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창작 팬픽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18: 패트로누스 (2)

루시엔 아리아 2021. 10. 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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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다음 날, 루시엔은 평소처럼 로완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오전 변신술 수업을 들으러 교실로 향했다.


그날도 늘 앉던 자리에 앉으며 루시엔은 주변의 친구들에게 반갑게 인사해주었고, 평소와 똑같이 탤벗을 제외한 다른 친구들 모두 그녀에게 반갑게 인사를 되돌려주었다.


오늘 변신술 수업에서 맥고나걸 교수는 오르치데우스 마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그 마법은 허공에서 꽃다발을 소환해내는 마법이었다.


맥고나걸 교수는 손뼉을 한번 짝 소리나게 치며 교과서를 소환한 뒤, 칠판에 저절로 판서가 써지는 주문을 걸어 복잡하고 어려운 강의를 시작했다.


그동안은 A를 B로 바꾸는 변신술이었다면, 이제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변신술이었기 때문에 평소보다도 훨씬 난이도가 높은 마법이었다.


루시엔과 로완은 강의에 집중하며 열심히 필기를 적어내려갔다.


마치 미로속을 빙빙 맴도는 것처럼 어려운 강의가 끝난 뒤, 맥고나걸 교수는 학생들에게 이제 주문을 연습해보라고 시켰다.


"만들어낼 꽃다발의 모양을 머릿속으로 떠올린 뒤, 주문을 외워보거라. 발음을 틀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맥고나걸 교수는 이렇게 지시하며 책상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며 학생들이 제대로 하고 있는지 돌아보기 시작하였고, 루시엔은 머릿속에 꽃다발을 그려내면서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주문을 외워보았다.


"오르치데우스."


루시엔이 주문을 외우며 요술 지팡이를 휘두르자, 책상 위에 붉은 장미 꽃다발이 생겨나긴 했는데,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못생기고 들쭉날쭉한데다가 색깔도 얼룩덜룩했다.


"흠... 이건 꽃다발이 아니라 그냥 꽃뭉치네." 루시엔은 자신이 만들어낸 꽃다발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루시엔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었다.


그녀의 옆에 앉은 로완이 만들어낸 꽃다발은 꽃다발이 아니라 나무조각 더미였고, "아하하! 내가 아무래도 우리 나무 농장을 떠올리다가 주문을 외웠나보다..."


찰리는 아무것도 소환하지 못했으며, "난 집중을 안해서 그런거야. 용을 생각하느라 꽃다발을 아직 떠올리지 못했거든!"


안드레는 웬 잡초더미를 한 뭉터기 소환해냈던 것이다. "흠흠..! 너희 잡초가 얼마나 세련된 패션 장식으로 이용될 수 있는지 알아?"


반면, 탤벗은...


"훌륭하구나, 윙거 군. 래번클로에 10점." 엄격하고 공정하기로 유명한 맥고나걸 교수의 칭찬을 들으며, 기숙사 점수까지 얻었다.


그도 그럴 것이... 탤벗이 만들어낸 꽃다발은 완벽하게 아름다운 물망초 꽃다발이었던 것이다.


싱그럽게 이슬까지 곳곳에 맺혀있는 정교한 그 꽃다발을 교실 안의 모두가 한번씩 쳐다보며 감탄했다.


"역시 윙거 네 녀석의 변신술 실력은 못 따라가겠어. 너 혹시 여름방학 때마다 집에서 맥고나걸 교수님께 변신술 과외받고 오는 거 아냐?"


안드레가 눈을 가늘게 뜨며 탤벗에게 묻자, 탤벗은 어처구니 없다는 듯 눈을 굴리더니 차갑게 일갈해버렸다.


"퀴디치 연습할 시간의 반의 반만이라도 예습하는데 시간을 투자해봐. 변신술 실력이 안 나아지고 배기나."


"휴... 그렇게 말하니 할 말이 없어지잖아."


안드레는 탤벗이 내뱉은 뼈 때리는 말에 깨갱하고 꼬리를 말았다.


그때 맥고나걸 교수가 학생들을 둘러보는 것을 마치고는 공지를 했다.


"다음 수업시간까지 오르치데우스 마법에 관해 양피지 두루마리 1개 분량으로 에세이를 써오도록 해라. 그리고 과제로 마법을 써서 꽃다발을 만들어와서 제출해라. 완벽하고 정교하게 만들어 올수록 더 높은 점수를 주도록 하겠다. 들판에서 꽃을 꺾어다 만들 생각은 말거라. 너희가 변신술로 만들어낸 꽃인지 꺾어온 꽃인지는 금방 알아볼 수 있으니 말이다. 이상."


맥고나걸 교수가 과제를 제출하는데 있어서 꼼수를 쓰겠다는 허튼 생각은 말라는 듯이 덧붙이자, 안드레와 찰리를 비롯한 몇몇 학생들이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윙거! 나좀 도와주면 안돼? 우리 같은 래번클로인데다, 옆방을 쓰는 동기잖아. 응?"


안드레가 우는 소리를 하면서 옆에 앉은 탤벗을 돌아보자, 탤벗은 딱 잘라 거절해버렸다. "응, 안 돼. 과제는 네 스스로 해, 이구."


"쳇! 어차피 안 도와줄 거 다 알았거든? 로완! 우리 휴게실에서 같이 과제할래? 나좀 도와주라. 넌 그래도 뭐라도 소환은 했잖아..."


안드레가 이렇게 말하는 소리를 흘려 들으며, 루시엔은 곧바로 다 싼 책가방을 들고 맥고나걸 교수의 책상 앞으로 다가갔다.


"맥고나걸 교수님, 주문에 관해 여쭤보고 싶은게 있는데요..."


루시엔이 머뭇거리며 교실 문을 힐끗대면서 시간을 끌었다.


"무슨 주문 말이냐, 아리아 양?"


"음... 그게 말이죠..."


맥고나걸 교수는 그녀의 머뭇거리는 태도를 살펴보면서 루시엔이 말을 꺼낼때까지 잠시 기다려주었다.


변신술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은 거의 다 나갔고, 때마침 통스와 메룰라가 헐레벌떡 달려와 루시엔 옆으로 다가왔다.


"늦지 않았지? 설마 너 혼자 먼저 여쭤본건 아니겠지?!" 메룰라가 의심하며 물어보자, 맥고나걸 교수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저희는 패트로누스 마법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요, 교수님." 루시엔이 드디어 대답을 꺼내놓자, 옆에서 통스가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사실 제가 이 친구들에게 그 주문을 가르쳐주고 있었는데요, 실제로 패트로누스를 만들어 내는 걸 둘 다 어려워해서요."


"교수님께서는 패트로누스를 소환하실 수 있다고 들었는데요, 혹시 저희에게 몇 가지 도움말이라도 해주실 만한 게 있을까요?"


루시엔이 다시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자, 맥고나걸 교수가 엄격한 표정으로 그들에게 되물었다.


"너희가 먼저 얘기해보렴. 두 사람이 지금 수준보다 훨씬 어려운 그 주문을 배워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뭐지?"


"음... 메룰라와 저는 패트로누스 마법을 배우는 일에 도전해서 저희 능력을 시험해 보고 싶거든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패트로누스를 만들어 내지도 못할 만큼 어려운 주문이니까, 저희 실력을 시험해 보기에도 적당한 마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루시엔이 논리적으로 대답하자, 맥고나걸 교수가 의심스럽다는 듯이 다시 물엇다.


"그렇구나. 그러면 너희 힘을 시험해 보려고 패트로누스 마법을 배우고 싶다는 거니?"


그러자 이번에는 메룰라가 나서서 대답했다.


"맞아요. 패트로누스 마법을 배우면 제가 호그와트 최고의 마녀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을 거에요."


메룰라의 이런 자기 주장은 맥고나걸 교수도 익히 들어왔던 것이었기 때문에, 어느정도 납득하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었는데...


"그렇다면 날 찾아와서 이렇게 구체적이고 난데없는 요청을 하는 것이, 그것도 덤블도어 교수님 방에서 경고를 들은지 얼마 안 돼서 이러는 것이 다 우연의 일치라는 얘긴가, 아리아 양?"


루시엔은 마음 속으로 뜨끔 했지만, 여기서 티를 내면 끝장이었다.


그녀는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네, 교수님."


"...알았다. 패트로누스 주문을 걸 때 많은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가르쳐 주마. 하지만 그것뿐이야."


맥고나걸 교수는 그들의 진지함과 배우려는 열정을 보고는 의심은 거두고, 어느정도 선까지만 조언을 해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들은 맥고나걸 교수의 조언을 열심히 새겨들었고, 비록 긴 시간동안 이야기를 들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무엇을 고쳐야 패트로누스를 불러낼 수 있는지 깨달을 수 있는 정도로 유익한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맥고나걸 교수님." 그들은 진심으로 고마움을 담아 예의바르게 인사하였고, 맥고나걸 교수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이제 점심 식사를 하러 연회장으로 향했다.


이번에도 그들은 세 사람이 함께 조용한 구석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맥고나걸 교수님의 조언을 들어보니 너희가 패트로누스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로 짚이는 게 있어." 통스가 곰곰이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집중력을 유지하는 거?" 루시엔이 이렇게 묻자, 통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또 패트로누스를 소환할 때 정신이 다른 곳에 팔리는 것도. 물론 100% 확신할 순 없지만, 일단 패트로누스 마법이 너희한테 너무 어려워서 그런 건 아닌 것 같아."


그 말을 듣자, 메룰라는 당연하다는 듯이 눈을 굴리며 말했다. "당연히 어렵지 않지. 어쨌든 난..."


"호그와트에서 가장 강력한 여자 마법사일테니까. 그래, 네가 그렿게 얘기했었지." 통스가 눈을 굴리며 메룰라를 흉내내며 말을 이었다.


"그러면 우리가 행복한 기억에만 집중하지 못해서 그렇다는 얘기야?" 루시엔이 다시 묻자, 통스가 다시 진지한 얼굴로 돌아와 대답했다.


"바로 그거야! 루시엔, 네 경우는... 아무래도 디멘터와 네가 발견한 편지의 관계에 대해 걱정이 너무 많아서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 그건 사실이야... 하지만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 걱정거리를 잠시 외면할 수는 있겠지만, 실제로 디멘터를 다시 보면... 휴... 그런 생각이 다시 머릿속을 파고드는 걸 막기 어려울 것 같은데..."


루시엔이 한숨을 내쉬며 걱정하자, 통스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격려해주었다.


"그런 생각에 정면으로 맞서서 극복해 보려고 노력하면 도움이 될 거야. 우리랑 같이 그런 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그래서 그들은 함께 점심 식사를 하면서 마음 속에 찌꺼기처럼 남아 들러붙어 있는 걱정과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식사를 거의 다 마쳐갈즈음이 되자, 한결 후련한 얼굴로 다시 미소를 되찾았다.


그리고 여기에는 놀랍게도 메룰라도 포함되어 있었다.


메룰라는 자신의 걱정거리에 대해서는 많이 꺼내놓지 않았지만, 누군가와 함께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시간 자체가 놀랍게도 그녀에게 위안이 되어주었다.


"걱정거리에 관해 솔직히 털어놓고 나니까 신경이 덜 쓰이는 것 같지 않니?" 통스가 밝은 얼굴로 물어보자, 루시엔이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응, 그렇네. 게다가 그게 전부가 아니야. 너희랑 이야기하다보니 깨달은 게 있는데... 왠지 내가 디멘터 문제에 책임이 있다는 묘한 기분이 드는 것 때문인 것도 같아. 꼭 내가 그 편지를 발견했기 때문에 디멘터가 호그와트에 들어오게 된 것 같거든... 게다가 그와 비슷한 편지가 저주받은 금고와도 관련이 있었잖아... 그래서 덤블도어 교수님은 다르게 말씀하신다고 해도, 디멘터로부터 호그와트를 지키는 건 내 의무처럼 느껴져. 왠지 디멘터가 사람을 해치기라도 하면, 그 모든 게 내 탓일 것만 같거든."


루시엔이 터놓은 속마음에 메룰라가 어이없다는 듯이 눈을 굴리며 비꼬았다.


"헐. 네가 그렇게 고민이 많았던 이유가 그거였어? 다른 사람의 행동까지 전부 네 책임이라고 생각했다면, 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훠어얼씬 더 멍청한 녀석이구나!"


"뭐?" 루시엔이 발끈하자, 통스가 옆에서 두 사람을 중재시켰다.


"내가 착각한 게 아니라면, 저건 아무래도 전형적인 '메룰라식'으로 네 기분을 풀어주려고 한 것 같아."


그 말을 들은 루시엔은 다시 표정을 풀었고, 메룰라는 시선을 돌려버리며 이렇게 내뱉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아리아 네 녀석만이 문제가 있는 사람은 아니라는 거야. 사실은 나도..."


그때, 통스가 깜짝 놀라며 외쳤다.


"맥고나걸 교수님!"


맥고나걸 교수가 그들의 뒤에 서서 루시엔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님이 지금 교장실에서 보자고 하셨다, 아리아 양. 기다리시게 하지 않는 게 좋겠다."


루시엔은 메룰라와 통스를 돌아보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한번 끄덕인 뒤, 자리에서 일어나 곧바로 교장실로 향했다.



똑똑.


교장실의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덤블도어 교수의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너라, 아리아 양."


"제게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고요, 덤블도어 교수님?"


"그렇단다. 개구리 모양의 초콜릿 맛 좀 보겠니? 레몬 셔벗은 어떠니?"


덤블도어 교수는 책상 앞의 의자에 앉으라고 하며 디저트를 권했다.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그런데... 간식을 주려고 부르신 건 아닐 것 같은데요."


"그건 아니지. 하지만 경험상 간식이 있어야 어려운 질문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더구나."


덤블도어 교수는 반달 모양 안경 너머로 파란 눈으로 그녀를 한번 보더니, 본론을 꺼냈다.


"네가 분명이 이번 일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것 같은데... 어째서 내 말을 거역하고 그 편지에 담긴 위협에 관해 조사한 거지?"


"......! 알고 계셨나요?" 루시엔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자세히 알고 있지."


덤블도어 교수님이 어디까지 알고 계시는지 루시엔은 몰랐지만, 그래도 사실대로 털어놓는 것이 좋겠다는 직감이 들었다.


"사실 전 디멘터가 R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디멘터를 처리하는 것이 제 책임이라고 생각했어요. R이 편지에서 언급했던 위협이라는 게 그 디멘터란 사실을 알아냈을 때, 전 R의 계획과 동기 이면의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덤블도어 교수는 진지한 얼굴로 그녀의 대답을 생각하며 말을 골랐다.


"물론 네가 관심을 가진 문제에 관한 답을 알아내고 싶어한다는 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정말 현명한 사람이라면, 그 과정에서 자신을 위험에 빠뜨릴 가치가 없는 일을 알아볼 줄 알아야 한단다."


덤블도어의 조언은 그녀에게 무조건 적으로 이 일에 관여하지 말라는 강요가 아니었고, 그 때문에 루시엔은 더욱 거부감 없이 자신을 위하는 그 조언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교수님... 벌은... 받을 준비가 됐...습니다."


"아주 어른스럽구나. 그런데 누가 벌을 준다고 했지?"


덤블도어 교수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루시엔을 바라보았다.


"교수님 말씀을 거역했다고 말씀하셨으니, 이제 제게 벌을 주시는 게 아닌가요?"


덤블도어 교수는 허허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네게 정보를 감추려 했던 건 널 보호하고 지키려는 의도였단다. 하지만 그 바람에 넌 오히려 더 큰 짐만 짊어지게 된 것 같구나."


"저도 알아요, 교수님. 교수님은 그냥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 일을 하신 거잖아요."


루시엔의 말에 덤블도어 교수는 다시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안경너머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다정한 경고다. 가끔 우린 어둠과 맞서는 일에 너무나도 집착한 나머지... 우리 자신이 어둠에 삼켜졌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진짜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잊어버리기도 한단다."


루시엔은 이 경고를 마음속에 새겨들으며 미소지었다.


"명심할게요, 교수님. 정말 감사합니다."


루시엔은 그 뒤로 곧바로 교장실을 나와 오후 수업을 들으러 마법약 교실로 향하면서 교장실에서 나눈 대화를 곰곰이 곱씹어보았다.



스네이프 교수님의 마법약 수업 시간에 다른 친구와 떠드는 일이나 한눈을 파는 행위는 방과후 혼자 남는 벌을 받기 위한 급행열차 티켓을 끊는 것과 다름없었다.


루시엔은 메룰라와 같은 테이블에 앉으면서 그녀에게로 쪽지 하나를 보내고는 조용히 수업에 집중했다.


이따 수업 끝나고 얘기좀 해.
-L



메룰라는 루시엔을 향해 눈을 한번 굴리며 인상을 팍 쓰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분명히 '메룰라 식'으로 긍정의 의미였다.


수업이 끝나고, 두 사람은 일부러 느릿느릿 천천히 책가방을 챙기며 교실에 뒤처졌고, 루시엔은 로완에게 먼저 가라며 작별 인사를 하고는 메룰라와 함께 마법약 교실에 남았다.


"할 말이 뭐야, 아리아?" 메룰라는 귀찮다는 듯이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패트로누스 때문이야." 그녀의 입에서 패트로누스 마법 이야기가 나오자, 메룰라는 다시 진지한 얼굴로 루시엔과의 대화에 임했다.


"이건 내가 추측해본 건데 말이야, 메룰라. 혹시 네가 디멘터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패트로누스를 만들 수 없는 건 아닐까?"


"뭐? 아니야!" 메룰라는 강하게 부정했다.


"메룰라, 계속 그렇게 네 감정을 무시하고 감추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 그들이 두렵다는 걸 인정하면 오히려 네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


"다들 왜 그렇게 감정 이야기만 계속 하고 있는 거야? 솔직히 말해서 너나 통스나 다를 게 없어. 그리고 난 디멘터가 두렵지 않다고!"


"그럼 뭐가 두려운 건데?" 루시엔이 진지하게 물어보았지만,


"난... 말할 수 없어..." 메룰라는 머뭇거리다가 절망이 어린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때, 달려온 통스가 그들을 불렀다. "여기 있었구나! 한참 찾았어!"


"무슨 일이야, 통스?"


"디멘터! 헉헉...! 훈련장에서 디멘터를 찾았어! 어서 가자! 디멘터를 호그와트에서 몰아낼 기회야!"


루시엔과 메룰라는 결연한 눈빛을 서로 교환하고는 서둘러 훈련장을 향해 달려갔다.



해가 진 어두운 훈련장에 도착하니, 다행히도 다른 학생들은 저녁 식사를 하러 연회장에 모여있느라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통스가 목격했다던 디멘터도 없었다.


"이상하네, 디멘터가 아까 여기 왔었던 게 분명한데..." 통스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하자, 메룰라가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비꼬았다.


"설사 그렇다 해도 네가 돌아올 때까지 디멘터가 여기 우두커니 서서 기다려줄 줄 알았던 거야?"


"당연히 아니지! 디멘터는 서 있는 게 아니라, 공중에 둥둥 떠 있으니까."


통스의 환한 대답에 메룰라는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하고 눈을 굴리며 끙 앓는 소리를 냈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거야? 왜 점점 더 추워지는 것 같지?" 통스가 으슬으슬한 팔을 감싸며 이렇게 묻자,


"디멘터가 근처에 있는 게 분명해. 어서 찾아보자!" 메룰라가 확신하며 외쳤다.


"잠깐, 메룰라. 정말로 해줄 말 없어?" 루시엔이 아까 끝내지 못한 대화를 묻는 것임을 메룰라도 모르지 않았다.


"......정말로 내 걱정을 이야기하면 내가 패트로누스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너한테 거짓말을 할 것 같아?" 루시엔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이렇게 묻자, 메룰라는 확신을 담아 대답했다.


"응."


"내가 이 문제에 관해 네게 거짓말을 하겠냐고?" 루시엔이 눈을 굴리며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다시 묻자, 메룰라가 발끈했다.


"두 사람 다 날 비웃기라도 해봐...!"


"우릴 좀 믿어 봐, 메룰라." 통스가 진지하게 말했다.


"좋아. 오직 마음이 순수한 사람만 패트로누스 주문을 걸 수 있다는 말 들어봤지? 난 패트로누스 마법을 배우면 내가 부모님과는 다른 사람이라는 걸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정작 그 답을 알 수 있게 되니까, 답을 알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아..." 루시엔은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는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 통스가 외쳤다. "음... 아무래도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은데, 메룰라. 디멘터한테 발각됐어!"


그들은 깜짝 놀라며 몸을 돌려 통스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고, 그곳에는 달빛을 받으며 공중에 떠서 그들에게로 스르륵 다가오고 있는 디멘터가 한 마리 있었다.


루시엔은 메룰라를 바라보며 외쳤다. "메룰라, 어서 패트로누스 마법 주문을 걸어!"


메룰라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루시엔을 바라보며 입을 벌렸다. "내...내가...?"


"너도 완벽하진 않겠지만, 너희 부모님과는 달라. 그리고 그 사실을 증명하려면 패트로누스를 만들어 내야 해!"


"아리아...?" 이제 메룰라의 동공은 그녀의 마음 상태를 대변하듯 떨리고 있었다.


"너 자신을 믿어!" 루시엔은 다시 한번 강한 믿음을 가지고 메룰라를 바라보며 외쳤다.


그 말에서 단단한 믿음을 얻었는지, 메룰라는 다시 결연한 표정으로 몸을 돌려 요술 지팡이를 빼내며 집중하여 주문을 외웠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그러자 메룰라의 요술 지팡이 끝에서 은빛 연기같은 형체 없는 패트로누스가 나왔고, 디멘터를 날려버렸다.


"내가...내가 해냈어!" 메룰라는 희열이 가득한 얼굴로 루시엔과 통스를 돌아보며 믿기지가 않는 듯 외쳤다.


"잘했다, 메룰라!" 그들에게 패트로누스를 가르쳐 준 통스가 미소를 띤 얼굴로 그녀를 격려해주었다.


그런데, 형체가 없는 패트로누스를 불러내어 공격했던 것 때문에 디멘터를 완전히 물리칠 수는 없었고, 잠시 시간을 벌었던 것뿐이었다.


디멘터가 다시 돌아오자, 통스가 루시엔을 바라보며 물었다. "패트로누스 마법을 다시 써볼 준비는 됐어, 루시엔?"


"응, 준비됐어. 익스펙토 패트로눔!"


루시엔은 호그와트에 입학 허가서를 받던 순간의 행복했던 감정을 떠올리며 온 신경을 집중했다.


그리고...


루시엔의 요술 지팡이 끝에서 무언가 거대한 은빛 형체가 날개를 펼치며 디멘터를 들이받으며 뛰어나갔다.


"......!"


저것은 바로...


"해냈네, 루시엔! 아브락산 패트로누스를 소환해냈어!" 통스가 제 일처럼 기뻐해주며 외쳤다.


루시엔은 해냈다는 기쁨과 행복한 감정이 더해져 환한 얼굴로 통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정말 굉장하다! 전부 통스 네 덕분이야."


"에이, 전부 너희가 해낸 거지. 난 그저 옆에서 조금 도와줬을 뿐이야." 통스가 기뻐하면서도 겸손하게 대답했다.


"크흠...!" 메룰라가 옆에서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


"내일이 되면 이런 말을 했다는 걸 절대 인정하지 않겠지만... 지금은... 패트로누스를 소환할 수 있게 날 격려해 줘서 정말 고마워."


"천만에, 메룰라." 루시엔이 따뜻한 미소를 띤 얼굴로 대답해주었다.


"이제 디멘터도 사라졌으니, R도 쉽게 호그와트를 위협하진 못하겠지." 통스가 이렇게 말하자, 메룰라가 어두운 얼굴로 무언가를 집어들었다.


"그렇게 단정할 순 없을 것 같은데... 디멘터가 우릴 공격했던 지점 근처에 이 편지가 떨어져 있었어."


메룰라가 루시엔에게 편지를 건네주자, 루시엔은 편지를 받아들고 읽기 시작했다.


축하한다, 넌 합격했다.
-R



"그게 무슨 말이야?" 통스가 고개를 갸웃하며 묻는 물음에, 루시엔은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는 사람처럼 대답했다.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왠지 곧 알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어..."


그러면서 디멘터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어두운 밤 하늘 아래 훈련장에서, 비밀을 품고 있는 고요한 달빛을 받으며, 세 사람만이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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