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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45: 마담 퍼디풋의 찻집

루시엔 아리아 2022. 1. 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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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그들은 이제껏 가보지 않은 호그스미드의 골목을 돌아다니며, 데이트에 적합한 장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데이트는 어때야 된다고 생각해, 루시엔?"


통스가 묻자, 루시엔이 곰곰이 생각하며 말해주었다.


"음... 나도 한 번도 데이트를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책에서 보니까 데이트는 조용하고 낭만적인 장소에서 하는 것 같더라고."


"조용하고 낭만적인 장소라... 염소 냄새를 맡으며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것도 낭만적인 것에 포함이 된다면 호그스 해드의 바는 어때? 거긴 조용하잖아!"


찰리가 킬킬거리며 이렇게 말하자, 통스가 그에게 핀잔을 주었다.


"찰리! 그건 좀 아니다!"


그리고 루시엔은 통스의 말이 끝나자 뒤이어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지저분하기도 하지. 내 생각에 호그스 해드도 잘못하면 '구린 데이트'가 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


"그러면 어디가 좋을까..." 찰리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때, 통스가 외쳤다. "어?! 저기는 어때? 왠지 가게 이름부터 감이 좋은데? '마담 퍼디풋의 찻집'?"


루시엔도 통스가 가리키는 자그마한 가게를 바라보며 말했다.


"호그스미드에 저런 곳도 있었어?"


통스가 가리키는 곳에는 외관부터 아기자기하고 소녀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앤티크한 느낌의 자그마한 찻집이 하나 있었다.


"어서 가보자! 들어가보면 알겠지!"


찰리가 두 사람을 잡아끌며 찻집으로 들어가 보았다.


종이 딸랑 울리는 소리와 함께, 작고 아담한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온통 핑크색과 꽃무늬에 아기자기한 프릴 장식으로 가득찬 아담한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우와... 여긴 정말..." 루시엔이 실내를 둘러보며 감탄했다.


"좁다고?" 찰리가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통스가 "덥다고?", 그 다음에 찰리가 다시 "분홍색이라고?" 차례로 물었다.


"뭐 어쨌든 첫 데이트 장소처럼 보이는 곳이네."


루시엔이 둘러보며 말을 끝맺자, 가게 안쪽에서 그들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 주인이 손님을 맞이하러 나왔다.


주인인 마담 퍼디풋은 중년의 땅딸막하고 통통한 부인이었는데, 인상이 푸근하고 상냥해보이는 얼굴이었고, 단정한 원피스와 검정색 조끼를 입은 차림에 분홍색 꽃이 자잘하게 수놓아진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아직 가게가 문을 열지 않았답니다. 곧 열겠지만 말이죠."


그러더니 세 학생들을 보며 물었다.


"세 분이 다 들어오려고요? 보통은 두 분씩 오시지만, 어떻게든 자리를 만들어 보죠."


마담 퍼디풋의 말대로, 가게 안은 데이트를 하러 오는 커플들을 위해 작은 테이블에 한 쌍씩 의자가 놓여 있었고, 그 마저도 테이블이 세 개뿐이었다.


테이블은 간신히 디저트 한 접시와 자그마한 꽃병 하나, 그리고 찻잔 두 개가 올라갈 정도로 자그마해서, 만약 그 테이블에 두 사람이 마주보고 앉으면 무릎이 맞닿을 것처럼 보였다.


의자는 아기자기한 철제 의자였는데, 푹신한 빨간색 벨벳 방석과 쿠션이 덧대어져 있어서 편안하게 앉아서 몇 시간이고 데이트 상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주인의 말을 듣고난 통스는 환한 얼굴로 루시엔에게 말했다.


"둘씩 온다고요! 역시 여긴 데이트 장소로 딱이야, 루시엔."


"마담 퍼디풋의 찻집은 인원과 상관없이 손님들을 모두 환영한답니다."


마담 퍼디풋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환영했다.


"아주머니가 마담 퍼디풋이세요?" 루시엔이 묻자, 마담 퍼디풋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맞아요. 지금 화로에 캐모마일 차를 올려 놔서 잠시 가 봐야겠네요. 곧 돌아오죠..." 그리고는 다시 가게 안쪽으로 들어갔다.


"여기가 정말로 딱이지 않아? 아기자기한 분위기나 낭만적인 분위기하며..."


통스가 주변을 둘러보며 환한 얼굴로 말했다.


"조심해, 통스. 저 찻잔 탑은 혹시라도 부주의한 사람이 잘못 건드리기라도 하면 쓰러지게 생겼는걸?"


찰리가 그녀에게 주의를 주자, 통스는 찌푸린 얼굴로 그에게 대답했다.


"난 그 정도로 부주의한 사람이 아니거든? 이런 거 쓰러뜨리지 않고도 잘 둘러볼 수 있어."


그때, 마담 퍼디풋이 다시 나와서 그들에게 물었다.


"차 한 잔 하시겠어요?"


"감사합니다, 마담 퍼디풋. 하지만 이건 정찰 임무일 뿐이에요."


찰리가 미소를 띤 얼굴로 대답하자, 마담 퍼디풋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네?"


"찰리 말은, 그냥 지나가는 길이었다는 거에요. 다음에 다시 올게요."


루시엔이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마담 퍼디풋을 위해 다시 설명해 주었다.


"다음에 꼭 올게요!" 통스가 데이트 장소를 찾았다는 기쁨에 환호하듯이 쾌활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통스 옆에 높이 쌓여있던 찻잔 탑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조심해, 통스!" 루시엔이 깜짝 놀라 그녀에게 주의를 주었고, 마담 퍼디풋도 "그래요, 조심해 주세요." 라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에게 주의를 주었다.


"죄송해요! 방금 좀 들뜨는 바람에..."


통스는 죄송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사과하고는, 루시엔을 보며 기쁜 얼굴로 말했다.


"여길 둘러보고 나니 루시엔 네가 좋아하는 사람을 여기 데려오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나도 동감이야. 하필 오늘 이 찻집을 찾은 건 상당한 우연의 일치같아."


찰리도 신기해하며 그녀에게 말했다.


"그건 그래. 신기하긴 하네... 그리고 너희 둘의 의견이 같은 것 같아서 나도 힘이 나네."


루시엔이 곰곰이 생각하며 그들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럼 곧 학생과 데이트 상대를 여기서 보게 되겠군요?"


마담 퍼디풋이 루시엔을 향해 미소를 띤 얼굴로 묻자, 찰리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이렇게 대답했다.


"루시엔 녀석이 아직 데이트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사소한 문제가 있긴 하지만요."


"그건 큰 문제야! 하지만 데이트 계획을 세웠으니 이제 좋아하는 사람에게 얘기를 해 봐야지!" 루시엔이 이렇게 말하자,


"하지만 빌 형이 데이트 계획을 자세히 세우기 전까지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어?" 찰리가 곰곰이 떠올리며 물었다.


"음... 내가 뭐 빠뜨린 게 있나?"


루시엔도 곰곰이 생각하며 묻자, 통스가 생각났다는 듯 환한 얼굴로 대답했다.


"아, 알았다! 무슨 옷 입을 거야? 내가 제대로 맞췄지?! 야호!"


통스가 한 번 환호성을 지르자, 다시 한 번 찻잔 탑이 위태롭게 달그락거렸다.


"통스!"


이번에는 찰리가 깜짝 놀라며 그녀에게 주의를 주었다.


"세상에나..." 마담 퍼디풋도 깜짝 놀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통스는 두려운 얼굴로 잠시 힐끗 찻잔 탑을 바라보았다가, 쓰러지지 않고 멀쩡한 모습을 보자, 안도하는 얼굴로 말했다.


"다행히도 찻잔이 넘어지지 않았어!"


루시엔은 서둘러 자리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하고는 마담 퍼디풋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작별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마담 퍼디풋. 이제 번거롭게 하지 않고 갈게요."


"감사합니다, 마담 퍼디풋! 다음에 꼭 올게요!"


통스와 찰리도 밝은 목소리로 작별 인사를 남겼고, 세 사람은 함께 다시 호그와트로 향했다.


호그와트로 돌아오는 숲길을 걸어가며 통스가 루시엔에게 물었다.


"데이트 복장은 쇼핑하지 않아도 되겠어? 아까 나오는 길에 글래드래그스 옷가게가 있었는데..."


"괜찮아, 통스. 비싼 돈을 들이지 않고도 완벽하게 옷을 갖춰 입도록 도와줄 사람을 알고 있거든."


루시엔이 자신감있는 미소를 띤 얼굴로 대답하자, 찰리가 물었다.


"혹시 내가 아는 그 사람인가..?"


"그럴걸? 아마 지금쯤 훈련장에 가면 그 녀석의 퀴디치 연습이 끝났을 거야!"


루시엔이 환한 얼굴로 대답했다.



호그와트로 돌아온 뒤 찰리와 통스는 장난 계획을 세우기 위해 안뜰로 향했고, 루시엔은 그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는 훈련장으로 갔다.


훈련장에 와보니, 안드레가 마침 빗자루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그는 퀴디치 팀 연습이 없을 때도 매주 몇 차례씩 혼자서 훈련장에 나와 비행 연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안드레! 잠깐 시간 좀 내줄 수 있어?"


루시엔이 그에게 다가가 묻자, 안드레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무슨 일인데?"


"혹시 데이트 관련해서 말인데... 지금 내가 데이트 계획을 세우는 중이거든."


루시엔이 곰곰이 생각하며 그에게 부탁하자, 안드레가 환한 얼굴로 물었다.


"오! 잘됐네! 데이트를 신청해서 성공한 거구나?!"


"그건 아냐. 일단 계획부터 세워놓고 나중에 묻는 전략을 택했거든..."


루시엔이 머뭇거리며 털어놓자, 안드레가 곰곰이 생각하며 "흠... 정말 흥미롭네...?" 라고 혼잣말을 했다.


"사실은 그래서 널 보러 온 거야... 멋의 마법사, 안드레 이구가 돌아와줬으면 해서..."


루시엔이 그에게 미소를 띤 얼굴로 그에게 조심스럽게 부탁했다.


안드레는 크게 웃음을 터뜨리더니, "돌아오다니? 내 안에 있는 멋의 마법사는 떠난 적이 없는데." 라고 대꾸했다.


루시엔은 환한 얼굴로 "다행이다! 천체 무도회 때 날 정말 멋지게 변신시켜 줬었잖아. 만약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승낙한다면, 이건 내 첫 데이트야. 최고의 모습과 기분으로 데이트를 하고 싶거든." 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안드레는 따뜻한 미소를 띤 얼굴로 대답했다.


"네 데이트 복장을 내게 골라 달라니 영광이지, 루시엔."


"영광이라고? 그건 좀 과한 거 아닐까, 안드레?"


루시엔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묻자, 안드레는 진심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진심이야. 난 항상 네게 내 뮤즈가 되어 달라고 부탁했었지. 그런데 이번엔 내 뮤즈가 날 믿고 그렇게 중요한 일을 맡겨주다니, 내겐 정말 뜻깊게 느껴져."


루시엔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진심어린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네가 도와주기로 했다는 게 나한테도 정말 뜻깊은 일이야."


"그래, 고마워. 하지만, 적절한 옷차림은 T.P.O에 맞춰야지! 내가 도와주려면 네가 어떤 첫 데이트를 계획하는지 옷차림에 대한 아이디어를 얘기해 주면 좋겠는데..."


안드레가 웃는 얼굴로 그녀에게 말하자, 루시엔은 곰곰이 생각하며 그에게 자신이 세운 계획에 대해 알려주기 시작했다.


"흠... 마담 퍼디풋의 찻집이라고..? 난 한 번도 안 가 봤어. 찻집이 어떤 곳인지 얘기해 봐. 분위기를 알아야겠으니까."


"음... 장식이 많고 아기자기해. 찻잔이 터무니없이 많고. 케이크도."


그녀가 아까 보았던 것을 대강 얘기해주자, 안드레는 고개를 갸웃하며 다시 물었다.


"흠, 별로 도움이 안 되는데. 그냥 데이트 날 밤의 네 모습을 상상해 봐..."


루시엔은 머릿속으로 마담 퍼디풋의 찻집에서 데이트를 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음... 소녀스러운 귀여운 분위기에 아기자기한 리본과 프릴이 달린 옷을 입은 사랑스러운 모습?"


안드레는 그녀의 말을 듣자, 무언가 영감이 떠오른다는 듯 고취된 표정을 지었다.


"아아! 지금 네 말을 들으니까 방금 막 멋진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멋의 마법사를 제대로 찾아왔네, 루시엔."


하지만 곧 뒤이어 안드레는 머뭇거리며 이렇게 덧붙였다.


"하지만 내가 옷차림을 구상하는 데 꼭 필요한 정보가 하나 있는데..."


"뭔데?" 루시엔이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안드레가 킬킬거리며 대답했다.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것! 퀴디치나 옷차림이나 가끔은 관객의 구미에 맞춰야 하는 경우가 있거든."


그러자 루시엔도 킬킬거리며 그의 말에 대꾸했다.


"미안해, 안드레. 하지만 그걸 먼저 말해 줘야 하는 사람이 있어."


"그게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말해 줘. 데이트 복장 계획이 헛일이 되면 안 되잖아!"


하지만 안드레의 말에 루시엔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좋아하는 사람은 아냐. 아직은."


"아직도 누구 얘긴지 모르겠는데... 힌트라도 주면 안 돼?"


안드레가 정말 궁금해하는 표정으로 묻자, 루시엔은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안드레는 살짝 실망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녀에게 행운을 빌어주었다.


"오늘 넌 처음부터 끝까지 알 수가 없구나, 루시엔! 어쨌든 잘 되길 빌게!"


루시엔은 안드레에게 고맙다고 하고는 훈련장을 나와 '그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그날 밤, 루시엔은 다시 호그스미드의 스리 브룸스틱스에 와 있었다.


"무슨 일이야, 루시엔? 왜 둘이서 얘기하고 싶다는 거야?"


빌은 아무것도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그녀의 손에 붙잡혀 스리 브룸스틱스로 끌려온 참이었다.


그는 좀 전의 일을 잠시 회상했다.


"빌! 지금 당장 스리 브룸스틱스로 같이 가줘야겠어!" 라고 말하는 비장한 표정의 루시엔을 보며 빌은 "뭐?!" 라고 물었지만, 그녀는 아무런 대꾸 없이 그의 팔을 붙잡고 곧장 호그스미드로 그를 끌고 왔던 것이다.


그래서 두 사람은 지금 토요일 밤, 사람들로 붐비는 스리 브룸스틱스 안에서 한 테이블을 차지하고 마주보고 앉아있는 중이었다.


"빌, 아까 연애 상담을 해줘서 정말 고마웠어. 네가 조언해준 대로 데이트 계획을 짜면서 점점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과 데이트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확신을 갖게 되었지..."


루시엔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지도 제일 먼저 얘기해주는게 맞다고 생각했어."


빌은 고개를 갸웃하며 대답했다.


"그 논리는 이해가 잘 안 가긴 하지만, 뭐... 연애 문제에서 논리란 중요하지 않을 때가 많지."


그러더니 그녀의 얼굴을 살피며 물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우울한 거야? 그냥 말해 봐.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데?"


루시엔은 한숨을 푹 내쉬며 울상을 지었다.


"그게 문제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여기 있어. 이런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는데..."


정말로 그날 저녁에 루시엔이 앉은 테이블의 반대편에 멀찍이 떨어진 곳에 안드레와 이야기하고 있는 탤벗이 있었다.


안드레는 탤벗을 붙잡고 자기가 루시엔의 첫 데이트를 위한 의상을 만들게 되었다며 흥분하여 자신의 아이디어를 열정적으로 말하고 있었다.


반면, 탤벗은 씁쓸한 표정으로 차가운 태도를 고수하며 그의 이야기를 한 귀로 흘려듣고 있었던 것이다.


루시엔의 말을 들은 빌은 밝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면 바로 가서 데이트 신청을 하면 될 테니 오히려 잘 됐네. 데이트 계획은 다 세웠어?"


"응, 웬만큼은. 마담 퍼디풋의 찻집에 갈 거고, 옷도 준비하는 중이야." 루시엔이 이렇게 대답하자, 빌은 눈을 굴리며 말했다.


"그러면 괜히 여기서 시간 끌고 있는 거 아냐? 좋아하는 사람한테 말하는 게 긴장되니까, 괜히 나한테 먼저 말을 해서 그 순간을 미루려는 거지."


그러자 루시엔이 과장되게 깜짝 놀란 얼굴을 하며 물었다.


"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지 들으려고 일부러 도전장을 던지는 거야?"


"루시엔 아리아. 네가 도전을 받고도 발을 빼는 아이가 아닌 걸 알거든."


빌이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그녀가 킬킬거리며 웃었다.


"내가 도전을 받고 발을 빼는 일이 잘 없긴 하지. 최소한 저주 해결에 관한 일일 때는 말이야."


"그렇다면 말해 봐. 누군데?" 빌이 이렇게 묻자, 루시엔은 한숨을 폭 내쉬더니 그에게만 들리게 작게 말해주었다.


"탤벗이야..."


"흠... 천체 무도회 파트너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좋아진 거야? 그때, 너랑 네 파트너가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면서 둘이 사귀는 거 아니냐고 추측이 많았거든."


루시엔은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바나비랑 나는 좋은 친구일 뿐이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고."


빌은 그녀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뭐... 잘됐네. 그러면 어서 가서 탤벗에게 데이트 신청을 해봐."


"지금?!"


루시엔은 깜짝 놀란 얼굴로 물었다.


정말로 데이트 신청을 하러 가야 한다니...


더군다나 이런 공개적인 곳에서..!


그런 생각을 떠올리자 갑자기 너무나 긴장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들 보는 데서 데이트 신청을 하고 싶진 않아. 좀 더 조용한 곳에서 해야지..." 그녀는 두려운 얼굴로 말했다.


"얼마나 조용해야 하는데? 설마 도서관처럼 조용해야 하는 거니?"


빌이 짓궂은 표정으로 묻자, 루시엔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빌 위즐리, 넌 정말 기상천외한 생각을 하는구나... 덕분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루시엔은 환한 미소를 띤 얼굴로 그에게 고마움을 표한 후, 자신의 몫으로 주문한 버터 맥주를 홀짝이며 곁눈질로 탤벗을 힐끔거렸다.


탤벗은 더는 못 들어주겠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안드레를 내버려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안드레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난 간다. 해야할 과제가 많아서, 이만." 이라고 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스리 브룸스틱스를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안드레는 걸어나가는 탤벗의 뒤에 대고 "그래, 나중에 봐, 윙거!" 라고 외치고는 주변의 다른 학생을 붙잡고 다시 패션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루시엔은 버터 맥주를 마시다가 탤벗이 스리 브룸스틱스에서 나가는 것을 보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빌, 미안한데 나 먼저 갈게!" 그녀가 빌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자, 빌은 지금 막 문을 열고 나가는 탤벗과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는 루시엔을 보고는 알았다는 듯 손을 훠이훠이 내저었다.


"그래, 어서 가 봐! 성공하길 바랄게!"


루시엔은 빌의 말에 미소를 띤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빠른 걸음으로 그를 뒤쫓아 걸어 나갔다.


그녀가 스리 브룸스틱스의 문을 열고 나오자, 다행히도 멀지 않은 곳에 걸어가고 있는 그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그를 향해 뛰어가며 큰 소리로 그를 불러세웠다.


"탤벗! 잠깐만!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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