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창작 팬픽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46: 데이트 신청

루시엔 아리아 2022. 1. 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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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탤벗은 익숙한 소녀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 그녀를 바라보았다.


"루시엔? 무슨 일이야?"


"헉헉... 혹시 시간 되면 잠깐 도서관 좀 같이 가 줄 수 있어?"


그녀가 이렇게 묻자, 그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녀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달려와서 부탁할 만큼 중요한 일이야?"


그가 묻자, 그녀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엄청."


탤벗은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그녀의 손목을 붙잡고 주위를 살피며 인적이 드문 골목을 향해 걸어갔다.


"뭔진 모르겠지만 급한 일인 것처럼 보이네. 애니마구스로 변신해서 날아가자."


그녀는 긴장으로 두근거리는 마음을 삼키며 짧게 대답했다. "그래."


두 사람은 어두운 골목에서 애니마구스로 변신해서 호그와트로 함께 날아갔다.



도서관에 도착하자 루시엔은 왠지 더욱 긴장이 되는 것 같아 침을 꿀꺽 삼키며 주변을 둘러 보았다.


토요일 밤에 도서관을 찾는 학생은 거의 없었고, 조용한 도서관에는 핀스 부인이 서가를 돌아다니며 책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핀스 부인의 눈치를 보며 조용한 서가 구역으로 들어갔고, 탤벗은 고개를 갸웃하며 "무슨 일인데 그래?" 라며 루시엔을 향해 물었다.


"음... 저기..."


루시엔은 긴장으로 두 손을 꼭 말아쥐고는 자신의 발끝만 쳐다보며 머뭇거렸다.


"혹시 아직도 숨어 다니는 중인 거야?"


그녀의 이상한 행동을 보며 탤벗은 곰곰이 생각하며 떠오른 추측을 물었다.


"아니. 이제 아냐."


루시엔은 생각지도 못한 그의 물음에 고개를 들고 그를 똑바로 보며 대답했다.


"그래? 같이 숨어 있자고 여기로 부른 건가 했는데. 친구 좋다는 게 뭐겠어?"


그가 어깨를 한 번 으쓱하며 농담처럼 말하자, 루시엔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사실 친구가 좋은 이유는 많아, 탤벗."


그녀의 웃는 얼굴을 본 탤벗은 그녀를 따라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친구 얘기라면 네 말이 맞겠지. 난 널 포함해서 친구가 얼마 없으니까."


그의 말에 그녀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냥 조용한 데서 얘기하고 싶어서 여기로 와 달라고 한 거야."


그때, 그들이 있던 구역을 지나가던 핀스 부인이 "쉿!" 소리를 내며 주의를 주었다.


"목소리를 낮춰서 얘기해야겠네."


루시엔이 핀스 부인이 떠나는 것을 확인하고는 소근소근 말하기 시작했다.


"무슨 얘기 말이야?"


"사실, 내가 데이트를 계획했거든. 마담 퍼디풋의 찻집에서. 근데 아직 좋아하는 사람에게 물어보지 않았어."


루시엔이 이렇게 속삭이는 말을 듣자, 탤벗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아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그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 같아보였지만, 아까 안드레가 얘기했던 찻집이라는 곳에서 바나비와 데이트를 하는 루시엔을 상상하며 그의 심장은 불로 지지는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루시엔은 굳어 있는 그를 보며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할 말이 전혀 없어?"


그는 간신히 평온한 척을 하며 이런 변명을 둘러댔다.


"안뜰에서 너한테 아무 질문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


그가 며칠 전의 약속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지키는 중이라는 것이라 생각한 루시엔은 살짝 놀라며 감동받았다.


'세상에...이렇게 섬세하고 다정하다니..!'


그녀는 새삼스럽게 그를 마주보는게 떨려서 다시 시선을 바닥으로 떨구며 용기를 냈다.


"사실... 너한테 질문이 있는 건 나야, 탤벗."


"무슨 질문?" 그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탤벗, 지금 너한테 데이트를 할 생각이 있냐고 묻는 거야."


그녀가 부끄러워하며 이렇게 속삭이자,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되물었다.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야?!"


하지만, 실수로 너무 목소리를 크게 내었던 탤벗은 다가온 핀스 부인에게 다시 한 번 주의를 들어야만 했다.


"쉿! 쉬이이잇!"


그들은 다시 핀스 부인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린 후에 속삭이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왜 안뜰에 있을 때 진작 얘기하지 않았어?"


그가 그녀를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 물었다.


'그랬다면 네가 다른 녀석이랑 함께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그렇게 고통스러워하지 않았을 텐데...'


"그때는 각오가 안 돼 있었어. 널 스리 브룸스틱스에서 봤을 때도..."


그녀가 머쓱해하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 대답했다.


"거긴 오래 있지 않았어. 사람도 너무 많았거든."


그가 아까 전의 일을 회상하며 속삭였다.


'안드레 녀석이 열변을 토하던 그녀의 첫 데이트 의상이... 그러면 혹시...'


"그럼 스네이프 교수님이 수업에서 낭독했던 편지가... 나한테 쓴 거였단 얘기야?"


그가 곰곰이 생각하며 그동안의 퍼즐 조각을 맞추듯 그녀에게 물었다.


근처에서 핀스 부인이 "쉬잇!" 하는 소리가 들린 것도 같았지만, 지금 이 중요한 순간에 그들의 안중에는 다른 것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었다.


"그래. 난... 널 좋아해, 탤벗. 네가 날 좋아한다면... 음, 나랑 데이트 해줄래..?"


그녀가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부끄러워하며 건넨 말에, 그는 섣불리 무어라 대답할 수가 없었다.


'혹시 이게 꿈은 아닐까..?'


만약 대답하는 순간 이 황홀한 꿈에서 깨어나버리면 너무나도 절망적일 것 같았다.


그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자, 루시엔은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혹시 나... 차인건가?'


며칠 전의 약속도 기억하고 있는 섬세하고 다정한 애라서 지금 자신한테 어떻게 거절해야 좋을지 망설이고 있는 것이라면...


그녀는 그가 건넬 거절의 말이 너무나도 두려웠다.


하지만 그때, 핀스 부인이 나타나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지적하는 것도 피곤하구나. 너희 둘을 떼어 놓아야겠다."


두 사람은 깜짝 놀라며 핀스 부인을 바라보았다.


루시엔은 안타까운 마음에 이렇게 묻고 말았다.


"네?! 하필 지금이요?!"


'아직 탤벗의 대답도 못 들었는데...'


"바로 지금처럼 너희가 시끄럽기 때문이지, 아리아 양. 나 대신 책을 꽂아라. 둘이 따로. 지금부터 시작해라."


핀스 부인은 이렇게 지시를 내리며 산더미 같이 쌓인 책들이 있는 카트를 그들에게 하나씩 맡기고는 다른 곳으로 걸어가버렸다.


두 사람은 산더미 같은 책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고는 조용히 책을 옮겨들고 책 꽂이에 꽂아넣기 시작했다.


루시엔은 A구역의 서가를 정리했고, 탤벗은 바로 그 뒤인 B구역의 서가를 정리했다.


탤벗은 책을 꽂아 넣으며 생각했다.


'<멍텅구리를 위한 멍텅구리 사전>이라... 대체 누가 이런 책들을 읽긴 하는 걸까?'


그는 아직도 산더미같이 쌓여 있는 정리해야하는 책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난 마음만 먹으면 여기서 날아 나갈 수도 있어.'


하지만, 그는 반대편 서가에서 책을 정리하며 꽂아넣고 있는 그녀를 떠올렸다.


그녀가 여기 남아 있는 한, 자기 혼자 도망칠 수는 없었다.


'그런데... 루시엔도 지금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나.'


그는 조용히 계속 책을 정리하며 아까 그녀가 했던 데이트 신청을 떠올렸다.


한편, 같은 시각, 루시엔은 책을 꽂아넣으며 생각했다.


'어휴... 책이 너무 많아! 한참 걸리겠어.'


그리고는 그가 있는 쪽의 서가를 한 번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탤벗의 대답은 언제 들을 수 있으려나..? 오늘? 내일? 책이 이렇게 많아서야... 오늘 안에 듣긴 힘들지 않을까...'


그녀는 다시 책을 꽂아 넣으며 긴장을 삼켰다.


'탤벗이 데이트 신청을 받고 기분이 좋았는지, 그냥 놀랐는지 모르겠어. 어휴... 너무 긴장돼 죽겠잖아!'


A구역의 서가를 거의 다 정리할 때 쯤, 그녀의 뒤에서 무슨 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쉿! 루시엔... 여기야..."


그녀가 뒤를 돌아보니, A구역의 책장의 빈 공간 뒤로, A구역과 맞닿은 B구역에 서 있는 탤벗의 얼굴이 보였다.


"탤벗?"


이제 구역을 나누는 책장을 하나 사이에 두고 빈 공간을 통해 서로의 얼굴을 보며 두 사람은 마주보고 서 있었다.


"응."


그가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래, 너인 거 알아. 그냥 깜짝 놀라서 그랬어."


루시엔이 이렇게 말하자, 그가 복잡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 대답이 '응'이라는 뜻이야. 데이트 신청에 대한 대답 말이야. 하지만 내가 좋은 데이트 상대는 아닐 거야... 나한테 잘 맞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그의 이런 말에 루시엔은 환한 얼굴로 말했다.


"그래도 같이 가겠다는 거네! 다행이다!"


"쉿, 더 떠들다간 핀스 부인한테 영원히 책을 꽂는 벌을 받을걸!"


그가 조용히 속삭여 주의를 주었다.


루시엔은 주변을 한 번 둘러보더니 그에게 다시 속삭였다.


"핀스 부인이 오기 전에 어서 얘기하자... 내일 어때? 마담 퍼디풋의 찻집에서 오후 여섯 시에?"


"좋아. 어딘지는 모르지만 미리 한번 날아서 지나가 보지, 뭐."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더니 이렇게 말을 덧붙였다.


"우리의 데이트가 편지 하나와 소문으로 시작되다니... 스네이프 교수님께 감사 편지라도 써야 할까 봐."


루시엔은 입을 삐죽거리며 농담을 했다. "또 수업에서 낭독하실지도 모르니 조심해."


그녀의 말이 끝나자 그는 피식피식 웃으며 "이제 다시 책을 꽂아야겠다... 그럼 곧 보자!" 라고 말했다.


그녀도 그에게 배시시 미소지으며 "그래, 곧 보자..." 라고 하고는 다시 책을 마저 꽂기 시작했다.


결국 통금 시간이 될 무렵에야 간신히 책 정리를 마친 두 사람은 필치의 눈을 피해 서둘러 래번클로 기숙사를 향해 달려갈 수 밖에 없었다.



다음 날 아침, 루시엔은 저절로 눈이 떠졌다.


전날 밤, 기숙사로 돌아온 뒤, 그녀는 그동안 긴장했던 것이 풀리며 피곤함과 겹쳐서 곯아떨어지듯 잠들었었다.


그리고 푹 자고 일어난 뒤, 그녀는 오랜만에 상쾌한 기분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아침을 먹으러 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로완과 함께 대연회장으로 내려가며 루시엔은 어제 있었던 일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로완은 별로 놀란 눈치가 아니었다.


"이미 빌이 돌아와서 다 얘기해줬어. 그래서 윙거랑 데이트하게 되었다고? 난 그럴 줄 알았다니까?"


로완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하자, 루시엔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내가 탤벗이 아니고 다른 애랑 데이트하게 되었다고 해도 넌 이미 그럴 줄 알았다고 할거지?"


"아마도..? 넌 그만큼 인기가 많으니까, 누구한테 데이트를 신청했더라도 다 수락했을거라는 의미야."


로완이 이렇게 말하자, 루시엔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럴리가. 넌 내 베프라서 날 너무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로완. 사실 난 그만큼 '엄청난 인기녀'는 아니라구... 내가 어제 데이트 신청할 때 얼마나 조마조마했던지..!"


"만약 윙거 녀석이 널 거절했다면 걘 눈이 삔 거야. 어쨌든, 어제 찰리랑 통스가 네가 계획 세우는 걸 도와준다고 따라갔다던데, 마담 퍼디풋의 찻집에서 만난다고?"


"응, 난 그 가게가 있는 줄도 몰랐어. 넌 거기 알아?"


"빌한테 듣긴 했는데, 아직 가보진 못했어. 나중에 데이트를 하러 그 찻집에 가보자고 해 볼까봐."


두 사람은 수다를 떨며 래번클로 테이블에 가서 앉았고, 곧 찰리와 통스가 나타나 그들의 테이블에 합류했다.


"안녕, 루시엔! 자세히 얘기해 봐!" 통스가 쾌활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며 물었다.


"그래, 빌 형이 네가 데이트 신청을 하러 갔다고 하던데, 어떻게 됐어?" 찰리도 이렇게 묻자, 루시엔은 혀를 끌끌차며 말했다.


"빌은 대체 얼마나 동네방네 떠들고 다닌 거야? 로완도 알고, 통스도, 너도 다 아네."


"에이... 호그와트에서 소문이 얼마나 빠르게 퍼지는 줄 알면서! 그래도 걱정 마, 빌 형은 우리 셋 한테만 얘기했으니까."


"어제 저녁에 같이 만났을 때 잠깐 얘기한 거거든. 그래서, 결과는 어떻게 됐어?"


통스가 묻자 루시엔이 기쁨이 가득한 얼굴로 대답해주었다.


"탤벗한테 데이트를 하자고 했는데... 좋대!"


"좋아하는 사람이 걔였구나! 이제 진짜로 첫 데이트를 하게 됐네. 축하해!" 통스가 웃으며 축하해주었다.


"다 잘될 줄 알았어." 찰리도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축하해주었다.


"계획을 도와줘서 고마워, 둘 다." 루시엔이 두 사람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당연히 도와줘야지. 무슨 옷을 입을지는 정했어?" 통스가 묻자, 루시엔이 설명해주었다.


"안드레가 내 옷차림을 준비해 줄 거야."


"그럼 데이트는 언제야?" 찰리가 묻자, 루시엔이 곧바로 대답했다. "오늘 저녁 여섯 시."


"아직도 마담 퍼디풋의 찻집에 갈 생각이야?" 통스가 묻자, 루시엔은 미소를 띤 얼굴로 대답했다.


"응. 우리 셋이 거길 찾다니 운이 좋았지."


통스는 이어서 또 질문을 던졌다. "음식과 음료는 뭘 주문하려고?"


"그런 것도 미리 계획해야 돼? 그냥 가서 먹고 싶은걸 주문하면 안 되나..?" 루시엔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케이크의 커스터드 크림이 턱에 묻으면 곤란하잖아. 이왕 주문할거면 스콘으로 해. 초콜릿이 들어간 건 피하고. 얼룩이 지니까. 사실 차도 얼룩이 지긴 하지. 차를 쏟지 않게 조심해."


통스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테이블 위에서 조심해야 하는 것들을 이것저것 떠올리며 루시엔에게 조언해주었다.


로완은 옆에서 그녀의 조언을 듣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건 통스 네가 걱정해야 할 일인 것 같은데."


찰리와 루시엔이 로완의 말을 듣고 킬킬거리자, 통스는 눈을 도르륵 굴리며 대꾸했다.


"끈적거리는 토피 푸딩 접시에 실수로 팔꿈치를 담근 마법사가 나뿐만은 아닐걸?"


하지만 루시엔은 곰곰이 생각해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근데, 통스의 말이 일리가 있어..."


"설마 끈적거리는 토피 푸딩 얘기 말야?" 찰리가 물었다.


루시엔은 고개를 젓더니 "데이트 얘기 말이야. 계획을 하고 데이트 신청을 하는 데 엄청 공을 들였잖아... 그런데 정작 거기 가면 무슨 일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을 안 한 것 같아." 라고 했다.


그녀의 이 말에 데이트를 해본 경험이 없는 찰리와 통스는 아무런 대답도 해줄 수 없었고, 로완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에게 어떤 조언을 해줘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루시엔은 머릿속에서 떠오른 질문 폭탄을 테이블 위로 던졌다.


"지저분해지기 쉬운 음식은 주문하면 안 되나? 계산은 따로 해야 할까? 아마 이야기를 나누겠지만, 무슨 이야기를 하지? 혹시 얘깃거리가 떨어지면 어떡하고?"


루시엔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질문 공세를 던지자, 찰리가 통스를 나무랐다.


"통스, 너 때문에 얘가 질문을 퍼부어 대잖아!"


"왜? 난 도우려고 했을 뿐이야." 통스는 어깨를 으쓱하며 변명을 댔다.


"진정해, 루시엔. 찻집에서 네가 주문하고 싶은 음식이랑 차를 주문해도 돼. 하지만, 통스의 말대로 정 걱정이 된다면, 가능하면 지저분해지기 쉬운 음식은 주문하지 않는게 좋겠지. 네가 평소에 테이블에서 어떻게 식사하나 생각해보고 결정하면 될 것 같아."


로완이 그녀를 진정시키려고 노력하며 머릿속으로 정리한 조언을 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계산은 따로 해도 좋지만, 첫 데이트이고 너무 계산적으로 보이기 싫다면 내 생각엔 데이트를 신청한 네 쪽에서 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이야기는 네가 좋아하는 상대와 공통점을 위주로 너무 무겁지 않은 화제를 선택해보는게 어때? 그러면 얘깃거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낮겠지."


"로완... 넌 정말... 천재야!"


루시엔이 감동한 표정으로 환하게 웃으며 그녀를 짧게 꼭 끌어안아 주었다.


"별말씀을. 내가 도와줄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베프의 순조로운 연애를 위해 최선을 다해 도와줄게."


로완이 미소를 띤 얼굴로 그녀에게 말하자, 루시엔은 고개를 끄덕이며 남아있는 아침 식사를 마저 하며 말했다.


"모두들 고마워. 난 아침 식사를 마치면 안드레를 찾아가서 오늘 데이트 때 입을 옷을 봐야겠다. 안드레가 무슨 옷을 골랐을지 궁금해!"


통스도 식사를 하며 그녀에게 물었다. "오늘 저녁 여섯 시라고 그랬지? 데이트가 잘 되길 바라!"


찰리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에게 말했다. "우리도 네 생각하고 있을게. 즐거운 시간 보내길 바라!"


"응! 그럼 난 가볼게! 나중에 봐!"


루시엔은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녀는 안드레가 작업하고 있는 변신술 교실로 향했다.



주말 동안 안드레는 수업이 없는 변신술 교실에서 심혈을 기울여 루시엔의 데이트 의상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녀가 변신술 교실에 들어서자, 안드레는 완성한 옷들을 마네킹에 입혀놓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루시엔! 널 기다리면서 얼마나 긴장했는지 몰라! 짜잔! 어떻게 생각해?"


놀란 얼굴을 하고 안드레가 있는 쪽으로 다가오는 루시엔을 향해 안드레가 환한 얼굴로 물었다.


"오오! 정말 최고야, 안드레! 그런데 옷이 세 벌이나 되는거야?" 그녀가 묻자, 안드레는 이렇게 대답해주었다.


"다 입으라는 건 아냐. 시상식을 진행하는 건 아니잖아. 널 생각하며 떠오른 영감을 실체화 한 것 뿐이지. 혹시 아직 좋아하는 사람에게 얘기 안 했어? 이 옷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거든."


"안드레, 정말 고마워... 이 중에 어느 옷을 입든 난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야.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어... 탤벗이 좋대!"


그녀가 환한 얼굴로 이렇게 말하자, 안드레는 킬킬거리며 말했다.


"잘됐다! 네가 행복하다니 나도 행복한걸! 그런 의미에서 다음 주말에 있을 발렌타인데이 컬렉션도 준비하는 중인데, 그때도 꼭 내 의상을 입어줘. 네가 모델이 되어주면 정말 기쁠것 같아."


"물론이지, 안드레! 네 안목은 훌륭하니까 분명 이번에도 멋진 옷일 것 같아. 자, 그럼 이 옷들에 대해 얘기해줘."


그녀가 눈 앞에 있는 마네킹에 입혀진 예쁜 의상들을 보며 물었다.


"네가 찻집에 어울리는 옷을 입고 싶다고 했지만, 그 외에도 마법사다운 옷과 클래식한 옷도 보여주고 싶었어."


"정말 제대로 준비했네! 멋진 옷 세 벌 중에 고를 수 있다니! 다시 천체 무도회에 가는 기분이야!"


루시엔은 안드레의 설명을 듣고는 환한 얼굴로 감탄했다.


"진짜로 첫 데이트를 하는데, 당연히 찻집에서 가장 돋보여야지." 안드레가 뿌듯한 얼굴로 말했다.


"그런데, 어느 걸로 할지 어떻게 정하지?"


"입어보고 결정해보자. 네 마음이 이끌리는 옷으로 골라. 사실 어느걸 골라도 넌 다 멋지게 소화해낼 테지만 말이야."


그래서 루시엔은 안드레가 준비한 세 벌의 의상을 입어보며 거울을 보고 안드레의 조언을 들으며 의상을 골랐다.


결국 루시엔이 고른 옷은 그녀의 사랑스러움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는 귀여운 녹색 원피스였다.


이 원피스에는 자잘한 하얀 프릴이 달려있어서 여성스러움을 강조했고, 그녀의 초록색 눈동자와도 잘 어울렸던 것이다.


안드레는 그녀의 옆 머리카락에 우아한 분홍색 리본을 달아주고, 공들여 살짝 화장을 해주었다.


"자, 됐어!"


마지막으로 그녀의 입술 위에 핑크색 립글로스를 발라주고나서, 안드레는 이렇게 말하며 그녀의 앞에 거울을 가져와 보여주었다.


"세상에..! 내 입으로 이런 말을 하긴 좀 그렇지만, 정말 도자기 인형같아! 와... 어떻게 이렇게 한거야?"


루시엔이 감탄하며 안드레를 극찬하자, 안드레는 자부심 넘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멋의 마법사 안드레 이구 님의 마법의 손을 거쳤기 때문이지."


그녀는 킬킬거리며 안드레에게 고마움을 표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마워, 안드레. 나중에 이렇게 화장하는 방법 좀 알려줘. 정말 네 손은 '마법의 손' 같아."


"물론이지. 오늘은 데이트 잘 하고와! 멀리서 응원하고 있을테니까."


안드레가 그녀를 격려해주며 수정 화장 도구를 간단히 챙겨주었고, 그녀는 다시 고맙다고 여러 번 감사 인사를 한 후에 변신술 교실을 나왔다.


옷을 고르고 화장도 하니, 벌써 몇 시간이 훌쩍 지나 오후가 되어 있었다.


그녀는 데이트를 하러 가기 전까지 남은 시간동안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도서관에 가서 데이트에 관해 도움이 될만한 책이 있으면 읽어볼까 하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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