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11월에 접어들면서 온통 단풍이 낙엽으로 변하여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고, 더욱 더 쌀쌀한 늦가을의 날씨가 이어졌다.
11월 초의 어느 날 아침, 덤블도어는 강단 위에 올라가 대연회장에서 모여 식사를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공지를 하나 했다.
"주목! 여러분들께 즐거운 소식을 하나 발표하게 되어 기쁩니다. 이번 달에는 몇 년 만에 4학년 이상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천체 무도회 행사가 열릴 예정입니다. 이 축제는 음악을 듣고, 장식하고, 다과를 먹고, 춤을 추는 즐거운 시간이 될 겁니다. 분명 질문이 많으리라 생각하는데..."
덤블도어는 이렇게 말하고는 학생들을 둘러보았고, 4학년 이상이라는 소리에 1~3학년의 학생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후플푸프 테이블에 앉아있던 페니가 들뜬 얼굴로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질문이 있습니다! 저희도 천체 무도회 준비에 참여할 수 있나요?"
"학생 중 한 명이 장식 위원회를 이끌 위원장으로 뽑힐 거란다, 헤이우드 양." 덤블도어가 인자한 얼굴로 대답해주었다.
"무도회에 짝을 데리고 가도 되나요? 갈비 한 짝 말고, 진짜 사람이요." 슬리데린 테이블에 앉아있던 바나비가 고개를 갸웃하며 질문을 했다.
"그래, 누구든 무도회에 다른 학생을 손님으로 데려올 수 있단다, 리 군." 덤블도어가 바나비의 질문에도 인자한 얼굴로 대답해주었다.
"무도회에는 어떤 의상을 입고 가야 하나요?" 이번엔 래번클로 테이블에 앉아있던 안드레가 질문을 했다.
"이구 군, 격식을 차린 옷차림이 좋을 것 같구나." 덤블도어는 이번에도 친절하게 대답해주었다.
"이제 모두 수업을 들으러 가 봐도 좋다. 천체 무도회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곧 알려주도록 하마."
덤블도어의 공지가 끝나자,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천체 무도회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세상에나! 천체 무도회라니! 너무 재밌을 것 같아, 그치 루시?"
덤블도어의 공지가 끝나자마자 로완이 루시엔의 옆에 앉아 있다가 반색했다.
"응, 천체 무도회라니... 무도회는 처음이라 기대되는걸?" 루시엔도 즐거운 듯한 얼굴로 말했다.
"격식을 차린 옷차림이라니, 벌써부터 바쁜 느낌이야. 난 어서 의상 디자인 스케치를 시작해야겠어..."
안드레는 이렇게 말하고는 부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대연회장을 나갔다.
학생들이 계속 연회장에서 천체 무도회에 대한 이야기로 끝없이 이야기를 하자, 결국 덤블도어 교수가 다시 강단에 올라와 입을 열었다.
"무도회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계속하거라. 수업 들으러 가 봐도 좋다고 했잖니. 그리고 무도회 장식 위원회의 위원장 선거가 곧 도서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관심 있는 학생들은 참여해보도록 하거라."
덤블도어 교수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한 후, 대연회장에서 나갔다.
"루시엔, 로완! 잠깐 얘기 좀 할래?" 페니가 들뜬 얼굴로 루시엔에게 달려와 말했다.
"무슨 일인데, 페니?"
"내가 천체 무도회 장식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당선되면 우리 함께 장식하자!"
"난 또 뭐라고. 당연한거 아냐? 베프가 장식 위원회 위원장이면 당연히 도와줘야지!" 루시엔이 웃으며 대답했다.
"고마워! 아...그런데, 혹시 내가 장식 위원회 위원장으로 당선이 안 되면 어쩌지?" 페니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넌 우리 학년 여학생 중에 가장 인기가 많잖아. 당연히 네가 장식 위원회 위원장이 되겠지." 로완이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우리 학년에서겠지... 6학년의 에밀리 타일러가 나선다면 또 달라질지도 몰라..." 페니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에밀리 타일러? 빌 위즐리를 잔인하게 차 버렸던 그 애?"
루시엔이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그러자 로완의 눈에서 불길이 타오르는 것 같았다.
"에밀리 타일러는 분명히 자기가 학생 위원회를 전부 이끌고 싶어서 다른 도전자들은 가차없이 깎아내릴거야... 나에 대한 헛소문을 퍼뜨리는 것도 포함해서..."
페니가 한숨을 내쉬고는 이어서 계속 이야기를 했다.
"난 정말 천체 무도회를 멋지게 꾸며내고 싶어! 무도회장 중앙을 별로 장식한다고 상상해 봐! 그리고 무도회장 바닥은 밤하늘처럼 반짝일 테고! 부탁인데 내가 당선되도록 선거 활동을 좀 도와줄 수 있어?"
"물론이지! 에밀리 타일러가 널 깎아내리는 데에 집중하는 동안, 우리는 네 장식 디자인에 대해 학생들에게 알리는 데 집중해보자. 그리고 도와줄 만한 사람들을 찾아볼게."
페니가 간절한 얼굴로 묻자, 루시엔이 이렇게 대답하며 페니를 안심시켰다.
그 뒤로 루시엔과 로완은 각자 나뉘어 페니의 선거 운동을 도와줄 만한 사람들을 영입하기 시작했다.
꽤 많은 학생들에게 페니의 장식 디자인에 대해 설명했고, 얼마나 멋질 지 생각해보라며 설득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러한 환상적인 디자인 아이디어를 듣자, 자신의 파트너와 함께 그곳을 거니는 모습을 상상하며 꿈꾸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페니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이틀 뒤, 점심 시간에 도서관에서 핀스 부인의 감독 하에 장식 위원회 위원장을 뽑는 개표가 이루어졌다.
그곳에 온 에밀리 타일러는 페니를 조롱하며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지만, 그녀의 예상을 뒤엎고 장식 위원회 위원장으로는 페니가 당선되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페니가 기뻐하며 개표 현장에 모인 학생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쉬이잇! 여기가 도서관인 걸 잊은 거니!" 핀스 부인이 옆에서 주의를 주었다.
"죄송해요! 전 그저 모두에게 이번 천체 무도회가 아름다운 별로 가득할 거라는 걸 알려 주고 싶었어요!"
페니가 기뻐하는 얼굴로 핀스 부인에게 말했다.
한편, 에밀리 타일러는 분개하며 외쳤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내 친구들이 다 나한테 투표했을줄 알았는데!"
"네 친구들은 실제로 너한테 투표했을지도 몰라. 근데 네 친구가 몇 명이더라? 하나... 둘... 음..." 바나비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하자,
"뭐? 너 지금 날 모욕하는거야?" 에밀리 타일러가 바나비에게 화를 냈다.
"바나비는 널 모욕하려는게 아냐. 정말로 수를 세고 있을 뿐이지..."
루시엔이 나서서 바나비를 변호해주자, 에밀리 타일러는 콧방귀를 크게 한번 뀌고는 도서관에서 나가버렸다.
"자 그럼, 다시 조용히 공부하러 가라. 그럴 생각이 없으면 당장 도서관을 나가도록."
핀스 부인이 그곳에 모여있는 학생들에게 엄격한 목소리로 지시했다.
그래서 학생들은 도서관을 나와 복도에서 모여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선거 활동을 도와줘서 고마워, 얘들아! 이따 저녁 때 마법 수업 교실에서 장식을 만들 예정인데, 너도 와서 도와줘! 그럼 나 먼저 가 볼게!"
페니가 인사를 하고는 손을 흔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달려갔다.
"흠... 페니가 너랑 나 외에도 장식 위원회에 또 누구를 뽑을 생각인지 궁금하다..."
로완이 달려가는 페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곰곰이 생각하는 듯한 얼굴로 루시엔에게 말했다.
그날 오후 수업은 변신술 수업이었는데, 수업 시간에 색깔을 바꾸는 마법인 '콜로바리아' 마법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
이 마법을 배우면서 가장 즐거워한 사람은 안드레였는데, 그는 이 마법을 패션에 여러가지로 응용할 가능성을 생각하며 진지한 태도로 열심히 수업에 임했다.
마법을 실습할 시간이 되자, 학생들은 각자의 앞에 놓인 흰 쥐의 털 색깔을 바꾸게 되었다.
루시엔은 콜로바리아 마법을 써서 쥐의 털 색깔을 노란색으로 바꾸는데 성공했고, 로완은 붉은색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맥고나걸 교수는 학생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확인을 하고는 루시엔과 로완이 바꾼 색을 보자 잘했다고 칭찬해주며 짝에게도 마법을 연습해봐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음... 루시, 난 네 머리카락을 붉은 색으로 염색해줄게. 콜로바리아!"
로완이 주문을 외우자, 루시엔의 머리카락이 타는 듯한 붉은 색으로 변했다.
"오우, 루시엔! 이젠 너도 우리 집안 아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어보인다. 큭큭큭."
그러자 옆줄에 앉아있던 찰리가 루시엔을 보고 킬킬거리며 웃었다.
"그러게. 이참에 아예 붉은 머리로 바꾸고 다녀볼까? 큭큭큭."
루시엔도 자신의 머리카락을 한줌 집어들고 살펴보면서 농담으로 킬킬거렸다.
"붉은 머리도 나쁘지 않은데, 저주 해결사!"
뒷줄에 앉아있던 안드레는 감탄하며 그 모습에서 영감이 떠오른듯 재빨리 스케치북을 펼쳐서 새로운 디자인을 스케치하기 시작했다.
"자, 이번엔 내 차례야, 로완. 콜로바리아!"
킬킬거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루시엔은 이번엔 로완의 머리카락에 주문을 걸어보았다.
"어때? 잘 어울려?" 로완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한줌 집어들어 보면서 물었다.
로완의 머리카락은 원래 루시엔의 머리카락 색깔같은 백금발 색으로 변했는데,
"푸하하하!"
로완의 모습을 보고 웃음이 터져나온 쪽은 찰리 옆에 앉아있던 벤이었다.
"왜? 대체 어떻길래?" 로완이 깜짝 놀라며 루시엔을 바라보며 물었다.
"마법은 성공했어... 그런데... 음... 미안해, 로완. 색깔의 선택이 잘못되었나봐..." 루시엔이 머뭇거리며 사과했다.
"맙소사! 칸나! 너 그 머리 색깔 정말 안 어울린다. 할머니 같아."
뒷줄에 앉아있던 안드레가 스케치북에서 고개를 잠깐 들더니 가차없이 비평을 했다.
"어서 다시 돌려놓는게 좋겠어, 아리아."
말없이 안드레의 옆에 앉아서 지켜보고만 있던 탤벗 마저도 한마디 거들었다.
"이런... 윙거 마저도 이런 말을 하다니, 정말 안 어울리나보네. 다시 바꿔줘, 루시."
로완이 한숨을 내쉬며 루시엔에게 부탁했다.
"알겠어. 피니트 인칸타템!" 루시엔은 다시 로완의 머리카락 색깔로 되돌려 주었다.
"고마워, 루시. 나도 다시 바꿔줄게. 피니트 인칸타템!" 로완도 루시엔의 머리카락 색깔을 원래대로 되돌려 주었다.
"그런데, 안드레. 넌 뭘 그렇게 열심히 그리고 있는거야?" 루시엔이 뒷줄로 몸을 돌리고는 안드레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아, 이거? 이번 천체 무도회에서 선보일 의상 스케치를 하고 있었어.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이번에 남녀 모델이 한 명씩 필요한데, 내 모델이 되어주라, 루시엔! 탤벗!"
안드레가 루시엔과 탤벗에게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모델이 되어달라 부탁했다.
두 사람은 동시에 입을 열었는데, 루시엔이 동그랗게 눈을 뜨며 "뭐?" 라며 외쳤고, 탤벗은 차가운 목소리로 "안 돼." 라며 냉정하게 거절했다.
하지만, 안드레는 패션에 있어서 만큼은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었고, 그의 부탁은 정말 끈질겼다.
"루시엔, 너는 내 영감의 원천이야. 네가 입어주지 않는 의상은 의미를 잃고 말거야. 그러니 제발 부탁이야, 내 의상의 모델이 되어줘! 그리고 윙거, 래번클로에서 아니 호그와트 전체에서 너만큼 내 의상을 잘 소화할 수 있는 모델은 없을거야. 제발! 응?!"
안드레가 이렇게까지 부탁을 하자, 루시엔은 차마 더 거절하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베프인 로완을 위해 데이트 의상도 준비해주었는데, 모델 한 번쯤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거니 생각했다.
"그래,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알았어." 루시엔은 어깨를 으쓱 하고는 그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고마워, 루시엔! 네가 이번 천체 무도회에서 입을 의상은 나한테 맡겨줘! 내가 내 모델을 위해선 특별히 최고급 의상으로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놓을게." 안드레가 기뻐하며 루시엔에게 말했다.
하지만 탤벗은 완고했다. "어차피 난 천체 무도회 따위는 참석할 생각도 없어. 난 그런 번잡한 곳은 딱 질색이야."
그러자 루시엔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천체 무도회에 안 간다고? 이런 특별한 기회는 매번 오는게 아냐, 윙거!"
하지만, 옆에 있던 로완도 이렇게 말했다. "사실, 나도 천체 무도회에 가는게 별로 내키지 않아, 루시."
"뭐라고?? 대체 왜?" 루시엔은 로완을 바라보며 놀란 얼굴로 물었다.
"나는 그냥... 천체 무도회에 어울리는 인간이 아닌 것 같아... 나는 사교성도 부족하고 멋지지도 않잖아... 그저 지나다닐 뿐인데 남의 발을 밟고 음료를 쏟고 다닌다고 상상해 봐." 로완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너희 둘 다 그만해! 내가 보기엔 그렇지 않아. 너흰 다른 사람들처럼 무도회를 즐길 자격이 충분하다고." 루시엔이 두 사람을 보며 자기 의견을 말했다.
하지만, 탤벗은 눈을 굴리고는 대답하지 않고 차가운 얼굴로 계속 침묵하고 있을 뿐이었고, 로완은 미소 띤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나는 가지 않는 게 전혀 실망스럽지 않아. 사실, 안 간다고 생각하니까 좀... 안도했어."
"천체 무도회에 가는게 불안했던거야, 로완? 그러면 불안감을 행복한 기대감으로 바꿔보는 건 어떨까..?" 루시엔이 눈을 빛내며 물었다.
"고맙긴 하지만, 내가 갈 일은 없을거야, 루시. 난 그냥 장식 위원회 일만 돕는 걸로도 충분히 만족해." 로완이 그녀를 향해 미소를 띤 얼굴로 대답했다.
"진심이야..?" 루시엔이 축 처진 얼굴로 묻자, 로완이 이렇게 대답했다.
"정말이야. 아무리 너라고 해도 가자고 설득할 수 없을 테니까, 괜히 거창한 전략 같은 거 짜서 오지 마..."
"에휴... 알았어, 로완. 탤벗, 그러면 너는? 정말로 참석 안 할거야?" 루시엔이 실망한 얼굴로 물었다.
"안 해." 탤벗은 냉정하게 짧은 대답을 내놓자, 루시엔은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맥고나걸 교수가 학생들을 주목시키고는 다음 시간까지 제출할 콜로바리아 마법에 관한 작문 숙제를 내주었고, 각자 털 색깔을 변신시킨 쥐들을 앞에 있는 장소에 제출하고 나가봐도 좋다고 지시했다.
루시엔은 로완과 함께 털 색깔을 바꾼 쥐를 앞으로 가져가 제출하고는 점심 식사를 하러 대연회장으로 향했다.
"오늘 오후는 공강인데, 뭐 할거야?" 루시엔이 대연회장으로 가면서 로완에게 물었다.
"어... 음... 도서관에 가려고 했는데... 왜?" 로완이 살짝 말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아냐, 할 일이 없으면 나랑 시클워스 데리고 같이 성 주변을 좀 돌아보자고 물어보려고 했었지. 바쁘면 같이 안 가줘도 돼, 괜찮아."
"으...응, 그럼 이따가 저녁때 마법 수업 교실에서 장식 위원회 일을 도와줄때 다시 만나자."
로완이 어색한 목소리로 이렇게 대답하자, 루시엔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점심도 안 먹고 도서관으로 가려고?"
"아니! 점심은 먹고 가야지..." 로완이 어색하게 헤헤 웃고는 씩씩하게 대연회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흠... 수상한데...?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은데..."
루시엔은 작게 혼잣말을 하며 의심했지만, 곧 '뭐, 아무리 베프라도 비밀이 있을 수 있지!'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의심을 털어버리고는 로완의 뒤를 따라 점심 식사를 하러 갔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루시엔은 로완과 이따 만나자고 작별 인사를 하고는 레이크픽 부인의 사무실에서 시클워스를 빌려와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그녀는 시클워스와 함께 훈련장을 돌면서 화살촉이 묻혀있는 곳이 있나 살펴보았지만, 훈련장에서 찾아낸 것은 비행 수업을 하다가 아이들이 떨어뜨린 크넛 몇 개와 반짝이는 에나멜 단추 정도가 전부였다.
그녀는 성 밖으로 내려가 해그리드의 텃밭 쪽으로 향하며 시클워스에게 화살촉을 찾아보게 했다.
그때,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 장소에서 케틀번 교수를 도와 드리고 성으로 올라오던 바나비와 마주쳤다.
"루시엔!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반가워!" 바나비가 환한 얼굴로 그녀를 향해 달려왔다.
"안녕, 바나비! 오늘도 케틀번 교수님을 도와드리고 오는 길이야?" 루시엔도 반갑게 인사해주었다.
"응! 요새 케틀번 교수님이 돌보고 있는 보우트러클이랑 친해졌거든. 그 녀석한테 이름도 지어줬어! 유명한 신비한 동물 학자이자 나의 롤모델인 뉴트 스캐맨더의 이름을 따서 '뉴트'라고 지어줬지." 바나비가 즐거운 듯이 말했다.
"그렇구나! 뉴트라니 멋진 이름을 지어줬네."
루시엔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맞장구 쳐 주자 바나비는 그녀의 환한 미소를 보며 살짝 얼굴을 붉혔다.
"저기... 루시엔, 뭐 하나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바나비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뭔데?" 루시엔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너는 이번 천체 무도회에 파트너를 데려갈 거야...?"
"음... 아마도..? 아직까진 신청한 사람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 나도 아직까진 딱히 누군가에게 신청할 생각도 못했거든." 루시엔이 밝은 얼굴로 대답해주었다.
"그렇구나! 그러면...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파트너를 데려가는 걸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 봐... 네 선택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바나비가 반색하더니 은근한 태도로 이렇게 이야기하고는 부끄러운 듯이 뒷통수를 긁적였다.
"그러려나? 한번 생각 해볼게!" 루시엔은 해맑은 얼굴로 이렇게 대답했다.
그때 시클워스가 찍찍거리더니 달려와 자신이 발견한 것을 그녀에게 자랑해보였다.
"이번에도 뭘 발견했니, 시클워스? 하하... 또 크넛이구나... 수고했어, 시클워스. 하지만 그것도 내가 찾던 건 아니야. 시클워스, 당분간은 내가 바쁠 것 같아서 자주 못 보게될 것 같아. 그래도 괜찮지?"
루시엔이 시클워스를 바라보며 이렇게 이야기를 하자, 시클워스는 걱정 말라는 듯이 찍찍거리며 대답했다.
"그러면, 난 이 녀석을 레이크픽 부인의 사무실에 데려다주고 장식 위원회를 도우러 가야겠다."
그녀가 이렇게 말하자, 바나비는 자신이 같이 동행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함께 시클워스를 데려다주고 장식 위원회를 도우러 갔다.
저녁 시간이 되자, 루시엔은 약속대로 마법 수업 교실로 향했다.
과연 어떤 아이들이 장식 위원회에 참여하게 되었을까 궁금해하며 마법 교실 문을 열었을 때, 그녀는 깜짝 놀랐다.
마법 교실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숫자의 아이들이 모여있었던 것이다.
페니는 플리트윅 교수님이 쓰는 단상 위에 올라가 모인 아이들의 숫자를 세다가 루시엔이 들어온 것을 보고는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루시! 어서와!" 로완은 벌써 와서 루시엔을 반겨주었다.
"로완, 대체 몇 명이나 모인거래? 페니가 이렇게 많은 아이들을 다 모은거야?"
"아니, 페니가 다 모은 거라고는 할 수 없...나? 모르겠다. 페니가 부탁한 건 통스랑 너랑 나랑, 찰리, 바나비, 튤립 정도인데, 어느새 소문이 퍼져나가서 페니를 돕고 싶다는 아이들이 이렇게 많이 모였지 뭐야."
루시엔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로완에게 묻자, 로완이 어깨를 으쓱 하며 대답해주었다.
"그렇구나... 페니는 정말로 인기가 많은가 보다!"
"글쎄...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너도 만만치 않던걸, 루시엔."
루시엔이 새삼스럽게 감탄하며 말하자, 로완이 눈썹을 까딱까딱 하면서 뜻모를 미소를 지어보였다.
"내가 뭐?" 그녀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얼굴로 물었다.
"두고 봐. 곧 알게 될 테니까... 호호호." 로완이 키득거리며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그때 페니가 목을 가다듬더니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늘 장식 위원회 일을 도와주러 모여줘서 고마워. 우리가 장식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은 2주 정도 뿐인데, 우린 대연회장을 완전히 별 세계로 만들거야! 그러려면 장식품을 만들고, 꽃 장식도 준비해야해."
"다행히도, 음악은 플리트윅 교수님께서 레코드를 준비해 주시기로 했고, 테이블을 옮기는건 맥고나걸 교수님께서 도와주시기로 했어. 다과는 스프라우트 교수님께서 맡아주시기로 했고. 우린 그곳을 아름답게 꾸미기만 하면 되지!"
페니가 들뜬 얼굴로 말했다.
"그러면 우리가 만들어야 할 장식품은 뭐야, 페니?" 통스가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오늘 이곳에서 우린 별 장식을 만들거야. 연회장에 수많은 별이 떠 있는 것처럼 만들거거든! 그리고 바닥은 은하수처럼 만들건데, 바닥의 카펫은 바디아에게 부탁했어. 그러니까 여기서 몇 명은 지금 연회장으로 가서 바디아를 도와주면 될 것 같아. 바디아를 도와주는 일에 지원할 사람들은 손을 들어줄래?"
그러자 몇 명의 아이들이 손을 들었고, 페니는 그 아이들을 대연회장으로 내려보냈다.
"좋아, 그러면 나머지 사람들은 여기 남아서 별 장식을 만드는 것을 도와줘. 단, 플리트윅 교수님께서 마법을 사용해서 만드는건 금지하셨으니까, 번거롭더라도 직접 손으로 만들어주길 바라!" 페니가 아이들에게 말했다.
몇몇 아이들은 마법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말에 투덜거리기도 했지만, 곧 루시엔과 로완, 통스, 바나비, 찰리와 다른 아이들은 마법 교실에 남아 페니와 함께 별 장식을 손수 만들기 시작했다.
"세상에... 마법 없이 직접 손으로 만들라니..."
통스는 벌써 끈적이는 접착제를 사용하여 별 장식을 만드는 색종이를 붙이다가 손가락에 접착제를 묻혀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플리트윅 교수님께서 하지 말라고 하신건 다 우리들을 염려해서 그러신 걸거야. 그러니까 조금 불편해도 어쩔 수 없지."
루시엔이 어깨를 으쓱하고는 열심히 별 장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혹시 과자는 없어, 페니? 난 장식 위원회에 오면 과자를 주는 줄 알았거든!"
바나비가 해맑은 얼굴로 손을 들고는 페니에게 질문했다.
"미안해, 바나비. 오늘 우린 장식만 만들거야. 혹시 저녁을 안 먹은거야?"
"아니! 저녁은 먹었는데, 과자가 또 있는 줄 알았거든. 과자를 생각하니까 또 배가 고픈 것 같기도 하고..."
페니가 묻는 말에 바나비가 이렇게 대답하자, 루시엔과 로완, 통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킬킬거렸다.
"세상에, 찰리! 넌 뭘 만들고 있는거야? 그거 혹시 용이야?"
페니가 무심코 찰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가 그가 만들고 있는 장식을 보며 물었다.
"응! 별들 사이를 날아다니는 용이 한 두마리 쯤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찰리가 신나하는 얼굴로 대답했다.
"흠... 뭐, 나쁘지 않을 것 같아. 하지만, 그거 다 만들면 별 장식 만들기를 시작해 줘, 찰리. 우린 별이 정말 '많이' 필요하거든." 페니가 말했다.
"알았어! 걱정 마, 페니!" 찰리는 다시 열심히 작업을 시작했다.
"그럼 나도 별 말고 베네무스 텐타큘라 장식을 만들래." 통스가 이렇게 말하자, 페니가 그녀를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통스." 페니가 경고하는 듯한 눈빛을 보내자, 통스는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별 장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루시엔과 로완은 그 모습을 보고 또 한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킬킬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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