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창작 팬픽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76: 종강 (2) (시즌 1 본편 완결)

루시엔 아리아 2022. 5. 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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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방으로 돌아온 루시엔은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탤벗을 기다렸다.


약속한 시간이 되자, 탤벗 독수리가 그녀의 방으로 날아들었고, 곧바로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많이 기다렸어?"


그가 다가오며 손을 붙잡아오자, 루시엔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 나도 벤이랑 호그스미드에 갔다가 방금 막 돌아왔어."


루시엔이 밝은 얼굴로 이렇게 말하자, 탤벗은 잠시 '벤'이라는 이름에 눈썹을 꿈틀거렸지만, 그는 그녀의 앞에서 이런 사소한 걸로 질투심을 여과없이 드러낼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다.


대신 그는 붙잡은 그녀의 손등에 마치 자기 소유라고 낙인을 찍듯 입술로 꼬옥 눌러 키스를 남기고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생긋 웃었다.


"갈까?"


루시엔은 왠지 두 뺨에 화르륵 열이오르는 기분을 느끼며 루비같은 예쁜 눈동자에 홀린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독수리 애니마구스로 변신해서 창 밖으로 날아갔다.



두 사람이 향한 곳은 천문탑이었다.


천문탑에선 별을 관찰하는 것 때문에 원래 밤에 수업이 있었지만, 오늘처럼 학기가 끝난 날에는 다들 스리 브룸스틱스에서 친구들과 버터맥주를 마시거나 호그스미드에서 데이트를 하느라 아무도 교실을 찾지 않았다.


호그와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탑인 천문탑에서 보는 밤하늘은 마치 손만 뻗으면 하늘에 쏟아진 것처럼 뿌려진 별을 만질 수도 있을 것처럼 느껴졌다.


그들은 천문탑에 자리를 잡고 나란히 앉아서 탤벗이 준비해온 간식을 먹으면서 별도 보고 수다도 떨기 시작했다.


루시엔이 그가 준비해온 먹음직스러운 샌드위치와 시원한 오렌지 주스를 마시면서 물었다.


"오늘 음식도 정말 맛있다! 이번엔 어디에서 사온 샌드위치야? 호그스미드?"


그는 만족스러운 듯이 기쁘게 눈을 접으며 대답했다.


"오늘은 내가 직접 만들어왔어."


"정말?! 어떻게?"


루시엔이 깜짝 놀라며 묻자, 그가 이렇게 대답하고는 자신이 들고 있는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물었다.


"주방에 종종 먹을걸 가지러 들르거든. 내가 혼자서 자주 식사를 하다보니 집요정들이 이젠 내가 주방에 들어와서 식재료를 좀 가져간다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더라고."


"와아... 오늘 드디어 네가 혼자서 어떻게 식사를 해왔는지 그 비밀을 알게 되었네!"


루시엔이 이렇게 감탄하며 쿡쿡 웃자, 탤벗은 눈을 굴리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겨우 샌드위치인걸. 대단한 음식도 아닌데 뭐..."


"아냐. 네가 '날 위해' 직접 만들어왔다는게 중요하지. 혹시 만들면서 사랑의 묘약이라도 몰래 한 스푼 넣은건 아니지?"


루시엔이 장난스럽게 물어오자, 탤벗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부정했다.


"루시, 그건 불법이야. 아무리 내가 너한테 미쳐있다고 해도 너한테 그런 불법인 짓은 하지 않아."


"아니, 그런 뜻으로 물어본건 아닌데... 이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왠지 네가 훨씬 더 멋져보여서 농담해봤어. 그나저나, 네가 나한테 미쳐있다고...? 큭큭큭."


그녀가 쿡쿡 웃으면서 샌드위치를 먹자, 그도 따라서 쿡쿡 웃더니 엄숙하게 대꾸했다.


"당연하지. 넌 상상도 못할걸."


"미쳐있다기엔 너무 점잖은 거 아냐, 탤? 큭큭."


루시엔이 이렇게 놀리자, 탤벗은 살짝 찌푸린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네가 내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없다는게 천만 다행이지."


"만약 들여다볼 수 있다면 네 머릿속에 뭐가 있길래?"


그녀가 순진무구한 얼굴로 이렇게 물어보자, 그가 한숨을 내쉬더니 물병을 병채로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다시 평온한 얼굴로 돌아와 입을 열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난 널 지켜주고 싶어."


많은 것이 생략된 대답이었지만, 그가 그녀를 위하는 진심만큼은 전달될 수 있었다.


루시엔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무심코 이렇게 말했다.


"아까 벤도 그런 소리를 하더라. 강해져서 날 지켜주고 싶다고."


"뭐?!"


"그게 말이지......"


루시엔이 아까 호그스미드에서 벤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털어놓자, 탤벗은 주의깊게 들어주었고, 이야기를 듣고 나자 그는 날카로운 눈빛을 빛내며 마음속으로 요주의 경계 대상에 벤 코퍼 녀석의 이름을 새겨넣었다.


"그래서 말인데, 나도 궁금한 게 하나 있어. 그날 면담일에 말야, 맥고나걸 교수님이 뭐라고 하셨어?"


루시엔이 궁금해하며 이렇게 직접적으로 물어보자, 탤벗은 허를 찔린 것처럼 말을 더듬었다.


"그...그게... 음..."


"말하기 곤란한 거야?"


"아냐. 음... 건전한 이성 교제에 관한 가르침이라고나 할까...?"


"아하...! 건전한 이성 교제에 관한 가르침이면 나도 알아야 되겠네. 무슨 내용이야?"


루시엔이 순진한 얼굴로 이렇게 묻자, 탤벗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무척 난감했다.


"어... 그게 말이지..."


하지만, 루시엔은 정말 그 대답을 듣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탤벗이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일부러 이렇게 물어본 것이었다.


시크하고 냉철한 탤벗이 자신의 앞에서는 이렇게 당황하고 빈틈이 많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때면, 루시엔은 남들이 모르는 그의 모습을 자신만이 알고 있다는 생각에 기꺼웠다.


사실, 루시엔이 대충 짐작했었던 것처럼 그날 맥고나걸 교수는 탤벗을 불러 데이트 예의 범절과 건전한 이성 교제를 하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것들에 대해 가르침을 주었다.


하지만, 그 가르침의 범위 안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성(性) 교육이 포함되어 있었고, 맥고나걸 교수는 그에게 도서관에서 이와 관련한 책 목록을 주며 이 책들을 읽고 양피지 두루마리 한개 분량의 에세이를 써오는 숙제를 개별적으로 내주었던 것이었다.


그 뒤로 탤벗은 개인 숙제를 위해 짬을 내서 틈틈이 맥고나걸 교수가 준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와 읽기 시작했는데...


그는 이 숙제를 하면서 새로운 방면에 눈을 뜨게 되었다.


아기는 황새가 물어다주는 것이 아니었다고만 하자.


사실 그는 어린 애도 아니고, 숲에서 살면서 자연의 섭리 정도는 어느정도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숙제를 하며 더 정확히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이런 개별 숙제를 내주시다니, 역시 맥고나걸 교수님은 현명하신 분이었다.


하지만, 그런 세세한 내용을 루시엔에게 직접 이야기해주기엔...


아직은 너무나도 부끄럽고 민망했다.


"크흠...!"


그가 민망해하면서 얼굴을 붉히자, 루시엔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를 살펴보았는데, 그때 그가 밤하늘을 가리키며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엇! 저기 봐, 루시! 별똥별이다!"


"정말?! 어디어디?"


다행히도 그녀는 이제 별똥별을 찾느라 정신이 팔려 물어보았던 것을 잊어버린 것 같았다.


탤벗은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신도 밤하늘을 바라보며 그녀와 함께 별을 보기 시작했다.


별똥별은 보이지 않았지만, 이렇게 함께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바라보며 나란히 앉아있으니까, 문득 예전의 첫 데이트 하던 날의 추억이 떠올랐다.


"있잖아, 탤. 이러고 있으니까 우리 첫 데이트 하던 날이 떠오른다."


루시엔이 그때를 회상하면서 기분좋게 미소짓자, 탤벗도 그날을 회상하면서 낮게 웃었다.


"그때 난 정말 바보같았지..."


그가 이렇게 회상하자, 그녀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아냐, 그때 네가 얼마나 멋졌는데! 나야말로 바보같았지... 쏟아지지 않는 차 두 잔이라니... 마담 퍼디풋이 우리가 첫 데이트 중이라는걸 바로 알아 보셨을만도 해."


그녀가 쿡쿡 웃자, 그가 따라 웃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난 그때 네가 날 좋아한다며 데이트 신청을 한 게 믿어지지가 않았어. 정말 현실감이 없었지. 내 상상이 불러온 꿈이 아닐까 생각했었거든. 그래서 말인데... 언제부터 날 좋아하게 된 거야?"


그가 이렇게 물어보자, 자연스럽게 화제는 처음 좋아하게된 시점에 대한 것으로 흘러가게 되었다.


루시엔이 곰곰이 생각해보더니 입을 열었다.


"글쎄, 사실 난 지금까지 네가 싫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어. 티격태격 하면서도 늘 좋은 친구라고 생각은 했었는데, 그래도 특별히 네게 두근거림을 느끼기 시작했던 때를 되짚어 보면... 천체 무도회 때부터일까...? 기억나? 래번클로 휴게실에서 내가 너한테 춤 가르쳐 준다고 했었을때 말이야. 그런데 솔직히 말해봐, 탤. 너 그 전에 그 달개구리 초콜릿 진짜로 오다 주운게 아니고 나한테 주려고 일부러 가서 사온거지? 그렇게 귀한 한정판을 길에서 그냥 주웠을 리가 없어."


그녀가 이렇게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예쁘게 눈을 접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네가 달 개구리 초콜릿을 갖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나서, 곧바로 사러가야겠다고 생각했었지. 한정판이니까 걸어갈게 아니라, 서둘러 날아가야겠다고 생각했었어. 다행히도 일찍 날아간 덕분에 많이 기다리지 않고도 살 수 있었지. 그리고 응, 기억나. 천체 무도회날 밤은 나에게도 특별했던 날로 기억에 남아있어. 그날이 네 마음의 시작이라니, 이젠 특별한데다 소중하기까지 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네."


그의 말에 그녀가 수줍게 얼굴을 붉히며 미소를 띤 얼굴로 좋아했다.


"넌 그럼 언제부터 날 좋아했었던 거야? 내가 달 개구리 초콜릿을 갖고 싶다고 하니까 곧바로 날아갈 생각을 다 하고..?"


"음... 글쎄... 난 정확히 언제부터 널 좋아하기 시작했는지는 잘 모르겠어. 계속 너한테 눈길이 가고, 마음이 끌리다가 정신차려보니 어느새 너한테 푹 빠져버린 내 모습을 발견했지."


"그러면 질문을 바꿔볼게. 그렇게 정신차리고 마음을 깨닫게 된 때는 언제야?"


루시엔이 쿡쿡 웃으면서 다시 물어보자, 탤벗이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번엔 구체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내가 잃어버렸던 우리 엄마 목걸이를 너랑 같이 찾아낸 뒤에, 그걸 수리했을 때 기억나? 바로 여기 천문탑에서."


"응, 그랬었지. 기억나."


"그때부터였어. 내가 너한테 빠져버렸다는걸 확실히 인정하게 되었던 때가."


그가 이렇게 말하며 부드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며 생각했다.


'그땐 이렇게 깊이 빠져버리게 될 줄 몰랐는데 말이지.'


그가 생각하기에 루시엔에 대한 사랑은 마르지 않는 샘같았다.


아무리 퍼 올려도 바닥이 보이지 않는 샘.


그것 말고는 매일같이 퍼부어도 넘치듯 퐁퐁 솟아나는 애정을 설명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한편 루시엔은 달 개구리 초콜릿을 받았던 그때와 그의 목걸이를 함께 찾았던 그 기간 차이를 머릿속으로 가늠해보더니 입을 헤 벌렸다.


"깨닫고 인정하기까지 꽤 오래걸렸구나...?!"


그녀가 놀라는 얼굴을 보니, 그는 갑자기 자신이 굉장히 한심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그녀를 어떻게 그렇게나 오랫동안 몰라봤을 수가 있었지?


아무래도 과거의 자신은 멍청이가 틀림없었다.


"맞아. 정말 바보같았지 난..."


그가 한숨을 푹 내쉬며 이렇게 말하자, 루시엔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의 손을 포개어 잡으며 말했다.


"괜찮아, 앞으로 더 오래오래 함께하면 되니까."


"......!"


그녀의 달콤한 말은 그의 심장을 불로 활활 태워서 녹여버리는 것 같았다.


'오래오래'라니...!


앞으로도 그녀와 계속 함께할 거라는 자신의 마음은 의심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입에서 이렇게 직접 말로 듣는 것은 그의 마음에 깨지지 않을 단단한 약속처럼 다가왔다.


어쩜 자신의 여자 친구는 이렇게 예쁜 말만 골라서 하는 걸까?


'오래오래'라면, 호그와트를 졸업하고 나서도 이렇게 함께할 수 있는 걸까?


설마 결혼하고 늙어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도록 오래오래 함께 할 수 있는 것일까?


'결혼'이라...


아직 결혼을 생각하기엔 나이가 어렸지만, 그래도 만약 나중에 성인이 되고나서 누군가와 결혼을 한다면 자신의 신부는 분명히 루시엔일 것이다.


그녀 말고는 다른 누구도 떠올릴 수 없었다.


그는 그녀를 향해 힘차게 달려가려는 것 같은 심장의 벅찬 두근거림을 느끼며, 그녀를 따라 행복한 미소를 띤 얼굴로 대답했다.


"그래, 네 말이 맞아. 사랑해, 루시엔."


루시엔은 이렇게 그가 행복한 얼굴로 사랑한다고 말해줄 때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그녀 역시도 행복함을 가득 머금은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고 검지 손가락으로 자신의 입술을 톡톡 두드렸다.


그녀의 신호를 알아들은 탤벗은 피식 웃으면서 그녀의 입술에 아기새가 쪼는 것처럼 쪽쪽 입맞춤을 해주었다.


잠시 쿡쿡거리며 함께 웃다가 눈이 마주치자 잠시 지긋이 서로의 눈동자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마치 세상에 둘 만 존재하고 있는 것 같은 아득하면서도 행복한 느낌이었다.


곧 시작될 여름방학 때문에 한동안 만날 수 없다는게 행복한 와중에도 너무 아쉬웠다.


루시엔은 미소가 걸린 얼굴로 장미꽃처럼 얼굴을 붉게 물들이더니 다시 사르륵 눈을 감았다.


눈을 감아도 별빛아래 자신을 보며 반짝이던 그의 애정어린 붉은 눈동자가 보이는 것 같았다.


그녀의 신호를 알아들은 탤벗은 다시 작게 웃더니 그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붙잡아 자신쪽으로 가져왔고...


향긋하고 부드러운 과실을 먹는 것처럼 이제는 능숙하면서도 부드러운 달콤한 키스가 이어졌다.


비록 서로에 대한 사랑이 시작된 시기는 달랐지만, 그 순간 두 연인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다음 날 아침, 연회장에서 아침 식사를 마친 루시엔은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호그와트 급행열차를 타러 호그스미드 역으로 향했다.


기차를 타러 가면서 그들은 수업에서 마주치는 친구들과도 즐겁게 인사하며 여름방학 잘 보내라고 인사해주었다.


루시엔은 킹스크로스 역으로 향하는 호그와트 급행열차의 한 객실에 로완, 페니, 통스와 함께 앉아서 서로 킬킬거리며 어제 오후에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지 한바탕 수다를 떨었다.


"로완, 넌 어제 빌이랑 마담 퍼디풋의 찻집에서 어땠어? 괜찮디?"


루시엔이 키득거리며 물어보자, 로완이 부끄러움으로 빨개진 얼굴로 팩 인상을 쓰며 통스에게 외쳤다.


"통스! 너 다음에도 또 따라올건 아니지?!"


통스가 키득거리며 웃음을 터뜨리자, 루시엔과 페니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왜? 무슨 일이 있었는데?"


그러자 로완이 투덜거리며 이렇게 대답했다.


"글쎄 말이야, 나랑 빌이 마담 퍼디풋의 찻집에서 오붓하게 데이트를 즐기던 중이었는데, 통스가 살금살금 찻집 안으로 들어오지 뭐야! 그 좁은 찻집에 누가 들어오면 그게 신경 쓰이지 않고 배기겠어? 게다가 그 사람이 우리가 아주 잘 알고 있는 친구라면 더더욱!"


"저런... 통스! 너무했다!" 그 상황이 어떤지 직접 겪어보았던 루시엔이 통스를 나무라자, 통스가 거짓으로 불쌍한 척을 하며 변명을 했다.


"미안해, 너무 재미있어 보였는걸, 어떡해! 그래도 너무 뭐라고 하진 마, 루시. 안 그래도 마담 퍼디풋이 날 발견하자마자 찻집 밖으로 내쫓았으니까."


그러자 이번엔 루시엔과 페니, 로완까지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 인자하고 상냥하신 마담 퍼디풋이 널 내쫓았다고? 큭큭큭."


루시엔이 킬킬거리며 물어보자, 이젠 통스도 함께 킬킬거리며 대꾸했다.


"아무래도 루시 네 첫 데이트 때, 내가 거하게 사고를 쳐서 말이지."


그 상황이 머릿속에 상상이 되어서 이제 그들은 모두 한바탕 커다랗게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바탕 웃고 난 뒤, 로완이 아까 루시엔이 물어보았던 것에 대한 답변을 다시 이어서 말해주었다.


"사실, 통스가 잠깐 쳐들어왔던 것을 빼고는 다 괜찮았어. 거기 분위기도 좋고, 데이트 하기에 딱이더라. 대체 그런 곳을 어떻게 찾아낸..."


"그 장소를 찾아낸 사람이 바로 나잖아! 에헴!"


통스가 이렇게 거드름 피우며 말하자, 다시 한번 소녀들은 킬킬거리며 웃어댔다.


웃음을 가라앉히고 루시엔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맞아, 통스 덕분이긴 해."


"루시, 너는 어제 윙거랑 뭐 했어? 호그스미드에선 못 본 것 같은데?"


통스가 이렇게 물어보자, 로완도 고개를 끄덕이며 궁금하다는 듯 눈을 빛냈다.


"우린, 어제 천문탑에 가서 거기서 샌드위치 먹으면서 별 구경했어."


정말 간략하게 압축한 대답에 통스는 눈을 가늘게 뜨며 더 자세한 내용을 털어놓으라며 추궁했고, 로완은 천문탑은 생각지도 못한 장소라며 놀랐다.


"음...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탤벗이 직접 만들어온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별 구경하고, 서로 언제부터 좋아하기 시작했는지 얘기했어."


"헐! 그건 나도 궁금하다, 걘 대체 언제부터 널 좋아한거래?"


로완이 눈을 반짝이며 묻자, 루시엔은 쑥스러워하면서 조용하게 대답했다.


"자기도 잘 모르겠대. 그냥 정신차려보니 어느새 좋아하고 있었다나..."


"꺄아!!!! 기지배! 부러우면 지는건데...!!"


통스가 이렇게 외치며 주먹을 불끈 쥐었고, 로완은 꺄르르 웃으며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반면, 페니는 미소를 띤 얼굴로 조용히 기뻐해줬는데, 루시엔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어제 바나비의 우울한 얼굴이 상반되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또 뭐 했어? 뽀뽀 같은건 안 했어?"


이번에도 통스가 짓궂게 키득거리며 물어보자, 로완과 루시엔 둘 다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우물쭈물 대답했다.


"했지."


"했어."


두 사람 다 이렇게 대답하자, 통스는 과장되게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농담했다.


"크으...! 내가 옆구리가 시려서 여기 못 있겠다. 페니, 우리 얼른 이 객실에서 탈출하자! 커플은 커플들끼리 좋은 시간 보내라고 그래. 아, 루시랑 로완 너희는 딱 여기 있어. 내가 윙거랑 첫째 위즐리 불러올 테니까."


"에이, 그러지 말고 같이 앉아서 가자, 통스! 우리 오늘 이후로는 개학하기 전까지 방학이라 한동안 못 볼텐데, 이렇게 벌써 헤어지면 섭하지!"


루시엔이 통스를 붙잡자, 통스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천연덕스럽게 자리에 앉으며 웃었다.


"이렇게 이 몸을 붙잡으신다면, 내가 또 여기 있어드려야지. 하하하!"


그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다시 키득거리면서 온갖 수다를 떨며 시간 가는줄 몰랐고, 시간이 흘러 어느덧 오후가 되자 호그와트 급행열차는 킹스크로스 역에 도착했다.


기차가 서서히 멈춰서자, 그들은 각자 가방을 챙기고 객실을 나가면서 작별 인사를 했다.


"안녕, 얘들아! 방학때 꼭 편지 자주 써 줘야해!"


루시엔이 이렇게 외치며 친구들에게 한명씩 짧게 포옹해주었다.


"응! 당연하지, 루시! 다음 학기에 봐!" 로완이 이렇게 작별 인사를 하고는 객실을 나갔고,


"앗싸! 진짜 방학이다! 즐거운 방학 보내, 애들아!" 뒤이어 통스도 신나게 밖으로 달려나갔다.


"페니, 혹시 어제 무슨 일 있었어..?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아보여서..."


둘이 남게 되자, 루시엔이 페니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아, 딱히 특별한 일은 없었어. 그냥, 갑자기 바나비가 떠올라서... 그뿐이야. 네가 걱정할 만한 일은 아니니까, 넌 지금의 행복에 충실하면 돼."


페니가 따뜻하게 미소지으며 하는 말에, 루시엔은 지금 그녀가 어제 바나비와 만나서 이야기했었던 일을 말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바나비에겐 정말 미안한 마음 뿐이야. 그 애도 분명 나보다 더 그 애를 생각해주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겠지... 정말 그러길 바라."


루시엔이 작게 한숨을 내쉬며 죄책감 어린 얼굴로 이렇게 말하자, 페니도 그녀의 등을 두드려주며 말했다.


"맞아, 분명 그럴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즐거운 방학 보내, 루시! 나도 편지 자주 쓸테니까, 너도 꼭 편지 많이 써줘!"


다시 밝은 얼굴로 돌아온 페니가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건네자, 루시엔도 다시 미소지으며 알겠다고 약속했다.


페니가 먼저 객실을 나갔고, 루시엔은 뒤따라 객실을 나가려는데, 누군가 그녀의 발을 걸었다.


루시엔은 발이 걸려 넘어질 뻔했다가 간신히 객실 문고리를 붙잡으며 바닥에 넘어지는 것은 면할 수 있었다.


갑자기 짜증이 확 나서 발을 건 사람을 휙 째려보니, 그 사람은 바로 팔짱을 끼고 삐딱하게 서 있는 메룰라였다.


"너냐? 이렇게 시비거는건 또 오랜만이네."


루시엔이 똑바로 서면서 이렇게 내뱉자, 메룰라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방학동안 그 멍청하고 둔해빠진 순발력이나 키워오는게 어때? 다음 학기 퀴디치 시즌엔 래번클로에 절대 안 질거니까, 흥!"


"그거 지금 방학 잘 보내라는 말이지? 괜히 번거롭게 빙빙 돌려 말하긴. 고맙다, 메룰라. 너도 방학 잘 보내렴."


루시엔이 이렇게 말하자, 메룰라는 콧김을 내뿜으며 씩씩거렸다.


"아니거든?! 여름 방학동안에 그 면상에 뾰루지나 잔뜩 나라!"


"우리 엄마가 약국 주인인거 잊었어? 그깟 뾰루지 몇개 나도 금방 없앨 수 있거든?! 그냥 여름 방학 잘 보내라는 인사로 받아들일게! 즐거운 방학 보내!"


"쳇! 이젠 말도 안 통하는군!"


루시엔이 손을 흔들며 이렇게 약올리자, 메룰라는 약올라서 씩씩거리면서도 뭐라 대꾸하지 못하고 발만 구르고는 뛰어나가버렸다.


루시엔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웃으면서 기차 밖으로 내려갔다.


두리번거리며 엄마와 아빠를 찾던 루시엔을 발견하고 먼저 다가온 사람은 탤벗이었다.


그가 아쉬움이 가득 담긴 얼굴로 평소처럼 그녀의 손을 붙잡아오면서 가까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여름 방학 잘 보내, 루시. 자주 연락할게."


"고마워, 탤. 너도 여름 방학 잘 보내. 아아...! 벌써부터 네가 보고 싶을 것 같아."


그녀가 이렇게 애교섞인 투정을 부리며 아쉬운 작별 인사를 건네자, 그는 아쉬운 마음과 그녀의 사랑스러움에 어쩔 줄 몰라하는 얼굴로 그녀를 품 안에 꼬옥 끌어안아 주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루시엔!"


누군가 호통을 치듯 외치는 익숙한 목소리에 얼어붙은 듯 딱딱하게 굳어버린 루시엔과 탤벗이 삐걱거리는 것처럼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호그와트에서 돌아오는 딸을 맞이하러 왔다가, 오랜만에 만나는 소중한 딸이 외간 남자의 품에 안겨 있는 것을 보고, 경악한 얼굴로 서있는 아리아 부부가 있었다.


'이런...!'


루시엔과 탤벗의 머릿속에 동시에 벼락처럼 꽂힌 생각이었다.


안녕하세요, 루시엔 아리아입니다^^


시즌 1 본편이 이렇게 완결되었는데요, 재미있으셨나요?ㅎㅎㅎ


그동안 부족함이 많았던 이야기인데도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쉴틈없이 달려오며 현업과 여러가지 일을 병행하며 짬짬이 시간을 내서 시즌 1을 연재해왔는데요,


정말 글쓰기가 생각했던 것처럼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ㅠㅠ


현업도 그렇고,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문체도 그렇고, 휴식기를 가지며 시즌 2는 잘 재정비한 후,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보고싶은 이야기나 반영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으시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시즌 2에서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즐거운 연재 방학(?) 보내시구요, 시즌 2에는 좀 더 성숙해진 루시엔의 모습으로 찾아뵐게요~!^^


시즌 2 연재 시작 전에 또 느닷없이 깜짝 공지와 함께 찾아올테니, 모두들 건강히 잘 지내시며 기다려주세요~!ㅎㅎㅎ


감사합니다♡

레딧에서 만난 시에라님이 그려주신 루시엔!🥰 감사합니다~♡


p.s. 시즌 1의 외전이 2편 남아있는데요, 시즌 2 연재가 시작되기 전까지 조금이나마 여러분의 아쉬움을 달래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시즌 1의 외전도 기존과 동일하게 일요일, 수요일에 연재되구요, 시즌 1 외전까지 끝나고 진짜 연재 방학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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