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루시엔이 깜짝 놀라 옆을 바라보니, 바나비가 비틀거리며 걷고 있던 그녀의 팔을 부축해주고 있었다.
"루시엔, 괜찮아? 비틀거리길래 쓰러질 것 같아보여서 붙잡았어."
바나비가 잡고 있는 팔을 내려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아, 고마워 바나비. 그런데, 괜찮아. 연습을 너무 열심히 해서 근육통 때문에 그런 것 뿐이니까, 조금 지나면 괜찮아질거야."
루시엔이 미소지으며 고맙다고 하고는 붙잡힌 팔을 살짝 빼냈다.
"그렇구나... 아, 맞다, 루시엔! 혹시 그거 알아?"
바나비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화제를 돌렸다.
"뭔데?"
루시엔이 궁금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이번에 허니듀크에서 새로운 한정판 개구리 초콜릿이 나온다는데, 들었어?"
"한정판 개구리 초콜릿? 어떤건데?"
바나비가 신나하면서 이렇게 말하자, 로완도 호기심을 가지고 궁금해하며 물었다.
"한정판 달 개구리 초콜릿이라는데, 자세한건 나도 모르겠어. 혹시 달 개구리 맛이 나는 초콜릿일까?"
바나비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궁금해했다.
"오오! 신기하다. 이번 호그스미드 방문일에 꼭 허니듀크에 가 봐야 겠는걸?!"
루시엔도 덩달아 신나하면서 말했다.
"나도 가보고 싶다! 빌이랑 같이 가보자고 할까?"
"그건 좀 아닌 것 같아, 로완. 데이트하려면 조용하고 분위기 좋은 곳으로 가야지! 그날은 공식 방문일이라 분명 엄청 붐빌거야. 내가 허니듀크 가서 네 것까지 사다줄게!"
로완도 가보고 싶어서 말을 꺼내자, 루시엔이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자 그 말을 들은 바나비가 물었다.
"로완, 데이트해?"
"으..응, 그렇게 되었어."
"데이트 하는게 뭐야?"
로완이 쑥쓰러운 듯 뒷통수를 긁적이며 대답하자, 바나비가 해맑게 물었다.
"음... 좋아하는 사람이랑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거..?"
옆에서 루시엔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면서도 친절하게 설명해주자, 바나비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루시엔에게 이렇게 물었다.
"그렇구나! 그럼 루시엔, 나랑 데이트할래?"
그러자 로완과 루시엔이 깜짝 놀라 동시에 소리쳤다.
"뭐?!"
그들이 깜짝 놀라 외친 소리에 근처 나무 위에 앉아 있던 새들도 놀라 푸드득 하고 날아갔다.
"좋아하는 사람이랑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게 데이트라며? 나는 루시엔이 좋고, 또 같이 허니듀크에 가서 한정판 달 개구리 초콜릿도 사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건데... 안 돼?"
바나비가 순수한 얼굴로 이렇게 물었다.
"뭐... 딱히 안 될건 없겠지만... 그래도 그렇지, 바나비! 너 루시엔이 좋다고? 그럼 나는?"
로완이 혹시나 해서 바나비에게 이렇게 물어보았다.
"로완 너도 좋아! 로완은 내가 공부할 때 도와주는 사람이니까!"
바나비가 여전히 해맑은 얼굴로 순수한 대답을 내놓았다.
"흠...?"
로완은 코를 살짝 찡그리며 루시엔을 바라보았고, 루시엔은 설마 했다가 그럼 그렇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곧 루시엔은 평소의 미소를 되찾고는 밝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럼 페니랑 통스랑도 같이 가자! 친구들끼리 다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더 재밌겠지 뭐! 하하하."
"그럼 로완도 빌도 다 같이 갈까?! 여럿이 다 같이 놀면 더 재밌을 것 같은데?"
바나비가 신난 목소리로 말했다.
"로완이랑 빌은 안 돼, 바나비. 두 사람은 둘이서만 만나기로 약속했거든. 그날은 우리끼리 재밌게 놀자."
그러자 바나비가 즐거운 목소리로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리고선, 두 사람은 곧 호그스미드에 가서 무엇을 하고 놀면 재밌을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며 로완은 미소 띤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머글 세계에는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신비로운 마법이 존재하는 마법사 세계일지라도 사람이 사는 곳은 마찬가지인 법.
루시엔과 로완이 바나비와 함께 걷던 훈련장 근처 나뭇가지 위에 앉아 있던 새들은 자기들끼리 지저귀며 주변의 온갖 것들로 수다를 떠는 것이 일상의 낙이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새들은 나뭇가지 위에 앉아 평화로운 오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새들은 밖에서 오고가는 학생들을 지켜보며 그들이 하는 이야기들을 엿들었고, 그들이 어떤 아이들인지도 대충은 알았다.
그래서 밝은 햇살같은 금발에 잎사귀 같은 녹색 눈동자를 가진 인간 여자 아이와 나뭇가지 같은 갈색 피부에 자기들이 좋아하는 콩처럼 새까만 눈동자를 가진 인간 여자 아이가 덩치 큰 남학생과 이야기를 하는 것을 엿들으면서도 새삼스럽지 않았다.
그저 인간의 아이들은 어미 곁을 떠나 짝을 찾고 둥지를 만들어 알을 품을 때까지 참 오래도 걸리는구나 생각할 뿐이었다.
그때, 인간 여자 아이들이 갑자기 큰 소리를 내서 근처에 앉아서 그들의 말을 듣고 있던 새들은 깜짝 놀라 본능적으로 푸드득 날아가게 되었다.
깜짝 놀라 날아오른 새들은 이번엔 조용한 곳을 찾아 다른 곳으로 날아왔고, 그곳에 내려앉은 새들은 친숙한 다른 새(bird)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는 갈색 독수리였는데, 맹금류라고 알고 있던 다른 독수리 녀석들과는 달리, 이 녀석은 굉장히 조용하고 점잖았고, 자신들에게 위협적이지도 않았다.
그래서 수다를 떨기 좋아하는 그 새들은 종종 이 독수리와 함께 수다를 떨기도 했다.
물론,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말하는건 자신들이었기 때문에 '함께' 수다를 떨었다는 표현에는 약간 무리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사소한 것쯤은 신경쓰지 않았다.
새들은 얌전한 독수리에게 오늘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입방아를 찧었다.
"그래서 말이지, 짹짹, 그 덩치 큰 남자 아이가 밝은 햇살같은 금발에 잎사귀 같은 녹색 눈동자를 가진 인간 여자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네, 짹짹. 나랑 데이트할래? 요즘 젊은 애들은 대낮에 낮부끄러운지도 모르더구만, 짹짹."
"그러게 말이야, 짹짹. 그 인간 여자 아이들이 갑자기 큰 소리를 내는 바람에 우리도 깜짝 놀라서 헐레벌떡 도망나왔지 뭔가, 짹짹. 요즘 어린 것들은 점잖지 않아서 참 큰일일세. 평화로운 오후의 햇빛에 일광욕이나 실컷 즐기려고 했건만, 짹짹."
오지랖 넓게 세상의 이것저것 모든 일에 참견하길 좋아하는 이 새들이 이렇게 말하자, 탤벗 독수리가 깜짝 놀라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미동 없이 굳어버렸다.
"뭐?!"
"자네도 그쪽엔 잠시 가지 말게나, 짹짹. 시끄러워서 새가슴으론 편안한 일광욕을 즐길 수가 없거든, 짹짹. 오늘 저녁엔 조용히 자고,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통통한 지렁이를 잡아봅세, 짹짹짹."
새들이 이렇게 입방아를 찧는 소리를 들으며, 갑자기 탤벗은 심장이 차갑게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새들이 말하는 그 여자 아이는 바로 '그녀'일 것이다.
호그와트에서 그런 밝은 햇살 같은 금발에 잎사귀 같은 녹색 눈동자를 가진 사람은 그녀뿐이니까.
'그런데, 데이트 신청이라니? 설마 이번 주 주말의 호그스미드 방문일을 말하는 걸까?'
탤벗은 맹렬히 머리를 굴려보기 시작했다.
그가 새들이 떠드는 말에서 짐작한 바로는, 덩치 큰 남학생은 바나비 리일 것이다.
그리고 아까 비행 수업이 끝나고 성으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신청한 것일테다.
그는 곰곰이 생각하던 중, 갑자기 대체 무슨 이유로 자신이 이런 마음이 든 것인지도 의문이 생겼다.
'그 여자애가 데이트를 하던 말던 내가 대체 왜 신경을 써야하는거지?'
하지만, 그녀가 옆에 누군가 다른 남학생과 나란히 서서 팔짱을 끼고, 다정하게 함께 호그스미드의 거리를 걷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괜히 기분이 나쁘고 초조해졌다.
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마음속으로 애꿎은 새들을 탓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도 호그스미드 방문일에 호그스미드 마을에 방문해보기로 마음먹으며 기분을 달랬다.
어찌됐든, 그 날은 학생들의 '공식적인' 방문일이니까.
그날 자신이 호그스미드에 간다해도 이상할 건 하나도 없었다.
암, 그렇고 말고.
며칠 후, 호그와트 학생들이 호그스미드를 공식적으로 방문하는 날이 도래했다.
아침 일찍 일어난 로완은 부산스럽게 씻고 데이트에 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로완이 일찍 일어나 시끄럽게 움직이는 소리가 방 문 너머로 들려오자, 루시엔도 눈을 비비며 잠에서 깼다.
루시엔은 갑자기 오늘이 무슨 날이었는지를 깨닫고는 벌떡 일어나 허겁지겁 외출할 채비를 했고, 로완의 방 문을 두드렸다.
똑똑.
"로완, 일어났어? 머리 손질 해줄까?"
루시엔이 물어보자, 로완이 방 안에서 대답했다.
"응, 루시. 들어와서 도와줘!"
루시엔은 방 문을 열고 들어가 어젯밤, 래번클로 휴게실에서 안드레가 건네 준 옷을 입고 있는 로완을 보고 감탄했다.
"우와! 로완, 정말 잘 어울린다!"
"고마워, 루시. 안드레는 정말 패션에 감각이 있나봐."
로완이 이렇게 말하고는 수줍은 듯 볼을 붉혔다.
로완은 보랏빛 원단에 정교한 무늬가 수 놓아져 있는 아름다운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루시엔은 로완에게 다가가 새까만 머리카락을 잘 빗어서 한쪽으로 곱게 땋아내려 주었고, 땋은 머리 사이에 앙증맞은 작은 보석이 달려있는 머리핀을 하나 꽂아주었다.
"이렇게 하니까 너무 예쁘다, 로완!"
루시엔이 순수하게 감탄하며 로완에게 박수를 쳐 주었다.
"빌도 깜짝 놀라겠지?"
"당연하지. 어서 준비 다 했으면, 나가봐. 나는 천천히 나가볼게."
로완이 기대하는 듯 들뜬 목소리로 물어보자, 루시엔이 이렇게 말하며 로완의 등을 떠밀었다.
"응, 그럼 이따 봐, 루시엔! 달 개구리 초콜릿도 꼭 사다줘!"
"걱정마, 로완. 이따 데이트 어땠는지 다 얘기해줘야 돼!"
로완이 웃으면서 부탁하자, 루시엔도 킬킬거리면서 대답했다.
로완은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흔들어보이고는 들뜬 얼굴로 후다닥 래번클로 기숙사를 나갔다.
루시엔은 신나는 기분으로 나갈 준비를 마치고는, 방 밖으로 나와 기숙사 휴게실로 내려갔다.
휴게실에는 수업 때를 제외하고는 휴게실에서 오랜만에 보는 듯한 탤벗이 있었다.
루시엔은 탤벗을 보고는 평소처럼 인사를 건넸다.
"안녕, 탤벗!"
"안녕, 아리아."
"오? 웬일이야? 네가 내 인사를 다 받아주고? 헤헤. 오늘은 해가 서쪽에서 떴나?"
"동쪽에서 잘 떴어. 괜히 대답했나보네."
루시엔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탤벗이 눈을 굴리며 대답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난 반가워서 그런거야! 그런데, 아침부터 외출할 채비를 다 한 걸보니... 오늘 너도 호그스미드 가는거야?"
"...응. 너도 가나보지?"
루시엔이 반갑게 말하며 물어보자, 탤벗은 다 알고 있으면서도 루시엔에게 이렇게 물었다.
"응! 나는 친구들이랑 같이 놀러가기로 했거든. 허니듀크에 새로나온 한정판 달 개구리 초콜릿이 들어온대! 나 그거 꼭 사고 싶어서 오늘 아침부터 허니듀크에 가기로 했어. 한정판이니까 아마 일찍 가야 살 수 있을 것 같아!"
루시엔이 달뜬 표정으로 신나게 이야기를 했다.
"....그렇구나."
탤벗은 잠시 말이 없다가 약간 풀어진 표정으로 짧게 대답했다.
"너도 호그스미드 가면 허니듀크에 꼭 가봐! 알았지? 정말 황홀한 곳이거든! 그럼 나 먼저 가볼게! 나중에 봐!"
루시엔이 눈동자를 반짝이며 허니듀크를 떠올렸다가, 곧 시계를 다시 보고는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하고 기숙사 밖으로 달려나갔다.
"....그래."
탤벗은 기숙사 밖으로 달려가는 그녀의 뒤에 대고 작게 인사를 했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곧 방향을 바꾸어 다시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
방으로 올라간 탤벗은 문을 닫고는 독수리로 변신해서 창 밖으로 날개를 활짝 펼치고 날아갔다.
루시엔은 아침 식사는 연회장에서 샌드위치로 대충 때운 뒤, 현관에서 페니와 통스, 바나비와 만났다.
네 사람은 즐겁게 수다를 떨면서 학교 밖으로 나와 호그스미드 마을로 향했다.
호그스미드 마을로 가는 길은 호그와트 현관에서 나와 쭉 내려가며 호그와트 성과 호그스미드 마을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숲길을 지나야 했다.
그날은 날씨가 흐린 날이었지만, 그래도 선선한 가을 날씨라서 걷기에 적당한 날씨였다.
루시엔은 룰루랄라 신나게 걸어가면서 친구들에게 한정판 달 개구리 초콜릿이 어떤 제품일지 궁금해하며 즐겁게 재잘거렸다.
그러나, 한정판 달 개구리 초콜릿을 사고 싶어하는 사람은 루시엔과 바나비밖에 없었다.
페니는 냄비모양 케이크를 더 좋아했고, 통스는 장난에 쓰일만한 짜릿한 캔디류가 아니면 별로 관심이 없다고 했던 것이다.
그래도 호그스미드에 도착하자마자, 네 사람은 일단 허니듀크로 가 보았다.
그러나, 오늘같이 학생들로 붐비는 날에는 허니듀크에 사람이 발 디딜 틈 없이 꽉 차 있었고, 한정판 달 개구리 초콜릿을 구입하려면 별도로 긴 줄을 서야만 했다.
"에휴... 우리가 일찍 나온다고 했는데도, 그래도 한발 늦었나보다..."
루시엔이 한숨을 내쉬며 한정판 달 개구리 초콜릿 대기줄에 가서 섰다.
"한발 늦었다고? 우리 발은 벌써 도착했잖아! 그게 무슨 말이야?" 바나비가 해맑게 고개를 갸웃하며 물어보자,
"다른 사람들이 우리보다 벌써 많이 와 있다구... 어쩌면 우리가 한정판 개구리 초콜릿을 사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이야." 루시엔이 어깨를 축 늘어뜨린채로 설명해주었다.
"그래도 기다려보면 살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한번 기다려보자!"
"그래, 그래야지. 로완한테도 사다주겠다고 약속했는걸."
바나비가 기대를 품고 이렇게 제안하자, 루시엔이 앞 줄의 길이를 가늠해보며 말했다.
"여기부턴 대기시간 1시간입니다!" 가게의 점원이 푯말을 들고 나와 루시엔 근처의 줄 옆에서 외쳤다.
"그럼 한 시간이나 기다려야 되는거야..?!" 루시엔이 깜짝 놀라며 친구들을 바라보자,
"그런가보네. 정말 인기 많은건가 보구나..?" 페니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동의했다.
"그럼, 당연하지! 달 개구리는 특별하니까! 달 개구리 초콜릿도 분명 특별할거야." 바나비가 환한 얼굴로 말했다.
"페니, 통스, 너희까지 여기서 기다릴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너희는 원하는 곳부터 다녀오고 나중에 다시 만나도록 하자. 여기서 다같이 시간을 낭비할 순 없잖아?"
루시엔이 페니와 통스에게 말하자, 페니와 통스가 루시엔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을 흔들며 이따 다시 만나자고 했다.
"그래, 그러면 우린 얼른 냄비모양 케이크랑, 피징 위즈비만 사고 종코로 갈게! 이따가 만나!"
루시엔은 미소를 띤 얼굴로 어서 가 보라고 고개를 끄덕여주었고, 그래서 한정판 달 개구리 초콜릿 구입 대기줄에는 루시엔과 바나비만 함께 서 있게 되었다.
앞으로도 길게 늘어서 있는 줄은 아직까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바나비와 함께 구입할 차례를 기다리면서 루시엔은 지루함을 느낄 틈이 거의 없었다.
왜냐하면 바나비가 계속해서 우스운 이야기들을 꺼내놓아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1시간 동안 기다리면서 루시엔은 바나비가 해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웃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면서 차근차근 앞의 줄은 줄어들어 갔고, 이제 루시엔과 바나비 앞에 서 있는 사람이 구입할 차례가 되었다.
"드디어 곧 우리 차례야, 바나비!"
루시엔이 즐거운 미소를 띤 채로 바나비에게 말했다.
"벌써 우리 차례가 다 됐네에, 줄 서 있는게 이렇게 즐거운 시간인지 나는 몰랐네에."
바나비가 라임을 맞추어 노래하듯이 고개를 앞뒤로 빙글빙글 우스꽝스럽게 흔들며 이야기하자, 루시엔은 또 한번 웃음을 터뜨렸다.
"바나비, 난 네가 이렇게 재밌는 사람인지 몰랐어."
루시엔은 킬킬거리며 말했고, 이제 그들의 차례가 되었다.
"달 개구리 한정판 개구리 초콜릿 3개 주세요."
루시엔이 로완의 몫, 자신의 몫, 그리고 바나비의 몫까지 한번에 주문했다.
"죄송하지만 손님, 한정판 개구리 초콜릿은 더욱 많은 손님들께 구매 기회를 드리기 위해, 1인당 1개씩 밖에 구입하실 수 없습니다."
점원이 미안한 듯한 표정으로 루시엔에게 말했다.
"아.... 그렇군요.... 어쩔 수 없죠. 그럼 제꺼랑, 이 친구 것까지 2개 주세요."
루시엔이 실망한 표정으로 풀이 죽은 목소리로 주문했다.
곧, 점원이 잘 포장한 한정판 개구리 초콜릿을 2개 가져다 주었고, 루시엔과 바나비는 각자 하나씩을 들고 허니듀크에서 나왔다.
"내가 로완한테 꼭 사다주기로 약속했는데... 어쩔 수 없네... 이건 로완한테 줘야겠다."
루시엔이 자기 손에 들린 개구리 초콜릿을 내려다보며 아쉬움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루시엔, 그러면 내꺼를 너한테 양보해 줄게. 이거... 너 가질래..?"
바나비가 조심스럽게 자신의 개구리 초콜릿을 앞으로 내밀며 물었다.
하지만, 루시엔은 이렇게 말하며 초콜릿을 내밀고 있는 그의 눈동자에 어려있는 아쉬움을 읽어냈다.
"......너도 엄청나게 갖고 싶어했었잖아, 난 괜찮아. 그건 네 거야."
루시엔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바나비가 내민 개구리 초콜릿을 다시 바나비쪽으로 밀어주었다.
"루시엔, 넌 정말 마음씨가 따뜻하구나."
바나비는 감동받은 듯 미소를 지었고, 그녀의 손이 닿았던 부분에서 전해진 온기가 그의 마음에도 전달되는 것 같았다.
"에이 뭘, 바나비. 쑥쓰럽게시리."
루시엔이 쑥쓰러운 듯 뒷통수를 긁적이며 어색한 듯 미소를 지었다.
"아냐, 넌 내가 본 사람들 중에 제일 따뜻한 사람이야, 루시엔. 난 그래서 네가 좋다니까?"
바나비가 환하게 진심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바나비의 진심어린 미소의 효과는 대단했다.
원래도 그는 호그와트에서 남자답고 잘생긴 남학생으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었는데, 그가 진심어린 미소를 환하게 지어보이자, 뒤에서 후광이 비치는 것 같았다.
그가 미소지은 순간, 주변에서 힐끔거리며 그를 보면서 지나가던 한 여학생은 다리에 힘이 풀려버렸다.
집에서 엄청난 외모의 아빠와 오빠를 보며 자란 루시엔도 그의 진심어린 미소를 바로 눈앞에서 본 순간, 잠시 눈부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살짝 두근거리는 느낌이 든 것도 같았다.
하지만, 곧 그런 느낌은 페니와 통스가 그들을 향해 다가오면서 잊혀지고 말았다.
"루시! 바나비! 우리 왔어!"
페니와 통스가 크게 외치며 양손에 쇼핑백을 하나씩 들고 달려왔다.
"달 개구리 초콜릿은 잘 샀어?"
페니가 그들에게로 달려와 물었다.
"응, 잘 샀어. 너희는 뭘 그렇게 많이 산거야?"
"이것저것 샀지! 오늘 종코에서 세일을 많이 하더라구! 마침 장난 용품들이 다 떨어져가기도 하고 그래서, 이왕 세일하는 김에 많이 샀어! 하하하."
루시엔이 물어보자, 통스가 즐거운 듯이 신나게 말하고는 크게 웃어젖혔다.
루시엔이 즐거운 웃음을 터뜨리는 통스를 보며 미소를 띤 얼굴로 친구들에게 물었다.
"자, 그럼 살 것도 다 샀겠다, 이제 우리 어디로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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