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패트로누스 마법을 함께 배우고 난 이후, 루시엔과 메룰라의 사이는 예전과 비슷하게 돌아갔다.
하지만, 메룰라는 확실히 예전보다는 조금 덜 심하게 굴었고, 수업 시간이나 복도에서 마주칠 때도 종종 루시엔에게 시비를 걸기 보다는 대부분 그냥 회피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루시엔은 메룰라가 자신에게 시비를 걸지 않는 것만해도 학교 생활에서 귀찮은 걸림돌이 사라진 것처럼 매우 편하게 느껴졌고, 덕분에 좀 더 수월하게 토르부스의 루비 화살촉을 찾을 계획을 실천으로 옮기게 되었다.
그녀는 바나비의 의견을 받아들여 니플러 한 마리를 구해서 보석 화살촉을 찾아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오전에만 수업이 있는 오늘, 루시엔은 오전 수업이 끝난 후, 케틀번 교수에게서 니플러를 한 마리 빌려와 오후 내내 공강 시간동안 화살촉을 찾아보기로 계획하고, 점심 시간을 이용하여 케틀번 교수를 찾아가 부탁해보았다.
하지만, 케틀번 교수는 니플러를 빌려줄 수는 있지만, 혹시 빌려가더라도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는 훈련되지 않은 니플러는 재앙을 일으킬 수 있다며 경고했다.
루시엔은 그 말을 듣고는 주춤하며 다시 한번 생각해보겠다고 말하고는 케틀번 교수의 사무실에서 나왔다.
"휴... 잘 훈련된 니플러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지...? 케틀번 교수님의 니플러 우리에서 한 마리 빌려다가 훈련부터 시키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텐데..."
루시엔이 복도를 걸어가며 생각에 잠겨 혼잣말을 했는데, 누군가 기다렸다는 듯이 그녀의 혼잣말에 대답을 했다.
"나에게서 한 마리 빌려가는 건 어떠니, 아리아 양?"
"......?! 레이크픽...부인...?"
루시엔이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바라보며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
"마침 나에게 잘 훈련된 니플러가 한 마리 있거든. 내 사무실에서 차 한잔 들고 가는게 어떠니, 아리아 양?"
어쩐지 레이크픽이 껄끄러웠던 루시엔은 점심 식사를 핑계로 정중하게 사양하려고 했다.
"제가 아직 점심을 먹지 않아서요. 빈 속에 차는 좀..."
"내 사무실 안에 샌드위치도 있단다. 마침 나도 아직 식사를 하지 않았으니, 함께 들면 되겠구나. 따라오렴."
이쯤되니 더 이상 뭐라 거절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루시엔은 그냥 체념하고는 될대로 되라는 마음으로 레이크픽 부인의 뒤를 따라 그녀의 사무실로 향했다.
처음 들어가본 레이크픽 부인의 사무실은 온갖 어둠의 마법 물품들로 가득한 정신 사나운 곳이었다.
'대체 이런 곳에서 어떻게 식사를 한다는 거지?'
루시엔은 마음속으로 기겁하며 정체를 알 수 없는 얼룩이 덕지덕지 묻은 기괴한 해골들이 걸려있는 벽면을 힐끔 바라보았다.
"아, 너무 빤히 쳐다보진 말거라, 아리아 양. 저것에는 현혹 주술이 걸려있어서, 오랫동안 쳐다보고 있으면 잡아먹히고 말거든. 후후."
'......! 지금 그딴걸 벽에 전시해놓으신 건가요??'
루시엔은 도저히 이 여자의 정신 상태를 알 수가 없어졌다.
"여기 앉으렴, 아리아 양."
그러면서 레이크픽 부인은 사무실 창가에 놓여있는 비교적 깔끔하고 정상적인-사무실 안의 다른 해괴한 것들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깔끔하다는 말이다-테이블과 의자에 앉도록 권했다.
"네,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레이크픽 부인."
루시엔은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런 인사치레가 어울릴까 고민하면서도 집에서 엄마에게 배웠던 대로 예의바르게 말했다.
"천만에, 아리아 양. 차는 밀크티로 하겠니?"
이런 이상한 환경에서 천연덕스럽게 밀크티를 권하는 레이크픽 부인도 정상은 아닌 것 같아보였지만, 루시엔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대답했다.
레이크픽 부인은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요술 지팡이를 들어 샌드위치가 담긴 접시와 밀크티가 담긴 티포트를 소환했다.
"맛있게 들려무나. 아, 물론 독을 탄 건 아니니 걱정 말고."
루시엔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자신의 앞에 놓인 음식들을 바라보는 것을 느꼈는지, 레이크픽 부인이 염려 말라는 듯이 말해주었다.
"잘 훈련된 니플러가 한 마리 필요하다고 했었지."
레이크픽이 차를 마시며 입을 열었다.
"네..."
루시엔도 밀크티를 홀짝 마시며 대답했다.
"네가 저주받은 금고와 관련해서 무언가 찾아야 하고, 그게 니플러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아마도 반짝이는 물건인가보구나."
"......"
루시엔은 샌드위치를 베어물고 오물거리면서 대답을 회피했다.
하지만 그것을 긍정이라는 답변으로 해석한 레이크픽이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제안했다.
"나에게 잘 훈련된 니플러 한 마리가 있지. 내가 그린고트에서 저주 해결사로 일할 때부터 기르던 녀석인데, 그 녀석을 네게 빌려주마. 시클워스!"
그러더니 니플러의 이름을 부르자, 산만하게 쌓여있던 어둠의 마법이 걸린 물건들 사이에서 영리하고 귀여운 니플러 한 마리가 고개를 쏙 내밀었다.
"이리 와라, 시클워스."
레이크픽이 다시 한번 부르자, 시클워스라는 이름의 니플러는 곧바로 그들이 앉아있는 테이블 앞으로 쪼르르 달려왔다.
"앞으로 아리아 양을 도와 그녀가 찾고자 하는 물건을 찾는걸 도와주거라, 시클워스."
레이크픽이 이렇게 명령하자, 니플러는 주인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것처럼 발을 구르며 즐거운 듯이 춤을 췄다.
"시클워스는 영리하고, 귀여운 녀석이지. 내가 아끼는 녀석이기도 하고."
레이크픽은 루시엔이 묻지도 않았는데, 이런 것들을 이야기 해주기까지 했다.
"감사합니다, 부인. 그런데, 왜 절 도와주시는 거죠..?"
루시엔은 더 이상 샌드위치를 먹는 것으로 입을 여는 것을 회피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말했었잖니. 난 네가 저주받은 금고를 해결하는 것을 도와주고 싶다고."
"그 일은 당신의 일인데도 불구하고요?"
"누가 해결하든 저주가 해결되는 것이 중요하단다, 아리아 양. 난 학생의 잠재력을 높게 여기고 있지. 게다가 프로 저주 해결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면 안 되는 법이란다."
루시엔은 뭔가 비밀스러운 꿍꿍이를 숨기고 있는 것 같아보이는 레이크픽 특유의 오만한 미소를 바라보며, 무언가 찜찜함을 느꼈지만, 정말로 레이크픽이 제안한 도움은 루시엔에게 꼭 필요한 것임을 부정할 수 없었다.
루비 화살촉만 찾으면 토르부스의 안내를 받아 숲의 금고에 들어갈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그 제안을 외면하지 못했다.
"흠... 감사합니다, 레이크픽 부인."
그렇게 루시엔은 시클워스가 필요할 때마다 레이크픽의 사무실에서 시클워스를 잠시 빌려가는 것을 허락받게 되었다.
잔뜩 경계하며 의심하느라 마치 체할 것 같았던 점심 식사를 마치고, 시클워스와 함께 레이크픽의 사무실에서 나온 루시엔은 안뜰로 향했다.
그날 오후 수업이 공강이었기 때문에, 안뜰부터 시작해서 호그와트 성을 뒤져볼 생각이었던 것이다.
루시엔은 사람이 없는 조용한 안뜰에 도착하자, 햇볕이 적당히 가려지는 그늘에 자리를 잡고 손수건을 펼치고 앉아서 시클워스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시클워스, 내가 찾는 물건은 루비 화살촉이야. 반짝이는 붉은색 보석이지. 여기 안뜰에서 그것 좀 찾아봐줄래?"
시클워스는 알겠다는 듯이 즐겁게 발을 구르더니, 곧바로 쪼르르 달려나가며 안뜰 구석구석을 뒤지기 시작했다.
시클워스를 기다리는 동안, 루시엔은 맥고나걸 교수님이 내주신 오르치데우스 과제를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책가방 안에서 변신술 교과서를 꺼내 든 그녀는 페이지를 사락사락 넘기며 오르치데우스 목차를 찾아갔다.
"여기 있다... 오르치데우스, 꽃다발 생성 원리.... 흠... 변신술의 5원소는 다음과 같다..."
그녀가 손으로 짚어내려가면서 다시 오르치데우스 부분을 소리내어 정독한 뒤, 머릿속에 교과서의 지침대로 꽃다발의 구체적인 모양을 떠올리고 요술 지팡이를 흔드는 알맞은 동작에 따라 궤적을 그리며 흔들어보았다.
"오르치데우스!"
그녀가 주문을 외우자, 요술 지팡이의 끝에서 한쪽으로 짓눌린 듯한 모양의 붉은 장미 꽃다발이 튀어나왔다.
"아... 이건 뭐... 꽃다발을 베개로 쓴 것 같잖아. 에잇! 진짜로 베개로 써 버릴까 보다."
루시엔이 꽃다발을 나무 밑둥으로 툭 던져놓고는 꽃다발을 베개삼아 베고 누웠는데...
"우악!!!"
나무 위의 줄기에 기대어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던 탤벗의 루비같은 붉은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깜짝 놀란 루시엔은 이번에도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야! 너... 진짜...!"
너무 놀라서 말도 제대로 안 나왔다.
탤벗은 성가시다는 듯 눈을 굴리고는 가볍게 나무 줄기에서 훌쩍 내려오더니, 나무 밑둥에 등을 기대어 앉아 팔짱을 끼고 긴 다리를 쭉 뻗어 발목을 꼬며 편안한 자세를 취했다.
그 모양새가 마치 소파 위에서 기대누워 쉬는 것처럼 너무나도 익숙하고 편안해 보여서 루시엔은 순간 말문이 막혀버렸지만, 다시 씩씩거리며 입을 열었다.
"숙녀를 몰래 훔쳐보고 있다니, 너무 무례한 거 아냐, 탤벗?"
"몰래 훔쳐보다니. 말은 바로 해야지. 너 때문에 나무 위에서 낮잠 자다가 방해를 받아서 깬 거야, 아리아. 대체 왜 그렇게 시끄럽게 공부하는 거야?"
"그...그건... 오르치데우스 과제를 하는데 어려워서 그런거고... 아무튼, 깜짝 놀랐다고!"
루시엔이 노려보자, 탤벗은 루비같은 눈동자를 도르륵 굴리더니 얄밉게 어깨를 한번 으쓱 하고는 다시 낮잠을 자려는 듯 눈을 감았다.
루시엔은 다시 자리에 앉으며 과제에 집중하려고 했다.
"머릿속에 원하는 꽃다발의 생김새를 떠올립니다. 집중하며 주문을 외우면서 요술 지팡이를 꽃다발의 모양처럼 궤적을 그리세요..."
그때, 시선이 느껴져서 교과서에서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못마땅함이 가득한 루비같은 눈동자 한 쌍과 눈이 마주쳤다.
"꼭 그렇게 소리내어 읽어야만 머릿속에 들어오는 거야?"
"이...이건... 나만의 특...특별 집중법이야...!"
루시엔은 당황하여 저도 모르게 이렇게 변명해버렸다.
사실 특별 집중법 따윈 없었지만, 너무 집중하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어린이처럼 소리내어 읽어버린 것이 부끄러웠던 것이었다.
"흐음...? 어떻게 꽃다발을 소환했는지 말해봐. 내가 봐 줄테니까."
"네가 갑자기 왜 이런 친절을...?"
루시엔이 뜻밖의 친절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묻자, 탤벗이 차가운 목소리로 성가시다는 듯 대답했다.
"네가 과제를 빨리 끝내야 한시라도 빨리 이곳이 다시 조용한 내 공간이 될 거 아냐."
"아... 그럼 부탁할게. 나도 어서 빨리 과제를 마치고 싶거든."
루시엔이 이렇게 말하자, 그는 눈을 다시 한번 도르륵 굴리더니, 그녀의 마법을 봐주기 시작했다.
"꽃다발을 떠올릴 때는 눈 앞에서 보는 한쪽 면만 떠올리지 말고 다각도로 전체 면에서 바라보는 느낌으로, 입체적으로 떠올려야 해. 지팡이를 흔드는 궤적은 이렇게... 봐봐, 오르치데우스!"
그가 시범을 보이며 주문을 외우자, 새빨갛고 탐스러운 튤립 꽃다발이 나타났다.
보기좋은 형태의 아름다운 튤립 꽃다발은 빛깔도 윤기가 흐르는 것이 정말 갓 따온 것처럼 싱그럽고 아름다웠다.
"우와..! 이것도 예쁘다! 지난번에 네가 수업시간에 만들었던 물망초 꽃다발도 정말 예쁘던데...!"
루시엔은 그가 만들어낸 꽃다발을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며 꽃다발의 아름다움에 순수하게 감탄했다.
"감탄하지만 말고, 이렇게 따라하라고."
그가 다시 그녀를 지도하며 자세를 봐주었다.
"알았어... 오르치데우스!"
그녀가 머릿속으로 꽃다발의 형태에 집중하며 주문을 외우자, 이번엔 새빨간 장미 꽃다발이 제대로 등장했다.
"와! 성공인 것 같은데?! 와아!"
루시엔이 자기가 만들어낸 꽃다발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기쁜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네. 자, 그럼 이제 한 단계 더 높은 응용에 들어갈 거야."
그가 이렇게 말하자, 루시엔은 흠칫 놀라며 물었다.
"이거 말고 뭐가 또 있어? 너 나랑 같은 변신술 수업 듣는거 맞아?"
"과제에서 특출함에 보너스 점수까지 받으려면 이거보단 한 단계 더 뛰어나야 될 거 아냐. 자, 이제 머릿속으로 장미 옆에 두를만한 다른 꽃이랑 같이 떠올려봐."
"한번에 여러 종류가 섞인 꽃다발도 소환이 가능한 거였어?"
그녀가 몰랐다는 듯이 묻자, 탤벗은 당연하지 않냐는 듯한 시선으로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에서 민망함을 느낀 그녀는 목을 가다듬으며 다시 주문을 외웠고, 이번엔 빨간 장미꽃 외에도 핑크색 리시안셔스가 그라데이션처럼 배치되어 있고 하얀 안개꽃이 주변을 두르고 있는 형태의 꽃다발이 나타났다.
"제법인데?"
탤벗은 그녀가 두 가지 종류의 꽃이 혼합된 꽃다발을 만들어낼 줄 알았지만, 이렇게 단번에 세 가지를 섞어서 정교하게 배치해서 만들줄은 몰랐기에 놀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루시엔도 한번에 이렇게 성공해낼 줄은 몰랐기 때문에 얼떨떨하지만 기쁜 표정으로 자신이 만들어낸 꽃다발을 내려다보았다.
"헤헤. 내가 쫌 하지? 큭큭큭."
그녀가 어려운 주문을 완전히 깨우친 것에 기뻐서 킬킬거리자, 그는 작게 피식 웃더니 습관처럼 도르륵 눈을 굴렸다.
루시엔은 목을 흠흠 가다듬더니, 그를 바라보며 행복한 표정으로 들고 있던 꽃다발을 건넸다.
"자, 내가 주는 선물이야."
"뭐?"
탤벗이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녀가 건네주는 꽃다발을 엉거주춤 받아들었다.
"도와줘서 고마워, 탤벗. 덕분에 변신술 과제에서 특출함과 보너스 점수까지 받을 수 있겠어."
그녀가 환하게 미소지으며 말하자, 나무 그늘 아래에서도 빛이 눈에 박혀드는 것 같았다.
그는 눈이 부신 듯 하여 계속 바라보지 못하고 슬그머니 꽃다발로 시선을 내렸다.
붉은 장미와 핑크색 리시안셔스와 하얀 안개꽃이 그라데이션처럼 퍼져나가는 아름다운 꽃다발이었다.
마치 이것을 만들어낸 사람처럼.
"...... 넌 혹시 꽃말에 대해 잘 알아?"
그가 갑자기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아니? 잘 모르는데, 왜?"
루시엔이 느닷없는 질문에 고개를 갸웃하며 대답하자, 그가 다시 루비같은 눈동자를 들어올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니, 그냥. 갑자기 궁금해서."
그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가볍게 말하더니, 아까 자신이 시범으로 만들었던 새빨갛고 탐스러운 튤립 꽃다발을 들어 그녀에게 건넸다.
"자, 이건 네가 가져. 내가 받은 꽃다발에 대한 답례...라고 생각해."
"오! 이거 나 주는 거야? 고마워, 탤벗! 기숙사 방에 꽂아 놓으면 예쁘겠다. 헤헤."
자신이 주는 꽃다발에 기뻐하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그는 마음 한구석에서 비밀스러운 만족감을 느꼈다.
그때, 시클워스가 루시엔이 있는 곳으로 쪼르르 달려와 자신이 발견한 것들을 보여주며 자랑했다.
시클워스가 주머니에서 꺼내든 것은 누군가 떨어뜨리고 간 반짝이는 큐빅이 달린 머리핀과, 은 시클 하나, 동 크넛 여러 개였다.
루시엔은 웃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시클워스를 쓰다듬어주면서 말했다.
"미안하지만, 모두 다 내가 찾는 것들이 아니야. 그래도 오늘 수고 많았어, 시클워스. 다음에도 또 부탁할게."
이번에도 시클워스는 엉덩이를 흔들며 맡겨만 달라는 듯이 즐겁게 춤을 추었다.
루시엔은 짐을 책가방 안에 다 챙겨넣어 들고, 또 다른 팔로 시클워스를 안아들었는데...
이런... 꽃다발을 들 손이 부족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탤벗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저기... 있잖아, 탤벗... 미안한데..."
탤벗은 그녀의 상황을 한눈에 파악하고는 무슨 부탁을 하려는 것인지 알아차렸다.
그는 한숨을 내쉬더니, 시클워스를 들고 있지 않은 그녀의 한쪽 손에서 책가방을 빼앗아 들고는 자신이 선물로 준 튤립 꽃다발을 들려주었다.
"꽃다발만 들어줘도 되는데..."
루시엔이 미안한 듯 그의 손에 들린 자신의 묵직한 책가방을 눈짓하며 머뭇머뭇 말했다.
"우리 기숙사로 바로 가면 되는 거지?"
그가 냉담한 목소리로 이렇게 묻자, 루시엔이 미안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정말 미안한데, 먼저 시클워스를 레이크픽 부인의 사무실로 데려다줘야 되거든..."
그가 무척이나 성가시다는 듯 눈을 굴리며 잘생긴 짙은 눈썹을 한번 찌푸리더니 걸음을 옮겼다.
"빨리 와. 시간 낭비하지 말고."
한 손엔 자신이 준 장미 꽃다발과 다른 한 손엔 자신의 책가방을 들고선 성큼성큼 긴 다리로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루시엔은 피식 새어나오는 웃음을 꾹 참았다.
그리고는 달려가며 외쳤다.
"같이 가, 탤벗!"
그러자 그는 귀찮은 티를 팍팍 내면서도 그녀의 보폭에 맞추어 걸음을 늦춰주었다.
두 사람이 나란히 걸어가며 한쪽은 성가시다는 듯 타박하고, 한쪽은 지지않고 맞받아치며 킬킬거리는 소리가 고요한 안뜰에 기분좋게 울려퍼졌다.
그 뒤로 종종 루시엔은 시클워스를 레이크픽 부인의 사무실에서 빌려와 틈 날 때마다 호그와트 곳곳을 돌아다니며 토르부스의 보석 화살촉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늘 허탕이었고, 그녀는 이제 보석 화살촉이 호그와트 밖에 숨겨져 있는 가능성에 대해 차츰 의심하기 시작했다.
[작가의 노트-꽃말]
※물망초: 날 잊지 마세요, 진실한 사랑
※빨간 튤립: 영원한 사랑의 고백
※붉은 장미: 사랑, 아름다움, 낭만적인 사랑, 용기, 존경, 열망, 열정
※리시안셔스: 변치않는 사랑
※하얀 안개꽃: 순수한 마음,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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