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다음 날 오전 수업인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에서 루시엔은 탤벗이 있는 쪽으로는 눈길 한번도 주지 않고 수업에서 짝꿍인 바나비와 함께 케틀번 교수님의 강의에만 집중했다.
그리고 수업을 마치고 나서 루시엔은 바나비와 찰리와 함께 케틀번 교수님을 찾아갔다.
신비한 동물 돌보기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이는 학생들이 찾아오자, 케틀번 교수는 그들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실례합니다, 케틀번 교수님. 혹시 애크로맨투라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해서요..."
그녀의 질문을 들은 케틀번 교수는 한쪽만 남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설마 해그리드가 애크로맨투라를 호그와트에서 놓친 거냐?" 라고 물었다.
"...아니요, 왜요?" 루시엔은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아아, 아무것도 아니다. 아무 이유 없어. 애크로맨투라가 왜 궁금한 거니, 아리아 양?"
"금지된 숲에 사는 존재에 대한 책을 읽어보다가 너무 무서운 내용을 읽어서요... 애크로맨투라가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게 사실인가요..?" 루시엔이 두려운 얼굴로 질문을 했다.
"사실이란다. 게다가 자기 군체에 있는 거미가 죽으면 그 시체를 먹기도 한단다. 정말 흥미롭지 않니?!"
케틀번 교수가 흥미롭다는 얼굴로 대답해주자 루시엔과 바나비, 찰리는 놀란 얼굴을 하며 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정말요?!"
루시엔은 정말로 두려워서 놀랐고, 바나비와 찰리는 흥미로움으로 놀란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어...네. 정말 흥미롭네요. 혹시 애크로맨투라랑 싸워 보신 경험이 있나요?"
이젠 루시엔이 정말로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
"그 위풍당당한 동물과 싸운다고? 그럴 리가 있겠니. 그들을 쫓아 내는 주문은 있지만, 나는 사용하지 않아. 신비한 동물과 환상 속의 짐승들을 다룰 때 폭력은 가능하면 삼가야 한단다, 아리아 양."
그러면서 케틀번 교수는 이렇게도 덧붙였다.
"늘 다른 방법이 있게 마련이거든. 특히 애크로맨투라는 말이 아주 잘 통하는 동물이지. 나도 들은 얘기긴 하지만 말이다..."
케틀번 교수는 어디에서 이 말을 들었는지는 말 끝을 흐리며 밝히지 않았고, 그들은 케틀번 교수에게 감사 인사를 한 후, 점심 식사를 하러 대연회장으로 향했다.
"있잖아, 루시엔. 애크로맨투라를 상대하려면 정말 강력한 주문을 연습해야 될 것 같아." 바나비가 곰곰이 생각하며 말했다.
"아까 케틀번 교수님이 애크로맨투라를 쫓아 내는 주문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게 뭔지 알아두면 좋겠지." 찰리도 옆에서 곰곰이 생각하며 말했다.
"으응... 그래야 겠다..."
루시엔은 다리 길이가 4.5m에 달하는 거대한 식인 거미를 상상하며 겁먹은 얼굴로 말을 흐렸다.
하지만, 만약 최악의 경우, 자신이 애크로맨투라와 싸우는데 실패하고 그 끔찍한 식인 거미가 친구들을 해친다면..?
그리고 저주받은 금고의 저주가 풀리지 않고 호그와트를 뒤덮는다면?
그녀는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굳게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니까 난 더 완벽하게 준비해 가야 해. 반드시 내가 처리해야 할 문제야.'
그녀는 마음 속으로 이렇게 되새기며 결의를 다졌다.
그녀는 친구들에게 조사하고 준비하는 도움을 받으면서도 일부러 언제 금고를 찾으러 떠날 것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녀 혼자서 해그리드와 토르부스와 함께 조용히 다녀올 생각이었던 것이다.
한편, 다른 친구들은 그녀를 도우면서 은연중에 루시엔이 당연히 자기들 중에서 누군가에게 같이 가 달라고 부탁하겠지라고 생각하며 나름대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동상이몽은 한동안 깨지지 않고 계속 되었다.
대연회장에 도착한 루시엔과 바나비, 찰리는 곧장 그리핀도르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던 빌에게 가서 합석했다.
"빌, 오늘 저녁에 시간 있어? 오늘부터 결투 훈련좀 도와줘." 루시엔이 진지한 얼굴로 부탁했다.
그러자 그가 미소 띤 얼굴로 "당연히 도와줘야지, 루시엔. 친구가 무방비 상태로 저주받은 금고에 들어가면 곤란하니까." 라고 했다.
"오! 멋진 고급 주문을 가르쳐 주려는 거야?" 찰리가 옆에서 신나하며 물었다.
"아니." 빌은 정색하고 대답했다.
"그러면 자세를 가르쳐 주는 거야?" 이번엔 바나비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렇지는 않아." 이번에도 빌은 이렇게만 대답하고는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리고는 이렇게 덧붙였다.
"마침 딱 좋은 멤버들이 옆에 있네. 너희 셋이서 오늘 오후 수업이 끝나고 나서 훈련장으로 와. 특별 지도를 해줄테니까."
그들은 고개를 갸웃하며 점심 식사를 마저했고, 식사 후엔 각자 오후 수업을 들으러 수업 장소로 향했다.
오후 수업은 약초학이었는데, 어린 맨드레이크를 돌보고 분갈이를 해주는 수업이었다.
스프라우트 교수는 복실복실한 귀마개가 든 상자를 가져와서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누어 준 뒤, 주의 사항을 설명해 주고는 반드시 자신의 수신호를 확인한 후에 귀마개를 벗으라고 당부했다.
루시엔은 복실복실한 핑크색 귀마개를 받아들고는 탤벗 쪽으로는 거들떠 보지도 않은 채 로완의 옆에 서서 스프라우트 교수의 설명에만 집중했다.
"자, 그럼 둘 씩 짝을 짓도록 해요. 그리고 귀마개를 쓰라고 하면 모두들 귀마개를 잘 쓰고, 내가 오케이 사인을 보내면 귀마개를 벗도록 합니다. 시작!"
스프라우트 교수의 지시가 떨어지자, 루시엔은 자연스럽게 로완과 짝을 지어 서려고 했다.
하지만, 로완은 그녀의 모습을 눈을 가늘게 뜨고 지켜보더니, 안드레를 불렀다.
"안드레! 오늘은 나랑 짝 하는게 어때? 발렌타인데이 데이트 때 입을 의상에 대해 너의 조언을 좀 얻고 싶어! 루시, 넌 오늘 윙거랑 해."
"뭐?" 루시엔이 깜짝 놀라며 로완을 바라보았다.
반면 안드레는 흔쾌히 수락하며 "알겠어! 이 멋의 마법사 안드레 이구 님의 조언이 필요하다는데, 거절할 수야 없지." 라며 로완이 있는 쪽으로 왔다.
로완은 루시엔의 등을 떠밀며 작게 말했다.
"너희 둘 싸웠지? 내가 모를 줄 알고? 가서 화해 하도록 해 봐. 네 얼굴에 지금 냉전 중이라고 아주 대문짝 만하게 써 있는 것 같거든."
그러더니 곧 안드레와 짝을 지어 서서 스프라우트 교수가 귀마개를 쓰라고 말하기 전까지 잠시 동안 이번 발렌타인데이 데이트 패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루시엔은 울상을 하고는 억지로 등떠밀려 가듯이 맨드레이크 화분 앞에서 차가운 표정을 하고 서 있는 탤벗에게로 갔다.
두 사람은 나란히 거리를 두고 서서 서로 쳐다보지도 않고 조용히 있었다.
"......"
"......"
사실, 두 사람 다 마음 속에 쌓아놓은 말은 많았지만, 터지기 직전의 화산처럼 조용히 부글부글 끓고만 있을 뿐이었다.
"이제 귀마개를 쓰도록 해요!"
스프라우트 교수의 지시가 떨어지자 루시엔은 복슬복슬한 핑크색 귀마개를 귀에 썼다.
그러자 놀랍게도 마치 볼륨을 꺼 버린 듯 주변의 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두 사람은 기계적으로 앞에 놓인 화분보다 조금 더 큰 빈 화분을 갖다 놓고는 흙과 비료를 반쯤 퍼 담았다.
그리고 그가 맨드레이크를 기존 화분에서 힘 있게 뽑아내어 새로운 화분에 넣고는 발버둥치는 맨드레이크를 붙잡자, 그녀는 재빨리 모종삽으로 흙을 퍼서 맨드레이크 위에 골고루 덮었다.
맨드레이크가 새 화분에 잘 심어진 것을 확인하자, 이젠 두 사람은 물뿌리개에 물을 담아와서 물을 주고 위에 거름을 살짝 얹어 주었다.
워낙 식물 돌보기에 능숙했던 두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하는 데에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절반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분갈이를 마치고 두 사람은 스프라우트 교수의 수신호를 기다리면서 한동안 멀뚱멀뚱히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서 있기만 했다.
그때, 루시엔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어차피 안 들리는 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실컷 쏟아내면 어떨까?'
그래서 루시엔은 미소를 만면에 띄우고는 몸을 돌려 탤벗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던 그는 자신을 향해 몸을 돌리는 그녀를 보고는 의아해하며 그녀를 마주보았다.
그녀는 생글생글 웃는 낯으로 마음 속에 쌓아 놓았던 말을 폭발시키듯이 쏟아냈다.
"야, 이 바보 똥멍청아! 내가 일부러 너한테 서운하게 하려고 그런 것도 아니고, 나도 널 생각해서 그런건데! 넌 어떻게 그렇게 쫌생이처럼 삐져버릴 수가 있냐?"
그녀 목소리는 당연하게도 아직 쓰고 있는 귀마개 덕분에 그의 귀에까지 가 닿지는 못했다.
그래서 그는 그녀를 보며 눈을 굴리고는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건지 입모양을 집중해서 보며 추측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속이 후련한 표정으로 한 번 심호흡을 하고는 여전히 생글생글 웃는 낯으로 융단폭격을 이었다.
"이번에 금고를 지키고 있는게 무엇인 줄이나 알고 같이 가겠다고 하는 거야? 만약 나랑 같이 가서 네가 잘못되면 어쩌려고 그래! 그러면 난 어떡하라고!"
"네가 만약 나 대신 다치기라도 하면 내 마음이 어떨지는 생각이나 해 봤어? 그런데다가 넌 나한테 말도 안 하지, 연락도 안 받고, 만나주지도 않지! 나보고 대체 어쩌라는 거야, 이 바보 멍청아!"
그녀는 할 말을 다 쏟아내서 개운한 표정으로 말을 마쳤다.
그때, 누군가 그녀의 뒤에서 어깨를 두드렸다.
그녀가 돌아보니 스프라우트 교수가 어색한 표정으로 귀마개를 벗으라는 수신호를 해 보였다.
두 사람이 귀마개를 벗고 주위를 둘러보자, 모두들 놀란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며 입을 헤 벌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사랑 싸움은 수업이 끝나고 하렴, 아리아 양. 다행히도 맨드레이크 분갈이는... 흠잡을 데 없이 잘 했구나."
스프라우트 교수는 그들 앞에 놓인 맨드레이크 화분을 살펴보더니 이렇게 말하고는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갔다.
루시엔은 창피함에 얼굴을 붉히며 두 손에 들고 있는 귀마개에 얼굴을 묻었다.
이번에도 쥐구멍이 있다면 그게 어디든 들어가서 숨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수업이 끝나고 루시엔은 후다닥 짐을 챙겨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누구보다도 빠르게 온실을 뛰어 나갔다.
그녀는 대체 다른 학생들이 어디서부터 들었는지 걱정했다.
'으아아! 만약 처음부터 다 들은거면 어떡하지? 내가 뭐라고 했더라... 바보, 똥멍청이, 쫌생이였나... 이런 빌어먹을..!'
그녀는 훈련장으로 뛰어가면서 다시 한 번 창피함으로 얼굴을 붉혔다.
훈련장에 도착하자, 그녀는 숨을 헐떡거리며 멈춰서서 심호흡을 몇 번 하고는 한숨 돌렸다.
그리고는 인체모형을 상대로 연습하고 있는 빌에게 다가갔다.
"빌! 먼저 와 있었네?"
빌은 루시엔의 목소리를 듣자, 주문 연습을 멈추고는 그녀를 반겨주었다.
"응, 난 오늘 오후가 비행 수업이었거든. 수업 끝나자마자 달려온 거야? 얼굴이 빨개."
"으응... 온실에서부터 쉬지 않고 달려왔더니 그런가 봐. 오늘 해줄 특별 수업은 뭐야?"
루시엔은 그냥 빌이 오해하게 내버려두고 화제를 돌렸다.
그때 바나비와 찰리도 훈련장에 들어오며 그들에게 인사를 했다.
"형! 루시엔! 우리 왔어. 다들 먼저 와 있었네?"
"다들 모였으니까 오늘 특별 수업에 대해 말해줄게. 바로 결투 연습이야!"
"응? 뛰어난 결투사가 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게 아니고?"
바나비가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빌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루시엔은 이미 뛰어난 결투사야. 날 몇 번이나 이겼는걸. 너희가 결투를 하는걸 내가 여기서 보면서, 너희가 제대로 할 때까지 계속 시킬 거야."
"그게 도움이 될까..?"
루시엔이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빌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말했다.
"당연하지. 각자 결투 스타일이 다르니까 루시엔 네가 얘네들을 상대로 결투를 연습해보면 어떤 존재와 싸워도 이길 수 있지 않을까?"
빌이 이렇게 말하자, 루시엔도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했다. "일리가 있는 말이네."
"그러면 자세 잡고, 결투를 시작해보자!"
빌이 이렇게 말하며 결투 연습을 봐주기 시작했다.
루시엔은 바나비와 결투하면서 그의 무지막지한 힘에 대응하는 방법을 배웠고, 찰리와 결투하면서 찰리의 날쌘 공격에 대응하는 것을 익혔다.
반면, 바나비와 찰리는 루시엔과 대적하면서 그녀의 교묘함과 순간적인 판단력, 그리고 유연한 마법에 대응하는 법을 배웠다.
빌은 옆에서 그들의 결투를 봐주면서 이것 저것 조언을 해 주었고, 저녁 시간이 다 되었을 무렵 연습을 끝냈다.
추운 겨울 날씨였지만, 그들은 결투 연습을 마치고 나서 흙먼지와 땀에 젖어 있었다.
"잘했어, 얘들아. 드디어 조금 실력이 늘은 것 같구나."
빌이 미소를 띤 얼굴로 그들에게 칭찬하자, 찰리가 킬킬거리며 말했다.
"위대하신 빌 위즐리 님께서 칭찬을 다 하시네."
루시엔도 찰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환한 얼굴로 말했다.
"정말 고마워 빌. 이제 저주받은 금고 안에 무엇이 있든 대적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들어."
"별말씀을, 루시엔. 혹시 위즐리 가문 사람이 필요하겠다 싶으면 언제든지 말해."
빌이 이렇게 말하며 동생과 친구들을 데리고 성 안으로 들어갔다.
루시엔은 저녁을 먹으러 가기 전, 먼저 샤워부터 하기 위해 그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는 래번클로 기숙사로 올라갔다.
그녀가 방 문을 열었을 때, 그녀는 생각지도 못한 사람의 방문에 깜짝 놀라며 뒤로 문을 닫았다.
"네가 여긴 웬일이야?"
그녀가 차가운 목소리로 그녀의 창가에 그림처럼 기대어 서 있던 탤벗에게 물었다.
"사과하러 왔어."
그가 미안한 얼굴로 그녀에게 다가오며 대답했다.
그리고는 그녀의 앞에 서서 진심어린 목소리로 그녀에게 사과를 건넸다.
"미안해, 루시엔. 내가 너무 내 감정만 앞세워서 너한테 화를 낸 것 같아. 네 기분이 어떨지는 생각하지 못했어."
"그동안 내 연락도 다 안 받고, 말도 안 하고 피해버리더니, 무슨 바람이 불어서 갑자기 이러는 거야?"
그녀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아까 온실에서 수업 끝나고 다른 애들이 말하는 걸 들었어. 그... 네가 나한테 소리쳤던 이야기 말이야."
그가 머뭇거리며 털어놓았다.
"내가 널 걱정하는 것 만큼이나 너도 날 걱정해서 그랬다는걸 그땐 몰랐어. 계속 네가 무모한 선택을 하는 것 같아서 내가 너무 지나치게 반응한 것 같아, 미안해."
그의 진심어린 사과를 들은 루시엔은 뾰로통한 표정을 풀더니 겸연쩍은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
"사과 받아줄게. 근데 사실은 나도 너한테 사과할 게 있어..."
그러자 그가 한층 밝아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녀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뭔데?"
"나도 너한테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내 주장만 강경하게 말한 거잖아. 그러니까 나한테도 어느 정도 잘못은 있지. 미안해... 그리고 아까... 귀마개를 쓰고 있을 때 내가 한 말 말이야... 음... 어디까지 들었어?"
그가 그녀의 말에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순순히 대답해주었다.
"이번에 금고를 지키고 있는게 뭔지도 모르면서 만약 너랑 같이 가서 내가 잘못되면 어쩌려고 그러냐고. 그리고 내가 만약 너 대신 다치기라도 하면 네 마음이 어떨지 생각해봤냐고."
"그리고 내가 너한테 말도 안 하고, 연락도 안 받고, 만나주지도 않는다고. 그래서 내가 이렇게 널 찾아온 거야. 오기 전에 너한테 몇 번이나 연락 했는데, 네가 안 받더라고."
'다행히도 바보 멍청이 쫌생이 부분은 못들었나보다...!'
그러자 그녀가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환한 얼굴로 말했다.
"아까 금고를 지키고 있는 존재에 맞서기 위해 빌이 결투 연습을 시켜줬거든. 아마 그래서 연락을 못 받았을 거야."
"결투 연습? 어떤 존재에 맞서는데?" 그가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애크로맨투라." 그녀가 해맑은 얼굴로 대답했다.
"뭐?" 그가 깜짝 놀라 다시 물었다.
"애크로맨투라... 그래도 친구들이 다같이 도움을 주고 있어. 난 잘 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내 친구들의 안전 문제에 타협할 생각은 없어."
그녀는 또 다시 그가 화를 낼 까봐 약간 눈치를 보면서도 단호한 얼굴로 서둘러 대답했다.
그는 한숨을 푹 내쉬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이 문제로 다시 그녀와 트러블을 일으킬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그에게도 냉전 중이던동안 그녀를 위해 세워둔 자기만의 다른 계획이 있었다.
"네 다른 친구들은 이런 너의 생각을 알아?" 그가 차분한 목소리로 묻자,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몰라. 출발하는 날까지 나 혼자만 알고 있을 거야. 그러니까 너도 모르는 척 해 줘, 부탁이야."
그는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고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는 초록색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당부했다.
"제발 조심해, 루시엔."
"물론이지. 나도 내 목숨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 할거야. 그리고 해그리드랑 토르부스도 같이 갈 거니까..."
"혹시 내가 도와줄 일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고."
그의 말에 그녀는 잠시 곰곰이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러면 혹시 내 결투 연습 상대가 되어줄 수 있어? 아까 바나비랑 찰리랑 결투를 연습했는데, 배울 점이 많더라고."
그가 곰곰이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내가 어떻게 해주면 되는건데?"
"네가 가진 모든 결투 실력을 발휘해서 날 쓰러뜨리도록 해 봐. 그리고 난 그런 공격에 대응하고 반격하면서 배우는 거지. 그러면 금지된 숲에서 어떤 존재를 만나든 준비되어 있을 수 있을 거야."
"정말 그래도 돼?"
그는 자신의 손에 한 줌도 안 되어 보이는 그녀의 가냘픈 어깨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내가 이래봬도, 래번클로의 결투 챔피언이라구! 나한테 지고나서 후회하지 말라고."
그녀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자, 그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러면 언제 연습할 거야?"
"오늘은 시간이 좀 그렇고, 이번 주말은 어때? 토요일 오전 9시에 훈련장에서. 괜찮아?"
"괜찮아. 그러면 토요일 오전 9시에 훈련장에서 만나." 그는 흔쾌히 수락했다.
그녀가 환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그녀의 어깨를 놓아주고는 다시 창 밖으로 날아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
그때, 그의 뒤에서 그를 조심스럽게 끌어안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온기와 함께, 흙먼지 냄새가 섞인 향긋한 오렌지 꽃 향기가 느껴져서 그는 얼어붙은 듯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녀는 뒤에서 짧게 그를 포옹해주고는 떨어지며 작은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고마워, 탤벗."
그는 뒤를 돌아 그녀의 얼굴을 보고 싶었지만, 자신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자기 자신도 알 수가 없어서 돌아볼 수가 없었다.
그는 그 자리에 서서 목을 가다듬고는, 귀 끝까지 토마토처럼 붉어진 얼굴을 한 채로 뒤를 돌아보지도 못하고 그녀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흠흠... 벼..별말씀을. 좋은 저녁시간 보내."
"응, 너도."
그녀의 따뜻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오자, 그는 뒤돌아보지 않아도 그녀가 자신을 향해 특유의 따스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두근거리는 떨림을 감추려고 서둘러 애니마구스로 변해서 도망치듯이 그녀의 방을 나와 창 밖으로 날아갔다.
독수리가 된 그는 솟구치는 엔돌핀으로 인해 전속력으로 호그와트의 뾰족한 탑들 위로 날아올랐다.
그리고는 기쁨의 함성을 한 번 내지르며 춤을 추듯이 곡예 비행을 몇 번 하고는 쏜살같이 날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 > 창작 팬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43: 숨을 곳이 필요한 날 (0) | 2022.01.19 |
---|---|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42: 쪽지 (0) | 2022.01.16 |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40: 냉전 (1) (0) | 2022.01.09 |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39: 다짐 (1) | 2022.01.05 |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38: 뜻밖의 제안 (0) | 2022.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