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창작 팬픽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42: 쪽지

루시엔 아리아 2022. 1. 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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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탤벗을 보내고 루시엔은 미소를 띤 얼굴로 그가 나간 창문을 한동안 바라보고 있으면서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혹시... 이런게 연애 감정으로 좋아한다는 느낌인 걸까?'

 

 

아까 그에게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한 것은 진심이었고 또한 응당 해야 하는 일이라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뒤에서 그를 짧게 포옹해주기까지 한 것은 그녀의 머리가 아닌 마음이 이끈 것이었다.

 

 

그녀는 언제나 자신을 아껴주고 챙겨주는 그가 고마웠고, 믿음직스러웠고, 좋았다.

 

 

만약 이번 발렌타인데이에 누군가와 함께 호그스미드로 데이트를 하러 간다면, 그와 함께 가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때, 새삼스럽게 풍겨오는 냄새에 그녀는 팔을 들어올려 냄새를 킁킁 맡아보았다.

 

 

그리고는 서둘러 거울 앞으로 달려가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았다.

 

 

거울 속에는 땀에 젖은 산발을 한 머리에 지친 기색이 가득한 지저분한 얼굴을 한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이럴수가..! 나 지금 이 꼬라지를 하고 걜 안아줬던 거야?"

 

 

그녀는 뒤늦게 밀려오는 창피함에 두 손에 얼굴을 묻으며 끙 앓는 소리를 냈다.

 

 

"아니, 걔도 참!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대해서 난 내가 이런 몰골인 줄은 꿈에도 몰랐잖아!"

 

 

그녀는 서둘러 목욕 용품을 챙겨가지고 욕실로 달려가 씻기 시작했다.

 


 

그 다음 날은 1월의 마지막 주 금요일이었고, 그날 오후는 모처럼 공강 시간이었기 때문에 더욱 들뜬 기분이 드는 금요일이었다.

 

 

루시엔은 오후 공강 시간에 튤립과 안드레와 바나비와 함께 도서관에 모여서 숲의 금고를 찾으러 갈 때 사용할 만한 결투 주문을 공부해보기로 했다.

 

 

그날 아침 식사 시간 동안 루시엔은 로완, 페니, 찰리, 바나비, 빌과 함께 앉아 식사를 하면서 어제 있었던 결투 연습에 대해 재잘재잘 떠들었다.

 

 

"그래서 어제 루시엔이 나한테 디펄소를 썼는데, 장난 아니더라고! 괜히 빌 형이 최고의 결투사라고 불러주는게 아니었어." 

 

 

찰리가 아직도 아픈 것처럼 그녀에게 맞고 나가떨어지며 부딪힌 어깨를 문지르면서 엄살을 부렸다.

 

 

"나한테는 수다떨기 저주를 썼었는데, 어찌나 정신없이 수다가 쏟아져 나오던지 공격할 타이밍을 놓쳐 버렸었어. 난 아직도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다 기억도 못하겠어." 

 

 

바나비는 어제 일을 곰곰이 생각하며 이렇게 말하자 빌이 킬킬거리며 대꾸했다.

 

 

"너희 두 사람도 이번 결투 연습을 통해 많이 실력이 늘었잖아. 배움에는 다 그만한 댓가가 따르는 거라고."

 

 

루시엔도 빌을 따라 킬킬거리며 말했다.

 

 

"맞아, 나도 너희한테 많이 배웠어. 각자의 결투 스타일이 다르니까 생각보다 좋은 연습이 되더라고. 그래서 말인데, 내가 또 다른 연습 상대를 섭외했거든, 이번에도 좀 봐주면 안 돼, 빌?"

 

 

그러자 빌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봐줄 수는 있지. 그런데, 어제 그렇게 연습하고도 또 연습을 하겠다고?"

 

 

"원래 이런 준비는 완벽할 수록 더 안전한 거잖아. 난 최대한 준비된 상태로 들어가고 싶어."

 

 

루시엔이 진지한 얼굴로 대답하자, 빌은 알겠다는 듯 그녀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말했다.

 

 

"좋아, 나도 최대한 네가 준비될 수 있도록 도와줄게."

 

 

"고마워, 빌. 토요일 오전 9시에 훈련장으로 와줘." 루시엔이 미소띤 얼굴로 그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런데, 새로 섭외한 연습 상대가 누구야?" 로완이 옆에서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탤벗이야. 내가 어제 결투 상대가 되어달라고 부탁했었거든."

 

 

루시엔이 시리얼 한 스푼을 떠 먹으며 대답하자, 페니가 "흐음..." 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좋은 연습 상대를 고른 것 같아, 루시. 걔가 결투하는걸 내가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소문에 의하면 탤벗도 강력한 결투사라는 말이 있더라고."

 

 

"아무래도 장래 오러 지망생이니까 결투도 잘 해야겠지, 뭐. 지난 학기에 어둠의 마법 방어술 시간에 레이크픽이 한번 쳐들어온 적 있었잖아, 그때 연습하는거 봤었을땐 실력이 나쁘지 않은 것 같더라."

 

 

루시엔이 고개를 끄덕이며 앞에 놓인 야채 샐러드를 먹자, 페니를 제외한 다른 아이들은 새로 듣게 된 사실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걔는 나중에 오러가 되고 싶대?" 빌이 흥미로워하는 얼굴로 물었다.

 

 

"응, 그렇다고 그랬었어. 악한 무리랑 싸우는 쪽에 서서 세상을 좀 더 선한 쪽으로 만들고 싶대."

 

 

그녀가 예전에 들었던 말을 간단하게 해주자, 모두들 그의 고결한 동기에 감탄했다.

 

 

"세상에! 정말 생각이 깊은 아이구나." 로완이 감탄하며 말했다.

 

 

페니는 "그 애가 오러가 되고 싶어한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그런 목표가 있는 줄은 몰랐어."라고 말하며 감탄했다.

 

 

반면, 바나비는 "난 나중에 마법 동물학자가 되고 싶어! 신비한 동물들을 보호하고 지키는 것도 세상을 좋게 만드는 일이겠지!" 라고 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화제는 장래 희망 이야기로 넘어가게 되었다.

 

 

찰리는 바나비의 말이 끝나자, "나는 용 학자가 될 거야! 평생 용만 보면서 살아도 난 행복할 것 같아." 라고 자신의 꿈을 이야기 했다.

 

 

"나는 저주 해결사가 되고 싶어. 그러려면 내년에 치를 고난도 마법사 시험에 완벽하게 대비를 해야겠지만..." 이렇게 말한 빌이 한숨을 내쉬었다.

 

 

"넌 잘 할거야, 빌. 분명 훌륭한 저주 해결사가 될 거야."

 

 

루시엔이 그를 격려해주자, 로완도 고개를 끄덕이며 테이블 위에서 그의 손을 꼭 붙잡고 격려해주었다.

 

 

페니는 환한 얼굴로 친구들을 쭉 둘러보며 말했다.

 

 

"우리 모두 각자 다른 장래 목표를 가지고 있네! 나중에 호그와트를 졸업하고 나면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훌륭한 마법사가 되어 있겠구나."

 

 

"새삼스럽지만, 나중에 다들 꿈을 이뤄서 모이면 정말 감동적이겠다."

 

 

루시엔이 미래를 상상해보며 이렇게 말하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이제 퀴디치 경기에 관한 이야기로 화제가 넘어갔고, 이번 시즌에서 어느 기숙사가 우승할 것인가를 놓고 갑론을박을 했다.

 

 

퀴디치 만큼은 기숙사의 자부심이 걸린 문제였기 때문에, 페니를 제외한 모두들 각자의 기숙사가 우승할 거라고 주장했다.

 

 

반면, 페니는 래번클로는 작년 우승팀이기도 하고, 스카이 파킨이 있기 때문에 래번클로의 우승을 점쳤다.

 

 

"어쨌든 현재 대진표에선 래번클로는 결승전만 남은 거니까, 결승전에서 만날 상대가 누구냐가 중요할 것 같아."

 

 

루시엔이 이렇게 결론짓자, 현재 2, 3위를 다투고 있는 그리핀도르의 빌과 찰리, 그리고 슬리데린의 바나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3월에 있을 그리핀도르 대 슬리데린의 퀴디치 대항전이 정말 기대되는걸!"

 

 

페니가 눈을 빛내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들은 남은 아침 식사를 마저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아침 식사가 끝난 후 그들은 오전 수업을 들으러 수업 장소로 향했다. 

 

 

루시엔의 금요일 오전 수업은 슬리데린과 함께 듣는 마법약 수업이었기 때문에 로완과 바나비와 함께 지하감옥으로 내려갔다.

 

 

교실 안으로 들어서자 왠지 평소 보다도 훨씬 더 기분 나쁜 표정을 하고 있는 스네이프 교수님이 보였다.

 

 

"정숙. 최근 슬리데린 학생 휴게실에 독시가 잔뜩 번식하고 있다. 반겨주는 듯한 분위기를 즐기는 것 같더군."

 

 

그러자 메룰라가 짜증을 내며 말했다. "지긋지긋한 독시 녀석들! 독시에게 물리는 일만은 당하고 싶지 않은데!"

 

 

스네이프 교수는 메룰라를 힐끗 보더니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독시사이드 마법약 만드는 걸 연습할 거다. 기억에 의존해서 말이다. 슬리데린이라면 특히 의욕이 넘치겠지."

 

 

그러더니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오늘 만드는 마법약의 효험에 따라 내일 슬리데린들이 자기 학생 휴게실에 앉아 있을 수 있을지가 결정될 거다. 너희 모두 독시사이드 마법약을 만드는 방법을 기억하고 있기를 바란다." 라고 했다.

 

 

그리고는 루시엔을 바라보며 돌발 질문을 던졌다. "아리아, 이 마법약의 재료 하나를 말해 봐라."

 

 

그녀는 곰곰이 레시피를 떠올려 보더니 "독시사이드 마법약을 만들기 위해선 용의 간이 필요해요." 라고 대답했다.

 

 

스네이프 교수는 뜻밖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정답이다. 널 가르치는 게 아예 시간 낭비는 아니었군."

 

 

그녀는 미소띤 얼굴로 "감사해요, 스네이프 교수님." 이라고 대꾸했다.

 

 

"난 돌아다니면서 관찰할 거다. 명심해라. 너희는 지금 기억에 의존해서 독시사이드 마법약을 만들어야 하는 거니, 필기는 절대 보지 말거라. 그리고 날 실망시키지 말도록. 독시를 다루느라 심기가 불편한 상태니까. 시작!"

 

 

스네이프 교수의 지시가 떨어지자, 아이들은 모두 기억에 의존하여 독시사이드 마법약을 만들기 시작했다.

 

 

루시엔도 얼른 냄비에 불을 피우고 마법약 재료들을 알맞게 넣으며 독시사이드 마법약을 만들었다.

 

 

그 마법약은 이미 예전에 배웠던 것이기도 하고, 여러번 만들어본 적도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금세 마법약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녀는 남은 시간 동안 보글보글 평화롭게 끓고 있는 냄비 안을 멍하니 들여다보며 곰곰이 어제 저녁의 일을 떠올리고 있었다.

 

 

'어제 내가 뒤에서 끌어안고 나서 그 애는 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작별 인사만 남긴 채 그냥 휙 나가버린 걸까?'

 

 

'혹시... 허락받지도 않고 자기 몸에 손댄게 싫었던 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지저분한 상태였는데 안아줘서...?'

 

 

'설마 그 애는 날 싫어하는데 나 혼자만 그 애를 좋아하는 걸까..?'

 

 

'설마 난 지금 짝사랑 중인 걸까...?!'

 

 

루시엔은 로완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었던 연애 지침서의 '짝사랑' 부분을 떠올리며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녀는 같은 테이블의 반대편에 앉아서 독시사이드를 열심히 만들고 있는 탤벗을 힐끔 쳐다보고는, 용기를 내서 공책 한 귀퉁이를 찢어 스네이프 교수 몰래 쪽지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필이면 스네이프 교수가 뒤를 돌았을 때 그녀가 쪽지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스네이프 교수는 화난 얼굴로 다가와 그녀에게 야단을 쳤다.

 

 

"이건 뭐지? 말했지 않나. 필기를 보지 말라고!" 그리고는 그녀가 쓰고 있던 쪽지를 빼앗아 들었다.

 

 

루시엔은 깜짝 놀라 당황해하며 말을 더듬었다. "자...잠깐만요, 스네이프 교수님! 제발 가져가지 마세요! 그건 필기가 아니라..."

 

 

그러나 스네이프 교수에게 자비는 없었다. "다른 친구들도 너와 같은 특혜를 누려야 하지 않겠나? 네 독시사이드 마법약 필기를 친구들에게도 알려줘야 마땅하겠지."

 

 

그러더니 큰 소리로 쪽지에 쓰인 내용을 읽어내려갔다. "너 나 좋아해? '응' 아니면 '아니'에 동그라미 쳐 줘...?"

 

 

스네이프 교수의 입에서 나온 말에 교실 안의 학생들은 모두 깜짝 놀랐고, 루시엔은 부끄러움으로 새빨갛게 익은 토마토처럼 얼굴을 붉히고 말았다.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던 메룰라가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그녀를 놀렸다.

 

 

"아리아한테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거야? 이거 골 때리는걸! 하하하!"

 

 

루시엔은 메룰라의 웃음소리를 듣더니 어쩐지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어처구니 없고 웃겨서 자신도 웃음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스네이프 교수님이 저런 내용을 읽으시다니, 내가 들어도 웃음이 나네! 하하하하!"

 

 

루시엔을 놀려서 더 큰 창피를 주려던 메룰라는 자신의 계획이 실패하자 곧 흥미를 잃어버렸다.

 

 

"뭐야, 웃고 있네. 재미없게시리."

 

 

하지만,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던 바나비와 탤벗은 이 일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처럼 눈을 빛내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바나비가 실수로 독시사이드 마법약을 만들던 자신의 냄비를 팔꿈치로 치게 되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마법약 재료들의 혼합액이 바닥에 쏟아졌다.

 

 

스네이프 교수는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쪽지를 슬그머니 접어버리며 "됐다, 모두들. 작업대를 청소해라. 수업 끝이다. 리 군, 너는 남아서 네가 쏟은 것들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가거라." 라며 수업을 마쳤다.

 

 

학생들은 모두들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고, 로완이 루시엔의 옆에서 자기 자리를 정리하며 작은 목소리로 물어왔다.

 

 

"괜찮아?"

 

 

루시엔은 민망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어쨌든 끝나긴 했네..."

 

 

로완은 그녀를 걱정하며 말했다.

 

 

"정말 끝났을까? 호그와트에서 소문이 퍼지는 속도는 마치 악마의 화염 같은걸... 아마 이 이야기가 나오는 게 이번이 마지막은 아닐 거야."

 

 

루시엔은 자리를 다 정리하고 책가방을 메고 일어나며 로완에게 말했다.

 

 

"누가 알아? 오늘 점심 메뉴로 셰퍼드 파이가 나온다는데, 모두들 벌써 잊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점심 식사를 하러 대연회장으로 가는 길에 루시엔이 복도를 지나갈 때마다 모두들 그녀를 힐끔거리며 저희들끼리 수군수군 말했다.

 

 

그녀가 로완과 함께 서둘러 대연회장 안으로 들어서자, 그녀를 향한 수군거림은 더욱 심해진 것 같았다.

 

 

그때, 페니가 후플푸프 테이블에 앉아서 그들을 향해 이리 와서 앉으라고 손짓했다. 

 

 

루시엔과 로완이 그쪽으로 가서 앉자, 뒤이어 벤이 연회장으로 들어오더니 그들의 자리에 합석했다.

 

 

그들은 각자 앞에 놓인 빈 접시에 대고 그날의 점심 메뉴를 주문했는데, 그들 네 사람의 앞엔 모두가 고대하던 셰퍼드 파이가 눈앞에 나타났다.

 

 

"모두들 스네이프 교수님 수업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던데, 대체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거야?"

 

 

페니가 셰퍼드 파이를 한 입 먹으면서 먼저 루시엔에게 물었다.

 

 

하지만 루시엔이 무어라 대답하기도 전에 벤이 끼어들었다.

 

 

"몰래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 이제는 비밀도 아닌 것 같더라." 

 

 

루시엔은 한숨을 내쉬었고, 로완은 옆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말 빠르기도 하네."

 

 

"소문에 따르면, 스네이프 교수님이 편지를 뺏어 드는 장관이 펼쳐지면서..."

 

 

벤이 소문 이야기를 하려던 것을 옆에서 로완이 끼어들어 잘랐다. "바로 우리가 그 수업 들었거든, 벤."

 

 

페니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스네이프 교수님이 일부러 너한테 망신을 줬다고 생각하니?"

 

 

"전혀. 그건 사고였어. 수업 시작때부터 필기는 절대 보지말라고 하셨는데, 내가 무언가를 쓰고 있었으니 교수님께선 내가 컨닝한다고 생각하셨을 거야. 게다가 스네이프 교수님은 독시사이드 마법약에 대해 쓴 게 아니라는 걸 알고는 곧바로 읽는 걸 멈추셨어."

 

 

루시엔이 곰곰이 생각하며 대답하자, 벤이 말했다.

 

 

"아무튼, 무슨 일이 벌어졌든 간에, 모두의 이목을 끈 건 확실해."

 

 

"그래도 난 루시의 대처 방식이 훌륭했다고 생각해. 그냥 웃고 넘겼잖아. 메룰라도 그건 예상 못 했었고."

 

 

로완이 그녀를 자랑스러워 했다.

 

 

루시엔은 한숨을 내쉬더니, "이제 그 쪽지 얘기는 그만하면 안 되겠니? 이미 스네이프 교수님이 낭독하신 것 때문에 이불킥 1주일치 예약 했는데, 점점 더 예약이 늘어나서 이젠 이불이 남아나지 않게 생겼거든." 이라며 자조섞인 웃음을 흘렸다.

 

 

"봐 봐, 이래서 내가 아무도 안 사귀려고 하는 거야. 누군가의 비위 맞추는 건 너무 피곤하다고. 난 이미 너무 많은 걸 겪었다고 생각해."

 

 

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셰퍼드 파이를 한 입 베어물었다.

 

 

페니는 벤을 보며 어깨를 으쓱하더니 루시엔을 향해 몸을 돌리며 질문을 던졌다.

 

 

"호그와트의 화젯거리가 된 기분이 어때?"

 

 

루시엔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솔직하게 대답했다.

 

 

"사실, 난 관심 받는게 별로야. 오빠 이야기도 그렇고, 저주 해결 이야기도 그렇고, 이미 내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로 넘치는데... 왜 내가 누굴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는 거지? 그건 나 빼곤 알 바 아니잖아... 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그러자 벤이 눈치 없이 또 쪽지 얘기를 꺼냈다.

 

 

"그러면 정말 반한 상대가 있긴 한 거야? 누군가에게 그 쪽지를 건넬 생각이 진짜 있었던 거네?"

 

 

"아앍! 벤! 정말이지, 쫌...!" 루시엔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그를 노려보았다.

 

 

그러자 벤은 그녀의 눈치를 보며 조용히 입을 다물고 셰퍼드 파이를 다시 먹기 시작했다.

 

 

그러자 페니가 킬킬거리며 그녀를 달랬다.

 

 

"네가 인기가 많아서 그런 거겠지. 다들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자기였으면 싶을 테니까."

 

 

로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녀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난 매일같이 너랑 같이 다녀도 이럴 때마다 네 인기가 많다는걸 매번 새삼스럽게 실감한다니까?"

 

 

그때, 루시엔이 앉아 있는 곳으로 오랜만에 이즈멜다가 나타나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원하는 게 뭐야?"

 

 

루시엔은 고개를 갸웃하며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네 쪽에서 와 놓고 그렇게 말하면 어떡하냐."

 

 

"그렇긴 하지... 야, 사람들이 네가 스네이프의 수업에서 얼마나 부끄러웠을지 이야기하고 있어."

 

 

"그래, 알아, 이즈멜다." 루시엔이 별로 놀랍지도 않다는 듯이 대꾸했다.

 

 

"난 이제 누굴 좋아한다거나 사귄다거나 하는 말도 안 되는 짓은 그만두기로 결정했어, 아리아." 

 

 

"왜?" 다른 아이들 모두 이즈멜다의 뜬금없는 말에 고개를 갸웃하며 그녀에게 물었다.

 

 

"그런 사교적인 일들을 하면 내가 점점... 행복해졌으니까." 이즈멜다는 뒤이어 이렇게 덧붙였다.

 

 

"난 불행을 몰고 다니는 게 더 좋아. 그러니까 누굴 좋아한다거나 하는 말도 안 되는 짓은 너나 잔뜩 하라고, 아리아."

 

 

"음... 그거 나름대로 격려해주는 말이야?" 루시엔이 곰곰이 생각하며 묻자, 이즈멜다는 콧방귀를 뀌었다.

 

 

"흥! 마음대로 생각하시지! 그럼 난 간다."

 

 

그러더니 이즈멜다는 슬리데린 테이블로 걸어가 구석의 빈 자리에 홀로 자리를 잡고 앉아 셰퍼드 파이를 먹기 시작했다.

 

 

루시엔은 자신의 앞에 놓인 반쯤 먹다 남은 셰퍼드 파이를 우울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속이 별로 안 좋은 것 같아... 너무 맛있었는데, 안타깝게도 더 이상은 못 먹겠다..."

 

 

"괜찮아, 루시? 혹시 체한 거 아니야? 병동에라도 가 볼래?" 페니와 로완이 걱정하며 묻자, 루시엔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됐어, 아까 일로 너무 호들갑 떨어서 그런 걸지도 몰라. 조금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그녀는 친구들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옆에서 얌전히 호박 주스만 홀짝거리며 있다가 축 처진 어깨를 하고 일어나 오후 약속 시간에 맞춰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에 들어선 루시엔은 연회장이나 도서관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녀가 지나갈 때마다 수군거림이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핀스 부인은 바쁘게 돌아다니며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고 있었다. "쉬이이이잇!"

 

 

루시엔이 튤립과 안드레, 바나비가 모여있는 테이블에 다가가 앉자, 튤립이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스네이프 수업 일 말이야... 괜찮아?"

 

 

안드레도 살짝 걱정되면서도 동시에 궁금한 얼굴을 하고는 그녀에게 물었다. "굴욕적이었니?"

 

 

한편, 바나비는 그녀에게 뜬금없이 질문을 던졌다. "루마니안 롱혼은 뿔이 한 개일까, 두 개일까?"

 

 

루시엔은 얼떨결에 바나비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뿔..? 음... 1개 아닐까?"

 

 

그러자 바나비는 환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옆에서 튤립이 "아니, 틀렸어." 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바나비는 눈을 굴리더니 튤립을 향해 비꼬듯이 말했다. "친구 기 좀 세워 주려던 거야, 튤립. 넌 최악의 교수가 되겠구나?"

 

 

그때, 핀스 부인이 매의 눈초리를 하고는 그들 뒤를 지나갔고, 그들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루시엔은 그의 다정한 마음 씀씀이에 따뜻한 미소를 띤 얼굴로 그에게 입모양으로 '고마워.' 라고 했다.

 

 

바나비는 그녀에게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 대답을 대신했다.

 

 

핀스 부인이 지나간 후, 안드레는 바나비에게 말했다. "지금 뭐하는 거야, 바나비. 학교 공부 이야기나 하고 말이야."

 

 

그러자 바나비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대꾸했다. "우리 여기 '공부' 하려고 모인 거 아냐?"

 

 

루시엔도 고개를 끄덕이며, "나도 우리가 결투 주문을 공부하려고 모인 줄 알았는데." 라고 대답하자, 튤립이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실제 인생에 관해 이야기하는게 먼저라고 합의 봤잖아. 결투 주문을 찾는 것보다 훨씬 흥미로운게 사실이라고."

 

 

루시엔은 알 만 하다는 듯이 눈을 한 번 굴리며 말했다.

 

 

"그런 합의에 난 동의한 적이 없는데. '실제 인생'이라는 말은, 마법약 수업의 일을 말하는 걸 테고. 난 이제 그 이야긴 그만 접어두고 싶어."

 

 

튤립은 장난스러운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 "우리도 그건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안드레도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튤립의 말에 동의했다. "그래. 우린 그저 그 편지의 주인공을 알고 싶었던 거지!"

 

 

그러자 바나비가 눈을 빛내며 환한 얼굴로 루시엔에게 말했다.

 

 

"만약에 그게 나라면, 말해도 돼. 우린 같이 천체 무도회에 가기도 했고, 또 겨우살이 밑에서 명절 키..."

 

 

하지만 바나비의 말은 어느새 그들이 있는 곳으로 매서운 눈초리를 하고 다가온 핀스 부인에 의해 끊겼다.

 

 

"쉬이이이잇! 쉬이이이잇!"

 

 

루시엔은 핀스 부인이 적절한 때에 나타난게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핀스 부인이 지나가고, 루시엔은 조용히 말했다.

 

 

"지금은 말 못해. 도서관에 머물 거라면, 적어도 공부하는 척이라도 해야지. 그리고 지금은 정말로 결투 주문을 공부 하기도 해야 해." 

 

 

그들도 그녀의 말이 옳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유용한 결투 주문에 관해 함께 공부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안드레가 필기한 것을 살펴보며 입을 열었다.

 

 

"이 정도 주문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래서 말인데, 그 사람이 대체 누구야, 저주 해결사?"

 

 

루시엔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회피했다.

 

 

"솔직히 내 사교 생활에 대한 관심이 너무 쏟아져서 좀 놀랐어. 이 일 말고도 호그와트에는 흥미로운 일이 넘치지 않아? 여긴 무려 호그와트 '마법학교' 라고." 

 

 

그러자 안드레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녀의 말에 대꾸했다.

 

 

"여기서 말해 두지만, 루시엔. 넌 네 생각보다 인기가 많아."

 

 

하지만 튤립은 진지한 얼굴로 그녀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었다.

 

 

"그치만 초반의 수군거림이 잦아들기 전까지는 네가 누굴 좋아하는지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예를 들어, 다음에 어떤 행동을 취할지 생각하는 중이라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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