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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8: 패트리샤 레이크픽 (2)

루시엔 아리아 2021. 9. 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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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루시엔은 오후에 플리트윅 교수님의 마법 수업이 있었다.


래번클로 학생들은 그리핀도르 학생들과 함께 그 수업을 들었는데, 마법 수업에서도 루시엔과 로완은 언제나 단짝처럼 붙어 앉았다.


그날 수업에서 루시엔은 오랜만에 찰리와 벤을 만났다.


"찰리! 벤! 요즘 어떻게 지내? 통 안보이는 것 같던데!"


루시엔이 밝게 인사하자, 찰리와 벤도 루시엔에게 반갑게 인사해주었다.


"난 요즘 금지된 숲에 혹시 용이 없는지 조사하러 다니느라 바빴어. 알다시피, 금지된 숲에는 뭐든 있을 것만 같잖아."


찰리가 낮게 킬킬거리며 근황을 이야기해주었다.


"벤, 너는? 괜찮은거야? 요즘엔 연회장에서도 통 보기 어렵던데... 무슨 일 있는건 아니지?"


"으...응, 내가 두려움에 떠는 일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니까... 근데 요즘엔 예전보다 더 무서운 것 같아서 수업에 올때를 빼고는 방에 틀어박혀 있거든. 식사도 연회장에서 샌드위치를 가져가서 그냥 방에서 먹고 있어."


루시엔의 물음에 벤이 두려움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대답했다.


"저런... 괜찮아질거야, 벤. 전문적인 저주 해결사까지 초빙되어 왔잖아. 곧 해결되겠지..."


하지만 루시엔도 레이크픽이 정말로 저주받은 금고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었고, 그저 벤을 달래기 위해 꺼낸 말에 불과했다.


그런데, 레이크픽의 이야기가 나오자 벤은 눈에 띄게 움츠러들며 더욱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다.


루시엔과 찰리는 벤을 토닥여주며, 괜찮을 거라고 위로하면서 손을 꼭 잡아주고 따뜻하게 달래주었다.


다행히도 벤은 친구들의 상냥하고 따뜻한 위로에 조금쯤 진정할 수 있었고, 무서운 수업-벤의 기준에선 마법 수업도 충분히 무서운 수업이었다-에서도 정신을 붙잡고 들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이 모습을 보며 두 명의 래번클로 학생의 얼굴이 살짝 찌푸려졌는데, 하나는 로완이었고, 또 하나는 탤벗이었다.


로완은 벤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자신의 절친인 루시엔이 벤에게 잘 해주는 것을 살짝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다.


반면, 탤벗은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자기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불쾌한 감정을 겪고 있었는데, 요즘들어 이런 원인모를 감정을 불쑥불쑥 겪고 있어서 그는 억지로 마음을 차분히 다스리려고 애써 노력했다.


그때, 때마침 플리트윅 교수가 들어와 단상 위에 올라서며 학생들을 주목시켰다.


"주목! 오늘은 새로운 마법을 배우기에 앞서 공중부양 마법을 복습할거란다. 다들 교실 한켠에 있는 깃털 더미에서 하나씩 깃털을 가져와서 책상 앞에 놓고 공중부양 마법을 연습해보렴."


마법 수업을 하는 동안, 플리트윅 교수는 공중 부양 마법을 연습하는 학생들을 살펴보며 자세와 발음 교정을 해 주었고, 특별히 뛰어난 성취를 보이는 학생들 몇몇에게는 부진한 학생들을 한 명씩 맡아서 지도해주게 했다.


루시엔은 그리핀도르의 윌프레드 레비 키드를 맡아 공중 부양 마법을 지도해주게 되었다.


그러나, 레비는 불행히도 마법 실력이 형편 없었던 것 때문에 마법 수업에서 각종 사고를 일으켜서 그리핀도르의 또 다른 사고뭉치인 빌링 슬리와 함께 사고뭉치 양대 산맥으로 여겨지고 있는 학생이었다.


오늘 레비는 루시엔에게 공중 부양 마법을 지도받으며 연습하다가 깃털을 폭파시켰고, 불이 옮겨붙어 손에 화상을 입게 되었다.


플리트윅 교수는 놀라 재빨리 아구아멘티 주문으로 불을 끄긴 했지만, 레비는 화상을 입은 손등 때문에 병동에 가봐야 했다.


루시엔은 자기가 지도해주다가 사고가 났기 때문에, 플리트윅 교수에게 레비를 병동에 데려다주고 오겠다고 허락을 구했고, 플리트윅 교수가 허락하자 그를 데리고 병동으로 향했다.


병동 문을 열고 들어가자 폼프리 부인은 레비를 보며, "또 너니?" 라고 물었다.


창피함에 아무런 말도 못하는 레비를 대신해서 루시엔은 레비의 상처와 상처를 입게 된 경위를 폼프리 부인에게 잘 말씀드렸다.


폼프리 부인은 약장에서 붕대와 소독약을 가지고 나오더니, 서둘러 레비의 손을 소독해주며 루시엔에게 한 가지 심부름을 시켰다.


"화상 치료에 사용할 화상 연고가 다 떨어졌는데, 혹시 지금 당장 스네이프 교수님께 가서 화상 연고 좀 얻어올 수 있겠니? 간단한 연고니까 금방 내어주실 수 있을게다."


"알겠어요, 폼프리 부인."


루시엔은 즉시 대답하고는 스네이프 교수의 사무실이 있는 지하감옥으로 향했다.


지하감옥에 있는 스네이프 교수의 사무실 앞에서 노크를 하자, 안에서 들어오라는 스네이프 교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냐, 아리아?"


스네이프 교수가 루시엔을 보자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


"폼프리 부인께서 화상 연고가 다 떨어졌다며, 교수님께 화상 연고를 부탁하셨어요."


루시엔이 먼저 용건을 빠르게 대답했다.


"잠깐 기다리거라."


스네이프 교수는 차갑게 말하고는 벽장을 뒤져 마법약 재료를 몇 가지 꺼내왔고, 사무실 한 켠에 있는 냄비에 불을 붙여서 연고를 만들기 시작했다.


"저... 교수님, 기다리는 동안 여쭤보고 싶은게 하나 있는데요..."


루시엔이 기다리면서 스네이프 교수에게 질문을 하나 했다.


"뭐냐?"


스네이프 교수는 바쁘게 손을 움직이면서 돌아보지도 않고 차갑게 물었다.


"교수님께서는 레이크픽 부인을 신뢰하시나요?"


루시엔이 이 질문을 던지자, 스네이프 교수는 잠시 하던 것을 내려놓고 뒤를 돌았다.


그리고는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루시엔을 직시하며 물었다.


"나한테 그런걸 묻는 이유가 뭐지?"


"저...전 레이크픽 부인이 왠지 수상쩍은 것 같거든요. 계속 몽유병 저주에 걸린 학생들이 늘어나는 것도 그렇고요..."


"...덤블도어 교수님은 레이크픽을 신뢰하지. 확실한 증거가 있지 않은 이상, 그의 결정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좋지 않을거다."


스네이프 교수는 이렇게 말하고는 다시 뒤를 돌아 화상 연고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만약 그런 증거를 찾게 된다면 나에게 직접 가지고 오너라."


"네..? 아! 네, 교수님."


루시엔은 살짝 놀라면서도 얼른 대답했다.


화상 연고는 정말로 금방 만들어졌다.


루시엔은 스네이프 교수에게서 화상 연고를 받아 들고는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고는 다시 병동으로 올라왔다.


화상 연고를 손등에 발라 거즈로 고정한 뒤, 폼프리 부인은 그들에게 다시 교실로 돌아가봐도 좋다고 했다.


루시엔과 레비는 폼프리 부인에게 감사하다고 한 뒤, 다시 마법 수업 교실로 돌아왔다.



금요일 오후가 되자, 루시엔과 로완은 안뜰에서 페니를 만났다.


세 사람은 그동안 수집한 정보를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해주며 공유해보았는데, 그럼에도 결론은 레이크픽이 수상쩍을 뿐, 딱히 눈에 띄는 증거가 발견되지는 않는다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흠... 이러면 왠지 더 수상쩍은데 말야..."


페니가 턱을 문지르며 의심스러운 듯 말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특별한 증거가 나온건 없어. 학창 시절의 레이크픽이 우리 못지 않은 말썽 꾸러기였다는 것만 알게 되었달까..."


"하긴... 우리도 작년까지 계속 저주받은 금고를 해결하고 다닌다고 규칙을 수백 가지는 어기고 다니긴 했지..."


로완이 축 처진 목소리로 말하자, 루시엔도 함께 축 처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때, 안뜰 한 구석의 한 무리의 학생들이 페니를 향해 손을 흔들며 외쳤다.


"페니! 이리로 와 봐! 할 말이 있어!"


"무슨 일이지?"


"글쎄, 한번 가 봐, 페니. 우린 나중에 또 보자."


페니가 고개를 갸웃하자, 루시엔이 페니에게 가 보라고 권했다.


"그래, 나중에 봐, 루시! 로완!"


페니가 루시엔과 로완에게 손을 흔들고는 그 학생들이 있는 무리로 갔다.


"페니는 정말 인기가 많은 것 같네."


로완이 다른 학생들 무리로 가서 즐겁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페니를 보며 말했다.


"그러게. 페니는 호그와트 최고의 인기녀일거야."


"내가 보기엔 너도 만만치 않아, 루시."


루시엔이 미소지으며 말하자, 로완이 루시엔에게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킬킬거렸다.


"에이, 설마... 저주 해결사로 유명한거겠지."


루시엔이 키득거리며 로완의 말을 농담으로 받아들였다.


그때, 어떤 래번클로 여학생이 루시엔에게 다가와 쪽지 하나를 건네주었다.


"루시엔 아리아, 너한테 쪽지를 전달해 달라던데."


"누가 보낸거야?"


루시엔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레이크픽 부인이."


"......!"


그 학생은 루시엔에게 쪽지를 전달해주고는 돌아서서 가버렸다.


루시엔과 로완은 쪽지를 들고 심각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지금 내가 신이 나야 하는 건지 아니면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하는 건지 모르겠네..."


"편지를 읽고 나면 더 좋은 생각이 떠오르겠지..."


로완이 턱을 문지르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하자, 루시엔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편지를 펼쳐서 읽어보기 시작했다.


아리아 양에게.

교수들에게 내 개인사, 그리고 내가 호그와트에 있는 이유에 대해 캐고 다녔더구나.
나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 건 아마도 저주받은 금고에 대한 공통의 관심사 때문이겠지.
학생의 탐문 행위에 내가 어떻게 반응할지가 두려워서 내 뒷담화를 하고 다니는 건지도 모르겠군.
마법 물품실에서 바로 만났으면 한다. 아무래도 이 문제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상의하는 게 좋을 것 같구나.
내 초대를 무시하겠다면 내가 직접 학생을 찾아가겠어.

패트리샤 레이크픽.



"헐..."


"왜 그래, 로완?"


"레이크픽이 R이 아니더라도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될 것 같아... 예전에 레이크픽이 스핑크스를 맨손으로 때려죽이고 맨티코어의 꼬리를 찢었다는 기사를 어디선가 본 것 같기도 해..."


로완이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럴리가... 어쩌면 레이크픽이라면 가능한 건가..?"


루시엔은 그럴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왠지 레이크픽이라면 그런 것도 거뜬히 해 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모르겠어. 하지만, 너 혼자 레이크픽을 만나러 가는 건 아닌 것 같아. 내가 함께 가 줄게."


로완이 걱정스러워하며 이렇게 제안했다.


"고마워, 로완. 별 일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살해당할 때 네가 목격자가 되어줄 수도 있겠지..."


"차라리 빌이나 페니를 데려갈까? 혹시 누구 다른 사람은 없나?"


루시엔이 의기소침한 얼굴로 풀이 죽어 이렇게 말하자, 로완이 고개를 갸웃하며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아냐, 괜찮아.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어서 마법 물품실로 가보는 게 좋겠어..."


그리하여 루시엔과 로완은 함께 마법 물품실로 향하게 되었다.



문을 살며시 열고 안으로 들어가보니, 레이크픽 부인이 한쪽 손을 허리에 올리고 삐딱하게 서 있었다.


"겁을 먹고 오지 않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리아 양.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군. 그런데, 편지를 통해 단 둘이서만 얘기하고 싶다고 분명히 말했을 텐데?"


"제 친구 로완이 여기 오고 싶어한 이유는 부인과 관련된 전설적인 기사들을 많이 읽었기 때문이에요."


루시엔이 어색하게 웃으며 거짓 변명을 댔다.


"영광이에요, 레이크픽 부인. 여기서 있었던 일은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않을 테니 제발 절 죽이진 말아주세요..."


로완이 떨리는 목소리로 한껏 움츠러든 채 이렇게 말하자, 레이크픽은 어처구니 없다는 듯 픽 웃음을 짓고는 다시 루시엔을 향해 몸을 돌렸다.


"왜 교수들에게 나에 대해 캐묻고 다닌거지?"


"레이크픽 부인, 당신은 신비에 싸인 마녀에요. 저는 그래서 부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싶었어요."


루시엔이 듣기 좋은 변명을 만들어 댔다.


"그렇다면 직접 물어보렴. 난 호그와트의 누구보다도 날 잘 알거든."


레이크픽이 여전히 어처구니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눈을 굴리며 말했다.


그러더니 다시 진지한 얼굴을 한 레이크픽이 이런 말을 꺼냈다.


"아리아 양, 난 네게 화가 난건 아니야. 오히려 금지된 숲에 들어갈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구나."


루시엔은 자신의 머릿속이 훤히 읽혀버린 것 같아서 깜짝 놀랐다.


"그건...! 어떻게 알았죠?"


"내가 저주받은 금고에 대해 모르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어리석은 착각이란다."


"금고에 접근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왜 이제 와서 우리에게 도움을 제안하는 거죠?"


레이크픽이 진지하게 한 말에 루시엔이 의심가득한 얼굴로 되물었다.


"아리아 양, 네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지. 나도 한때는 학생과 같았어. 인정하긴 싫지만, 내가 학생 나이였을 때를 생각하면 오히려 학생이 나보다 더 나은 것 같더군."


레이크픽이 미소를 띤 얼굴로 진지하게 말했다.


"학생은 계속해서 저주받은 금고를 추적해야 해. 덤블도어 교수를 거역하고 교칙을 어기는 걸 감수하고서라도 말이지. 게다가 저주 해결사라면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모든 장애물을 뛰어넘겠다는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해."


레이크픽이 말을 마치자, 루시엔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더니 주저하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부인이 여기 있는 이유가 저주받은 금고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긴 했어요."


"어찌됐든 그게 내가 맡은 일이니까. 사실, 난 호그스미드에 금고가 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솔직히 숲에 금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


레이크픽이 눈을 한번 굴리고는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어쨌든 내 조수로 일할 수 있게 해 주마."


레이크픽은 아주 영광스러운 자리를 제안하는 것처럼 루시엔에게 말했다.


하지만, 루시엔은 딱 잘라 거절했다.


"외람된 말이지만, 난 당신 밑에서 일하지 않아요, 레이크픽 부인. 제가 금고를 찾는 이유는 오로지 오빠를 찾기 위해서에요."


"충분히 이해한다, 아리아 양. 내가 알기론, 네 오빠 또한 포부가 대단했지. 하지만, 금지된 숲에 들어가는 방법을 찾으려면 케틀번 교수님과 얘기를 나눠보는 게 좋을 거다. 학생이었을 때 난 교수님이 수년간 금지된 숲을 탐험하여 알아낸 비밀을 나와 공유하도록 설득한 적이 있었지. 난 그 비밀들 덕분에 혼자 숲에 들어갈 수 있었어."


레이크픽은 다 이해한다는 듯이 말하며, 선심을 쓰듯이 금지된 숲에 들어가는 방법은 케틀번 교수님을 통해 알아보라는 조언을 해주기까지 했다.


"조언은 감사합니다, 레이크픽 부인. 케틀번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루시엔은 신뢰가 가진 않았지만, 그래도 학생으로서 예의바르게 감사인사를 건넸다.


"별말씀을, 아리아 양. 하지만 계속해서 나에 대해 캐묻고 다닐 생각이라면, 앞으로 내 도움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레이크픽은 미소 띤 얼굴로 마지막에 루시엔을 노려보며 위협적인 경고를 남겼다.



레이크픽은 경고를 한 후 먼저 밖으로 나가버렸고, 마법 물품실 밖으로 나온 루시엔과 로완은 벙 찐 것처럼 얼어붙어 아무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래번클로 기숙사 휴게실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 말 없이 그냥 걷기만 했다.


"사...살았다..."


로완이 래번클로 휴게실의 파란 벨벳 안락 의자를 하나 골라 철푸덕 쓰러지듯 앉으며 말했다.


"아직 해도 다 안 졌는데, 오늘치 기운은 다 쓴 것 같아..."


루시엔도 옆에 있는 파란 벨벳 소파에 웅크려 앉아 머리를 뒤로 풀썩 내려놓으며 기댔다.


"루시엔, 레이크픽이 말한 걸 보면 이번 저주받은 금고가 숲에 있는 것 같지?"


로완이 아까 들었던 말들을 곰곰이 떠올려보며 물어보자, 루시엔이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응, 아마도.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호그스미드에 있을 것 같다는 추측은 잘못된 추측같아. 나는 금지된 숲에 있는걸로 염두해두고 조사를 시작해봐야겠어."


"지난번 금고에서 발견한 숲의 지도 말야... 그게 정말 금고의 위치를 알려주는 지도라면...?"


로완이 그럴듯한 추측을 해 보았다.


"그렇다면 숲의 지도를 읽는 법을 알아야겠지. 그건 도서관에서 조사해보면 어느정도 알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 전에 금지된 숲으로 들어가는 방법부터 찾아야 되겠지..."


"잠깐만... 금지된 숲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찰리 위즐리한테 물어보면 혹시 알고 있지 않을까? 지난번 마법 수업때 말야, 네가 레비를 데리고 병동에 갔다온 날! 그날, 찰리가 요즘 금지된 숲에 용이 있는지 조사하러 다니고 있다고 그랬었잖아!"


루시엔이 곰곰이 생각하는 얼굴로 내뱉은 말에, 로완이 환한 얼굴로 외쳤다.


"로완...! 넌 정말 기억력 천재가 분명해!"


루시엔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똑같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로완을 바라보았다.


두 소녀는 찰리 위즐리를 만나면 물어보기로 하고, 자연스럽게 기쁜 마음으로 다음 화젯거리로 이야기가 넘어갔다.


"아, 맞다, 루시! 다음주 주말에 이번 학기 첫 번째 호그스미드 방문일이 있는거 알아?"


"그게 벌써 다음 주였었나? 시간 참 빠르네... 개학한 지 벌써 2주나 흘렀구나. 넌 그날 뭐 하려고?" 루시엔이 로완에게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어보았다.


"그게... 있잖아, 사실... 나 이번에 호그스미드 방문일에 빌 위즐리한테 같이 가자고 해 보려고..." 로완이 부끄러운 듯이 몸을 배배 꼬면서 대답했다.


"빌? 우리 그 전에도 빌이랑 같이 호그스미드 간 적 있었잖아. 뭘 새삼스럽게 그렇게 말해...?"


"그런게 아니고... 아이 참...! 단 둘이서 가자고 신청한다고! '데이트' 하러!"


루시엔이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물어본 말에, 로완이 루시엔에게 매우 중요한 것을 설명하듯 '데이트'를 강조했다.


"앗! 그런 거였어..? 그럼... 설마, 벌써 가기로 약속이 된 거야?"


"아니, 아직... 휴... 데이트 신청을 하고는 싶은데, 그럴 용기가 아직 안 나... 거절당하면 어떡하지..?"


루시엔이 놀라며 되물은 말에 로완은 풀이 죽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럴리가 없어! 로완, 내가 도와줄게. 이 언니만 믿어봐!"


루시엔이 눈동자를 반짝 빛내며 호탕하게 가슴을 팡팡 쳤다.


루시엔이 생각보다 큰 소리로 외쳤던지, 주변에 있던 다른 래번클로 학생들이 흘끔흘끔 쳐다보았지만, 루시엔은 아랑곳하지 않고 웃었다.


사실 로완이 루시엔보다 생일이 몇 달 빨랐지만, 로완은 동갑내기 베프의 귀여운 모습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저녁 식사를 하러 대연회장으로 향하는 동안에도 내내 루시엔은 로완과 함께 어떻게 하면 빌에게 성공적으로 데이트 신청을 할 수 있을지에 관해 열정적으로 머리를 맞대어 보기 시작했다.


"빌은 6학년이니까 고난도 마법사 시험 준비반 수업 때문에 바쁠거야."


루시엔이 빌의 시간표를 추측해보며 이렇게 말을 꺼냈다.


"에휴... 괜히 내가 바쁜 빌의 시간을 빼앗는건 아닐까..?"


공부벌레인 로완은 갑자기 자신감이 하락하며 바쁜 빌의 스케줄을 염려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로완! 만약 빌이 데이트할 시간도 없다면 지난번에 왜 에밀리 타일러한테 데이트 신청을 하고 거절도 당했었겠어? 그러니까 빌이랑 데이트할 시간은 충분히 있다고 봐! 그러니까 자신감을 가져, 로완!"


루시엔이 이렇게 말하자, 로완은 다시 약간 자신감을 되찾았지만, 그래도 걱정되고 떨리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슨 말로 시작해야할까..?"


로완이 걱정스러움이 가시지 않는 목소리로 초조하게 물었다.


"음... 그건... 그래! 우리 한번 시뮬레이션을 해 보는건 어때? 페니랑 통스한테도 부탁해보자. 그리고 데이트 신청을 연습해보는거야!"


루시엔이 열의에 불타는 얼굴로 의욕이 넘치게 말했다.


대연회장에서 페니와 통스를 만난 루시엔과 로완은 함께 모여 앉아 식사를 하면서 데이트 신청 연습에 대해 여자들끼리 진지한 토론을 하기 시작했고, 얼추 데이트 신청 연습 계획이 완성되어갔다.


계획을 거의 다 세울 때쯤 되자, 마지막엔 로완이 기쁜 듯이 이렇게 말했다.


"좋았어! 완벽해! 고마워 루시, 페니, 통스. 데이트 신청이 성공한다면 다 너희 덕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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