야? 왜 내가 이런 옷을 입고 있지?"

 

 

벤이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으로 덜덜 떨며 자신의 소매를 들어 살폈다.

 

 

"정말 우릴 공격한 게 기억이 안 나?" 루시엔이 절망적인 표정으로 물었다.

 

 

"내가 너희를 공격했다고? 난 절대 그런 짓은 안 해. 너도 알잖아, 루시엔. 제발 믿어 줘.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

 

 

벤이 두려움 가득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애원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그녀는 누구도 믿을 수가 없었다.

 

 

첫 번째로,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어둠의 마법사가 사실은 벤이었고, 벤은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과연 벤은 진실을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거짓으로 그녀를 속이고 있는 걸까?

 

 

두 번째로, 그녀가 믿고 신뢰했던 탤벗이 그녀를 구하러 왔지만, 공교롭게도 레이크픽과 같은 때에 등장했다.

 

 

레이크픽이 그를 데리고 온 것일까? 아니면 우연의 일치일 뿐일까? 설마 그가 레이크픽과 협력 관계인 걸까?

 

 

마지막으로, 평소에 그녀는 레이크픽을 의심했었는데, 레이크픽은 지난 번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그녀에게 도움을 주려고 했다.

 

 

레이크픽은 정말로 의심 받을만한 꿍꿍이를 감춘 나쁜 사람인 걸까?

 

 

아니면 사실은 좋은 의도를 가지고 호그와트에 온 저주 해결사일까?

 

 

그때 그녀의 머릿속에 공교롭게도 레이크픽이 며칠 전에 해주었던 조언이 생각났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조심하라고 말해 줘야겠구나.

 

 

평소의 루시엔이었다면 두려움에 떠는 벤을 믿어주며 따뜻한 목소리로 다독이면서 안심시켰을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머릿속에 떠오른 이런 의구심들은 뒤죽박죽 뒤섞여 불신감을 키웠고, 그것은 오히려 그녀를 냉정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고 벤을 조용히 바라만 보았다. 

 

 

레이크픽 부인은 옆에서 그녀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네가 저주받은 금고 일을 끝내기 전까지 내가 이 녀석을 맡지, 아리아 양. 코퍼 군을 어디로 데려가면 좋겠니?"

 

 

루시엔은 고저없는 목소리로 차분하게 대답했다.

 

 

"덤블도어 교수님의 방이요. 벤의 말이 사실인지, 벤을 어떻게 할지는 덤블도어 교수님이 아실 거에요."

 

 

벤은 루시엔에게 진심어린 목소리로 사과했다.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루시엔. 다시는 널 해치려 하지 않을게. 내가 왜 그랬는지 나도 모르겠어..."

 

 

레이크픽도 그녀에게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심하거라, 루시엔. 코퍼 군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네 목숨을 노리는 게 코퍼군 뿐만은 아닐 거다..."

 

 

그리고나서 레이크픽은 벤을 데리고 성 안으로 들어갔다.

 

 

탤벗은 그 모든 것을 조용히 근처의 지붕 위에서 관망하고 있었다.

 

 

루시엔은 지붕 위를 힐끗 보고는 착잡한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바나비를 부축해주며 함께 병동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괜찮아, 바나비? 걸을 수 있겠어?"

 

 

그녀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묻자, 바나비는 그녀에게 기대며 응석을 부렸다.

 

 

"나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파, 루시엔. 그런데 제일 아픈데는 마음이야... 아까 내가 널 지켜줄 수가 없었잖아... 그게 너무 미안해..."

 

 

루시엔은 고개를 저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냐, 괜찮아. 네가 미안해 할 필요는 없어. 아까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 네가 무사한 것만으로도 다행이야."

 

 

그녀는 병동으로 그를 데려가 폼프리 부인에게 대강 사정을 설명해주었고, 폼프리 부인은 호들갑을 떨며 부산스럽게 바나비와 루시엔을 진찰하기 시작했다.

 

 

루시엔은 다행히도 긁힌 상처들 밖에 없었고, 상처 연고를 바르자 순식간에 자잘한 긁힌 상처들이 회복이 되었다.

 

 

하지만 바나비는 뒤로 쓰러지면서 머리를 크게 부딪힌 탓에 약한 뇌진탕이 올 수도 있다며 결국 그날 병동에 입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루시엔은 얼른 낫길 바란다며 그에게 위로의 말을 해준 후 지친 모습으로 병동을 나섰다.

 

 

손목 시계를 보니 어느 덧 밤이 되어 있었고, 통금 시간에 걸리기 전에 기숙사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다.

 

 

그녀가 래번클로 기숙사로 돌아가기 위해 홀로 빈 복도를 걷고 있을 때, 누군가 그녀의 뒤를 따라 걸어오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설마, 또 다른 어둠의 마법사의 공격인가...?!'

 

 

루시엔은 두려움으로 쿵쿵 뛰는 심장 소리를 억누르며 요술지팡이를 재빨리 뽑아들고 뒤를 돌며 주문을 외웠다.

 

 

"엑스펠리아르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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