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창작 팬픽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17: 패트로누스 (1)

루시엔 아리아 2021. 10. 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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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루시엔과 통스는 저녁 식사를 거의 마쳐가는 대연회장으로 다시 돌아와, 연회장 한쪽 벽면의 커다란 벽난로 근처의 빈 자리에 자리잡고 앉았다.

 

 

"뜨거운 핫초코!" 두 사람은 앞에 놓인 사용하지 않은 빈 잔에 대고 따뜻한 음료를 주문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뜨거운 핫초코를 한 잔씩 앞에 두고 홀짝이며 몸을 녹였고, 두 사람은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어느 쪽이 더 놀라운지 모르겠다. 디멘터가 호그와트 교내를 돌아다니는 것과, 네가 패트로누스를 부를 수 있다는 것 중에 말야! 왜 얘기해주지 않았어?!"

 

 

루시엔이 이렇게 물어보자, 통스는 짓궂게 웃음을 터뜨리며 대답했다. "물어보지 않았잖냐. 큭큭."

 

 

"어쨌든 정말 고마워, 통스. 네가 아니었으면 아마 나도 페니처럼 됐겠지... 더한 일을 당했을 수도 있고..."

 

 

아까의 일이 떠오르자, 통스는 다시 한숨을 내쉬며 우울한 얼굴로 말했다.

 

 

"네가 디멘터에게 공격당한 건 내 책임이야. 단서를 더 빨리 관련지었어야 했는데... 어리석게도 호그와트에서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했어."

 

 

"괜찮아, 통스. 다 잘 됐잖아. 신경 쓰지 마." 루시엔은 통스를 격려하며 미소지었다.

 

 

"그런데, 대체 호그와트에 디멘터가 어떻게 돌아다니고 있는 거지? 그것들은 아즈카반을 지키고 있어야 하는데 말야."

 

 

"아마도 R의 소행이겠지. 그 디멘터가 분명 그 편지에 나왔던 '그것'일 거야. 어쩌면 R이 교수님들의 관심을 그쪽으로 끌고 그 틈을 타서 금고를 찾을 속셈일지도 몰라. 교수님들이 디멘터를 상대하느라 바쁘면 몰래 침입하기도 쉬울테니까..." 

 

 

통스의 질문에 루시엔이 그럴듯한 추측을 내놓았다.

 

 

"흐음... 그래도 디멘터는 인간의 영혼을 삼켜버릴 수도 있는데, 웬만큼 악랄한 악당이 아니고서야 원..."

 

 

"그래서 말인데, 통스... 나한테 패트로누스 마법을 가르쳐 줄 수 있어? 우리가 함께 준비되어 있다면 디멘터의 공격을 막아내기도 더 쉬울거야."

 

 

"뭐?! 패트로누스 마법은 배우기 정말 힘든 주문이야. 내가 가르치는데 소질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설령 네가 금방 배운다 하더라도, 디멘터를 쫓는 건 초보에게 쉬운 일이 아니야."

 

 

통스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만류하였지만, 여기서 물러난다면 그동안 수백가지 규칙을 어기고 호그와트의 저주를 해결해온 루시엔 아리아가 아니었다.

 

 

"부탁인데 가르쳐 줘, 통스! 그 디멘터가 다시 공격해 오면, 패트로누스 주문을 모르고선 무방비 상태일 거야. 게다가 '패트로누스 둘이 하나보다 낫다'는 말도 있잖아."

 

 

루시엔은 마법사 세계에서 속담처럼 전해오는 구절까지 들먹이며 통스를 설득했고, 결국 통스는 그녀에게 패트로누스 마법을 알려주는데 동의하게 되었다.

 

 

"최선을 다해 보겠지만, 말했다시피 패트로누스 마법은 배우기가 쉽지 않아. 우리 나이는 말할 것도 없고, 웬만한 어른 마법사들도 패트로누스를 못 만드는 걸. 나도 엄청난 의지력을 끌어내고 기나긴 훈련을 거쳐서 겨우 할 수 있게 됐어."

 

 

"최선을 다 할게. 네가 하라는 건 뭐든 하겠어."

 

 

루시엔이 밝은 얼굴로 이렇게 말하자, 통스가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눈썹을 까딱였다.

 

 

"뭐든지 하겠다고? 큭큭큭."

 

 

"으음... 후회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지만, 그래, 그럴게..."

 

 

루시엔이 주저하며 자신없는 목소리로 기어들어가는 것처럼 말하자, 통스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하! 알았어. 그럼 우리가 할 일은 바로... 스리 브룸스틱스에 가는 거야!"

 


 

루시엔은 통스의 제안에 고개를 갸웃했지만, 일단 통스가 하라는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그녀와 함께 스리 브룸스틱스로 향했다.

 

 

저녁 시간의 스리 브룸스틱스는 방과 후 버터 맥주를 즐기러 놀러 나온 학생들과, 퇴근 후 술 한잔 하러 나온 성인 마법사들로 꽤 북적였다.

 

 

그들은 구석의 한 테이블에 자리잡으며 눈으로 대강 주변을 파악하고는 조용히 속삭이며 대화했다.

 

 

"스리 브룸스틱스에 오는 거랑 내가 패트로누스 마법을 배우는 게 무슨 상관이 있는 거야, 통스?" 

 

 

루시엔의 물음에 통스는 킬킬거리며 대답해주었다.

 

 

"패트로누스는 즐거움과 행복한 마음으로 가득한 상태에서 불러낼 수 있는 마법이야. 즐겁고 행복한 기억이 강하면 강할수록 더욱 강한 패트로누스를 불러낼 수 있지. 그런 의미에서 오늘 우리는 패트로누스 마법을 연습하기 전에 강렬한 즐거움을 느껴볼거고!"

 

 

"그 강렬한 즐거움이 바로... 여기에서 장난을 치는 거고...? 내가 이해한 게 맞지...?"

 

 

루시엔의 조심스러운 추측에 통스는 킬킬거리면서도 고개를 끄덕여 해맑게 대답했다. "응!"

 

 

"이거 왠지 네가 장난을 치고 싶은 구실을 만드는 것 같긴 하지만... 선생님이 시키시면 해야겠죠, 암요." 

 

 

루시엔도 짓궂게 키득거리며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래서 너랑 같이 다니면 즐겁다니깐! 큭큭큭. 그러면 내가 스리 브룸스틱스 뒷문으로 살짝 나가서 불꽃을 내뿜는 가루를 버터 맥주통에 '살짝' 타고 올게. 너는 로즈메르타 부인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시선을 좀 끌어줘."

 

 

루시엔이 고개를 끄덕이자, 통스는 주머니에 숨겨온 불꽃을 내뿜는 가루 봉지를 가지고 화장실에 가는 척 자리에서 일어났다.

 

 

루시엔은 로즈메르타 부인에게 다가가 반갑게 인사를 하며, 버터 맥주를 주문하는 척 하며 안부를 묻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로즈메르타 부인! 저랑 제 친구걸로 버터 맥주 두 잔 주문할게요! 오늘따라 사람이 많아 보이는데, 평일에도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은 몰랐네요!"

 

 

"우리 가게는 늘 사람이 많은 편이죠. 호그와트 학생들의 공식 방문일이 유달리 더 붐비는 편이지만요. 알겠어요, 아리아 양. 버터 맥주가 거의 다 떨어져가서 새로운 통을 가져와야 하는데,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앗! 지금 창고로 들어가시면 안 되는데...!'

 

 

루시엔은 얼른 로즈메르타 부인을 붙잡아둘 다른 핑곗거리를 떠올려냈다.

 

 

"아! 저... 로즈메르타 부인! 혹시 요즘엔 빌턴 빌름스 씨가 이 가게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잡고 술을 마시진 않으시나요? 친구들에게 들었는데, 여기에서 죽치고 자리잡고 앉아서 하루 종일도 버터 맥주를 마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 이야기를 듣자, 로즈메르타 부인은 그동안 쌓인 불만이 툭 터져나오는 것처럼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게 호그와트 학생들한테도 알려졌나요?! 빌턴 빌름스씨가 글쎄......!"

 

 

그러면서 버터 맥주 달랑 한 잔을 시켜놓고 테이블에 앉아서 자기 사무실처럼 지내는 일이 허다하다며, 이건 완전히 스리 브룸스틱스 영업에 방해가 되고 또, 앞으로도 계속 그럴거면 아예 사무실 임대료를 받아야겠다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때, 통스가 뒷문에서 살금살금 걸어나오며 루시엔을 향해 윙크를 한번 했고, 루시엔은 고개를 끄덕이며 로즈메르타 부인에게 맞장구를 쳤다.

 

 

"저런... 힘드시겠어요, 로즈메르타 부인. 제가 뭐 도와드릴 일이라도 있을까요?"

 

 

루시엔이 이렇게 공감해주고 착하고 예의바르게 물어보자, 로즈메르타 부인은 감동한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미소지었다.

 

 

"아니에요, 아리아 양. 나중에 정말 바쁠때 한번 와서 도와줘요. 지금은 저 혼자서도 괜찮으니까요."

 

 

"그럼 언제 일손이 필요하시면 불러주세요."

 

 

로즈메르타 부인은 환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창고 안으로 들어가 새로운 버터 맥주통을 가져왔고, 곧 그녀에게 시원한 버터 맥주 두 잔을 건네 주었다.

 

 

루시엔은 버터 맥주를 들고 자리로 돌아와 통스와 자신의 앞에 하나씩 내려놓았다.

 

 

"성공했어?" 그녀가 킬킬거리며 통스에게 묻자, 통스는 거드름피우듯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지었다. "당연하지."

 

 

"그럼 우리의 성공에 건배~!" 루시엔이 이렇게 제안하며 통스에게 건배를 제안했고, 통스도 킬킬거리며 자신의 잔을 집어들고 경쾌하게 잔을 맞부딪혔다.

 

 

그리고 힘차게 시원한 버터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마셨는데...

 

 

아차...!

 

 

"......!"

 

 

두 사람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서로를 한번 마주보고는 동공지진을 일으켰다.

 

 

장난의 여파는 주변의 테이블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게, 끄억... 무슨... 끄억... 일이지... 끄어억?"

 

 

"트림이... 끄억... 멈추질... 끄억... 않아!"

 

 

그리고 곧 두 사람에게도 반응이 시작되었다.

 

 

"이런... 끄억... 내가... 끄억... 주문을... 끄억... 잘못했나봐... 끄어억!"

 

 

루시엔이 울상을 지으며 연신 두꺼비같은 트림을 해댔다.

 

 

"끄억... 정말... 끄억... 굉장한데... 끄어어억?!"

 

 

통스는 트림하면서 웃어대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끄어억... 나도... 끄억... 두꺼비... 끄억... 합창단... 끄억... 멤버... 끄억!"

 

 

루시엔이 자신이 두꺼비 합창단 멤버이긴 하지만, 마치 합창단의 두꺼비 같다는 말을 용케도 알아들은 통스는 더욱 깔깔거리며 웃어댔고 눈물까지 흘렸다.

 

 

"아하하! 끄억... 큭큭큭... 끄억... 끄어어억!"

 

 

그리고 마치 웃음이 전염되기라도 하는 것처럼,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고 웃어대고, 또 잠시 주변을 바라보며 트림이 가라앉을 때까지 한참을 웃었다.

 

 

그때, 루시엔의 눈에 무언가 익숙한 물건이 눈에 들어왔다.

 

 

"......!"

 

 

루시엔이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자, 통스도 놀라며 물었다. "왜 그래, 루시엔?"

 

 

"저쪽의 탁자 위에 꼭 R이 변신시켜서 남겨 둔 편지랑 비슷한 종이가 있길래 그만..."

 

 

두 사람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 탁자 위에 누군가 쓰다가 끝맺지 못하고 남겨두고 간 쪽지를 집어들어 읽었다.

 

 

"요청대로 디멘터를 호그와트에 들여왔다. 이미 접촉이 이루어졌다. 호그와트 직원을 마주치긴 했지만 사로잡히지 않도록 손을 썼다. 당분간은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지금까지는 뭐? 그다음엔 뭐라고 안 써있어?" 통스가 물어보자, 루시엔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누가 썼는지는 몰라도 불꽃을 내뿜는 가루에 당해서 실수로 남겨두고 갔나 봐."

 

 

"이게 무슨 뜻일까, 루시엔...?" 통스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묻자, 루시엔이 차분한 얼굴로 눈을 빛내며 대답했다.

 

 

"우리가 패트로누스 교육을 즉시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지."

 


 

두 사람은 곧바로 호그와트의 훈련장으로 돌아오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편지의 어조로 봐서는 이걸 쓴 사람은 아직 디멘터를 풀어놓지는 않은 모양이야."

 

 

"그 말은 즉, 우리가 빨리 움직이면 놈들이 시작하기도 전에 계획을 망칠 수 있단 말이지."

 

 

"바로 그거야! 하지만 그러려면 패트로누스 마법을 알아야지."

 

 

"하지만 쉽진 않을 거야. 패트로누스 마법은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 중 하나니까." 

 

 

통스가 심각한 얼굴을 곧 밝게 피며 다시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우선 기초를 철저히 다지고 점점 어려운 내용으로 넘어가면, 곧 성공할지도 몰라."

 

 

루시엔은 통스에게 패트로누스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요술 지팡이를 들고 패트로누스를 불러올 연습을 해볼 때가 되었다.

 

 

"통스, 패트로누스를 다시 보여 줄래? 시범을 보여주시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

 

 

루시엔이 장난스럽게 부탁하자, 통스가 자신만만한 얼굴로 어깨를 쭉 폈다.

 

 

"내가 자랑할 기회를 놓칠 사람 같아? 훗! 익스펙토 패트로눔!"

 

 

그러자 통스의 요술 지팡이 끝에서 은빛 토끼 형상이 튀어나와 그녀들의 주변을 뛰어다니며 맴돌았다.

 

 

"오오! 패트로누스를 바로 눈 앞에서 보다니...!"

 

 

루시엔이 패트로누스를 보며 잠시 감탄하고 있을 때, 누군가 발을 쿵쾅거리며 그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왔다.

 

 

"패트로누스 마법을 배우고 있구나! 그럴 줄 알았지! 대체 무슨 꿍꿍이지, 아리아?"

 

 

그 사람은 바로 메룰라였다.

 

 

"남이사. 네 일에나 신경 써, 메룰라." 통스가 메룰라에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넌 여기서 뭐 하는데?" 루시엔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어보자, 메룰라는 비웃음을 지으며 사실대로 대답했다.

 

 

"널 지켜보고 있었지. 너희가 연회장에서 있을 때 대회를 엿듣고부터 계속 따라다녔어."

 

 

"연회장에서 우리를 엿본 후로 말이지." 통스가 화난 얼굴로 말하자, 메룰라가 콧방귀를 뀌며 눈을 굴렸다.

 

 

"누가 엿듣는 게 싫으면 사적인 곳으로 가든가."

 

 

"너 어디까지 들은 거야?" 루시엔이 날카롭게 묻자, 메룰라가 대답했다.

 

 

"그냥 이것저것. 그래도 통스가 네게 패트로누스 마법을 가르치기로 한 건 알고 있지."

 

 

"원하는 게 뭐야?"

 

 

"너에겐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아리아. 나도 통스에게 패트로누스 마법을 배우고 싶어."

 

 

"뭐? 그런 일은 절대 불가능해." 통스가 화난 얼굴로 이렇게 내뱉자, 루시엔이 옆에서 그녀를 말렸다.

 

 

"잠깐, 통스. 네가 메룰라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해."

 

 

"미쳤어, 루시? 왜 메룰라 같은 애한테 패트로누스 주문을 가르쳐야 하는건데?"

 

 

"패트로누스 마법을 배워 두면 메룰라에게도 도움이 되겠지. 그런 일이 아니라면 쟤가 자존심을 꺾고 우리에게 부탁할 리가 없으니까. 메룰라에게 그처럼 의미 깊은 기회를 거절하다니, 마치 우리가 잘못이라도 하는 기분이야. 게다가 아까 내가 말했잖아. 패트로누스도 둘이 하나보다 낫다고. "

 

 

"루시엔, 내가 메룰라를 동정하게 만드는 사람은 너뿐일거야." 통스가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말을 수긍하자, 메룰라가 발끈했다.

 

 

"실례지만 나 바로 여기 있거든?!"

 

 

"알았어, 메룰라. 너한테도 패트로누스 마법을 가르쳐 줄게. 하지만, 우선 패트로누스를 불러내는 건 보통 길고 힘든 과정이라는 걸 얘기해 줘야겠어.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짧은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이 가르쳐보도록 노력할게. 나머지는 너희에게 달렸어."

 

 

"난 걱정하지 마. 걱정해야 하는 건 아리아 녀석이야."

 

 

루시엔은 이젠 메룰라의 저런 조롱정도는 가뿐히 무시했다. "그럼 이제 우리가 뭘 해야 하지?"

 

 

"도서관에 가야지!" 통스는 환한 얼굴로 두 사람을 이끌고 곧장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에 도착한 세 사람은 핀스 부인의 매서운 눈초리를 피해 조용히 속닥거렸다.

 

 

"우리가 왜 도서관에 왔는지 다시 얘기해 줄래?" 메룰라가 통스에게 질문을 했다.

 

 

"교수님들은 언제나 주문을 실제로 사용하기 전에 주문의 효과와 역사를 공부하라고 하시잖아. 그렇지?"

 

 

통스가 환한 얼굴로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자, 메룰라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수긍했다. "...그렇지."

 

 

"그러니까 이론적으로 패트로누스 마법에 대해 공부하면 그 주문을 더 잘 사용하는데 도움이 되겠지. 안 그래?"

 

 

이번엔 루시엔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수긍했다. "논리적이네."

 

 

"공부 좀 해서 손해볼 건 없겠지, 뭐." 메룰라가 대충 납득하면서 통스가 가져다 놓은 책들을 서둘러 자기 앞으로 한권 가져왔다.

 

 

그때, 핀스 부인이 다가와 통스를 향해 무서운 눈초리로 말을 걸어왔다.

 

 

"방금 네가 공부용 탁자 아래에 붙여놓은 풍선껌에다 청소 주문을 쓰려던 참이었다. 같이 해 보겠니?"

 

 

그것은 분명 제안이었지만, 핀스 부인의 표정과 무시무시한 기세에서는 절대로 거절하면 안 될 것 같은 압박이 느껴졌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거겠죠...?" 통스가 주저하며 이렇게 묻자, 핀스 부인은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날것 같은 강철같은 태도로 대답했다.

 

 

"그럼. 아니지."

 

 

"미안하지만, 둘이서 나 없이 공부하고 있어. 일이 끝나면 돌아올게. 내가 돌아올 때까지 서로 죽이지만 말아 줘. 그런 구경거리를 놓치고 싶진 않거든."

 

 

통스가 장난스럽게 인사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핀스 부인의 매서운 눈초리가 따라붙으며 그녀를 데리고 갔다.

 

 

루시엔은 안쓰러운 얼굴로 멀어지는 통스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메룰라가 끼어들었다.

 

 

"뭐해, 아리아? 그냥 그렇게 앉아서 쳐다보기만 할 거야? 통스 말 들었잖아! 어서 패트로누스 마법 공부를 시작하자고!"

 

 

그래서 두 사람은 패트로누스 마법과 관련하여 열심히 책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루시엔과 메룰라가 나란히 앉아서 패트로누스 마법 공부에 열중하고 있을 때, 그들로부터 조금 멀리 떨어진 다른 구역에는 책상에 앉아서 무언가를 열심히 쓰고있는 탤벗이 있었다.

 

 

그는 시를 쓰기 전에 두서없이 떠오르는 감상들을 단어로 하나씩 적어보고 있는 중이었다.

 


달빛

어두운 밤

보석

눈동자

행복

기쁨

슬픔

.

.

.


 

그는 이제 생각을 멈추고 아까 생각나는대로 막 떠오르는 것들을 적어내려간 종이를 눈으로 다시 읽어보았다.

 

 

'젠장...!'

 

 

그는 손마디가 길쭉한 커다란 손으로 얼굴을 뒤덮으며, 엄청나게 성가신 기분을 느끼면서 마음 속으로 스스로를 욕했다.

 

 

탤벗의 무의식은 요즘들어 계속 한 곳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 대상이 바로 '그 아리아 녀석'이라니...!

 

 

이건 지나치게 성가신 문제였다.

 

 

왜 자꾸 틈만 나면 그 녀석을 떠올리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왜! 대체 왜!'

 

 

그는 자신이 떠올리며 쓴 단어들을 보면서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그 위에 다시 두 줄을 좍좍 그었다.

 

 

그런데, 그때 조금 떨어진 다른 책상에 메룰라와 나란히 앉아서 공부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앙숙인 스나이드와 나란히 앉아서 사이좋게 공부를 하는 아리아 녀석이라니, 이젠 자신이 헛것까지 보나보다라고 생각한 탤벗은 서둘러 짐을 챙겨서 자리에서 일어나 도서관을 나갔다.

 

 

한편, 메룰라는 열심히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루시엔을 보면서 궁금한 것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넌 패트로누스 마법을 아주 급하게 배우려고 하는 것 같은데, 왜 그러는 거야? 네가 말했던 디멘터와 관련이 있는 거지?"

 

 

그러자 루시엔이 책에서 고개를 들며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하긴... 어차피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디멘터 하나가 호그와트 교내에 들어왔어. 내가 패트로누스 마법을 배우는 이유는 오로지 통스와 함께 디멘터를 상대하기 위해서야."

 

 

"뭐? 하지만 그건 불가능해. 디멘터는..." 메룰라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 끝을 흐렸다.

 

 

"아즈카반에 있어야 정상이지. 나도 알아. 하지만 한 녀석이 여기 있어. 페니가 이미 그 녀석 때문에 다쳤고. 또 누가 공격당하기 전에 어서 막아야 돼."

 

 

"하지만... 디멘터가 그냥 호그와트로 들어왔을 리는 없어. 대체 어떻게 여기 들어온 거지?" 

 

 

"사실, 난 누가 일부러 디멘터를 여기로 데려온 거라고 생각해. 마법 물품실에서 웬 편지를 하나 찾았는데, 거기에서 디멘터를 호그와트에 풀어놓는 게 일종의 시험이라고 쓰여 있더라. 실제로 디멘터를 풀어놓은 사람에게 보내는 지령 같았어."

 

 

루시엔이 이 이야기를 해주자, 메룰라는 잠시 곰곰이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너한테 보낸 지령일지도 모르지."

 

 

"뭐?!" 루시엔이 놀라며 묻자, 메룰라가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생각해 봐. 이 넓은 호그와트에서 하필... 네가 자주 가는 곳에 의심스러운 편지를 놔두고 다녔단 얘기잖아."

 

 

"왜 하필 나인 건데?" 루시엔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묻자, 메룰라가 눈을 굴리며 말했다.

 

 

"그건 네 편지잖아, 아리아. 아무리 나라고 해도 모든 답을 다 알 수는 없다고."

 

 

루시엔은 잠시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번에도 메룰라에게 질문을 던졌다.

 

 

"메룰라, 너도 패트로누스 마법을 배우는 데 아주 관심이 많아 보이는데... 그 이유는 뭐지?"

 

 

"꼭 알아야겠다면 말해주지. 사실 난 예전부터 패트로누스 마법에 관심이 있었어. 그래서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니까, 기회를 놓치기 싫었던 것뿐이야."

 

 

"너는 왜 이렇게 꼭 배우고 싶어하는 건데?"

 

 

루시엔의 질문에 메룰라는 잠시 슬픈 표정으로 침묵하며 무언가를 떠올렸다.

 

 

"그건..."

 

 

메룰라의 생소한 표정을 보게 된 루시엔은 겉으로 내색하진 않았지만, 마음 속으로 깜짝 놀랐다.

 

 

그때, 풍선껌을 떼는 일을 마치고 돌아온 통스가 그들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공부는 다 했어? 이론에 대해 배웠으니 이젠 연회장으로 돌아가서 패트로누스 마법을 준비해보자!"

 

 

통스가 활기찬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자, 어느새 그들 근처에 다가온 핀스 부인이 "쉿!" 이라며 주의를 주었고, 그들은 주섬주섬 짐을 챙겨서 다시 연회장으로 돌아갔다.

 


 

다시 연회장으로 돌아오니, 이젠 저녁을 먹고난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들 세 사람은 조용한 자리를 골라 자리를 잡고 앉았다.

 

 

"껌 떼는 일은 어땠어, 통스?" 루시엔이 통스에게 물어보자, 통스가 킬킬 웃으면서 대답했다.

 

 

"도서관에서 또 껌을 씹기 전엔 다시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고만 해 둘게. 물론 또 하긴 하겠지만, 일단 생각은 다시 해 볼 거야. 큭큭큭."

 

 

"껌 제거하는 이야기도 좋지만, 이제 패트로누스 마법이나 다시 배우면 안 될까?" 메룰라가 눈을 굴리며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되는 날이 오다니 믿을 수 없지만, 메룰라 말이 맞아. 디멘터가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모르고, 우린 아직 패트로누스 주문을 입에 올려보지도 않았으니까..."

 

 

"알았어, 루시엔. 패트로누스 주문에 대해 이론을 공부해봤으니 알겠지만, 패트로누스 마법을 연습해보기 전에 먼저 우리가 해야할 일이 있어. 바로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는 거지! 패트로누스 주문은 시전하면서 행복한 기억을 떠올려야만 성공하니까."

 

 

"흐음... 행복한 기억이기만 하면 무엇이든 상관없는 거야?" 루시엔이 곰곰이 생각하며 묻자, 통스가 다시 정확하게 대답해주었다.

 

 

"아니, 아주 중요하고 대단히 행복한 기억이어야 해. 네 기억에 있는 것 중에 가장 행복한 기억이라야 하지!"

 

 

"음... 그러면 나는 호그와트 입학 허가서를 받던 날을 생각할까 봐. 내가 드디어 마법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정말로 행복했거든."

 

 

루시엔이 밝게 미소를 띤 얼굴로 이렇게 행복한 기억을 이야기하자, 통스가 미소를 띤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고, 메룰라는 눈을 굴렸다.

 

 

"정말이야, 아리아? 좀 더 독창적인 걸 생각할 수는 없겠냐?"

 

 

"내 행복한 기억이 그렇게 보잘것 없다고 생각하면, 메룰라, 어디 네 기억을 한번 얘기해 보던가."

 

 

"난 너와는 달리 내 기억은 나만의 비밀로 간직하고 싶어." 메룰라는 고개를 쳐들며 콧방귀를 뀌었다.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을 감지한 통스는 서둘러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며 외쳤다.

 

 

"그럼 행복한 기억들 다 떠올렸겠다, 이제 드디어 패트로누스 마법을 사용해 볼 준비가 됐어! 훈련장으로 가자!"

 

 

그리하여 루시엔과 메룰라는 아웅다웅하던 것을 그만두고 얌전히 통스를 따라 훈련장으로 향했다.

 


 

어두운 훈련장에 서서 통스는 그들을 향해 박수를 한번 짝 치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 공부도 많이 하고, 이야기도 많이 했네... 이제 패트로누스 마법을 연습해 볼 준비가 된 것 같다!"

 

 

"응, 준비 됐어!" 

 

 

"난 벌써부터 준비되어 있었어."

 

 

루시엔과 메룰라가 각각 이렇게 대답했고, 통스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너희도 이론을 공부하면서 봤겠지만, 패트로누스에는 형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어. 형체가 없는건 소환하기가 쉽지만, 디멘터를 상대할 때 그리 효과적이지 않고, 명확한 형태를 갖추고 있지도 않아. 하지만, 형체가 있는 패트로누스는 그보다 더 강력하고, 네 진정한 자아를 반영한 동물의 모습으로 나타나지. 물론 사랑에 빠진 뒤에는 패트로누스의 형체가 바뀐다는 얘기도 있지만... 뭐, 어쨌든 이제 주문을 걸어볼까? 누가 먼저 할래?"

 

 

그러자 먼저 나설것 같았던 메룰라가 조용히 침묵한 채로 시선을 피했다.

 

 

"......"

 

 

"어서 해 봐, 메룰라. 설마 실패하는 게 두려워서 시도해 보지도 않겠다는 건 아니겠지...?"

 

 

루시엔이 옆에서 슬쩍 자극하자, 예상대로 메룰라는 발끈하며 외쳤다.

 

 

"난 실패하는 게 두렵지 않아! 익스펙토 패트로눔!"

 

 

하지만, 실패하는게 두렵지 않다는 말과는 다르게 메룰라는 정말로 자신이 패트로누스를 불러내는데 실패하자 매우 실망하고 말았다.

 

 

"실패했네..." 메룰라가 우울한 표정으로 이렇게 혼잣말을 하자, 마음씨 좋은 통스는 그녀를 위로해주었다.

 

 

"너무 실망하지 마, 메룰라. 패트로누스 마법은 말도 안되게 어려운 주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 어떤 마법사가 와도 이렇게 빨리 배울 수는 없는 마법이지. 자, 그럼 이제 네 차례야, 루시엔. 어서 해 봐!"

 

 

루시엔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결연한 표정으로 행복한 기억에 집중하며 주문을 외웠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이번엔 실오라기같은 은빛 연기가 루시엔의 요술 지팡이 끝에서 스르륵 흘러나왔고, 곧 공기중에서 흩어져버렸다.

 

 

"기대했던 것만큼 잘 되진 않았네..." 루시엔도 실망하며 입술을 삐죽였다.

 

 

"그런지도 모르지. 그래도 처음 시도한 것 치고는 출발이 아주 좋은데!" 

 

 

"고마워, 통스. 하지만 출발이 좋다고 해서 호그와트를 공격하는 디멘터를 막을 수 있는 건 아니잖아."

 

 

"그렇긴 하지... 그럼 내일 다시 모여서 연습해볼래?" 통스가 이렇게 제안하자, 두 사람 모두 귀가 쫑긋했다.

 

 

"그래, 좋아. 내일 난 오전에 마침 변신술 수업이 있거든. 수업이 끝나고 맥고나걸 교수님께도 패트로누스 마법에 대해 물어보면 도움이 되겠다! 교수님께선 분명 패트로누스 마법에 대해서도 잘 알고 계시겠지."

 

 

루시엔이 밝은 얼굴로 희망을 되찾으며 말하자, 루시엔보다 뒤처지게 될까봐 걱정이던 메룰라도 이에 질세라 서둘러 가세했다.

 

 

"나만 빼놓고 물어보지 마! 나도 오전 수업 끝나고 곧바로 변신술 교실로 갈테니까, 내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 아리아."

 

 

그러자 통스가 웃음을 꾹 참으며 즐거운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그래, 나도 곧바로 변신술 교실로 갈테니까, 나도 기다려줘, 루시엔!"

 

 

그렇게 해서 세 사람은 다음날 오전 수업이 끝나고 변신술 교실에서 다함께 맥고나걸 교수님에게 조언을 구하기로 하고 각자 기숙사로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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