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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37: 행운과 불운

루시엔 아리아 2021. 12. 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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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그날 밤 루시엔에게는 총 세 번의 행운과 세 번의 불운이 뒤따랐다.

 

 

루시엔은 전에 탤벗과 함께 비행하며 금지된 숲의 지리를 대강이나마 익혔던 덕분에 켄타우로스 야영지 근처의 레드캡의 구멍을 찾아내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았다.

 

 

그들은 함께 레드캡의 구멍 안으로 들어갔고, 혹시 레드캡이 튀어나올 것을 대비해 페니가 만드는 것을 도와준 미화 마법약을 조금씩 나누어 가지고는 시클워스와 함께 화살촉을 찾아보았다.

 

 

첫 번째 행운은 바로 그때 일어났다.

 

 

시클워스가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찍찍거리며 루시엔 앞으로 달려나와 자신이 찾은 물건을 들어보이며 자랑했던 것이다.

 

 

"찍찍!"

 

 

"세상에! 시클워스! 잘 했어!" 루시엔은 환한 얼굴로 시클워스가 찾아낸 붉은 루비 화살촉을 받아들며 기뻐했다.

 

 

"이거면 토르부스도 우릴 저주받은 금고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줄 수 있을지도 몰라!" 

 

 

"뭐야, 이거 너무 싱거운데? 겨우 이딴걸 위해 날 불러들인 거였어?"

 

 

이즈멜다는 자기가 모험에 끼고 싶어서 합류했으면서도, 눈을 굴리며 오히려 루시엔을 타박했다.

 

 

하지만,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어디선가 레드캡이 모습을 드러내고는 그들을 향해 몽둥이를 휘두르며 달려왔다.

 

 

"내 거야, 내 거야, 내 거야."

 

 

"흐익! 저게 뭐야! 저 괴상망측한 괴물은?!" 이즈멜다는 기겁을 하며 루시엔의 뒤에 숨었다.

 

 

"저건 레드캡이야, 이즈멜다. 미화 마법약을 뿌리면 되지." 찰리가 옆에서 미화 마법약을 꺼내들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찰리가 마구 덤벼드는 레드캡을 향해 미화 마법약을 확 뿌리자, 레드캡은 마법약 세례를 받고는 잠시 충격을 받아 멈추었다.

 

 

그리고는 점차 아름다워지며 광채가 나기 시작하는 자신의 피부를 보면서 레드캡은 곧 공포 가득한 비명을 내지르며 도망쳐 버렸다.

 

 

이것은 두 번째 행운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손 쉽게 레드캡을 퇴치할 수 있었다.

 

 

"역시, 미화 마법약을 준비해오길 잘 한 것 같아. 이제 돌아가자." 찰리가 미소를 띤 얼굴로 돌아서며 그들에게 말했다.

 

 

"저주받은 금고를 해결한다는 일이 이렇게 별 거 아니었어? 김 빠지네. 난 간다." 이즈멜다는 눈을 굴리고는 레드캡의 구멍을 나갔다.

 

 

"우리도 어서 가는게 좋겠어." 루시엔이 찰리에게 이렇게 말하며 레드캡의 구멍을 나서는 순간,

 

 

먼저 나간 이즈멜다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아악!"

 

 

그들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서로를 바라보고는 서둘러 레드캡의 구멍을 나가며 이즈멜다를 찾았다.

 


 

루시엔과 찰리는 서둘러 레드캡의 구멍을 빠져나와 이즈멜다를 찾아 보았고, 첫 번째 불운은 그들이 레드캡의 구멍을 나가자마자 찾아왔다.


이즈멜다의 주위로 수십 마리의 레드캡 떼가 몰려들어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그녀가 처한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즈멜다는 욕설을 낮게 지껄이며 달려드는 레드캡들을 향해 저주를 날리고 있었다.


하지만, 가지고 있던 미화 마법약은 수십 마리의 레드캡에게 모두 뿌리기엔 무리였고, 저주를 날리는 것도 그녀 혼자로는 역부족이었다.


"빨리 와서 좀 도와봐! 이 머저리들아!" 이즈멜다가 두 사람을 향해 고함을 치자, 루시엔은 찰리를 향해 다급하게 말했다.


"찰리, 우선 빗자루를 타고 네가 이즈멜다를 공중에서 붙잡아서 네 빗자루에 태워. 그리고 곧바로 성으로 돌아가. 내가 뒤를 봐 줄 테니까."


찰리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루시엔에게 물었다. "그러면 너는 어떡하고?"


루시엔은 그를 향해 고개를 저으며 애써 미소를 띤 얼굴로 그를 안심시켰다.


"난 걱정 마. 나한테 아직 미화 마법약 한 병이 남아 있는거 알잖아. 어떻게든 될 거야. 그리고 나도 빗자루에 타고 너희를 뒤따라 가면 되니까. 일단은 이즈멜다부터 구해야 해."


"아악! 저리 꺼져! 이 못생긴 녀석들아!" 이즈멜다가 달려드는 레드캡을 향해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다.


찰리는 이즈멜다를 어서 구해야 한다는 루시엔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빗자루에 올라탔다.


"알았어. 그러면 바로 뒤따라 와야 돼!"


"응. 성에 돌아갔을 때, 필치나 다른 누구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 나도 곧 뒤따라 출발할 테니까, 걱정 마!"


루시엔이 그에게 마지막으로 외쳤다.


찰리는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 대답을 대신하고는 빗자루에 올라탄 채로 땅을 박찼고, 그리핀도르의 수색꾼답게 곧 빗자루를 탄 채로 이즈멜다를 확 낚아채서 자신의 빗자루 뒤에 태웠다.


루시엔도 찰리가 출발하자마자 곧바로 빗자루를 타고 날아올랐고, 이즈멜다의 다리에 붙어 기어오르는 레드캡을 향해 미화 마법약을 확 뿌렸다.


그러자 마법약 세례를 받은 그 레드캡은 비명을 지르며 이즈멜다의 다리에서 떨어졌다.


그날의 세 번째 행운은 그들 세 사람이 모두 호그와트 성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안뜰에 안전하게 착지한 그들은 한숨을 내쉬며 숨을 골랐다.


"휴, 십년감수했네."


찰리가 한숨을 내쉬자, 이즈멜다는 "구해줘서 고마... 아니지, 내가 저주를 걸고 너희가 마지막에 숟가락을 얹었을 뿐이야! 흠흠..." 이라며 툴툴거렸다.


루시엔은 이즈멜다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어쨌든, 오늘 같이 가줘서 고마워. 덕분에 일이 쉽게 풀렸던 것 같아." 라며 고마움을 표하고는 작별 인사를 했다.


"그럼 다들 조심히 들어가."


하지만, 그날의 두 번째 불운은 바로 그때 예고 없이 찾아왔다.


갑자기 스네이프 교수가 안뜰에 나타난 것이다.


"이젠 아무데도 못 간다, 아리아." 스네이프 교수가 한심하다는 듯이 혀를 끌끌차며 빗자루와 시클워스가 든 가방을 들고 있는 루시엔과 찰리와 이즈멜다를 훑어보며 차갑게 내뱉었다.


"스네이프 교수님?!" 그들은 깜짝 놀라 당황했다.


"설명해 봐라."


스네이프 교수가 그들을 향해 무서운 얼굴로 명령하자, 루시엔은 오늘 밤 더이상 친구들을 위험에 빠뜨릴 순 없다고 생각하고는 앞으로 나서며 이렇게 대답했다.


"다 제 잘못이에요, 스네이프 교수님. 제가 다같이 저주받은 금고를 찾으러 금지된 숲으로 가보자고 했거든요. 금고를 찾아 제 오빠를 찾으려고요. 벌을 주시려거든 제게 주세요. 친구들은 잘못이 없어요."


그러자 스네이프 교수는 그녀의 눈동자를 한번 노려보더니,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잘못한 사람은 벌을 받아야 마땅하겠지. 합당한 벌을 받고 네 친구들에게도 귀감이 되는 것이 좋겠구나. 그 빗자루 이리 내라."


"하지만, 스네이프 교수님! 전 래번클로 퀴디치 팀 선수인데요. 빗자루를 압수하시면 저희 팀은..."


루시엔이 빗자루를 압수당하면 앞으로 팀 훈련에 차질을 빚게 될까봐 걱정하며 두려운 얼굴로 빗자루를 꼭 쥐었다.


"그걸 생각했다면 이런 일을 벌이지 말았어야지. 경솔한 네 행동 덕분에 이젠 래번클로 퀴디치 팀은 다음 경기의 우승에선 한 발 멀어지겠구나."


스네이프는 지난번의 래번클로와 슬리데린의 경기를 떠올리며 꼴 좋다는 듯 비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루시엔의 빗자루를 빼앗아 들고는 주문을 외워 불태워버렸다.


이것이 바로 그날 일어난 세 번째 불운이었다.


눈앞에서 불꽃이 되어 사라지는 빗자루를 황망하게 바라보며 루시엔은 온 몸에 힘이 쭉 빠져버렸고, 충격으로 쓰러져버릴 것 같았다.


이즈멜다와 찰리도 그녀의 빗자루가 불꽃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경악한 얼굴로 입을 떡 벌렸다.


"너희들의 처벌에 대해서는 내 부엉이를 기다려라. 어떻게 할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니. 다들 어서 기숙사로 들어가도록."


이즈멜다와 찰리는 자신들도 스네이프의 벌을 받게 되었지만, 루시엔의 빗자루가 불타버리는 모습을 목격하고는 스네이프 교수의 말에 어떠한 이의나 불만도 제기하지 못하고 조용히 각자의 기숙사로 돌아왔다.



루시엔은 깜깜한 방 안의 불을 켜고 들어와선 문을 걸어 잠그고 방 전체에 방음 주문을 걸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침대로 몸을 던지고 서럽게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스네이프의 손에서 불꽃으로 사라져버린 자신의 빗자루 뿐이었다.


'엄마가 알면 뭐라고 하실까.'


그 빗자루는 르웬이 퀴디치 팀에 들어가 훈련하게 된 루시엔을 위해 주문해 준 그녀의 첫 번째 경주용 빗자루였다.


첫 번째 빗자루였던 만큼, 그만큼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빗자루에 광택제를 발라주면서 정성을 기울여 관리했었는데.


그 빗자루를 타고 퀴디치 훈련을 했던 나날들과, 래번클로 기숙사에 우승컵을 안겨주었던 순간들이 떠오르자 그녀의 기분은 절망의 구렁텅이로 끝없이 추락하는 것 같았다.


'이제 우리 팀은 어떡하지?'


이렇게 되면 꼼짝없이 래번클로 퀴디치 팀의 우승은 물 건너 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낡은 학교 빗자루를 타고 퀴디치 연습에 참가하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자 더욱 비참한 마음이 들어 서러운 눈물이 쉼없이 흘러나왔다.


그때, 그녀의 창문을 작게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대충 눈물을 닦고 창가로 다가가 창문을 열었다.


그녀가 창문을 열어주자 갈색 독수리가 그녀의 방 안으로 날아 들어오며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아까 네가 금지된 숲에 갔다 오는걸 봤어. 다친 덴 없어? 잠깐... 너 지금 울고 있는 거야?"


탤벗이 그녀의 눈물 범벅인 얼굴을 보며 깜짝 놀라며 걱정하는 얼굴로 물었다.


그가 놀라며 걱정하는 얼굴로 이렇게 묻자, 그녀는 꾹 참고 있던 눈물샘이 터지기라도 한 듯이 더욱 서럽게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흐어엉...! 탤버엇...!"


그녀가 어린 아이처럼 꺼이꺼이 울음을 터뜨리자, 그는 당황하며 어디 크게 다친 데가 있는건지 그녀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하지만 아무데도 다치지 않은 것을 발견하자, 그는 다시 그녀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


"다친 덴 없는 것 같은데... 왜 우는 거야?"


"내 빗자루우우...허어어엉..!"


그녀는 뭐가 그렇게 서러운지 딸꾹질까지 하며 울어젖혔고, 그는 그녀를 일단 침대에 앉히고는 진정할 때까지 옆에 앉아서 토닥여주었다.


한참을 서럽게 울어젖힌 후, 어느 정도 진정한 루시엔은 그제서야 입을 열 수 있었다.


"있잖아...딸꾹! 아까 금지된 숲에 갔다...딸꾹! 왔는데, 스네이프한테 딱 걸렸어...딸꾹! 그런데 스네이프가 내 빗자루...딸꾹! 흐흐흑...내 빗자루를... 불태워버렸어어! 흐어어어엉..!"


그녀는 빗자루가 불타던 순간을 다시 떠올리자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떨구었다.


"이제 우리 퀴디치 팀은 어떡해... 나 때문에... 우리 기숙사가 우승컵을 못 따면 어떡해... 흐흐흑."


그녀의 눈에서 다시 굵은 눈물 방울이 후두둑 쉼없이 떨어져내렸다.


그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끌어안고 토닥이며 어린 아이를 달래듯이 달래주었다.


"스네이프 교수님이 빗자루를 정말로 불태워버리지 않았을지도 모르잖아. 그냥 눈속임일 수도 있어. 내일 교수님께 찾아가서 다시 한번 여쭤보자. 네가 운다고 지금 당장 빗자루가 돌아오진 않아. 그러니까 그만 울어, 착하지 루시엔. 뚝!"


그의 현실적인 위로는 묘하게 따뜻하고 설득력 있는 구석이 있어서 그녀의 흐느낌은 곧 차츰 잦아들게 되었다.


"으으..응... 딸꾹!"


그는 울음을 멈추고 퉁퉁 부은 눈으로 딸꾹질을 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손으로 눈물을 닦아주면서 피식피식 웃었다.


"으이구, 울보 아가씨."


그러자 루시엔이 그를 흘겨보며 툴툴거렸다.


"네가 내 입장이었다고 생각해 봐, 눈물이 안 나오고 배기나... 딸꾹! 쳇, 여튼 고마워."


그는 피식피식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화제를 돌렸다. "금지된 숲에 다녀온 일은 잘 풀렸어?"


"응. 운 좋게도 토르부스가 말했던 화살촉은 시클워스 덕분에 금방 찾았어. 그런데... 빗자루가 없으니 금지된 숲으로 다시 가서 토르부스에게 화살촉을 돌려주러 가지도 못하고..."


그녀가 한숨을 내쉬자 그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녀에게 말했다. "너, 대체 애니마구스 능력은 뒀다 뭐에 쓰려고?"


루시엔은 그를 올려다보며 대답했다.


"나도 그걸 생각해 보지 않은 건 아니야. 하지만, 그러면 다른 사람들과 갈 수 없잖아... 내가 혼자 간다고 그러면 로완이 분명히 잔소리 하면서 결사 반대할 게 분명한데. 나도 금지된 숲에 혼자 가는건 솔직히 좀 무섭기도 하고..."


그녀의 말을 들은 그는 잠시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내가 같이 가 주면 되지."


그의 말을 듣고 그녀는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뭐?"


"내가 동행해 주겠다고. 독수리 친구는 별로야?" 그가 눈을 가늘게 뜨며 묻자,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니, 그런 건 아닌데. 네가 그런 말을 하다니 조금 의외랄까? 넌 항상 귀찮은 일에 휘말리는걸 싫어했잖아. 나를 도와줄 때도 마지못해 하면서 했었고..."


그녀의 말을 듣자 그는 마음속으로 뜨끔하며 과거의 자신이 그녀에게 보였던 차가운 태도를 살짝 후회했다.


"그건... 네가 내 친구라는걸 인정하기 전이었지. 지금은 친구를 위해 기꺼이 도와주려고 했는데, 싫으면 말든가."


그가 조금 부루퉁한 얼굴로 고개를 홱 돌리자, 그녀는 환한 얼굴로 그의 손을 두 손으로 꼭 붙잡으며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냈다.


"아냐, 정말 고마워! 역시 넌 좋은 친구야!" 그녀의 반색하는 얼굴을 보며 그는 슬그머니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벽에 걸린 시계를 힐끗 보더니, 그녀에게 말했다. "벌써 늦었어. 자야 할 시간이야. 내일 오전 수업도 있잖아. 이제 너도 괜찮아진 것 같으니 난 가볼게."


그녀에게 작별 인사를 하며 일어나는 그를 바라보며, 그녀는 갑자기 문득 무언가가 떠올랐다. "잠깐만 기다려봐!"


"왜?" 그가 다시 그녀를 돌아보며 묻자, 그녀는 트렁크를 뒤져서 무언가를 꺼내와 그에게 내밀었다.


"이거 한 쪽을 너한테 줄게. 이건 한 쌍으로 된 마법 손거울인데, 두 사람이 나눠 가지고 있으면 서로 연락할 때 쓸 수 있대."


그녀가 건네준 물건은 바로 그녀가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엄마에게서 받은 마법 손거울이었다.


"이걸 왜..?"


그가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그녀는 머쓱한 듯이 뒷통수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화살촉 돌려주러 금지된 숲에 들어갈 계획도 세워야 하고, 또 종종 비행하러 놀러 가자고 연락할 수도 있을거 아냐. 그래서 주는 거야."


"아... 그러면 어떻게 사용하는 건데?"


그는 설마하며 내심 기대했다가 그녀의 대답에 살짝 실망한 기색을 숨기며 물었다.


"이 손거울의 뒷면에 세계수 모양의 조각 보이지? 여기에 손가락을 갖다대고 상대편 소유자를 부르면 된대. 자, 받아봐. 시험 삼아 해보면 되지."


그는 그녀가 건네주는 손거울을 받아 들고는 손거울의 뒷면에 손가락을 갖다대고 그녀의 이름을 작게 불렀다. "루시엔."


그러자 루시엔이 들고 있던 다른 쪽 손거울에서 작은 진동같은 떨림이 일어났다.


그녀도 처음 사용해보는 거라 신기해하는 얼굴로 손거울을 들여다보며 거울 뒷면의 세계수 조각위에 손가락을 가져다대자 거울의 진동이 멎었고, 거울 속에는 이제 그녀의 얼굴이 아닌 탤벗의 얼굴이 보였다.


"우와! 이거 정말 신기한데?"


그녀가 옆에 서 있는 탤벗과 손거울 속의 탤벗을 번갈아보며 신기해하자, 그도 피식 웃으며 자신이 들고 있는 거울 속의 루시엔과 옆에 서 있는 루시엔을 번갈아 보았다.


"다시 되돌리려면 어떻게 해야 돼?" 그가 질문하자, 그녀는 손수 시범을 보이며 설명해주었다.


"자, 이번에도 이렇게 다시 손거울 뒷면의 조각에 손가락을 갖다대고 주문을 외우면 돼. 피니테."


그러자 한 쌍의 손거울은 다시 평범한 손거울로 되돌아갔다.


그는 평범해진 마법 손거울을 다시 한 번 바라보더니 그녀에게 미소를 띤 얼굴로 고마움을 표했다. "고마워, 루시엔."


"별말씀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주는것 뿐이야. 내가 시도때도 없이 연락할 수도 있다구?"


그녀가 킬킬거리며 짓궂은 표정을 지어보이자, 그는 상상만 해도 성가시다는 듯한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면 연락 안 받을 거야." 그가 차가운 목소리로 딱 잘라 말하자,


그녀는 한숨을 푹 내쉬며 어깨를 축 늘어뜨리면서 대답했다. "알았어, 정말 필요할 때만 하지 뭐."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가 준 마법 손거울을 주머니 안에 잘 넣었다. "잘 자, 루시엔."


그가 작별 인사를 하고는 독수리로 변신하자, 그녀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잘 자, 탤벗." 이라며 작별 인사를 건네주고는 그가 쉽게 날아갈 수 있도록 창문을 활짝 열어 주었다.


그날 밤, 루시엔은 꿈 속에서 그녀의 코멧 빗자루를 들고 무서운 얼굴로 자신을 쫓아오는 스네이프 교수님에게 시달리는 악몽을 꿨다.



다음 날 아침, 루시엔은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깼다. "어휴... 꿈이었네. 다행이다."


그녀는 마른 세수를 한 번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씻고 수업을 들으러 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루시엔은 대연회장으로 가는 길에 어젯 밤에 금지된 숲에 다녀왔던 일을 로완에게 말해주었다.


로완은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걱정스러워 했지만, 그래도 다친데 없이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라고 했다.


그날 아침 식사를 하러 로완과 함께 대연회장으로 내려갔을 때, 그녀가 앉아있는 테이블로 찰리와 이즈멜다가 와서 합석했다.


"루시엔, 괜찮아?" "아리아, 괜찮냐?" 찰리와 이즈멜다가 그녀의 테이블에 와서 앉으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아니. 사실은 괜찮지 않아. 그래도 뭐 어쩌겠어... 오늘 스네이프 교수님께 가서 혹시 빗자루를 되돌려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려고."


그녀가 한숨을 내쉬며 차가운 음료가 든 잔을 들어 부은 눈에 갖다 댔다.


"너 어제 울었냐? 눈이 하도 부어서 플림피 같아보인다, 너?" 이즈멜다가 그녀를 향해 툭 내뱉었다.


"응, 조금... 그렇게 많이 부어보여?" 루시엔이 그녀에게 묻자, 이즈멜다는 코웃음을 치며 대답해 주었다.


"플림피가 너보고 누님이라고 하겠다. 근데 그까짓거 눈 좀 부으면 어때, 어떻게 된게 예쁜 애들은 눈이 퉁퉁 부어도 예쁘냐? 흥!"


그러자 세 사람은 킬킬거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도 걱정해줘서 고마워, 다들. 괜히 나 때문에 너희들도 벌을 받게한 것 같아서 미안해."


그녀는 진심으로 미안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고는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괜찮아, 루시엔. 내가 돕겠다고 선택한 일인걸. 어차피 청소같은걸 시키시겠지. 난 괜찮아!" 찰리가 진심어린 목소리로 그녀를 위로하며 대답했다.


"야, 됐어. 누가 지금 너더러 미안해하라고 여기 온 줄 알아? 그리고 나도 그만한 각오는 하고 하겠다고 한 거니까 내숭 좀 그만 떨어."


이즈멜다가 이렇게 말하자, 루시엔은 입술을 삐죽이며 말했다.


"이게 내 진심인걸 뭐."


그녀의 대답에 이즈멜다는 눈을 굴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랑 있으면 오글거려서 아침 먹던 것도 다시 도로 튀어 나오겠다. 난 이만 가야겠어."


이즈멜다는 가방을 챙겨서 일어나더니 루시엔과 찰리를 향해 눈을 흘기며 말했다.


"어젠 레드캡한테서 구해줘서 고...고마웠다."


그리고는 자신이 내뱉은 말에 진저리를 치며 "어휴! 오글거려!" 라고 하고는 그들이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하듯이, 어젯밤에 겪었던 세 가지 불운은 그들에겐 단단해진 우정이라는 선물로 되돌아 왔다.


루시엔과 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하고는 작게 미소지으며 쿡쿡 웃었다.


로완은 옆에서 아침 식사를 하다가 곰곰이 생각하며 루시엔에게 물었다.


"그러면 다음엔 화살촉을 토르부스에게 가져다 주어야 하잖아. 그건 어떻게 할 계획이야?"


"음... 그건 나한테 따로 계획이 있어." 루시엔이 로완에게 간단하게 이렇게만 대답해주자, 로완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너 혹시 혼자 학교 빗자루를 빌려타고 금지된 숲으로 가겠다는건 아니지? 그러기만 해봐?! 그러면 내가 르웬 아주머니한테 직접 편지를 쓸 테니까."


로완이 르웬을 들먹이며 루시엔에게 이렇게 협박하자, 루시엔은 예상했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하며 단호하게 그녀에게 대답했다.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거야. 같이 동행해 줄 좋은 친구 한 명 한테도 부탁해 놓았으니까, 걱정 마. 그리고 엄마한테는 비밀인 거 알지..?"


"흠...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알았어, 믿어줄게." 로완이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의 단호한 얼굴을 살펴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이번에 같이 동행해주겠다는 친구는 누구야?" 찰리가 아침 식사로 나온 시리얼을 한 숟가락 떠 먹으며 물었다.


"음... 탤벗 윙거." 그녀도 아침 식사로 나온 구운 토스트에 마멀레이드 잼을 발라 한 입 베어물며 대답했다.


"뭐? 걔가 그런 부탁도 들어주디?" 로완과 찰리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랐다.


"나도 솔직히 처음엔 조금 놀라긴 했어. 그런데, 우리가 좋은 친구가 된게 최근 일이거든. 그래서 그 전에는 그 애의 좋은 면을 잘 몰랐던 것 같아."


루시엔이 곰곰이 생각하며 이야기해주자 로완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가늘게 뜨고 다시 그녀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루시엔의 얼굴에선 특별한 낌새가 보이진 않았다.


반면, 찰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했다.


"그럴 수도 있지. 용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고, 상대방의 좋은 면이 어떤 것인지는 겪어봐야 알 수 있는 것도 있으니까."


"오늘따라 굉장히 현명한 말을 하네, 찰리?"


루시엔이 키득거리며 그에게 말하자, 찰리는 자랑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말했다.


"원래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은 현명한 법이지! 특히 용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는 이렇게 말하고는 키득거리며 웃었다.


"그냥 용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옹호하고 싶어서 꺼낸 말 아니야?"


로완이 키득거리며 묻자, 찰리는 겸연쩍은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사실은 그런 마음도 깔려있긴 했어."


그러자 세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함께 크게 웃음을 터뜨렸고, 루시엔도 친구들 덕분에 우울함을 잊고 즐거운 아침 식사 시간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날 오전 수업은 래번클로와 그리핀도르가 함께 듣는 4학년 마법 수업이 있었다.


그래서 루시엔은 로완과 찰리와 함께 아침 식사를 마치고나서 그대로 함께 마법 교실로 올라갔다.


"오늘은 스코지파이 마법을 공부할 거란다. 이 마법은 집안일을 하는데 아주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지. 번디문의 퇴치에도 효과적이란다."


플리트윅 교수가 이렇게 설명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루시엔과 로완은 평소처럼 함께 나란히 앉아서 마법 수업을 들었는데, 오늘도 루시엔과 로완은 쪽지를 몰래 주고받으며 수업을 듣는 중이었다.


이 마법으로 화장을 지우는 것도 대체할 수 있을까?
어떻게 생각해?
-R


글쎄... 화장이 번디문처럼 지저분해지면 가능하려나..?
만약 되더라도 부분만 지워버리는게 아니고
아예 전체 다 워시오프 되어버리지 않을까?
-L




로완은 루시엔이 보낸 쪽지를 보고는 잠시 고민하더니 다시 쪽지를 쓰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화장을 지우는 데는 사용하지 말아야겠다.
기껏 공들여서 한 화장이 다 지워지면 아까울 테니까.
오늘 아침에 마시다가 흘린 호박주스 얼룩이나 지워야겠어.
-R


 

그러더니 로완은 자신의 교복에 묻은 호박주스 얼룩에 대고 주문을 외웠다. "스코지파이."


그러자 얼룩이 깨끗하게 지워져버렸다.


루시엔은 고개를 작게 끄덕이더니 플리트윅 교수님의 강의를 필기하는 척하며 다시 쪽지를 쓰기 시작했다.


난 이따가 스네이프 교수님께 찾아가보려고.
빗자루 때문에 말이야ㅠㅠ
-L


부디 네 빗자루가 무사히 다시 돌아오길 바라ㅠㅠ
-R




루시엔은 로완의 쪽지를 받고는 고개를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정말로 강의에 집중해서 필기를 하기 시작했다.


수업이 끝나고, 루시엔은 책가방 끈을 꼭 붙잡고 반은 두려움, 반은 긴장한 마음으로 스네이프 교수님의 사무실로 향했다.


똑똑.


그녀가 사무실 문을 노크하자 안에서 스네이프 교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와라."


그녀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사무실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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