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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53: 연애 편지

루시엔 아리아 2022. 2. 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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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발렌타인데이의 책임감 있는 마법 사용에 대한 강좌들을 재미있게 듣고 있길 바란다. 변신술 수업에서는 발렌타인데이에 연애편지를 보내는 머글의 전통에 대해 알아보겠다."

 

 

맥고나걸 교수의 수업이 시작되자, 교실 안의 학생들은 연애편지와 변신술이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일지 궁금해하며 기대감으로 눈을 빛냈다.

 

 

루시엔은 맥고나걸 교수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며 혼잣말을 했다.

 

 

"내가 지난번에 좋아하는 사람한테 쓴 쪽지 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

 

 

"하지만 덕분에 나하고 첫 데이트를 했잖아."

 

 

그녀의 뒤에서 탤벗이 이렇게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려와 깜짝 놀라 뒤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뒷자리에서 탤벗은 그녀를 바라보며 애정을 듬뿍 담은 눈웃음을 한번 짓고는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맥고나걸 교수의 말에 집중했다.

 

 

'와...! 저 얼굴로 저런 눈웃음은 반칙이지..!!'

 

 

루시엔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는, 양 볼을 발그레하게 연분홍빛으로 물들이며 다시 몸을 돌려 맥고나걸 교수가 있는 앞을 바라보았다.

 

 

"오늘은 러브버드를 연애편지로 바꾸는 법을 가르쳐 주마."

 

 

맥고나걸 교수가 학생들을 바라보며 오늘의 수업 주제에 대해 말해주었다.

 

 

"그 연애편지에는 뭐가 적혀 있나요, 맥고나걸 교수님?" 루시엔이 손을 들고 머릿속에 떠오른 질문을 했다.

 

 

"네 마음이 적혀 있겠지."

 

 

맥고나걸 교수가 이렇게 대답하자, 앉아있는 학생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내 마음은 감정을 숨기는 걸 좋아할 것 같아." 탤벗이 곰곰이 생각하며 혼잣말했고,

 

 

반면 안드레는 "내 마음은 감정을 마구 떠벌릴 것 같아." 라고 말했다.

 

 

로완은 옆에서 루시엔에게 물었다. "넌 어때, 루시엔? 네 감정을 숨기고 싶어, 아니면 털어놓고 싶어?"

 

 

"음... 난 가능하다면 내 마음속의 감정을 숨기고 싶어. 다 떠벌리면 부끄러울 것 같아..."

 

 

루시엔이 이렇게 말하자, 로완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맞아, 그건 또 그렇겠다."

 

 

루시엔은 다시 손을 들고 맥고나걸 교수에게 질문했다.

 

 

"연애편지에 얼마만큼의 정보가 드러날까요, 맥고나걸 교수님?"

 

 

"주문을 거는 데 성공하면 알 수 있을 거다. 하지만 감정을 숨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연애편지 내용은 머글들이 나누는 하트 사탕의 글귀처럼 단순할 거다."

 

 

맥고나걸 교수의 답변을 들은 루시엔과 로완, 탤벗 등 몇몇 아이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네. 그래도 여기서 한 사람만은 내 연애편지를 봐도 괜찮을 것 같..."

 

 

탤벗이 조용히 혼잣말을 하다가 뒤를 돌아본 루시엔과 눈이 마주쳤다.

 

 

"그 사람이 혹시 나야..?"

 

 

그녀가 키득거리며 속삭이는 목소리로 묻자, 그는 부끄러움 때문에 붉게 물들인 얼굴을 하고는 그녀의 머리를 붙잡고 다시 앞을 보게 돌렸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에서 손을 내리며, 조용히 그녀의 귀에만 들리게 뒤에서 속삭였다.

 

 

"응."

 

 

루시엔은 그의 대답을 듣고는 두 뺨이 연분홍빛으로 물들었고, 괜히 피식피식 웃음이 입술을 비집고 나왔다.

 

 

"연애편지의 내용은 호울러와 비슷하게 전달될 거다. 듣기 좋은 음량으로 말이지. 기억하렴. 연애편지의 내용은 너희를 향한 것일 수도, 타인을 향한 것일 수도 있다. 우리는 이따금 자기도 모르던 감정을 깨닫고 놀라지. 자, 이제 러브버드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시작해 보자..."

 

 

그들은 맥고나걸 교수의 강의를 집중해서 들었고, 이후 실습을 해볼 차례가 되자 각자 앞에 놓인 러브 버드에 주문을 걸어보기 시작했다.

 

 

루시엔은 한번에 성공했고, 그녀의 연애편지는 부드러운 그녀의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내 발렌타인 연인이 되어 줘!"

 

 

"와, 주문이 성공했어! 게다가 아주 무난한 정도로 마음을 드러내고 있네."

 

 

루시엔이 감탄하며 자신이 변신시킨 연애편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주위를 둘러보자, 로완은 아직도 러브버드인 채로 그대로였고,

 

 

안드레의 연애편지는 안드레의 목소리로 "넌 세상에서 제일 멋진 멋의 마법사 안드레 이구야!" 라고 말하고 있었다.

 

 

루시엔은 안드레의 연애편지를 보며 깔깔거리며 웃었다.

 

 

반면 탤벗도 러브버드를 연애편지로 바꾸는데 한번에 성공했지만, 자신의 연애편지가 하는 말을 듣고는 다른 사람이 보기 전에 서둘러 연애편지를 닫아버렸다.

 

 

루시엔은 안드레의 편지에서 고개를 돌리며 그를 향해 몸을 돌렸다가 고개를 갸웃하며 그에게 물었다.

 

 

"왜 숨기는 거야? 난 봐도 된다며?" 

 

 

그가 새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여기선 안 돼. 절대로."

 

 

"설마... 그렇게 부끄러운 내용인 거야? 어머어머! 너 그렇게 안 봤는데? 큭큭큭."

 

 

루시엔은 짓궂은 미소를 띤 얼굴로 그를 놀렸다.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녀가 뭐라고 놀리던 꿋꿋하게 자신의 연애편지를 붙잡아 닫은 채로 변신술을 되돌리는 주문을 걸었다.

 

 

"레파리파지."

 

 

그가 대꾸하지 않자 그녀는 김빠진 얼굴로 몸을 돌리며 포기했다.

 

 

"그래, 네 마음대로 해라, 쳇..."

 

 

그때, 로완의 러브버드가 연애편지로 변하는 데 성공했고, 로완의 연애편지가 로완의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사랑해, 빌! 넌 나의 섹시한 슈퍼스타야!"

 

 

로완은 깜짝 놀라며 허둥지둥 연애편지를 손으로 붙잡았지만, 이미 그녀 주변에 앉아있던 친구들이 모두 그녀의 편지가 말하는 소리를 들은 후였다.

 

 

찰리는 "형이 섹시하다고..?!" 라며 가짜로 토하는 시늉을 했고, 루시엔은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숨죽여 키득거렸다.

 

 

반면 안드레는 깔깔거리며 크게 웃음을 터뜨렸고, 탤벗은 동병상련의 안타까움이 가득한 얼굴로 로완에게 연민의 눈빛을 보냈다.

 

 

로완은 창피함에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는 두 손에 얼굴을 묻으며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다고 생각했다. 

 

 

루시엔은 로완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위로했다.

 

 

"괜찮아, 로완.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다들 잊어버릴 거야."

 

 

맥고나걸 교수는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수업을 마쳤다.

 

 

"다들 책임감 있는 마법을 사용하며 건전하고 즐거운 발렌타인데이 보내길 바랍니다. 수업 끝." 

 

 

학생들은 모두 책가방을 챙기며 자신의 연애편지가 무엇이라고 말했는지 친구들과 떠들면서 점심 식사를 하러 대연회장으로 나갔고, 루시엔도 곧 연애편지에 대한 것은 잊어버리고 친구들과 함께 떠들며 식사 시간을 보냈다.

 


 

루시엔의 그날 오후 수업은 플리트윅 교수님의 마법 수업이었다. 

 

 

비록 아까 오전 수업의 막바지에서 창피한 일이 있었지만, 로완은 다행히도 꿋꿋하게 극복해낸 모습으로 오후의 마법 수업에 참석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되기까진 루시엔과 페니, 그리고 빌의 노력이 뒤따랐지만 말이다.

 

 

루시엔은 대연회장에서 페니와 빌을 만났고, 그들에게 대강 사정을 설명하며 로완의 자신감을 회복하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빌을 데려온 건 아주 효과가 좋은 처방이었다.

 

 

페니와 루시엔은 옆에서 그를 거들기만 하면 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다시 행복한 미소를 되찾은 로완은 오후 수업에 루시엔의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플리트윅 교수가 즐거워보이는 학생들을 보며 즐거운 목소리로 물었다.

 

 

"모두 발렌타인데이의 책임감 있는 마법 사용에 대한 강좌를 충분히 들었니?"

 

 

루시엔을 비롯하여 많은 학생들은 환한 얼굴로 "아뇨, 더 듣고 싶어요! 모두 너무 재밌었어요!" 라고 대답했다.

 

 

학생들의 해맑은 대답에 플리트윅 교수도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즐거운 수업이었다니 기쁘구나. 오늘 내 수업이 마지막 발렌타인데이 강좌이니 그럼 아쉽겠구나."

 

 

플리트윅 교수의 말에 여러 학생들이 안타까움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도 이런 재미있고 흥미로운 수업들이 즐거웠던 것이다.

 

 

"오늘 내가 가르쳐줄 마법은 사람을 황홀하게 하는 마법이란다. 다들 깃펜을 들고 집중하거라."

 

 

플리트윅 교수는 학생들에게 사람을 황홀하게 하는 마법에 대해 강의하기 시작했고, 그 마법의 부작용, 장단점 등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보통은 이 마법은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단다. 왜냐하면 지나친 건 모자람만 못하거든. 자칫 잘못하면 이 마법에 중독되어 미쳐버리는 수도 있지. 그래서 마법부에서도 엄격히 관리하는 마법이기도 하단다."

 

 

"오늘 수업에서 배운 것 중 제일 어두운 얘기 같지 않아?"

 

 

재가 이렇게 묻자 플리트윅 교수는 미소를 띤 얼굴로 대답했다.

 

 

"킴 군, 때로는 어둠을 살펴야 빛의 진가를 볼 수 있는 법이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다. 너희들의 발렌타인데이가 사랑과 빛으로 가득하면 좋겠구나. 오늘 저녁 연회가 시작되기 전에 대연회장에서 호그와트 졸업생인 질데로이 록허트의 초청 강연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하니, 재미있게 듣도록 해라."

 

 

"감사합니다, 플리트윅 교수님." 학생들이 플리트윅 교수에게 인사를 하고는 책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로완은 흥분한 얼굴로 눈을 빛내며 루시엔에게 말을 걸었다.

 

 

"세상에! 오늘이라고?! 그 유명한 작가 질데로이 록허트를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날이 오다니! 루시엔, 나 어때? 머리 모양은 괜찮아?"

 

 

"응, 괜찮아 로완. 그런데, 질데로이 록허트가 그렇게나 유명해? 난 그냥 작가인 줄 알았는데?"

 

 

루시엔이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로완이 경악한 얼굴로 대답해주었다.

 

 

"그 사람은 레전드야, 루시! 이 마법 세계에 그 사람을 따라올 수 있는 자가 있을까? 그 사람이 쓴 책을 읽어보면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그 사람은 지금보다도 더 유명한 대스타가 될 거야. 분명해!"

 

 

"글쎄... 그 사람이 책에 뻥을 잔뜩 써 놨을지도 모르잖아.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존재하는 게 가능할까?"

 

 

루시엔은 눈을 가늘게 뜨며 의심했다.

 

 

"내가 몇 권 읽어봤었는데, 그렇게나 자세한 설명과 진술이 담겨있는데, 그 사람의 모험 이야기는 진짜일 수밖에 없어. 만약 그걸 다 지어낸 거라면 그 사람은 정말 엄청난 창의력을 가진 작가겠지."

 

 

루시엔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에 일부 동의했다.

 

 

"그것도 그렇겠네. 일단은 '작가'이니까."

 

 

하지만, 대연회장에 도착해서 질데로이 록허트의 초청 강연을 기다리고 있을 때, 핀스 부인이 급하게 들어와 단상 위에 올라서더니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을 향해 공지를 했다.

 

 

"록허트 씨가 사인을 하느라 손에 경련이 났다는구나. 그래서 강연 일정에 차질이 생겼단다. 내일 아침 식사 이후에 강연을 시작하신다고 한다. 모두들 식사를 하고 자리에 남아 있거라."

 

 

핀스 부인은 이렇게 말하고는 부산스럽게 대연회장을 나갔고, 학생들은 앞에 핀스 부인이 말을 마치자 마자 뿅 하고 나타난 산더미 같은 음식들을 앞접시에 옮겨 닮으며 저녁 식사를 시작했다.

 

 

루시엔은 어깨를 한 번 으쓱 하고는, 친구들과 함께 래번클로 테이블에 모여 앉아 수다를 떨며 저녁 식사를 시작했다.

 

 

"경련이 일어났다는 질데로이 록허트의 손이 얼른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페니가 안타까운 얼굴로 스튜를 한 입 먹으며 말했다.

 

 

"이 마법사의 옷을 가까이서 보고 싶은걸. 그 사람은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유명하거든." 이번엔 안드레가 구운 감자를 한 입 먹으며 말했다.

 

 

"그런데, 아침 식사 이후에 초청 강연을 한다는 거면, 내일 오전 수업은 없는 건가?"

 

 

루시엔이 곰곰이 생각하며 묻자, 이번엔 바나비가 외쳤다.

 

 

"내일 수업이 없는 거면 좋겠다! 질다호이 록헤어 덕분에 땡땡이도 치고 좋을 것 같아!"

 

 

"질데로이 록허트야, 바나비." 옆에서 로완이 조용히 그의 말을 정정해주었다.

 

 

"응, 질다호이 록헤어. 질데호이 록하트인가? 질다로이 혹헤어인가?"

 

 

그가 고개를 갸웃하며 헷갈려하자 로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뭐 어쨌든, 내일 초청 강연에서 질데로이가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루시엔이 궁금해하며 묻자, 안드레는 열정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난 그 사람의 패션 철학에 대해 물어볼 거야. 아, 그리고 헤어 스타일을 완벽하게 유지하는 방법이랑 치아를 하얗게 관리하는 방법이랑, 또......"

 

 

"그만해도 될 것 같아, 안드레. 그 정도면 단독 인터뷰 수준이겠어." 루시엔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난 책에 싸인해달라고 할 거야! 질데로이 록허트 책도 꼭 챙겨와야지! 그 사람은 정말 엄청난 모험가라고...!" 로완이 들뜬 얼굴로 말했다.

 

 

그들은 저녁 식사를 하면서 질데로이 록허트가 얼마나 대단한 모험가인지에 대한 로완의 장황한 설명을 들었고, 로완의 이야기를 듣고 난 루시엔은 그가 쓴 모험담에서 과연 진실은 얼만큼이나 들어있을지 궁금해했다.

 


 

다음 날, 아침에 대연회장에는 평소보다 많은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모두들 질데로이 록허트의 초청 강연을 들으러 온 학생들이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연회장 앞쪽에 놓인 교수 테이블에도 몇몇 교수들이 아침 식사를 할 겸, 초청 강연을 위해 모여 있었다.

 

 

학생들 중에는 질데로이 록허트의 팬클럽 멤버인 것처럼 흥분한 여학생들도 일부 있었고, 루시엔처럼 반신반의하는 학생들도, 탤벗이나 찰리처럼 무관심한 학생들도 있었다. 

 

 

학생들이 아침 식사를 마친 뒤로 예정된 시간이 되었지만, 질데로이 록허트는 나타나지 않았다.

 

 

"뭐지? 아직도 손에 났다던 경련이 덜 나은 건가?"

 

 

루시엔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하자, 래번클로 테이블에 앉아있던 안드레가 말했다.

 

 

"일부러 늦게 나타나는 것 같아. 원래 주인공은 늦게 나타나는 법이잖아."

 

 

그때, 갑자기 몇몇 아이들이 대연회장 입구쪽을 보며 얼굴이 환해졌고, 루시엔도 대연회장 입구 쪽을 돌아보았다.

 

 

질데로이 록허트가 등장하자, 대연회장 안은 순식간에 웅성거리는 소리로 가득찼고, 몇몇 여학생들은 "꺅!" 하고 흥분 가득한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록허트는 치아가 드러나도록 환하게 미소지어 보이더니 멋들어지게 한쪽으로 늘어뜨려 두르고 있던 고급스러운 크림색 망토를 학생들이 앉아 있는 곳으로 휙 던졌다.

 

 

그가 던진 망토는 공교롭게도 안드레의 머리에서부터 거꾸로 뒤덮였는데, 록허트는 래번클로 테이블을 향해 윙크를 한 번 날려주고는 멋진 걸음걸이로 단상 위로 올라갔다.

 

 

안드레의 근처에 앉아있던 루시엔은 황당한 얼굴로 록허트와 안드레를 번갈아 보았고, 그녀의 옆에 앉아있던 로완은 숨죽여 비명을 질렀다.

 

 

반면, 그녀의 근처에 앉아 있던 탤벗은 초청 강연에 별로 관심이 없이 시큰둥 했었지만, 록허트의 지나친 자신감이 약간 불쾌하게까지 느껴졌다.

 

 

록허트의 등장에 교직원들도 제각기 다른 반응을 보여주었는데, 맥고나걸 교수와 스네이프 교수는 못마땅한 표정이었고, 스프라우트 교수는 흥미로워했으며, 핀스 부인은 열광적인 표정으로 눈을 빛냈다.

 

 

마침내, 단상 위에 올라간 록허트는 마치 독백 연기를 하는 왕자 역할인 것처럼 말하기 시작했다.

 

 

"이 얼마나 특별한 순간이란 말이냐... 너희 한 명 한 명에게 말이다!"

 

 

록허트의 말을 들은 루시엔은 정말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자기 스스로 저런 말을 거리낌 없이 내뱉다니...!

 

 

"존경하는 호그와트 교수님들께 이 질데로이 록허트의 이름을 한 번쯤 들어 봤겠지만... 마법사이자 작가이며 살아 있는 전설로 승승장구하는 이 몸을, 이 자리에서 직접 영접하는 것은... 너희로선 감당하기 어려운 경험일 것이다. 하지만 지극히 당연한 감정이니, 걱정 마라."

 

 

이 말을 하며 록허트는 자애로운 미소를 다시 한번 멋들어지게 지어보였고, 루시엔은 록허트의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가짜로 토하는 시늉을 했다.

 

 

그녀가 가짜로 토하는 시늉을 하는 모습을 본 안드레가 킬킬거리며 그녀에게 물었다. "넌 저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질데로이 록허트는 좀 짜증 나, 안 그래? 저 엄청난 자뻑 멘트는 대체 뭐지?" 루시엔이 얼굴을 찌푸리며 투덜거렸다.

 

 

하지만, 로완은 그녀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

 

 

"난 멋지기만 한 걸? 저 정도 전설적인 인물이라면 저런 자기소개는 응당 당연한 걸지도 몰라.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그들이 이렇게 떠들자, 근처에 있던 핀스 부인이 주의를 주었다. "쉬잇!"

 

 

그리고는 다시 옅은 미소를 띤 얼굴로 록허트가 있는 단상을 바라보았다.

 

 

록허트는 다시 이렇게 말을 이었다.

 

 

"물론, 책 홍보 차 이 지역을 돌면서 첫 번째로 든 생각은... 산더미 같은 책에 사인하느라 손에 경련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결국 이번에도 실패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두 번째로 든 생각은... 호그와트의 젊은 차세대 마법사들을 만날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지... 내가 개발한 고차원적이고 복잡한 마법과 주문을 시연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시간상 놀라운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내 인생담과 모험담밖에 들려주지 못할 것 같구나... 얼마든지 플래시를 터트리며 사진을 찍어도 좋다... 너희들에게 오늘같은 영광스러운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이지! 하하하!"

 

 

루시엔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록허트의 초청 강연은 그녀에게 있어선 끔찍하게 길고도 지루한 시간이었다.

 

 

록허트의 이야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맥고나걸 교수의 표정은 딱딱해졌고, 스네이프 교수의 표정은 험악해져갔다.

 

 

하지만, 록허트는 지치지도 않고 쉴 새 없이 자신의 자랑을 떠들어댔고, 몇몇 사람들에게는 그 시간이 정말 흥미롭고 즐거웠던 시간이었던 것 같았다.

 

 

질문을 받는 시간이 되자 안드레는 손을 들고 록허트에게 큰 소리로 질문을 던졌다.

 

 

"흡혈귀들과 여행할 때 어떤 방법으로 옷을 주름 하나 없이 말끔하게 유지했나요?"

 

 

핀스 부인이 안드레에게 조용하게 말하라고 주의를 주었지만, 록허트는 다 이해한다는 듯이 두 팔을 활짝 벌리며 미소를 띤 얼굴로 말하기 시작했다.

 

 

"질문하고 싶은 게 정말 많겠지만, 그건 예전에 한 번 나온 질문 같구나. 어떻게 그렇게 완벽하죠?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될 수 있나요? 비범한 재능이 있어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이건 모두 한계를 모르는 미지의 탐험가가 매번 듣게 되는 질문이지. 그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내 모험담이 담긴 베스트셀러에 자세히 서술되어 있으니, 초조해할 것 없다. 그리고 발렌타인데이보다 더 신나는 소식을 하나 알려주마... 조만간 호그와트 학생 중 몇 명을 무작위로 추첨해서 질데로이 록허트의 책 사인회 티켓을 주기로 했단다. 당첨되는 학생에게는 부엉이가 자세한 안내문을 전달할 예정이야. 너희 중 행운의 당첨자들은 곧 플러리쉬와 블러트에서 다시 만나겠구나. 내 강연에 참석한 걸 기쁘게 여기렴! 그럼 잘 있거라. 호그와트의 학생들이여!"

 

 

록허트는 과장된 몸짓으로 여러 방향으로 인사를 해주고는 이곳저곳을 향해 환한 미소를 내뿜으며 강단에서 내려갔다. 

 

 

안드레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록허트의 망토를 다시 그에게 돌려주었는데, 록허트는 안드레에게 고맙다며 그에게 영광스럽게도 자신과 악수할 기회를 주겠다며 손을 내밀었다.

 

 

루시엔은 록허트의 손을 붙잡고 악수를 하고 있는 안드레의 근처에서 눈을 도르륵 굴리며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때 록허트가 루시엔을 보더니 치명적인 윙크를 날려주었다.

 

 

그건 정말로 '치명적'이었다.

 

 

루시엔의 바로 옆에 앉아서 록허트의 윙크를 목격한 로완은 숨을 헐떡거리며 심장께를 부여잡았고, 루시엔은 느끼해서 속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

 

 

록허트는 곧바로 몸을 돌려 대연회장을 나갔지만, 그 여파는 한동안 계속되었다.

 

 

록허트의 초청 강연이 끝나자 어느덧 점심 시간이 되어버렸고, 이곳에 참석해 있던 몇몇 교수들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학생들도 삼삼오오 모여서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식사 시간이 시작되자 탤벗은 음식을 챙겨가지고는 평소처럼 혼자있을 수 있는 비밀 장소로 향했다.

 

 

루시엔이 앉아있는 래번클로 테이블에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친구들이 모여 앉아서 수다를 떨기 시작했는데, 그날 점심 식사 시간의 화제는 당연하게도 록허트였다.

 

 

"아까 봤어? 난 아직도 속이 안 좋은 것 같아. 어휴! 느끼해! 아무리 대단하건 어쩌건 간에 난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인 것 같아."

 

 

루시엔은 진저리를 치며 앞에 놓인 빈 잔에 차가운 호박주스 한 잔을 따라서 벌컥벌컥 들이켰다.

 

 

"응, 나도 아까 보긴 했는데 좀 놀랍긴 하더라. 큭큭큭." 안드레가 옆에서 킬킬거리며 대답했다.

 

 

"왜! 난 멋있기만 하던데. 잘생긴 얼굴로 하면 그런건 다 용서가 되는 거라구."

 

 

로완이 황홀한 눈빛으로 이렇게 말하자, 찰리가 눈을 굴리며 농담했다. 

 

 

"빌 형한테도 말해줘야지! '섹시한 슈퍼스타'께서 윙크하면 뭘 하든 다 용서가 된다고. 큭큭큭."

 

 

"야! 너 정말?!"

 

 

로완이 발끈하자 그녀 주변에 앉아있던 친구들이 키득키득거렸다.

 

 

"그래도 롤헤어 덕분에 오늘 오전 수업은 안 하게 됐잖아! 난 그것만으로도 너무 좋더라." 바나비가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난 정말 살면서 그렇게 말을 쉴 새 없이 많이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 그 말을 미리 다 연습하고 오는 걸까?"

 

 

페니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하자, 바나비가 곰곰이 생각하며 대답했다.

 

 

"그렇다면 롤헤어는 머리가 정말 좋은가보다." 

 

 

"바나비, 롤헤어가 아니라 록허트야." 옆에서 로완이 정정해주었다.

 

 

"그래도 헤어 스타일을 보면 오기 전에 헤어롤을 열심히 말았던 것 같긴 해. 큭큭큭."

 

 

안드레가 옆에서 바나비의 편을 들어주며 킬킬거렸다.

 

 

"그치? 그렇다니깐! 헤어롤을 하고 온 롤헤어야!"

 

 

바나비가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안드레의 말에 맞장구를 치자, 루시엔과 로완, 페니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식사를 거의 다 마쳐가고 있을 때쯤, 대연회장 안으로 부엉이 몇 마리가 날아들었고, 편지를 전달해야하는 사람들 앞으로 내려앉았다.

 

 

루시엔의 테이블에도 부엉이 몇 마리가 내려앉았고, 안드레와 바나비, 페니, 그리고 루시엔의 앞으로 편지가 배달되었다.

 

 

"갑자기 웬 편지지?"

 

 

루시엔이 고개를 갸웃하며 혹시 엄마한테 온 편지인가 하고 봉투를 들어 겉면을 확인해보았다.

 

 

"이거... 색깔이 공교롭게도 누굴 떠오르게 하는데...?"

 

 

안드레가 눈을 가늘게 뜨며 크림골드 빛깔의 편지 봉투를 뜯기 시작했다.

 

 

루시엔도 편지 봉투를 뜯어서 멋들어진 글씨체로 쓰여진 편지 내용을 확인하고는 입을 헤 벌렸다.

 

 


루시엔 아리아 양에게.

 

축하한다! 행운의 주인공이여.

이 질데로이 록허트와 멋진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오늘 오후 2시까지 플러리쉬와 블러트로 오렴.

아, 물론 거절은 거절이란다.

 

추신: 이미 너희 담당 기숙사 사감 선생님들과도 협의가 된 사항이니

오후 수업의 출석인정을 받고 싶다면 내 사인을 받아가야 할 거다.

 

-올해 마녀 주간지의 가장 매력적인 미소상 수상자 질데로이 록허트.


 

루시엔은 편지를 다 읽고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와... 이건 정말... 선택의 여지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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