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루시엔은 주변을 둘러보며 탤벗을 찾아보았다.
"탤벗? 어디있어?"
그러자 그녀가 서 있는 근처의 커다란 나뭇가지 위에서 그가 독수리 울음소리를 한 번 내어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
루시엔은 그를 발견하고는 자신도 애니마구스로 변신했고, 그와 함께 다시 조용히 성으로 날아 돌아갔다.
그녀의 방으로 함께 돌아온 두 사람은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대체 해그리드가 필요한 이유가 뭘까? 그리고 목숨을 건 싸움을 준비하라니..."
그녀가 침대 가장자리에 털썩 앉으면서 물었다.
"내 생각엔 다음 금고를 지키고 있는 어떤 존재를 쓰러뜨려야 되는게 아닐까 싶어."
그가 침대 근처의 안락 의자에 앉으면서 그녀의 물음에 대해 자신의 추측을 말해주었다.
"그러면 그 금고를 지키고 있는 존재는 해그리드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는 거겠네. 해그리드가 필요하다는걸 보면 말이야."
루시엔이 그의 추측을 토대로 살을 덧붙였다.
"그럴 수 있겠지. 목숨을 건 싸움을 준비하라는 토르부스의 말과, 해그리드와의 관련성을 토대로 보면, 아마도 괴물같은 존재일 것 같아."
그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는 살짝 두려운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금지된 숲에는 어떤 괴물들이 살고 있지..?"
그는 두려움이 비치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녀를 어떻게든 안심시켜주고 싶었다.
"많은 존재들이 살고 있긴 하지만, 지금 당장 걱정할 문제는 아닌 것 같아. 일단 지금은 자고, 내일부터 다른 친구들과도 같이 머리를 맞대보자. 너 혼자 싸울 순 없으니까."
그러자 마치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것처럼 그녀의 표정이 묘하게 변하였고, 루시엔은 무언가 숨기는 것처럼 그의 시선을 피했다.
그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었다.
"혹시 너 혼자 가서 싸우려고 한 거야?"
그의 물음에 정곡을 찔린 그녀는 뜨끔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더듬었다.
"그...그게... 음...."
그녀가 결국 한숨을 내쉬며 사실대로 말하자, 그는 보기 드물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어떻게 그런 어리석은 생각을 할 수가 있어? 넌 네 스스로가 무슨 강철이나 바위로 만들어진 마녀라고 생각하는 거야? 널 걱정하는 다른 사람들은 생각이나 하니?"
그가 쏟아낸 짧은 비난은 차갑고 강렬했다.
그녀는 그의 분노에 주눅든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솔직하게 말했다.
"나도 걱정되고 무서워. 하지만 내 친구들을 더이상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아서 그래.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가는 거잖아. 만약 다른 친구들이 나랑 같이 저주받은 금고에 갔다가 목숨을 잃으면 어떡해..."
그녀가 생각만 해도 가슴 아픈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절대로 그렇게 두고볼 순 없어. 어차피 우리 오빠 때문에 저주받은 금고를 찾기 시작했으니까, 이것도 내가 감당해야 할 문제야. 만약에 누군가 죽게되어도... 그건 내 선에서 끝나게 할거야. 이 위험한 일에 다른 친구들까지 끌어들일 순 없어."
그녀의 단호한 말에 이번엔 그가 분노를 꺾고 슬픈 표정을 지었다.
"날 생각해서라도 다시 고려해 보면 안 돼? 네 말대로 우린 '좋은 친구'니까. 내게 부모님에 이어 소중한 사람을 또 다시 잃는 경험을 하게 하는건 상상만으로도 너무 심하잖아..."
하지만, 그녀는 고집을 꺾지 않고 미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미안하지만 그럴 순 없어, 탤벗. 그리고 아까 네 말대로 지금 당장 싸우러 가는 것도 아니잖아. 갔다가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올 수도 있는거고. 난 충분히 준비하고 갈 거야. 게다가 해그리드랑 토르부스랑도 함께 가는 거잖아. 그러니까 날 믿어줘."
그는 다시 한 번 그녀에게 애원했다. "널 믿지 않는 건 아니야. 금지된 숲에 있는 무서운 존재들을 믿을 수 없는 거지. 제발 다시 생각해 봐. 요술지팡이도 하나 보다는 둘이 낫다잖아. 나도 같이 가 줄게."
그녀는 난처한 표정을 짓더니,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그건 안 돼."
그러더니 벽에 걸린 시계를 보며 이 대화를 서둘러 끝내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에게 말했다.
"오늘은 늦었으니까, 어서 돌아가. 나도 이제 씻고 잘 거니까."
그러면서 그녀가 창문을 활짝 열며 축객령을 내리자, 그는 부루퉁한 표정으로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안락의자에 뿌리내린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저주받은 금고에 루시엔 외에도 다른 마법사들을 데려가야 한다는 점에 대한 두 사람의 의견 차이는 마치 절대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것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어서 돌아가라니까? 잘 자, 탤벗."
결국 그녀가 창밖을 향해 나가라는 듯이 손짓을 하자, 그는 불퉁한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작별 인사도 하지 않고 곧바로 애니마구스로 변신해서 휙 날아가 버렸다.
그녀는 멀리 날아가는 갈색 독수리를 보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고, 슬픈 얼굴로 혼잣말을 했다.
"나도 널 잃을 순 없다고, 바보야. 그러니까 이번엔 네가 이해해 줘."
다음 날, 루시엔은 오후 수업이 끝나고 로완과 빌, 찰리, 벤, 페니, 통스, 바나비, 안드레, 튤립까지 모두 함께 스리 브룸스틱스로 불러모아 버터 맥주를 마시며 그들에게 '위험하지 않은' 도움을 청했다.
탤벗은 어젯밤 이후로 그녀의 연락도 받지않고, 그녀가 말을 걸려고 해도 피해 버렸다.
자신에게 화가 나 있는 탤벗을 생각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루시엔은 이 자리에 모여준 친구들을 향해 미소를 띤 얼굴로 입을 열었다.
"다들 와 줘서 고마워. 해그리드도 부르려고 했는데, 오두막에 가서 불러도 대답이 없더라. 내 친구들 모두에게서 숲의 금고를 찾는 데 도움을 좀 받고 싶었거든."
그러자 통스는 곰곰이 생각하며 "나만의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난 미리 계획하는게 사실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 라고 했다.
통스의 말에 튤립이 짓궂은 얼굴로 "장난을 치는거면 또 모르지." 라고 했다.
튤립의 말에 통스는 킬킬거리며 대꾸했다. "그건 말 안해도 당연하고."
하지만 로완은 통스의 말에 반대되는 의견을 말했다.
"통스 말 듣지마, 루시엔. 우리는 가능한 결과를 모두 예측하고 대비해야 돼. 다음 금고를 무엇이 지키고 있을지 알 수가 없으니까."
그러자 벤은 두려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보나마나 금지된 숲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가 지키고 있겠지."
로완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벤을 향해 물었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나도 몰라. 하지만 켄타우로스와 레드캡을 만났잖아. 그리고 켄타우로스가 트롤과 거인은 거의 없어졌다고 했어. 그렇다면 그 녀석들보다 더 무서운 존재일 게 분명해."
벤의 말에 페니도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금고를 지키고 있는게 숲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라는 걸 네가 어떻게 알아? 아닐 수도 있는 거잖아."
하지만 벤은 여전히 두려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내 평생이 그랬거든. 그러니까 이번에도 그럴거라 생각하는 거지."
반면, 안드레는 진지한 표정으로 "금고를 지키고 있는 게 무엇이든, 모두가 힘을 보탤 수 있는 계획을 생각해 낼 수 있을 거야." 라고 했다.
그러자 바나비는 "그러면 버터 맥주부터 좀 마시면 안 될까? 난 버터 맥주를 마시면 머리가 잘 돌아가거든." 이라고 했고, 모두들 그의 말에 킬킬거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들은 각자 주문한 버터 맥주를 함께 마시며 함께 브레인 스토밍을 해보았다.
"그러면, 나랑 로완이 먼저 금지된 숲에서 무서운 존재가 무엇이 있는지 조사해보는 거야. 그리고 나서 찰리랑 바나비랑 내가 케틀번 교수님께 여쭤보는거지. 그다음엔 빌이 결투를 잘하니까 결투 주문을 연습하는 걸 봐주는 거고."
그녀의 정리에 다른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친구들은 혹시라도 무서운 존재에 대항할 만한 쓸모있는 결투 주문을 발견하거든 알려줘."
"좋았어. 그러면 이제 계획은 얼추 다 세운거지? 그럼 이제 신나게 마시고 놀아볼까?"
바나비가 버터 맥주 잔을 들어올리며 건배를 제안했다.
루시엔은 그의 말에 킬킬거리며 웃으면서 그를 따라 버터 맥주 잔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그래! 다같이 건배!"
"건배!"
그리고는 모두들 잔을 들어 경쾌한 소리가 나게 부딪히고는 시원한 버터 맥주를 들이켰다.
그렇게 그들은 남은 저녁 시간동안 스리 브룸스틱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음 날부터 루시엔은 수업과 과제를 하는 시간 틈틈이 전날 친구들과 세운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루시엔은 로완과 함께 점심 시간에 잠깐 짬을 내서 도서관에 가서 금지된 숲에 사는 무서운 존재들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두 사람은 '호그와트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금지된 숲과 관련된 책을 뽑아 놓고 혹시라도 책에서 무서운 존재들에 대해 언급된 부분이 있으면 공책에 옮겨 적었다.
"그런데 말야, 벤이 무서운 존재 이야기를 했다는 게 수상하지 않아?"
로완이 책장을 넘기며 손가락으로 문단을 쭉 훑어내려가며 물었다.
"글쎄, 벤은 원래 무서움을 많이 타는 친구니까 딱히 수상하다고 생각해보진 않았는데. 사실 올해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벤이 R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볼 틈도 없었어."
로완은 루시엔의 대답에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그러면 이제부터라도 한 번 생각해보는게 어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루시엔은 어깨를 으쓱 하고는 화제를 돌렸다.
"지금 이거나 어서 조사해보자. 우리 다음 수업 시작할 때까지 30분밖에 안 남았어."
로완은 손목 시계를 확인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헐, 서둘러야겠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다니."
두 사람은 책에서 언급한 부분들을 정리한 필기는 다음과 같았다.
1. 금지된 숲에 사는 무서운 존재: 애크로맨투라!!
2. 애크로맨투라는 다리 길이가 최대 4.5m에 달한다.
3. 애크로맨투라는 주로 빽빽한 밀림에 산다.
4. 인간의 말을 할 수 있고 지능도 인간에 가깝다.
5. 인간을 잡아먹는다는 소문이 있다.
6. 애크로맨투라는 마법사들이 집과 보물을 지키려고 키운 동물이라는 설이 있다.
"금지된 숲에 서식하는 생물들 중 가장 무서운 존재는 아마 애크로맨투라일 것 같아. 다른 녀석들은 애크로맨투라에 비하면... 뭐, 귀여운 수준이네."
루시엔이 이렇게 말하자, 로완도 필기를 보며 곰곰이 생각했다.
"마법사들이 집과 보물을 지키려고 키운 동물이라는 설이 있잖아. 이걸 보면 이 녀석이 저주받은 금고를 지키고 있대도 이해가 간다..."
"아무래도 케틀번 교수님께는 거대한 거미에 대해 여쭤 봐야겠어..." 루시엔도 곰곰이 생각하며 말했다.
"곧 수업이 시작하니까 어서 정리하고 가자. 늦으면 맥고나걸 교수님이 혼내실 거야." 로완이 책을 덮고 자리를 정리했다.
두 사람은 꺼내온 책들을 원래 자리에 꽂아 넣고는 책가방을 둘러메고 변신술 교실로 달려갔다.
루시엔은 늘 앉던 자리에 가서 앉으며 주변에 앉는 친구들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 안드레! 안녕, 탤벗!"
안드레는 루시엔을 향해 "안녕, 저주 해결사!" 라며 인사해주었지만, 탤벗은 고개를 홱 돌려버리며 그녀의 인사를 받아주지 않았다.
그녀는 아직도 탤벗이 화가 나 있는 것을 보고는 살짝 한숨을 내쉬었지만, 곧 안드레가 말을 걸어오자 그에 대해 생각할 틈이 없어졌다.
"저주 해결사! 내가 전투복에 대해 구상을 해 봤는데 말이야..."
그러면서 안드레가 정신없이 자신의 구상을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주다가 곧 맥고나걸 교수가 교실 안으로 들어오며 수업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반면, 로완은 그녀의 옆에서 지켜보며 루시엔과 탤벗 사이의 싸한 분위기를 눈치 채고는 눈을 가늘게 떴다.
"흠..?"
하지만 로완 역시도 길게 생각하지 못했는데, 옆 줄에 앉은 찰리가 로완에게 금지된 숲에 사는 무서운 존재에 대한 조사 결과가 끝났는지 물어보았기 때문이었다.
로완도 찰리에게 애크로맨투라에 대해 이야기 해주다가 맥고나걸 교수님이 들어오자 말을 멈추고는 수업에 집중하게 되었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다. 모두들 다음 시간까지 양피지 2개 분량으로 오늘 배운 세르펜소르티아 마법에 대해 작문을 써 오길 바랍니다."
"교수님, 양피지 2개 분량은 평소 보다도 너무 많은 것 같은데요!"
안드레가 불평을 했지만, 맥고나걸 교수는 그를 보며 엄격한 얼굴로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이구 군, 네가 옷을 그리는 데만 해도 양피지 20개 분량은 족히 쓴다는걸 알고 있단다. 그 양피지의 10분의 1만 과제를 하는데 할애해보는게 어떻겠니?"
그러자 안드레는 맥고나걸 교수의 말에 무어라 반박하지 못하고 한숨을 내쉬며 "네, 알겠습니다 교수님." 이라며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정말로 요즘 안드레는 곧 다가오는 발렌타인 데이를 위해 열심히 의상을 스케치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변신술 수업이 끝나고 루시엔은 뒤를 돌며 탤벗에게 말을 걸려고 했지만, 이미 그는 재빨리 가방을 챙겨들고는 쌩하니 교실을 나가버린 뒤였다.
루시엔은 한숨을 내쉬고는 찰리에게 내일 오전 수업이 끝나고 곧바로 케틀번 교수님을 만나러 가자고 약속을 잡았다.
찰리는 "알았어, 나도 오전에 비행 수업이 끝나고 바로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 장소로 올게. 그나저나 어휴! 애크로맨투라라니!" 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루시엔과 로완과 함께 교실을 나갔다.
벤은 그들이 애크로맨투라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는 질색하며 "나...난, 갑자기 급한 일이 생각이 나서 말이야. 먼저들 가!" 라고는 책가방을 챙겨들고 후다닥 교실을 뛰어나갔다.
루시엔은 뛰어가는 벤의 뒷모습을 보며 로완을 향해 그것 보라는 듯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작게 말했다.
"저런데도 벤이 수상하다는 거야?"
로완은 헛기침을 작게 몇 번 하더니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내 감이 그렇다는 거지."
그러더니 곧바로 화제를 돌리며 찰리에게 질문을 던졌다. "찰리, 혹시 빌은 어떤 초콜릿 좋아하는지 알아?"
"초콜릿? 갑자기 웬 초콜릿?"
루시엔이 옆에서 묻자, 찰리가 대답했다.
"아하! 곧 있으면 발렌타인데이니까, 빌 형한테 초콜릿 선물하려나보지 뭐. 글쎄, 빌 형은 아무 초콜릿이나 다 잘 먹을걸?"
"헐! 곧 있으면 발렌타인데이였어?" 루시엔이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그러자 로완이 눈을 굴리더니 말했다.
"루시, 아무리 저주 해결 문제로 바쁘다고는 하지만, 소문에도 귀를 좀 열어두고 사는 게 어때? 지금 다들 얼마나 들떠 있는데."
"솔직히 들떠 있는건 '커플들' 이나 '예비 커플들' 뿐이겠지. 난 별로 그런거 모르겠더라." 옆에서 찰리가 끼어들었다.
"넌 매일 용에 미쳐있잖아. 설마 용한테도 초콜릿을 줘야 한다고 말하는 건 아니겠지."
로완이 찰리에게 가볍게 핀잔을 주자, 찰리는 킬킬거리며 머쓱해했다.
"그래서 말인데 루시, 올해엔 초콜릿 주고 싶은 상대가 있어?"
로완이 그녀에게 이렇게 묻자, 루시엔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녀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엄마와 아빠였다.
"응, 우리 엄마 아빠한테 허니듀크 다크 초콜릿을 부엉이 우체국 특급 우편으로 보내드려야지!"
그러자 로완은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다시 말했다.
"내 말은 그게 아니고, 우리 또래 남학생들 중에서 말이야."
"우리 또래 남학생들?"
루시엔이 이렇게 말하며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이번에 그녀의 머릿속에는 탤벗, 바나비, 빌, 찰리, 안드레, 벤 등등 비슷한 또래 남학생들의 얼굴이 줄줄이 떠올랐다.
그때 왜 제일 먼저 떠오른 사람이 탤벗이었는지 그녀는 미처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그냥 이렇게 대답했다.
"올해엔 초콜릿을 줘야할 친구들이 참 많네. 이번 달 용돈 아껴 써야겠다."
"흠... 정말 '특별한' 초콜릿을 줄 상대는 없는거야?"
로완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마지막으로 물었다.
"글쎄... 모르겠어."
루시엔의 대답을 들은 로완은 한숨을 내쉬더니 베프의 연애 세포를 깨우기 위한 자신의 노력이 부질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 괜찮아. 뭐, 때 되면 어련히 알아서 생기겠지."
로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마음 속으로 바나비와 탤벗을 애도했다.
그들 세 사람은 대연회장에 도착하였고, 페니와 함께 합석해서 저녁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페니는 최신 소문들을 잔뜩 물어와 알려주었는데, 그녀의 소문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아까 로완이 말한대로 곧 다가오는 발렌타인데이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들떠 있다는 것이 정말 사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루시엔이나 찰리처럼 별로 신경을 안 쓰고 있던 학생들도 많긴 했지만 말이다.
페니가 알려준 소문들에 따르면, 올해도 가장 많은 초콜릿과 카드를 받을 것이라 예상되는 남학생은 바나비였고, 여학생은 뜻밖에도 루시엔일거라 예상된다고 했다.
"왜 나한테..? 작년까지는 페니가 제일 인기 많았잖아."
루시엔이 의아하다는 듯이 묻자, 페니가 킬킬거리며 대답해주었다.
"요즘 우리 또래 남학생들 사이에서 네 인기가 엄청나거든! 너 요즘 거울 잘 안 보지? 원래도 예뻤지만, 요즘 네 미모가 서서히 꽃피기 시작하고 있는 것 같은데? 게다가 저번 학기에 너 래번클로에서 또 우등생 되었다며! 벌써 소문 쫙 났어."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저주 해결사라니! 모르는 여학생이었으면 나도 데이트 신청해보고 싶을 것 같은데?"
찰리가 킬킬거리며 농담하자,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뭐라고? 그럼 난 아는 여학생이라 별로라는 거야? 큭큭큭."
루시엔이 그의 농담에 농담으로 받아치자, 찰리가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 그렇다기 보단 넌 그냥 우리 형제나 마찬가지잖아. 큭큭큭."
그의 말에 루시엔도 익살스럽게 "이런!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군." 이라고 대꾸했고, 다른 친구들도 모두 그들의 대화에 킬킬대며 웃었다.
"뭐 어쨌든 간에 올해는 루시엔이 근소한 차이로 나를 앞서긴 했지만, 내 베프한테라면 최고 인기녀 자리쯤은 기꺼이 양보해줄 수 있어."
페니가 턱을 치켜들며 장난스럽게 말하자, 루시엔이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대꾸했다. "이거 참 영광인걸? 큭큭."
"그런데, 너희 이거 알아? 오늘 내가 들은 소문인데, 이번 발렌타인데이에는 호그와트에 유명한 졸업생이 방문한다고 하더라고."
페니가 이야기한 소식에 그들은 모두 호기심을 드러냈다.
"유명한 졸업생이라고? 대체 누굴까?"
"누군진 몰라도 요즘 같은 시기에 호그와트에 방문하는 걸 보면, 보통 대범한게 아니거나 멍청한 괴짜거나 둘 중에 하나일 것 같아."
루시엔이 곰곰이 생각하며 이렇게 말하자, 찰리는 "혹시 유명한 용 학자일까?" 라고 기대감을 품었고, 페니는 "아니면 유명한 퀴디치 선수?!" 라며 눈을 빛냈다.
반면 로완은 "혹시 유명한 작가?!" 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루시엔은 킬킬거리며 "적어도 심심하진 않겠네." 라고 했고, 다른 아이들도 "그러게 말이야." 라며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그들은 평소처럼 소소한 수다를 떨며 함께 킬킬거리고 농담을 하며 저녁 식사를 마쳤고, 각자 기숙사로 돌아갔다.
루시엔은 방에 돌아온 후, 변신술 과제를 하려고 책상 위에 양피지와 깃펜을 꺼내다가 문득 아까 수업 때의 일이 떠올랐다.
그녀는 주머니 속에서 손거울을 꺼내어 거울 뒷면의 조각 위에 손가락을 대고 이름을 불렀다. "탤벗."
하지만 그녀의 손거울 속에서는 변함없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자신의 얼굴만 보였다.
그녀는 인상을 찌푸리며 손거울에 대고 다시 재차 그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탤벗!"
하지만 여전히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손거울을 다시 주머니 안에 쑤셔 넣었다.
그리고는 답답한 마음에 투덜거리며 책상 앞에 앉아 변신술 작문 과제를 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변신술 작문 과제를 하다가, 그녀는 답답함과 성가심이 머리 끝까지 차오르는 것 같아서 깃펜을 내팽개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휴, 이 바보 멍청이를 진짜..!"
그녀는 곧바로 애니마구스로 변신해서 창문 밖으로 날아 나갔다.
그리고는 래번클로 탑 주변을 날며 불이 켜져 있는 그의 방을 찾았다.
그리고 그의 방 창문으로 날아가 부리로 똑똑 노크를 했다.
책상에 앉아서 과제를 하고 있던 그는 창문을 힐끔 보더니 못들은 척 다시 과제로 눈을 돌렸다.
"아니, 얘가 진짜?!"
루시엔은 그의 행동에 어처구니가 없어서 독수리 울음소리로 빽 소리를 내질렀다.
그녀가 다시 한 번 노크를 해보았지만 그는 이젠 아예 책상에서 일어나 방 안의 불을 소등하고 잠을 자려는 듯 침대로 가서 누워버렸다.
이젠 그녀도 짜증이 폭발해버렸다.
그녀는 다시 날아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고,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흥! 어디 언제까지 말 안하고 지낼건지 두고 보자고!"
그녀는 아까 하다가 그만 둔 변신술 과제를 다시 하면서 머리 끝까지 차오른 짜증을 쏟아냈다.
적어도 무언가에 집중해 있는 동안은 그런 멍청한 녀석의 생각 따위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잠들기 전까지 그녀는 변신술 과제를 다 끝마치고도 모자라 다음 수업의 예습까지 마치고는 잠에 들었다.
'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 > 창작 팬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42: 쪽지 (0) | 2022.01.16 |
---|---|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41: 냉전 (2) (0) | 2022.01.12 |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39: 다짐 (1) | 2022.01.05 |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38: 뜻밖의 제안 (0) | 2022.01.02 |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37: 행운과 불운 (0) | 2021.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