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창작 팬픽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12: 금지된 숲 (1)

루시엔 아리아 2021. 10. 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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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탤벗이 달빛을 받아 빛나는 루시엔의 얼굴을 보면서 말을 잃고 쳐다보고 있을 때, 루시엔도 어둠이 걷히고 달빛 아래 드러난 탤벗의 얼굴을 오롯이 볼 수 있었다.

 

 

달빛을 받아 깊게 빛나는 그의 루비같은 눈동자는 어딘가 신비로워 보였다.

 

 

차갑게 굴던 평소와는 다르게 살짝 미소를 띠고 있던 그의 입꼬리는 난생 처음 보는 종류의 아름다움이었다.

 

 

'와! 무슨 남자애가 저렇게 예뻐?'

 

 

그러나 그녀가 마음속으로 감탄하던 것도 잠시, 곧 그의 입꼬리에서 미소가 천천히 사라져갔고, 뚫어지게 계속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점점 진해졌다.

 

 

그가 말 없이 침묵하는 일은 늘 허다했지만, 오늘따라 왠지 모르게 루시엔은 이 상황이 살짝 어색하기도 하고, 부끄러운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그녀는 두 뺨에 열이 오르는 기분을 느끼며 분수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자, 그럼 기숙사로 돌아가볼까나?!"

 

 

루시엔은 괜히 활기 넘치게 외치고는 뒤돌아 삐걱거리며 어색하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뒤를 탤벗이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가 따라잡았고, 두 사람은 약간 거리를 둔 채 나란히 걸으며 말 없이 함께 기숙사로 올라왔다. 

 


 

10월이 되자 호그와트에는 점차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곳곳에 가을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

 

 

루시엔은 마법 수업에서 만난 찰리에게 혹시 금지된 숲에 들어가는 방법을 알고 있냐고 물어보았고, 그는 아주 쾌활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해주었다.

 

 

"빗자루를 타고 날아가면 돼!"

 

 

"뭐? 그렇게 간단한 거였어? 케틀번 교수님한테 따로 여쭤보지 않아도 되겠네..."

 

 

루시엔은 내심 좀 더 어려운 방법일거라 기대했었는지 살짝 맥이 풀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나는 예전에 케틀번 교수님께 여쭤봤었거든. 들어가는 방법 자체는 정말 간단하더라... 그런데 금지된 숲 안에는 위험한 동물들이 많대. 그리고 엄청나게 넓고 비슷비슷해 보여서 길을 잃기 쉬워. 숙련된 사람이면 모르겠지만, 초심자가 한번에 길을 찾아내기는 어렵지."

 

 

찰리가 곰곰이 생각하며 말했다.

 

 

"그렇겠네... 그러면 숲의 지도를 읽는 방법을 찾아내는게 급선무겠네. 혹시 지도 읽는 법을 조사할 때 도와줄 수 있어, 찰리?"

 

 

"물론이지! 언제든 필요할 때 말만 해. 넌 위즐리 형제나 다름없으니까." 

 

 

"고마워, 찰리. 그러면 도와줄 수 있는 다른 친구들이랑도 같이 모여서 지도 해독을 해 보는걸로 하자."

 

 

찰리가 밝게 웃으며 루시엔에게 말하자, 루시엔이 찰리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함께 지도를 해독하기로 했다.

 

 

루시엔은 마법 수업이 끝난 후, 식사 시간에 연회장에서 만난 다른 친구들에게도 숲의 지도를 해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고, 로완, 튤립, 바나비, 찰리, 빌 이렇게 다섯 명의 친구들에게서 시간을 낼 수 있다는 확답을 받았다.

 

 

그래서 그날 저녁 식사 후, 그들 여섯 명은 도서관에 모여 지도를 해독하는 모임을 시작했다. 

 

 

그들은 금지된 숲에 들어가는 방법으로 빗자루를 타고 가는 것을 염두해두고, 숲의 지도에 표시된 곳까지 가려면 어떤 길로 어떻게 가야할지 머리를 맞대 보았다.

 

 

도서관에서 호그와트와 주변 지도에 관한 자료들과, 금지된 숲의 지형에 관한 자료들, 그리고 금지된 숲에 살고 있는 동물들의 서식지와 관련한 정보들을 찾아보았다.

 

 

그리하여, 얼추 그들은 금지된 숲의 지형에 대해 나와있는 자료를 토대로 숲의 지도에 표시된 곳의 위치를 특정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모임이 끝날 무렵, 그들은 한계점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아무리 책으로 자료를 찾아 위치를 특정한들, 실제와 맞지 않으면 모두 말짱 도루묵이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루시엔은 실제로 가서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빗자루를 타고 직접 금지된 숲에 다녀와보며 지도와 맞춰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빌과 찰리, 바나비는 그 생각에 동의하며 자신들이 루시엔과 함께 금지된 숲에 가주겠다고 했지만, 튤립과 로완은 금지된 숲에 가보는게 아직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하며 반대했다.

 

 

"그래도, 저주받은 금고를 해결하려면 어쩔 수 없어."

 

 

루시엔은 확고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며, 지도를 확인하러 금지된 숲에 들어가게 되면 다시 부탁하겠다고 했다.

 

 

그때, 어떤 학생이 루시엔에게 찾아와 케틀번 교수님이 전해달라고 부탁한 쪽지를 전달해주었다.

 


아리아 양에게.

 

시계탑 안뜰에서 만나자꾸나.

금지된 숲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알려주마.

 

실바누스 케틀번.


 

"케틀번 교수님이 너한테 쪽지를 보내셨다고?"

 

 

로완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응, 그러네. 지난번에 레이크픽이 케틀번 교수님한테 금지된 숲에 관해 물어보라고 조언해주었었는데, 혹시 케틀번 교수님한테도 내가 물어볼거라는 걸 말씀드린건가..?" 

 

 

"글쎄, 그건 가보지 않고서야 모르는 일이지... 그럼 우리들은 먼저 기숙사로 갈게! 너는 케틀번 교수님 만나고 와!"

 

 

루시엔이 이렇게 추측하자, 튤립이 다녀오라며 말했다.

 

 

"그래, 루시엔. 조심히 잘 다녀와!"

 

 

로완도 손을 흔들어주며 잘 다녀오라고 했다.

 

 

그래서 아이들은 모임을 파하고, 도서관을 나와 각자 기숙사로 흩어졌다.

 

 

루시엔은 쪽지를 손에 들고 혼자서 안뜰로 가 보았는데, 안뜰에는 달빛만 고요할 뿐, 아무도 없었다.

 

 

루시엔은 분수대 근처에서 서성이며 케틀번 교수를 기다렸다.

 

 

그때, 뒤에서 부스럭하며 옷자락 끌리는 소리와 함께 발소리가 들렸다.

 

 

루시엔은 케틀번 교수인가 싶어서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케틀번 교수님?"

 

 

그러나, 그 사람은 케틀번 교수가 아니었다.

 

 

어두운 붉은 빛 후드를 깊게 눌러쓴 그 사람은 다리를 절뚝거리지 않았으니까.

 

 

루시엔은 가슴이 철렁하며 두려움과 쎄한 느낌에 심장이 덜컥 떨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네 교수의 필체를 위조했지. 내 초대에 응하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야."

 

 

후드를 깊게 눌러쓴 사람은 변조된 것 같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넌 누구야?"

 

 

루시엔이 얼굴을 굳히고 슬그머니 요술 지팡이를 빼내어들 준비를 했다.

 

 

"전달자다. 페트리피쿠스 토탈루스!"

 

 

그러나, 후드를 깊게 눌러쓴 수상한 자의 움직임이 더 빨랐다.

 

 

"...!"

 

 

루시엔은 뭐라 항변해보지도 못하고 동작 그만 저주에 걸려 나무토막처럼 바닥에 쿵 쓰러졌다.

 

 

"걱정 마. 아마 곧 누군가 널 찾아서 동작 그만 저주를 풀어줄거다. 내가 여기서 벗어난 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면 말이야."

 

 

루시엔은 안뜰의 돌바닥에 쓰러지면서 부딪힌 뒷통수가 너무 아파서 생리적인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그리고 아무것도 못하고 하늘만 바라보며 전달자의 말에도 무어라 대꾸할 수가 없는 자신이 너무나도 답답했다.

 

 

"네 오빠의 운명을 피할 수 있는 시간은 아직 충분하다. 금지된 숲에 접근하지 마라. 저주받은 금고에 접근하지 마라. 패트리샤 레이크픽에게 접근하지 마라."

 

 

"죽음이 호그와트를 향하고 있다. 루시엔 아리아... 내 말을 따른다면 죽음이 너를 피해 갈지도 모르지."

 

 

그 전달자는 이렇게 말을 마치고는 유유히 안뜰을 떠났다.

 

 

루시엔은 그 자리에 동작 그만 저주에 걸려 굳은 상태로 하염없이 하늘만 바라보며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푸드득 날갯짓 소리가 들리더니, 잠시 후 다급하게 달려오는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루시엔...!"

 

 

안뜰 돌바닥에 쓰러져 있는 그녀를 발견하고 다급하게 달려온 그 사람은 바로 탤벗이었다.

 

 

"......"

 

 

그가 처음으로 그녀를 이름으로 불러주었지만, 루시엔은 아파서 눈물만 흘릴 뿐 아무런 대꾸도 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상태를 잠시 확인해 본 탤벗은 곧 그녀가 동작 그만 저주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는 서둘러 반대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그녀는 즉시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고, 부딪힌 머리를 문지르며 일어나 앉았다.

 

 

"아야야... 고마워, 탤벗..."

 

 

루시엔이 한숨을 푹 내쉬며 탤벗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나, 탤벗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이렇게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이야?" 

 

 

"글쎄...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어. 친구들이랑 금지된 숲에 있는 금고를 찾아갈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케틀번 교수님의 쪽지를 받고 안뜰에 왔거든..."

 

 

루시엔이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더니 계속 말을 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후드를 깊게 눌러쓴 수상한 사람이 나타나더니 나한테 저주를 걸고는 모든 일에서 손 떼라고 경고하고는 사라졌어..."

 

 

"금지된 숲?"

 

 

탤벗이 차가운 목소리로 되물었다.

 

 

"응... 난 다음 금고가 금지된 숲에 있을거라고 생각하거든..."

 

 

루시엔이 머뭇거리며 털어놓았다.

 

 

"너, 금지된 숲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는 알고 있는거야? 그곳은 미로 같아서 웬만큼 자주 가본 사람이 아니고는 금방 길을 잃고 만다고."

 

 

탤벗이 무서운 어조로 그녀를 나무랐다.

 

 

"넌... 혹시 금지된 숲에 가 본 적이 있는거야?"

 

 

루시엔이 야단맞은 새끼 고양이처럼 귀를 축 늘어뜨린 얼굴로 눈망울을 들어 탤벗에게 물었다.

 

 

"......독수리로 변해서 날아가본 적은 있지. 그래도 충분히 위험한 곳이야."

 

 

탤벗은 생각지도 못한 루시엔의 눈망울 공격에 한풀 꺾인 기세로 사실대로 털어놓고 말았다.

 

 

루시엔은 찰리에게서 빗자루를 타고 금지된 숲으로 들어가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나서, 독수리로 변해서 날아간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이 등록되지 않은 애니마구스인 사실은 극소수의 몇몇 만이 아는 비밀이었고, 그런데다가 금지된 숲까지 그렇게 먼 거리를 날아서 가 본적도 없었기 때문에 섣불리 시도할 수 있는 선택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바로 탤벗이 애니마구스로 변해서 날아가본 적이 있다니...!

 

 

이것은 그녀에게 숲의 지도를 실제 지형과 비교하여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처럼 느껴졌다.

 

 

"정말? 그럼, 나도 데려가 줘. 나도 독수리 애니마구스니까 함께 날아가보면 되잖아."

 

 

루시엔이 완고한 목소리로 고집스럽게 부탁했다.

 

 

"안 돼."

 

 

탤벗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냉정하게 거절했다.

 

 

"왜 안 돼? 몽유병 저주에 걸린 학생들을 구하려면 어쩔 수 없어. 네가 안 된다고 해도 나는 혼자서라도 반드시 갈거야."

 

 

"그것도 안 돼."

 

 

루시엔은 다시 고집을 부리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탤벗은 성가신 기분을 느끼며 다시 냉정하게 대답했다.

 

 

"네가 무슨 권리로 나한테 안 된다고 그러는거야? 난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할 거야. 그리고 이건 꼭 해야하는 중요한 일이기도 해. 도와줄거 아니면 신경 쓰지 마!"

 

 

루시엔이 성난 목소리로 냉정하게 쏘아붙이고는 안뜰을 나가는 뒷모습을 보며, 탤벗은 그녀의 말에 무어라 반박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대체 무슨 권리로 그녀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혼자 금지된 숲으로 날아가겠다는건 두고 볼 수가 없었다.

 

 

당장 오늘 밤만 해도 이렇게 안뜰에서 동작 그만 저주에 걸린 채로 발견되지 않았는가?

 

 

'그래, 이걸 그냥 두고 보는건 인간의 도리가 아닌거다, 탤벗 윙거.'

 

 

탤벗은 마음 속으로 스스로 애써 합리화 할 수 있는 이유를 찾아대고는 그녀의 뒤를 쫓아 달려갔다.

 

 

"잠깐만, 아리아!"

 

 

탤벗이 발을 쿵쿵 구르며 래번클로 기숙사로 향하던 루시엔의 손목을 붙잡아 세웠다.

 

 

"왜 또 뭐? 이번엔 쿵쾅거리면서 걷지도 말라는거야?"

 

 

루시엔은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도와줄게."

 

 

"뭐?"

 

 

"도와주겠다고. 하지만, 나도 금지된 숲을 전부 아는 건 아니야. 자주 가본 몇 군데만 알아. 하지만, 그것 뿐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도와줄게."

 

 

탤벗은 자기가 괜한 오지랖을 부려 귀찮은 일에 휘말리는건 아닐까 스스로를 의심하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아깐 다 안 된다고만 하더니, 갑자기 왜?" 

 

 

"측은지심이라고 해 두자."

 

 

루시엔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어보자, 탤벗이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대답했다.

 

 

사실, 자기 자신도 자기가 왜 굳이 이런 귀찮은 일에 끼어드는지 잘 이해가 안 되었지만, 그래도 그냥 그렇게 내버려둘 순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도와줘서 고마워, 탤벗. 사실, 아까는 성질부려서 미안해. 내가 너무 지나쳤어..."

 

 

그러자 루시엔이 표정을 풀고 탤벗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사과했다.

 

 

"......됐어. 그렇게 미안하면 조심히 잘 다니면 될 거아냐."

 

 

탤벗이 다시 차가운 목소리로 냉담하게 쏘아붙였다.

 

 

"혹시... 내 걱정했어?"

 

 

루시엔이 웃음을 꾹 참으면서 슬그머니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혹시 아까 바닥에 부딪히면서 머리라도 다친거야? 내가 왜 널 걱정하겠어?" 탤벗이 다시 차갑게 쏘아붙였다.

 

 

"에이... 그러지 말고 솔직하게 말해봐, 탤벗." 루시엔이 키득거리며 팔꿈치로 그를 쿡 찌르며 말했다.

 

 

"착각은 자유지. 빨리 따라오기나 해. 기숙사로 돌아갈거 아냐?"

 

 

하지만, 탤벗은 눈을 굴리고는 인상을 찌푸리며 냉정하게 쏘아붙였다.

 

 

"길 안내는 안 해줘도 되는데? 나도 래번클로 탑까지 가는길은 다 알아. 혹시 네가 잊어버렸을까봐 알려주는건데, 나도 래.번.클.로거든."

 

 

루시엔이 모르는 척하면서 웃음을 꾹 참고는 이렇게 말했다.

 

 

"역시... 아까 바닥에 머리를 세게 부딪힌게 틀림없네. 너 아까 무슨 일을 겪었는지 기억은 나냐?"

 

 

탤벗이 눈을 굴리며 성가신 듯이 그녀를 비꼬았다.

 

 

"음... 글쎄? 수상한 마법사한테 저주에 걸렸다가 심통맞은 독수리한테 된통 잔소리 들은거...?"

 

 

그녀가 결국 참지 못하고 키득키득대자, 그는 성가신 기분에 인상을 확 찌푸리고는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고 성큼성큼 래번클로 기숙사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앗! 잠깐만! 조금만 천천히 가! 난 너처럼 다리가 길지 않다고!"

 

 

루시엔이 이렇게 외치자, 탤벗은 투덜거리면서도 발걸음 속도를 늦추어 그녀의 보폭에 맞춰주었다.

 

 

그날 밤, 투덜대는 그와 함께 루시엔은 키득키득거리면서도 얌전하게 붙잡혀서 래번클로 기숙사까지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다음 날, 루시엔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뒷통수에 작게 혹이 난 것이 만져졌다. 

 

 

"아야야... 어제 바닥에 꽤 세게 부딪혔나보네."

 

 

루시엔은 얼굴을 찡그리며 머리를 살살 정돈하고는, 교복으로 갈아입고 방 밖으로 나갔다.

 

 

"루시, 잘 잤어? 좋은 아침이야!"

 

 

로완도 방 문을 열고 나오며 반갑게 인사해주다가 루시엔의 얼굴을 보더니 멈칫했다.

 

 

"괜찮아, 루시엔? 마치 디멘터라도 본 듯한 얼굴인데?"

 

 

로완이 고개를 갸웃하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어젯밤에 누군가의 공격을 받았거든... 으으..!"

 

 

"뭐라고?! 언제? 어제 설마 안뜰에서? 다친덴 없고?"

 

 

루시엔이 아직도 아프고 얼얼한 뒷통수를 살살 문지르며 대답하자, 로완이 깜짝 놀라며 루시엔을 붙잡고 이곳저곳 살펴보기 시작했다.

 

 

"어젯밤에 날 불러낸게 케틀번 교수님이 아니고, 긴 망토를 깊게 눌러쓴 수상쩍은 마법사였어. 머리를 바닥에 살짝 부딪힌거 말고는 괜찮아."

 

 

루시엔이 걱정하는 로완을 달래주며 이렇게 말했다.

 

 

"어젯밤에 나한테 동작 그만 저주를 걸고는, 금지된 숲이랑 금고, 그리고 레이크픽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어. 그리고 죽음이 호그와트를 향하고 있다고도 했고..." 

 

 

"혹시 그 사람의 인상착의 같은게 기억나는건 없어?"

 

 

루시엔이 어젯밤의 이야기를 설명해주자, 로완은 깜짝 놀라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루시엔에게 물었다.

 

 

"얼굴은 안 보여서 모르겠지만, 붉은색 긴 망토를 두르고 있었어. 그리고 목소리가 이상했어. 마치, 인위적으로 변조된 것 같은..."

 

 

루시엔이 곰곰이 떠올리며 말해주었다.

 

 

"하지만, 호그와트는 보호 마법에 둘러싸여 있어. 그래서 외부인, 특히 어둠의 마법사는 학교에 들어올 수 없는데..." 

 

 

"외부인이 아닐 수도 있지. 어쩌면 레이크픽이었을 수도..."

 

 

로완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한 말에, 루시엔이 심각한 표정으로 이렇게 추측했다.

 

 

"덤블도어 교수님께 알려야 해!" 로완이 걱정에 가득찬 얼굴로 외쳤다.

 

 

"아직은 아냐. 어쩌면 다른 사람이었을 수도 있어. 증거를 확보하기 전까지는 조용히 지켜보자. 누구도 우리 계획을 방해할 순 없어..."

 

 

루시엔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함께 기숙사를 나가 아침 식사를 하러 대연회장으로 내려갔다.

 


 

아침을 먹는 학생들은 서로 수다를 떨며 호그와트에 도는 최신 소문들을 이야기하곤 했다.

 

 

그리고, 래번클로 테이블에 앉은 루시엔과 로완에게로 페니가 달려왔다.

 

 

"좋은 아침이야, 페니!"

 

 

루시엔과 로완이 반갑게 인사해주었다.

 

 

"루시! 로완! 그거 들었어? 어젯밤에 수상한 로브를 뒤집어 쓴 마법사가 학교안에 나타났었대! 어떤 학생들은 디멘터라고도 하는데, 설마 디멘터가 학교 안에 들어왔을까?"

 

 

페니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아침에 들은 소문을 이야기해주었다.

 

 

"에이, 디멘터는 아닐거야. 사실, 그 수상한 로브를 뒤집어 쓴 마법사를 내가 봤거든. 아니, 보긴 했지만, 그 사람한테서 공격당했다고 해야 더 맞을까..?" 

 

 

"뭐어?! 너 괜찮은거야? 공격당했다고? 대체 언제? 아니 왜?" 

 

 

"진정해, 페니. 난 보다시피 멀쩡하니까."

 

 

페니가 깜짝 놀라며 질문 공세를 날리자, 루시엔이 그녀를 진정시키고는 어깨를 한번 으쓱하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 수상쩍은 마법사가 나한테 경고를 하러 왔었어. 금지된 숲이랑 저주받은 금고, 그리고 레이크픽에 접근하지 말래. 죽음이 호그와트를 향하고 있다면서 말이지." 

 

 

"그리고 우리 생각엔 그게 외부인일 가능성은 낮은 것 같아. 그래서 우린 학교 내부의 누군가가 그런 짓을 했다고 생각해."

 

 

로완이 루시엔의 말에 이어서 부연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니까 우린 확실한 증거를 찾을 때까진 그냥 지금처럼 평범한 생활을 유지하려고."

 

 

루시엔이 다시 로완의 말에 이어서 설명해주었다.

 

 

"그렇구나..." 페니가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는 심각한 얼굴로 끄덕이며 말했고,

 

 

"그런거지." 루시엔과 로완도 고개를 끄덕이며 토스트를 베어물었다.

 

 

"혹시 필요한 마법약이 있으면 말만 해. 내가 열심히 만들어줄테니까. 그리고 조심해, 루시엔." 

 

 

"도와줘서 고마워, 페니. 필요한게 있으면 언제든 말할게."

 

 

페니가 루시엔에게 당부하자, 루시엔이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미소지었다.

 

 

"그런데, 오늘 수업은 뭐야?" 페니가 물었다.

 

 

"음... 오전엔 어둠의 마법 방어술 수업이 있고, 오후에는 마법 수업이 있어." 로완이 시간표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대답해주었다.

 

 

"난 올해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수님은 별로인 것 같아. 어둠의 마법 방어술을 글자로만 배우게 하는데, 대체 이렇게 배워서 표준 마법사 시험에서 통과나 할 수 있을지 궁금할 정도야."

 

 

"그러게 말이야. 실습은 대체 언제 해보려고 이렇게 강의만 주구장창 하는거지?"

 

 

페니가 얼굴을 찌푸리며 투덜거리자, 루시엔도 함께 불평하며 맞장구 쳐 주었다.

 

 

"적어도 필기에선 통과하겠지. 교과서랑 이론만 열심히 가르쳐주니까."

 

 

로완마저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어쨌든, 내년에 다시 새로운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수님이 오지 않는 이상, 올해 우리가 배울 실전 마법은 딱히 없어보여."

 

 

루시엔이 어깨를 으쓱하면서 말하고는 나머지 토스트를 입에 털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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