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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50: 거절

루시엔 아리아 2022. 2. 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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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해그리드는 껄껄 웃으며 과거를 회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넌 네 아빠와 똑 닮았단다, 루시엔. 물론 눈동자는 네 엄마를 닮았지만. 벨라 혼혈인 에시르는 엄청난 미모의 소유자인데다 후플푸프의 수색꾼이면서 동시에 퀴디치 주장이기도 했지. 역사적으로 호그와트에서 후플푸프가 퀴디치 우승컵을 거머쥐었던 횟수는 많지 않지만, 그중 적어도 한 번은 너희 아빠가 기록했을 거란다."


해그리드는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말을 이었다.


"그런데다가 성격도 후플푸프답게 신사적이고 상냥했었지. 아마도 그 당시 호그와트의 여학생들 중 에시르에게 반하지 않은 녀석들은 거의 없었을 거다. 그런데, 어디에나 예외는 있는 법이지. 그런 예외가 바로 너희 엄마 르웬이었단다."


루시엔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정말요? 지금 저희 부모님에게선 상상할 수도 없는 모습인데요?"


해그리드는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지금은 안 그럴지 몰라도, 그땐 그랬었어. 너희 엄마는 에시르같은 잘생기고 신사적인 퀴디치 스타도 돌멩이 보듯 하던 사람이었으니까."


"그런데, 어쩌다 에시르가 르웬에게 반하게 되었는지는 그가 입 밖으로 꺼낸 적이 없어서 나도 잘 모르겠단다. 하지만 에시르가 르웬에게 첫번째로 첫 데이트를 신청하던 그날은 호그와트에서 엄청난 화젯거리가 되었었지."


"왜요? 잠깐만요... 첫번째 첫 데이트 신청이요?" 루시엔이 되물었다.


"그렇단다. 에시르가 르웬에게 첫번째로 첫 데이트를 신청하던 날, 르웬이 바로 거절했거든. 퀴디치 경기가 끝나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자기와 데이트 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신청했는데, 르웬이 매몰차게 거절한 거야."


"세상에! 그렇게 공개적으로 데이트 신청을 하면 너무 부담스러우니까 엄마가 거절한게 아닐까요?"


루시엔이 놀라며 이렇게 추측했다.


"글쎄, 에시르도 그렇게 생각했던 모양이야. 두번째로 르웬에게 첫 데이트를 신청할 때는 조용한 빈 복도였다는데, 그때도 거절당했단다. 그래서 한동안 에시르는 풀죽은 모습을 하고 다녔고, 에시르가 르웬에게 또 거절당했다는 소문이 호그와트를 휩쓸었지."


"해그리드는 어떻게 다 알고 계신거에요?"


루시엔이 궁금한듯 묻자, 해그리드가 미소를 띤 얼굴로 대답해주었다.


"왜냐하면 에시르가 나와 친했거든. 그래서 종종 오두막에 들러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차도 마시고 갔단다. 꼭 지금의 너처럼 말이다."


"아...그랬군요. 어쩌면 그런 것 마저도 저는 아빠를 꼭 닮았나보네요."


루시엔이 아빠를 떠올리며 헤헤 웃으며 말하자, 해그리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어쨌든 너희 아빠는 끈질기게 르웬에게 구애했고, 결국 귀찮았던 르웬이 딱 한 번이라는 조건으로 승낙했다지. 하지만, 에시르는 그 한번의 기회를 아주 잘 사용해서 어필한 모양이야. 르웬도 그때 에시르가 귀찮게 하는 예쁜 똥파리 같은 존재가 아닌 그럭저럭 말이 잘 통하는 사람으로 인정했다고 하더라."


"그렇게 한번 데이트를 한 후, 에시르와 르웬은 점점 가까워졌고 결국 르웬도 에시르의 마음을 받아주게 되었지. 두 사람은 호그와트에서 유명한 커플이었단다. 호그와트를 졸업하고 오래 지나지 않아 너희 부모님은 결혼했고, 네 오빠가 태어났지."


"그런데 너희 남매는 어쩜 그렇게 에시르를 빼닮았는지, 누가봐도 아리아 집안 사람인 걸 알아보겠더구나. 네 오빠가 호그와트에 입학했을 땐 에시르가 다시 호그와트에 입학하는 날을 보는 것 같아서 나도 깜짝 놀랄 정도였지."


해그리드는 과거를 회상하며 다시한번 껄껄 웃었고, 루시엔은 해그리드가 들려주는 엄마 아빠의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킬킬거리며 흥미롭게 들었다.


하지만, 즐거운 일을 할 때는 언제나 빠르게 시간이 흘러가는 법이다.


어느덧 오후 수업에 들어가야 할 때가 된 루시엔은 아쉬워하며 빈 찻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아... 너무 재미있었는데, 나중에 또 들으러 와도 돼요?"


루시엔이 이렇게 묻자, 해그리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러렴. 나도 너와 담소를 나누는 일이 즐겁거든! 조심해서 가려무나."


"고마워요, 해그리드! 그러면 나중에 토르부스에게 찾아갈 때, 다시 연락 드릴게요!"


루시엔은 해그리드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는 서둘러 책가방을 메고 오후 수업을 들으러 달려갔다.



오후 수업을 마치고 루시엔은 로완과 다른 래번클로 친구들과 함께 대연회장의 래번클로 테이블에 앉아서 맥고나걸 교수님의 공지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무슨 공지를 하시는 걸까?"


루시엔이 곰곰이 생각하며 왼쪽에 앉아 있는 로완에게 묻자, 로완도 곰곰이 생각하며 대답했다.


"글쎄... 시험 같은 걸 공지하시는 걸까?"


로완의 말에 맞은 편에 앉아 있던 튤립이 얼굴을 구겼다.


"으윽! 제발 시험만 아니면 좋겠다."


"어쩌면 생활 규정에 관한 공지일지도 모르지."


루시엔의 오른쪽에 앉아 있던 탤벗이 담담한 목소리로 추측했다.


"복장 규정에 관한 거라면 자세히 알고 싶다."


탤벗의 맞은 편에 앉아있던 안드레가 눈을 빛내며 흥미를 보였다.


그때, 맥고나걸 교수가 단상에 올라가 학생들의 주의를 집중시켰다.


"다들 주목해 주겠니?"


맥고나걸 교수가 말하기 시작하자, 학생들은 모두 입을 다물고 단상을 바라보았다.


"마침 발렌타인데이가 다가왔으니, 호그와트의 공동 생활 규칙을 되짚고 가자꾸나."


"규칙? 발렌타인데이에?"


튤립이 말도 안 된다는 듯한 표정으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예를 들어, 학생이 호그와트의 자기 주소로 발렌타인 카드 800장을 보내서 부엉이 똥이 음식에 너무 많이 떨어져 아침 식사가 중단될 경우... 그 학생은 방과 후에 혼자 남겨두는 벌을 받게 될 거다. 그것도 무기한으로."


맥고나걸 교수가 엄격한 목소리로 진지하게 말했고, 튤립의 옆에 앉아 있던 바디아가 고개를 갸웃하며 조용히 말했다.


"자기 자신한테 800장의 발렌타인 카드를 보낸다니... 그런 일이 정말로 호그와트에서 있었던 걸까?"


"맥고나걸 교수님이 저렇게 진지하게 말씀하시는 걸 보면 아마 그랬던 것 같아."


루시엔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조용히 대답했다.


맥고나걸 교수는 다시 엄격한 목소리로 이어서 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발렌타인데이를 올바르게 기념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이번 주 동안 몇몇 수업에서 발렌타인데이를 주제로 한 강좌가 있을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마법을 책임감 있게 사용해야 한다. 특히 애정 문제가 걸려 있을 때는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공지하자면, 호그와트의 졸업생이자 문학계의 떠오르는 스타... 질데로이 록허트가 책 홍보를 위해 호그와트에 잠시 방문할 예정이다."


이 말을 하자, 학생들 사이에 잠시 수군거림이 일었고, 맥고나걸 교수는 잠시 얼굴을 찌푸렸던 것도 같았지만, 곧 다시 평소대로 엄격한 얼굴로 돌아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발렌타인데이 특강 수업이 끝나면, 록허트 씨가 자기 경력을 주제로 초청 강연을 열 거다. 마침, 그는 발렌타인데이를 꽤 좋아한단다. 이상이다. 모두 건전하고 즐거운 발렌타인데이 보내렴."


공지가 끝나고 맥고나걸 교수가 단상에서 내려왔다.


곧바로 저녁 연회가 시작되자, 아이들은 식사를 하면서 공지 내용에 대해 흥분한 얼굴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 루시엔 옆에 앉아 있던 탤벗이 그녀에게 조용히 물었다.


"루시엔, 넌 발렌타인데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그녀는 환한 얼굴로 대답했다. "난 발렌타인데이가 좋아! 발렌타인데이를 주제로 한 강좌에서 뭘 배울지 기대돼."


"흐음..." 그는 고개를 작게 끄덕이더니, 이렇게 말했다.


"아까 맥고나걸 교수님이 말씀하신 부엉이 똥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아. 그게 만약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면, 분명히 사상 최악의 발렌타인데이였을 거야."


그의 말을 들은 튤립이 킬킬거리며 말했다.


"만약 발렌타인 카드 799장을 나한테 보내면 맥고나걸 교수님은 벌을 내리실까?"


"설마 교수님의 인내심을 직접 시험해보려는 건 아니겠지, 튤립?"


로완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묻자, 안드레가 손을 내저었다.


"그것보다도 질데로이 록허트... 드디어 멋을 아는 마법사가 나타났어! 너희는 그 사람 강연 들으러 갈 거니?"


"글쎄... 질데로이 록허트라... 플러리쉬와 블러트에 있는 책 표지에서 한 번쯤 얼굴을 봤던 것 같기도 한데..."


루시엔이 곰곰이 기억을 떠올리며 말했다.


"난 질데로이 록허트가 쓴 책을 다 읽었어. 그 사람은 대단한 모험가야! 그런 대단한 사람이 강연을 하는데 당연히 가야지. 너도 같이 가자, 루시!"


"그래, 한번쯤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로완이 옆에서 눈을 반짝이며 말하자, 루시엔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아이들은 발렌타인데이와 관련한 수다로 이야기 꽃을 피웠고, 반면 탤벗은 조용히 식사를 하며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다음 날 오전, 루시엔은 평소처럼 로완과 함께 후플푸프 학생들과 함께 듣는 약초학 수업을 들으러 갔다.


학생들이 모이자, 스프라우트 교수는 들뜬 얼굴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발렌타인데이 특별 강좌의 일환으로 약초학 주문을 가르쳐 줄 거다. 몇몇 학생들은 천체 무도회 장식팀을 하면서 이미 배웠을 수도 있지만, 알다시피 오늘 강좌는 발렌타인데이의 책임감 있는 마법 사용에 중점을 둘 겁니다."


그러더니 환한 얼굴로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여러 시대에 걸쳐 꽃을 주고 받는 것은, 그것이 마법을 사용한 것이든 아니든 낭만적으로 여겨졌단다."


그때, 디에고가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겨우살이도 꽃으로 볼 수 있을까요, 스프라우트 교수님?"


그러자 페니가 눈을 빛내며 친구들에게 물었다.


"겨우살이? 설마 약초학 수업에서 입맞춤이 이뤄질까?!"


로완은 키득거리며 대답했다. "글쎄... 잘 모르겠지만, 그러면 진짜 재밌겠다!"


루시엔은 고개를 끄덕이며 함께 키득거리다가 몰래 탤벗을 힐끔 쳐다보았는데, 하필 그와 눈이 마주쳐버렸다.


그녀는 얼굴을 연분홍빛으로 물들이며 얼른 고개를 돌려 스프라우트 교수님을 바라보았다.


통스도 킬킬거리며 "베네무스 텐타큘라를 피할 수만 있다면 온실도 낭만적일 것 같아." 라고 말하자, 스프라우트 교수님이 즐거운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이런, 너희 모두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발렌타인데이에 푹 빠져 있구나. 카플란 군의 질문에 대답하자면, 겨우살이는 독성이 있는 기생식물이란다. 그 열매는 마법약 제조에 쓰이지. 겨우살이 아래서 입맞춤하는 크리스마스 전통이 있지만, 이 수업에서 입맞춤이 이뤄지는 일은 없을 거다."


루시엔은 지난 크리스마스의 일을 떠올리며 스프라우트 교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스프라우트 교수는 다시 밝은 얼굴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장미야말로 발렌타인데이와 연관이 깊은 꽃인데, 특히 머글 사회에서 그렇단다. 그런고로 이번 발렌타인데이 강좌에선 장미를 가꿔 볼 거다."


"하지만 장미가 안 보이는데요, 교수님."


통스가 고개를 갸웃하며 질문하자, 스프라우트 교수가 대답해주었다.


"물론 우리가 직접 장미를 길러야 한단다, 통스 양. 허비비쿠스 주문을 가르쳐 줄 테니, 모두 집중하렴."


스프라우트 교수는 학생들에게 허비비쿠스 주문을 강의하기 시작했고, 시범을 보여주었다.


루시엔은 천체 무도회의 장식팀이었던 덕분에 허비비쿠스 주문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빈 화분에서 싱그럽고 탐스러운 장미를 키워내는 일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었다.


강의가 끝나고 실전 연습을 해볼 차례가 되자, 학생들 모두 빈 화분을 하나씩 앞에 놓고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허비비쿠스!" 그녀가 주문을 외우자 빈 화분에서 탐스럽고 아름다운 빨간 장미가 자라났다.


학생들이 곧잘 해내자, 스프라우트 교수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모두 잘했다! 장미는 사랑스러운 발렌타인데이 선물이지. 이게 바로 연인을 위해 마법으로 책임감 있게 꽃을 기르는 방법이란다."


페니는 기쁜 얼굴로 말했다. "장미와 사랑이라니! 내가 들은 약초학 수업 중 최고야!"


한편 통스는 우울한 얼굴로 "난 벌써 장미 가시에 찔렸어." 라고 투덜거렸다.


스프라우트 교수는 학생들에게 "다음 수업에 가기 전에 잠시 멈춰서 장미 향기를 맡는 걸 잊지 말도록 해라. 향긋한 장미 향기를 맡으면 기분 전환도 되거든." 이라고 말해주었다.


디에고는 자신이 길러낸 빨간 장미를 전지 가위로 자르더니, 루시엔에게 내밀며 극적인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아아! 이 아름다운 붉은 장미도 그대의 앞에선 아름다움이 빛을 잃는구나. 그래도 받아주오, 사랑스러운 그대여!"


"뭐라고?" "뭐?!" "헐..."


루시엔과 로완, 통스 모두 어처구니 없는 놀란 얼굴로 킬킬거리며 디에고를 바라보았다.


반면, 근처에 있던 탤벗은 이 광경을 바라보며 무의식적으로 불쾌함에 주먹을 꽉 쥐었고, 그의 손에 들려있던 예쁘게 잘라 다듬은 아름다운 장미 한 송이의 줄기가 형편없이 구겨져버렸다.


루시엔은 디에고의 극적인 말투에서 그가 농담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농담도 참! 예쁜 장미꽃이네, 고마워 디에고."


그녀가 킬킬거리며 디에고에게서 장미를 받아들며 이렇게 말하자, 그는 환한 얼굴로 미소지으며 장미를 들고 있지 않은 그녀의 다른쪽 손등을 가져와 그녀의 손등 위에 입술 도장을 찍었다.


루시엔은 깜짝 놀라 디에고를 바라보았고, 디에고는 진한 미소를 띤 느끼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별말씀을. 혹시 마음에 든다면 이번주 발렌타인데이에 나랑 같이 호그스미드에 갈래?"


그의 질문은 루시엔을 비롯한 근처의 학생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허걱!" "헐!"


탤벗 역시 처음엔 깜짝 놀랐지만, 곧바로 그 놀란 감정은 디에고를 향한 질투심과 분노로 바뀌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딱딱하게 굳어서서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제일 중요한 건 그녀의 선택이니까.


루시엔은 잠시 주변을 힐끔 둘러보았는데, 놀란 얼굴의 친구들과 킬킬거리는 안드레, 차갑게 굳어있는 탤벗이 보였다.


그녀는 난처한 기분을 느끼며 디에고에게 에둘러 거절의 말을 꺼냈다.


"미안해, 디에고. 그날은 음... 발렌타인데이니까... 맞다! 선약이 있거든! 시간이 안 될 것 같아. 그치, 로완?"


루시엔이 로완에게 눈치를 주며 이렇게 묻자, 로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맞아. 그날 다른 데이트 약속이 있거든."


"뭐?!"


루시엔이 깜짝 놀라며 눈을 동그랗게 뜨자, 로완이 고개를 저으며 그녀에게만 들리게 속삭였다.


"너 말고 나."


디에고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안타까운 얼굴로 그녀의 손을 놓으며 말했다.


"이런, 벌써 다른 녀석이 선수를 쳤다니... 아쉽지만, 다음에 꼭 나랑도 데이트 해줘, 루시엔."


루시엔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생각은 해볼게, 디에고... 하하하."


그녀는 온실을 나가는 디에고의 뒷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생각했다.


'미안하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아, 디에고.'


한편, 탤벗은 충격에 빠져 있었다.


자신과는 데이트 약속을 한 적이 없는데, 그녀에게 벌써 선약이 있다니?


'혹시 바나비인가..?'


그는 그녀에게 키스를 하던 바나비의 모습을 떠올리며 굳은 얼굴로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는 성큼성큼 온실을 걸어 나갔다.


그가 떠난 자리에는 그가 루시엔에게 건네려다가 실수로 구겨버리게 된 빨간 장미 한 송이가 떨어져 있었다.


반면, 통스는 루시엔을 팔꿈치로 쿡 찌르면서 키득거리며 말했다.


"루시, 너 거짓말이 형편 없던데? 네 말에 속는 디에고도 웃기다."


루시엔은 얼굴을 찌푸리며 그녀에게 대꾸했다.


"놀리지 마, 통스. 난 정말 이럴 때마다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곤란하다고. 친구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잘 거절하는 방법은 없나?"


페니가 옆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이미 넌 상대방의 마음을 충분히 배려하고 있어, 루시엔. 때로는 아예 여지를 남겨두지 않고 딱 잘라 거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그러자 루시엔은 한숨을 내쉬며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그치만... 만약 입장을 바꿔놓고 내가 그렇게 냉정하게 거절당한다고 생각하면, 난... 조금이라도 덜 아프게 거절당하고 싶을 것 같아서..."


로완은 그녀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위로해주며 조언했다.


"인기인의 숙명이란 고달프구나. 네게 구애하는 남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건 좋은데, 그렇다고 기약없는 헛된 희망까지 심어줄 필요는 없어. 네 마음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해."


루시엔은 친구들의 조언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노력은 해볼게. 고마워, 얘들아."


그리고 네 사람은 각자의 짐을 챙기곤 점심 식사를 하러 대연회장으로 향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루시엔의 그날 오후 수업은 슬리데린 학생들과 함께 듣는 마법약 수업이었다.


그녀는 로완과 함께 책가방을 메고 지하감옥으로 향했다.


마법약 교실 안에 들어서니, 교실 안에는 성인 한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법한 커다란 솥이 교실 한 가운데에서 보글보글 끓으며 분홍색 증기를 피워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스네이프 교수가 서서 삐딱한 얼굴로 교실 안으로 들어오는 학생들에게 경고했다.


"큰 냄비에 가까이 가지 마라."


루시엔이 로완과 함께 교실 안에 들어서자, 먼저 와 있던 바나비가 그녀에게 밝은 얼굴로 인사하며 말을 걸어왔다.


"안녕, 루시엔! 안녕, 로완! 웬 장미꽃이야? 설마 너도 나 주려고 가져온거야?"


루시엔은 아까 디에고가 주었던 장미를 힐끔 보고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안녕, 바나비. 아... 이거, 아까 약초학 시간에 친구한테 선물받은거야."


로완도 미소를 띤 얼굴로 인사하며 물었다.


"안녕, 바나비. 너도 발렌타인 선물 많이 받았나보네?"


그러자 바나비는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응! 하지만, 발렌타인데이가 아니라도 평소에도 많이 받긴 해."


루시엔은 놀랍다는 듯한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


"너는 그런 선물들... 거절은 안 해?"


그녀의 물음에 바나비는 해맑은 얼굴로 고개를 갸웃하며 대답했다.


"거절..? 난 그냥 다 받아주는데? 내가 거절하면 선물을 주는 사람들이 슬퍼하거든. 그리고 나도 선물을 받으면 기뻐. 그러니까 그냥 다 받아주는 거야!"


루시엔과 로완은 서로를 마주보고는 놀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바나비..." "남다르다, 진짜..."


바나비는 스네이프 교수가 지키고 서 있는 큰 냄비를 눈짓하며 물었다.


"그런데, 스네이프 교수님의 저 큰 냄비 안에는 뭐가 들어 있을까? 증기 모양이 왠지... 하트 같은데? 지금 내 눈이 잘못 된 건가?"


루시엔이 무어라 막 대답하려고 할 때, 스네이프 교수가 입을 열고 수업을 시작했다.


"정숙. 오늘은 인위적인 사랑의 열병을 일으키는 사랑의 묘약에 대해 가르쳐 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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