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안뜰에서 한참 동안 나란히 앉아 두 손을 꼭 붙잡고 별을 보던 두 사람은 아직 쌀쌀한 2월 초의 밤 공기에 루시엔이 재채기를 하기 시작하자 자리에서 일어나게 되었다.
탤벗은 서둘러 자신이 입고 있던 재킷을 벗어서 그녀의 몸에 걸치고 꼭 여며주었고, 그녀의 손을 꼭 맞잡은 채로 함께 래번클로 기숙사로 돌아왔다.
두 사람은 기숙사까지 오는 동안 아무런 말을 하진 않았지만, 이번엔 어색한 침묵이 아닌, 두근거림과 설레는 긴장감이 감도는 침묵이었다.
"재킷 고마웠어... 자, 여기. 잘 자, 탤벗."
래번클로 휴게실에서 여자 기숙사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 서서, 그녀가 재킷을 벗어서 그에게 돌려주며 작별 인사를 했다.
그는 아쉬운 듯이 그녀의 손을 놓아주며 그녀에게서 재킷을 받아들었다.
"별말씀을. 잘 자, 루시엔. 좋은 꿈 꿔."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머뭇거리며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더니, 그녀의 동그란 이마에 살짝 키스를 남겨주었다.
화르륵 불타오르는 것처럼 얼굴이 빨개지는 그녀를 보며, 탤벗은 작게 웃으며 그녀에게 다시 작별 인사를 건넸다.
"내일 봐, 루시엔."
"으응... 내일 봐, 탤벗."
그녀는 작별 인사를 남기고는 도망치듯 여자 기숙사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갔다.
문을 닫고 방 안에 들어온 루시엔은 서둘러 방 안 전체에 방음 마법을 걸었다.
그리고 침대로 곧장 몸을 날리고는 베개를 끌어안고 뒹굴뒹굴 구르며 기쁨의 함성을 꽥 질렀다.
아마 그날 밤 패트로누스 마법을 쓴다면, 지금까지의 그녀 인생에서 최고로 강력한 패트로누스를 불러낼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다음 날, 호그와트에는 루시엔과 탤벗의 첫 데이트 소문이 쫙 퍼졌다.
아무리 소문이 빠르게 퍼지는 호그와트일지라도 유달리 루시엔과 관련한 소문은 더욱 날개돋친 듯 빠르게 퍼졌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그녀가 호그와트의 그 유명한 저주 해결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침 식사를 하러 대연회장에 내려오며 루시엔은 어제 데이트가 어땠냐며 눈을 빛내는 로완에게 어떠했는지 미주알 고주알 설명을 해주었다.
로완은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처음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다가, 나중엔 흥분해서 꺅 하고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어머어머! 로맨틱하다, 얘!"
루시엔과 로완은 루시엔에게 쏠리는 수군거림과 힐끔거리는 눈초리를 견디며 래번클로 테이블로 가서 앉았다.
"유명인이 되는건 정말 피곤한 일일 것 같아, 루시."
로완이 그녀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걱정했다.
"괜찮아, 로완. 사실 어찌되었든 첫 데이트가 잘 마무리되고 나니까, 난 이젠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수군거려도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거든."
그녀는 밝은 얼굴로 킬킬거리며 아침 식사를 주문하고는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그때, 페니가 다가오며 그들에게 인사를 건네고는 그들의 테이블에 합석했다.
"루시! 어제 데이트는 잘 했어? 소문에 의하면 굉장히 어색했다던데... 괜찮니?"
루시엔은 환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페니에게도 로완에게 들려주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다행이다! 어제 탤벗이 나한테 데이트 조언을 구하러 왔었거든. 혹시나 얘가 서툴러서 데이트를 망쳐버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이젠 걱정할 필요가 없겠네!"
페니도 밝은 얼굴로 킬킬거리며 그들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두 번째 데이트는 언제 할거야?"
로완이 옆에서 키득거리며 물었다.
"음... 어제 첫 데이트를 했는데, 벌써 두 번째 데이트를 계획해야 하는 거야?"
루시엔이 곰곰이 생각하며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
"글쎄... 데이트를 하는데 있어서 규칙 같은 건 없지만, 네가 하고 싶을 때 하면 되겠지. 넌 언제 하고 싶은데?"
로완이 곰곰이 생각하면서 물었고, 루시엔은 잠시 생각해보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첫 데이트를 해보니까 설레고 좋긴 했는데, 이런걸 너무 자주 하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매번 이렇게 계획하고 신경써서 준비를 할 순 없으니까... 시험이랑 과제도 있고, 퀴디치 연습도 있고, 저주받은 금고도 찾아야 하고... 휴..."
그러자 페니가 옆에서 조언해주었다.
"어제처럼 반드시 격식을 갖추고 하는 것만이 데이트가 아니야, 루시. 어떤 옷을 입고 어디를 가던지, 네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도 넓은 의미의 데이트에 포함될걸."
페니의 조언을 들은 루시엔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구나... 그런 넓은 의미의 데이트라면 언제든지 해도 괜찮겠다."
그녀가 이렇게 대답하자, 로완은 옆에서 그녀를 팔꿈치로 쿡 찌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래도 너무 윙거한테 빠져서 우릴 소홀히 하진 말아줘."
루시엔은 얼굴을 화르륵 붉히며 말했다.
"얘도 참! 탤벗한테 빠져서 너희를 소홀히 하다니! 그럴 일은 없을 거야. 너흰 내 베프니까!"
"글쎄... 그건 두고 보면 알겠지. 큭큭."
로완과 페니가 짓궂게 키득거리며 따뜻한 브렉퍼스트 티를 홀짝였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루시엔은 로완과 함께 오전 변신술 수업을 들으러 변신술 교실로 향했다.
늘 앉던 자리에 가서 앉으니, 뒷자리에 벌써 와서 앉아있던 안드레가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 저주 해결사! 어젠 어땠어? 큭큭큭. 이 녀석은 나한테 한 마디도 안 해주더라고."
안드레가 옆에 조용히 앉아있는 탤벗을 팔꿈치로 쿡 찌르며 말했다.
"안녕, 안드레. 어제 네가 만들어준 의상은 최고였어! 정말 고마워."
그리고나서 루시엔이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 하는 낯으로 "안녕, 탤벗." 이라고 인사하자,
안드레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들을 바라보면서 숨죽여 킬킬거렸다.
"안녕, 루시엔."
탤벗도 부끄러운 듯이 뒷통수를 긁적이며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며칠 전 까지만 해도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인사하는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 어제 이후로는 갑자기 그녀의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기가 어렵게만 느껴졌다.
그것은 루시엔에게도 마찬가지였는데, 아까 아침 식사를 하면서는 언제든지 그와 함께 데이트를 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지만, 지금 직접 그를 마주보고 있으니 갑자기 너무 떨려서 어제의 어색했던 첫 데이트의 순간으로 돌아가버린 것 같았다.
그때 다행인지 불행인지, 맥고나걸 교수가 교실 안에 들어와 학생들을 조용히 시켰고, 지난 수업 시간에 내주었던 과제물을 걷어간 후, 곧바로 수업을 시작했다.
변신술 수업이 끝나고, 맥고나걸 교수는 학생들에게 또 과제를 내주었다.
"오늘 연습한 풍뎅이를 단추로 바꾸는 마법을 완벽하게 해서 결과물을 제출하거라. 이번에도 정교하고 완전한 단추의 형태를 만들어 낼수록 추가 점수를 주겠다. 그리고 저녁 연회시간에 공지할 게 있으니 모두들 빠짐없이 참석하길 바란다."
맥고나걸 교수는 이렇게 말하며 몇몇 학생들을 주의깊게 바라보았고, 수업을 마치고는 교실 밖으로 나갔다.
학생들은 한숨을 내쉬며 책상 앞에 놓인 풍뎅이를 집어들고는 그들도 책가방을 둘러 메고 점심 식사를 하러 교실 밖으로 나갔다.
루시엔도 나가려고 책가방을 싸고 있을 때, 탤벗이 머뭇거리며 그녀에게 말을 걸어왔다.
"저기... 루시엔, 있잖아..."
탤벗이 루시엔에게 말을 걸어오는 모습을 본 로완은 무언가를 눈치채고 서둘러 루시엔에게 "아, 루시! 나 먼저 식사하러 가 있을게! 천천히 와!" 라고 말하고는 대연회장으로 갔다.
"알았어, 로완! 응? 뭔데..?"
그녀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묻자, 그가 얼굴을 붉히면서 말을 더듬거렸다.
"있잖아, 혹시... 이번 주..."
하지만, 그의 말은 난데없이 끼어든 불청객에 의해 끊기고 말았다.
"잠깐 나 좀 보자꾸나, 아리아 양. 단 둘이."
레이크픽이 탤벗에게 방해가 된다는 듯 힐끔 쳐다보며 루시엔에게 말을 걸어왔던 것이다.
"지금요?"
루시엔은 깜짝 놀란 얼굴로 레이크픽에게 물었고, 레이크픽은 특유의 거만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렇단다, 아리아 양. 걱정은 말렴. 해칠 생각은 없으니까."
루시엔은 탤벗에게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미안해, 탤벗. 우린 나중에 얘기해야겠다."
탤벗은 레이크픽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한번 힐끔 쳐다보더니 루시엔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어. 그러면, 나중에 보자." 라고 대답하고는 교실에서 나갔다.
그가 교실을 나가자, 이젠 변신술 교실 안에 루시엔과 레이크픽 둘만 남게 되었다.
"무슨 일이세요, 부인?"
"아리아 양, 네게 개인 교습을 해 주겠다고 했었지. 때가 됐다."
레이크픽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애크로맨투라를 쓰러뜨리고 저주받은 금고를 열어서 오래전 잃어버린 오빠를 찾는 걸 도와주고 싶구나."
루시엔은 그녀의 입에서 나온 애크로맨투라 얘기에 내심 깜짝 놀랐다.
"애크로맨투라 얘긴 어떻게 아셨죠?"
"이제 내가 호그와트에서 일어나는 일에 빠삭하다는 걸 알 때도 되지 않았니?"
레이크픽이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상냥한 목소리로 말하자, 루시엔도 알만 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맞받아쳤다.
"안뜰에서 제가 누군가에게 공격당했던 일 같은 거요?"
"네가 공격당했던 일은 물론이고 네가 금지된 숲에 갔었던 것도 알고 있단다. 그리고 그 공격 사건에 대해선 내 나름대로 범인을 찾고 있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조심하라고 말해 줘야겠구나."
레이크픽은 진지한 얼굴로 이렇게 조언했다.
루시엔은 레이크픽의 이런 태도가 별로 탐탁지 않았지만, 일단은 대체 무슨 도움을 주겠다는건지 들어보자 생각했다.
"어떻게 도와주시게요?"
"아주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아주 구체적인 주문을 가르쳐 주겠어. 아라니아 엑서메이라는 주문이지. 거미를 쫓을 때 쓰는 주문이란다."
거미를 쫓아버리는 주문이라니?
루시엔은 케틀번 교수와 상반된 조언을 해주는 레이크픽에게 이전에 케틀번 교수님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를 꺼내보았다.
"케틀번 교수님은 애크로맨투라와 싸우지 말라고 하셨는데요. 말이 통할 거라고 하셨어요."
그러자 레이크픽은 알만하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케틀번 교수님은 신비한 동물과 환상 속의 짐승들을 누구보다 사랑하지 않니. 심지어 자기 몸보다도 말이야."
그러더니 곧 웃음기를 지우고 정색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경고했다.
"목숨과 팔다리가 아깝다면 제대로 배우는 게 좋을 거다."
루시엔은 레이크픽의 말이 타당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레이크픽의 도움을 받아들이기로 했고, 점심 시간 동안 변신술 교실에서 아라니아 엑서메이 주문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녀가 주문을 익히고 나서, 레이크픽은 허공에서 커다란 타란툴라 거미를 한 마리 소환해냈다.
"이제 거미 퇴치 주문을 써 보거라, 아리아 양."
루시엔은 배운대로 거미를 향해 주문을 사용해 보았다. "아라니아 엑서메이!"
그녀의 주문을 맞은 거미는 뒤로 멀리 튕겨져 나가버렸고, 레이크픽은 거만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칭찬을 건넸다.
"잘했다, 아리아 양. 금지된 숲으로 가는 모험이 잘 풀리길 바란다."
루시엔은 자신을 도와주는 레이크픽이 왠지 의심스러웠지만, 그런 속내는 숨기고 예의바르게 인사를 하고는 교실을 나왔다.
변신술 교실을 나와 복도를 걸어가며 루시엔은 곰곰이 생각했다.
'그동안 한 결투 연습에다 거미 퇴치 주문까지 익혔으니 이제 애크로맨투라를 상대할 준비는 마친 것 같아. 그렇다면 이제 남은건...'
그녀는 이제 해그리드를 만나서 금지된 숲에 함께 가 달라고 부탁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대연회장이 아닌, 해그리드의 오두막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밖에서 보니 다행히도 해그리드의 오두막의 굴뚝에선 집 안에 사람이 있음을 알려주듯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똑똑똑.
"해그리드! 루시엔이에요. 안에 계세요?"
그녀가 현관문을 두드리며 묻자, 안에서 허둥대는 소리가 들리더니 해그리드가 문을 아주 조금만 열고 눈만 빼꼼 내밀며 말했다.
"미안하다, 루시엔! 지금은 오두막 안에 널 들일 수가 없구나. 음... 나중에 다시 오는게 어떻겠니?"
이렇게 묻는 해그리드의 얼굴은 엉망진창으로 더러워보였다.
게다가 문 밖으로 풍겨오는 악취까지 더해지자 루시엔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해그리드! 대체 무슨 일이에요?"
"그게... 말이지... 휴..."
해그리드는 크게 한숨을 내쉬더니 문을 열어 그녀가 오두막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해주었다.
오두막 안으로 들어서며 루시엔은 한번 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오두막 안은 온통 번디문 천지였던 것이다!
"네게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진 않았다, 루시엔. 모두 내 잘못이야..."
해그리드가 한숨을 내쉬며 오두막 문을 열어 환기를 시켰다.
"대체 어쩌다가 이렇게 번디문이 많아지게 된 거에요?"
그녀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번디문은 흙을 먹고 사는 조그맣고 흥미로운 마법 동물이지. 물론 때로는 집을 통째로 먹어 치우기도 하지만... 이 녀석들이 악취를 퍼뜨리기 시작하니까 질식할 지경이라 너무 창피해서 사람을 집에 들일 수가 없었단다..."
"그래도 집 안에 이렇게 번식하게 되기 전에 번디문을 퇴치하지 않나요?"
루시엔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묻자, 해그리드는 잠시 눈치를 보며 침묵하더니, 이내 이렇게 말했다.
"사실은 번디문 몇 마리를 반려동물로 삼았단다. 조그만 눈이 귀여워서 말이야... 그런데 이렇게 집을 뒤덮게 될 줄은 몰랐지 뭐니. 게다가 팽이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도 번디문 녀석들 밑에 어딘가에 묻혀 있는 것 같다."
루시엔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이렇게 말했다.
"제가 팽의 장난감을 찾아드릴게요, 해그리드."
그러자 해그리드는 껄껄 웃으며 안도한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
"네가 없었으면 정말 어째야 할지 모르겠다, 루시엔. 번디문을 건드리지 않게만 조심하렴."
"냄새가 나서요?"
그녀가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해그리드가 심각한 얼굴로 말해주었다.
"산성액체를 뿜거든. 사실 이젠 번디문을 반려동물로 삼는건 포기해야 할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단다. 팽도 악취랑 산성 액체때문에 힘들어하고 있거든..."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팽이 번디문이 점령하지 않은 조그마한 섬같은 구역의 바닥에서 낑낑거렸다.
"걱정 마세요, 해그리드. 제게 맡겨만 주세요."
루시엔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더니 소매를 걷어 붙였다.
그녀는 마법 수업 시간에 배웠던대로 스코지파이 주문을 이곳저곳에 쓰며 오두막을 뒤덮고 있던 번디문을 깨끗하게 퇴치하기 시작했다.
해그리드는 루시엔이 마법으로 번디문 퇴치를 하는 것을 보며 말했다.
"훌륭한 솜씨구나, 루시엔!"
그녀는 오두막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마법을 쓰며 번디문을 퇴치한 뒤, 이제 완전히 깨끗해지자 요술 지팡이를 다시 망토 주머니 속에 넣었다.
"에이 과찬이세요, 해그리드. 그리고 여기, 팽의 장난감을 찾았어요!"
루시엔이 곳곳을 돌아다니며 번디문을 퇴치하다가 찾아낸 팽의 장난감을 건네주었다.
"정말 고맙구나, 루시엔. 이제 팽도 즐겁게 놀 수 있겠어."
해그리드가 기뻐하며 팽의 장난감을 받아들고는 팽을 쓰다듬어 주었다.
해그리드는 그녀에게 잠시 양해를 구한 후, 밖에 나가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하고 왔다.
"사실... 토르부스랑 얘기해봤어요, 해그리드..."
루시엔이 머뭇거리며 해그리드에게 금지된 숲에 갔던 이야기를 꺼내자, 그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숲에는 무슨 일로 갔니? 최근 몽유병 저주가 뜸하긴 하지만, 그래도 숲은 위험한 곳이야."
"그래서 갔어요. 저주받은 금고를 찾으러요. 토르부스가 절 금고로 데려가 주겠다고 했는데, 해그리드가 꼭 가야 한대요..."
그녀가 진지한 얼굴로 그에게 말하자, 그는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그건 너무 위험해, 루시엔..."
하지만 루시엔은 간절함을 담아 그에게 부탁했다.
"부탁이에요, 해그리드. 몽유병 저주를 풀고 우리 오빠를 찾으려면 이 방법밖에 없어요."
그녀의 말에 해그리드는 이마를 짚으며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그 말은 맞긴 하구나... 게다가 오늘 네가 번디문을 퇴치하느라 이렇게 고생해주었는데... 알았다. 함께 가지."
"고마워요, 해그리드!" 루시엔이 환한 얼굴로 고마움을 표했다.
"별말씀을. 록케이크 한 조각 먹고 갈래?"
해그리드의 물음에 루시엔은 고개를 저으며 예의바르게 거절했다.
대신 꿀을 탄 밀크티 한 잔을 대접하겠다는 것은 거절하지 않았고, 그녀는 오두막 안에서 해그리드와 차 한 잔을 하며 오후 수업에 가기 전까지 담소를 나누었다.
"요즘은 어떻게 지냈니, 루시엔?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네가 데이트를 했다고 난리던데..."
해그리드가 홍차 한 잔을 한 모금 마시며 근황을 물었다.
"아... 그거 말이죠... 사실은, 스네이프 교수님이 수업 시간에 제 쪽지를 학생들 앞에서 읽으셨는데, 그게 하필이면 제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보내려던 쪽지였어요. 그래서 모든 아이들이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저런! 며칠 전의 그 소문은 거기에서 시작된 거였구나."
해그리드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며칠 전에 호그와트를 떠들썩하게 했던 소문을 떠올렸다.
그녀는 잠시 찻잔을 만지작거리며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을 이었다.
"맞아요. 그 후에 친구들이 제게 좋아하는 사람에게 데이트 신청을 해보라고 권했어요. 처음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되어서 데이트를 신청해야겠다고 확신하게 되었어요."
그녀는 따뜻한 밀크티 한 모금을 마시고 다시 입을 열었다.
"처음엔 데이트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빌에게 조언도 구하고 친구들의 도움을 받았어요. 그래서 데이트 계획을 세우고나서 데이트 신청을 하기로 했죠. 친구들이 없었으면 아마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을 거에요."
"좋은 친구들을 두었구나, 루시엔."
해그리드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추임새를 넣었다.
"맞아요. 첫 데이트를 할 때 어색한 순간이 있기도 했지만... 그래도 결국 마지막엔 잘 끝났어요."
루시엔이 마지막에 살짝 얼굴을 붉히며 말을 끝맺자 해그리드가 웃으며 말했다.
"네가 이렇게 첫 데이트 이야기를 하는걸 보니, 예전에 너희 부모님이 호그와트에 다니던 때가 떠오르는구나."
해그리드의 말을 듣고 루시엔은 깜짝 놀랐다.
"저희 부모님의 첫 데이트에 대해서도 아세요, 해그리드?"
해그리드는 루시엔의 질문에 껄껄 웃으며 대답했다.
"물론이지! 예전에 너희 아빠가 호그와트에서 얼마나 인기 많은 잘생긴 퀴디치 스타였는데! 너희 엄마도 약간 괴짜같은 구석이 있긴 했지만, 모범생인데다 훌륭한 래번클로 반장이었지. 그런 두 사람이 첫 데이트를 하는데, 그게 소문이 안 나고 배길리가 있겠니?"
"정말요?"
루시엔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자, 해그리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마 너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하진 않았을 거다."
해그리드가 그녀에게 이렇게 귀띔해주자, 루시엔은 킬킬거리며 물었다.
"어땠는데요? 말해주세요, 해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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