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루시엔은 탤벗을 이끌고 훈련장으로 나왔다.
황혼녘의 훈련장은 시험 기간이라 학생들이 없어서 조용했다.
"훈련장은 이미 찾아봤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아리아." 탤벗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맞아. 하지만 애니마구스 형상으로도 찾아봤어? 생각해 봐. 우리는 독수리가 되면 인간일 때보다 더 날카로운 시력을 갖게 되잖아. 어쩌면 새의 시력을 사용해서 목걸이를 찾을 수도 있을 거야."
그녀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확신을 가지고 말하자, 그도 그녀가 떠올린 생각에 밝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좋은 생각이야, 아리아. 독수리가 되면 목걸이의 흔적을 놓칠 가능성이 낮겠지. 그런데 어떻게 아무도 모르게 변신하지?" 그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지금은 시험 기간이라 다들 도서관에서 공부하느라 바쁠거야. 게다가 이미 여길 오면서 사람이 없는 걸 확인했어. 그러니 괜찮을 거야."
"그럼 지체하지 말고 어서 가자. 찾아야 하는 공간이 넓으니까." 그가 환한 얼굴로 말했다.
"의외네. 사람이 없는지 다시한번 네가 직접 확인하겠다고 할 줄 알았는데."
그녀가 살짝 놀라며 말하자, 그가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난 널 믿어. 네가 안전하다고 하면 안전한 거겠지."
그 말을 들은 루시엔은 이제 자신을 믿는다는 말에 살짝 감동받았다.
그녀는 일부러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그건 꼭 친구끼리 할 법한 말 같은데." 라고 그를 놀렸다.
그러자 그는 눈을 한번 굴리더니 "그냥 어서 변신해서 수색을 시작하자. 누가 눈치채기 전에 끝내야 하니까." 라고 말하고는 곧바로 독수리 애니마구스로 변신했다.
석양 빛을 받으며 한 쌍의 독수리는 훈련장을 함께 날아다니며 목걸이를 찾아보았다.
그리고, 해가 언덕 뒤로 넘어가고 어둑어둑해질 무렵, 두 사람은 훈련장 구석에서 다시 인간의 형태로 돌아왔다.
"목걸이 찾았어?"
그녀가 그에게 묻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하지만 망가진 걸쇠는 찾았어."
"네 목걸이에서 떨어진 걸쇠인 게 확실해?"
그녀가 묻자, 그는 확신하는 얼굴로 대답했다.
"확실해. 수도 없이 채우고 풀었으니까, 어디 있어도 알아볼 수 있어."
"그러면 나머지 목걸이도 근처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반색하며 환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말하자, 그는 한숨을 내쉬며 다시 고개를 저었다.
"벌써 그 근처는 다 확인해 봤어. 하지만 걸쇠밖에 없었어. 그런데 근처에 두 종류의 발자국이 있긴 했어."
그가 곰곰이 생각하며 본 것들을 말해주었다.
"하나는 사람의 발자국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고양이 발자국 같았어."
"그 말을 들으니, 필치와 노리스 부인이 생각나는데..." 그녀가 곰곰이 생각해보며 말했다.
"그러면 필치가 내 목걸이를 가져갔을 거란 얘기야? 대체 왜?" 그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이 물었다.
"필치는 학교 관리인이잖아. 그냥 청소하다가 주웠을지도 모르지."
그녀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자,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저의를 의심했던 게 미안해지려고 하네..."
그러자 루시엔이 다시 이번에야 말로 확실하다는 듯이 말했다.
"가져간 이유야 어쨌든 필치는 목걸이를 자기 사무실로 가져갔을 거야. 이 다음엔 거길 가 봐야겠다."
저녁 시간, 두 사람은 함께 몰래 알로호모라를 써서 주인이 식사를 하러 나간 틈을 타 비어있는 필치의 사무실에 잠입했다.
"필치가 정말 네 목걸이를 주워서 가져갔다면, 나머지 압수품과 함께 여기 보관하고 있을 거야." 루시엔은 확신하며 그에게 말했다.
"필치가 자기 사무실을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하다니 아직도 믿을 수가 없네."
그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너무나도 손쉽게 열려버린 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들어오는건 간단할지 몰라도, 필치가 순찰을 돌고 돌아오기 전에 목걸이를 어서 찾아서 가지고 나가야 돼."
그녀가 그를 재촉하며 서둘러 사무실을 뒤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열심히 모든 서랍을 뒤져보았지만, 이번에도 목걸이는 찾을 수가 없었다.
"모든 서랍이랑 상자, 캐비닛을 죄다 두 번씩 뒤져 봤는데도 목걸이가 없어. 넌 어때?" 그가 물었다.
"목걸이는 못 찾았는데, 그게 없어진 날 필치가 적은 학생 기록부는 찾았어. 여기 목걸이에 대한 내용이 있을지도 몰라."
"한번 보자."
그가 이렇게 말하고는 함께 학생 기록부를 훑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때, 루시엔이 어딘가를 가리키며 외쳤다.
"탤벗! 필치가 네 목걸이를 줍긴 했나 봐!"
"뭐?! 어디?"
그가 다급하게 묻자 그녀는 필치가 메모한 내용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수상쩍어 보여서 바닥에서 압수함. R의 메시지가 담겨 있던 어둠의 깃펜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름. 하지만 노리스 부인이 새로 사준 고양이 장난감보다 더 좋아함. 계속 가지고 놀고 싶어해서 노리스 부인에게 선물로 줌...?!"
그녀가 마지막엔 끝을 올리며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우리 엄마 목걸이를 고양이 장난감으로 쓰고 있다고?"
그가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안됐다, 탤벗..." 그녀도 학생 기록부를 내려놓고는 한숨을 내쉬며 안타까워 했다.
"괜찮아. 적어도 노리스 부인을 찾으면 내 목걸이도 찾을 수 있다는 건 알았으니까. 필치가 학생들에 대해 자세히 적는 게 다행스럽게 느껴지는 날이 올 줄이야."
그가 그녀를 달래듯 긍정적인 면을 이야기했다.
그때, 필치가 문을 열고 들어오며 그들을 발견하고는 버럭 성을 냈다.
"너희 못된 녀석들이 대체 왜 내 사무실에 무단으로 침입해서 내 개인적인 기록을 읽고 있는 거지?"
루시엔과 탤벗은 깜짝 놀라 당황했고, 먼저 정신을 차리고 변명을 둘러댄 사람은 루시엔이었다.
"탤벗과 저는 그냥 말썽을 피우는 학생들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서 기록을 보던 중이에요. 그러면 저희가 아저씨 대신 감시해 줄 수도 있잖아요."
"그게 사실이라 해도 너희 따위의 도움은 필요 없다. 게다가 얼마 전 지긋지긋한 그 분홍 머리 계집애가 내가 고심해서 노리스 부인을 위해 새로 사준 장난감에 말썽을 부려놓아서 가여운 노리스 부인이 질겁하고 말았지. 그 녀석이 네 패거리 중 한 명이라는거 내가 모를 줄 알고?"
필치는 치를 떨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 너희를 내가 어떻게 믿나. 너희 둘, 나와 같이 가자. 덤블도어 교수님과 진지하게 면담을 해야겠다."
필치가 루시엔의 팔을 억세게 붙잡아 당기자 탤벗이 그녀의 붙잡힌 팔을 떼어놓았고, 보호하듯이 그녀를 자기 뒤로 숨기며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나섰다.
"잠깐만요, 필치 씨! 아리아 탓이 아니에요. 제가 아저씨에게 골탕을 먹이려고 사무실에 몰래 들어온 거에요. 아리아 녀석은 절 말리려고 왔을 뿐이고요."
"뭐라고...?" 그녀가 놀라며 그의 뒤에서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필치에게 이어서 단호하게 주장했다.
"전 벌하셔도 좋지만, 아리아 녀석은 잘못이 없어요. 그냥 절 도와주려고 한 건데, 제가 바보처럼 그걸 받아들이지 못했죠. 이제 알겠어요."
"탤벗, 정말이야..?" 그녀가 다시 한번 그의 귀에만 들릴 정도로 작게 속삭여 물었다.
그러자 그가 보일듯 말듯 그녀를 향해 살짝 고개를 까닥였다.
"알았다, 알았어. 그만 징징대라. 아리아 넌 가도 좋다. 하지만 앞으로 지켜보겠다."
필치도 그녀가 말썽을 부렸다는 증거가 딱히 없고 심증만 있었기 때문에 루시엔을 노려보며 하는 수 없이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걱정과 안타까움이 담긴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았고, 그는 괜찮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그녀에게만 들리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괜찮아, 아리아. 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나중에 보자. 고양이를 찾아야 하니까."
그러자 필치가 눈꼴시다는 듯이 그를 향해 버럭 호통쳤다.
"연애질은 그만 하고 얼른 따라와! 오늘에야 말로 그동안 새것처럼 기름칠 해 놓은 족쇄와 수갑이 빛을 발할 수 있겠군!"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된 것은 그날 밤 통금 시간이 넘은 한밤중이었다.
탤벗은 애니마구스 형태로 그녀의 방 창문으로 날아와 유리창을 노크했다.
그녀는 방 안의 책상에 앉아서 시험 공부를 하고 있다가 노크 소리를 듣고 서둘러 창문을 열어주었고, 그는 그녀의 방 안으로 들어오며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탤벗! 필치의 손아귀에서 무사히 풀려나다니 다행이다." 그녀가 안도하는 표정으로 그를 살펴보았다.
"확실한 건, 필치가 봐줘서 그런 건 아니란 거지. 덤블도어 교수님을 끈질기게 설득해서 족쇄를 사용하려고 했거든."
그는 이렇게 말하고는 지친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필치답네." 루시엔이 킬킬거리며 말했다.
"다행히도 덤블도어 교수님께 사정을 설명했더니 그냥 보내 주셨어."
탤벗도 아까의 상황을 설명해주더니 함께 낮게 킬킬거렸다.
웃음을 그친 루시엔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탤벗, 필치의 사무실에서 날 그렇게 감싸 줄 필요는 없었어. 몰래 들어가자는 건 내 생각이었잖아. 그리고 그것 때문에 네가 필치의 레이더에 들어가게 되었으니까, 앞으로 널 지켜보면서 네 일에 간섭하려고 할 거야... 그러면 비밀을 지키기가 더 힘들어지겠지..."
그녀가 한숨을 내쉬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맞아. 그럴 필요는 없었지. 하지만 그러고 싶었어. 날 이만큼이나 도와줬으니까 그 정도는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 그가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역시 넌 내..." 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 털어버리고는 "됐다. 그런 얘긴 나중에 하자. 지금은 목걸이를 되찾는 게 우선이니까." 라고 했다.
"......그래, 그러면 노리스 부인이 목걸이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까, 성을 둘러보면서 노리스 부인을 찾아보자."
그녀는 웃음을 꾹 참고는 미소지으며 그에게 제안했고, 두 사람은 애니마구스 형태로 변신해서 창문 밖으로 날아 나갔다.
두 사람은 함께 독수리 형태로 호그와트 성 주변을 날아다니며 독수리의 눈으로 노리스 부인을 찾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어둡고 고요한 훈련장에서 목걸이를 가지고 놀고 있는 노리스 부인을 발견했다.
"저기 있다!" 두 사람은 노리스 부인 앞으로 날아가 인간으로 변신했다.
그러자 깜짝 놀란 노리스 부인은 절대 뺏기지 않겠다는 듯 목걸이를 입에 물고 하악질을 하며 두 사람을 경계했다.
"내 목걸이도 갖고 있어!"
탤벗이 반색하며 노리스 부인을 향해 다가가자, 노리스 부인은 앞발을 들어 그를 사납게 할퀴어댔다.
어쩔 수 없이 한 발 후퇴한 탤벗은 루시엔에게 물었다.
"온통 할퀴어지지 않고 노리스 부인에게서 목걸이를 되찾으려면 어떡해야 할까?"
그녀는 곰곰이 생각해보더니 "노리스 부인을 어떻게 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공중부양 마법으로 목걸이를 띄워서 빼앗는 게 쉬울지도 몰라." 라며 묘안을 떠올렸다.
그러자 탤벗은 "내가 새 애니마구스라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저 고양이 가까이 가지 않을 방법이 있다면 뭐든지 좋아." 라며 진저리를 쳤다.
루시엔은 요술 지팡이를 꺼내들고는 "윙가르디움 레비오우사!"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목걸이가 위로 두둥실 떠올랐는데, 노리스 부인은 좋아하는 장난감이 위로 떠오르자 앞발을 들어 목걸이를 붙잡았다.
"이런...! 그러면 이렇게 해 보자. 내가 독수리로 변해서 노리스 부인의 정신을 빼놓을 테니까, 그 틈을 타서 네가 공중부양 마법으로 낚아채는거야. 어때?"
그녀가 이렇게 제안하자, 그가 요술 지팡이를 꺼내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루시엔이 독수리로 변해서 노리스 부인의 앞에서 크게 날갯짓을 하며 노리스 부인에게 겁을 주자, 노리스 부인은 정신을 빼앗겨 목걸이를 놓쳐버렸고, 결국 탤벗은 공중부양 마법을 써서 목걸이를 되찾는 데 성공했다.
루시엔이 다시 인간으로 변하자, 노리스 부인은 위협적으로 하악질을 하더니 필치에게 이르기 위해 달려갔다.
"딱 맞췄네. 노리스 부인의 야식이 되는 건 아닐까 걱정되려던 참이었거든."
루시엔이 킬킬거리며 농담하자, 탤벗은 기쁜 얼굴로 그녀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고마워, 루시엔. 네가 없었다면 목걸이를 못 찾았을 거야."
그의 진심어린 목소리에 그녀도 따라서 환하게 미소지으며 "고맙긴, 탤벗. 도움이 됐다니 기뻐." 라고 답해주었다.
그때, 멀리서 필치가 외치며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냐 대체! 이 밤중에 침대에서 기어나와 사랑스러운 노리스 부인을 위협한 녀석이!"
"어서, 여길 벗어나야 해!"
두 사람은 겁먹은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고는 서둘러 애니마구스로 변신해서 날아올랐다.
두 사람은 최대한 높이 날아올라 호그와트에서 가장 높은 탑인 천문탑으로 향했다.
벌써 어슴푸레히 밝아오는 새벽 시간이 되어 있었고, 그들은 목걸이를 드디어 되찾았다는 기쁨과 필치에게서 벗어난 짜릿함 때문에 함께 킬킬거리며 마음껏 비행을 즐기며 날아갔다.
아무도 없는 천문탑에 도착한 두 사람은 다시 인간의 형태로 돌아왔고, 서로를 바라보며 키득거리면서 숨을 골랐다.
"탤벗! 네 목걸이 상태는 괜찮아? 노리스 부인이 너무 심하게 망가뜨리진 않았어야 할 텐데."
그녀가 그를 바라보며 묻자, 그가 품 속에서 목걸이를 꺼내 보여주었다.
"이 정도면 레파로로 고칠 수 있는 수준인 것 같아. 솔직히 찾은 것만으로도 너무 기뻐서 그런 건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아." 그가 기쁨에 물든 안도한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
그러더니 따뜻한 미소를 띤 얼굴로 진지하게 말했다. "내 목걸이를 함께 찾아 줘서 정말 고마워."
그리고는 짓궂은 미소를 띤 표정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누가 굳이 참견하려고 애를 썼다는 게 이렇게 고마울 줄은 몰랐네."
그러자 그녀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별말씀을, 이라고 해야 할까?" 라고 되묻고는 킬킬거렸다.
그녀가 웃음을 그친 후, 탤벗은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내가 요즘 수업도 빼먹고 유난히 소원했던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었지..."
"말하고 싶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돼, 탤벗. 특히 그게 불편하다면 더욱더..."
그녀가 염려하는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
그러자 그는 고개를 젓고는 "아냐, 괜찮아. 하고 싶어. 널 믿으니까." 자신을 위한 걱정이 어려있는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우리 부모님이 죽음을 먹는 자들에게 살해당했다는 얘기는 기억하지? 사실, 그날은 부모님의 기일이었어."
"아... 안됐다, 탤벗. 정말 힘들었겠어... 맥고나걸 교수님이 목걸이를 잃어버리기 전부터 우울해 보였다고 하셨던 이유가 그거였구나..."
그녀가 몹시 안타까워하는 얼굴로 한숨을 내쉬며 그를 위로해주었다.
그는 지난 일을 회상하며 그녀에게 그동안 이상하게 행동했던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게다가... 목걸이까지 잃어버렸다는 걸 알고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더라. 부모님을 다시 잃는 기분이었어."
"이해해, 탤벗. 그런데 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어? 얘기했으면 마음이 가벼워졌을 수도 있는데..."
그녀가 안타까워하는 얼굴로 묻자, 그는 시선을 바닥으로 떨구며 대답했다.
"글쎄, 언젠가는 누가 그걸 이용해서 내 뒤통수를 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조심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봤으니까. 그냥 혼자 알고 있는 편이 안전하다고 생각했지."
축 처진 그의 어깨를 보며 그녀는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어깨를 붙잡아주었다.
그리고 고개를 든 탤벗의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그녀는 진심어린 목소리로 진지하게 맹세했다.
"난 절대 네 신뢰를 그렇게 배신하지 않을게, 탤벗."
그 순간, 어슴푸레 밝아오던 언덕 위로 새벽의 태양이 솟아 오르며 온 대지에 아침의 빛을 뿌리기 시작했다.
그들이 있는 천문탑에도 아침의 빛이 쏟아져 들어오며 사방의 모든 것들을 물들여갔다.
루시엔이 내뱉은 진지한 맹세도,
그녀의 탐스러운 머리카락도,
다소 피곤하고 지쳐보이지만 진지한 표정의 뽀얀 얼굴도,
그리고 아침의 빛에 물들어 따스하게 반짝이는 옅은 초록빛 눈동자도.
그는 홀린 듯이 그녀의 진지함이 가득 담긴 눈동자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그녀가 건넨 맹세의 무게를 자각하자 갑자기 가슴이 쿵하고 떨어지는 것 같았다.
두근 두근 두근
그의 심장이 그녀의 맹세의 무게까지 더해져 더욱 크게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엇이 되었든 이젠 더이상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그는 깨달았다.
'난 이 애를 좋아해.'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깨닫고 인정하고 나니, 그동안 그렇게나 그녀를 떠올릴 때마다 혼란스러웠던 마음이 마치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춘 것처럼 정리되는 것 같았다.
"......고마워, 루시엔. 이제 나도 확실히 알겠어." 그가 무언가 큰 깨달음을 얻은 사람처럼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그가 자신을 이름으로 부르는 것에 내심 놀라면서도, 이제 자신을 친구로 인정하게 되었나보다고 생각하며 기쁜듯이 킬킬거리며 말했다.
"그럴 때도 됐지."
루시엔이 기쁜 듯이 킬킬거리는 모습을 보며 탤벗은 피식 웃고는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화답해주었다.
"그렇다고 내가 너무 쉽게 넘어갔었으면 재미없었을걸."
"그럼 혼자 있는 건 이제 그만두는 거야?"
루시엔이 킬킬거리며 묻자, 그는 미소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대답했다.
"난 아직도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보다는 혼자 있는게 편해. 하지만... 너와 있으면 달라.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을 생각하면서 뭔가 깨달았지."
그가 잠시 말을 멈추고는 다시 한번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내가 혼자였다면 너와 함께일 때만큼 즐겁지 않았을 거라는 걸. 그리고 틈이 나는 순간 다시 달아나서 혼자가 되고 싶지 않다는 것도. 우리 부모님 말고 그런 기분이 들게 했던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그러자 루시엔이 깜짝 놀라며 눈을 반짝였다. "이거, 혹시 내가 생각하는 그거인 건가?"
그는 애정어린 미소를 지으며 살짝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그래, 이제 도저히 인정하지 않을 도리가 없네..."
그녀는 만세를 하며 외쳤다. "드디어 우리가 친구라고 인정하는 거구나! 와하! 너무 기뻐!"
"......?!"
비록, 자신과 같은 마음은 아니지만, 예쁜 얼굴 가득 함박 웃음을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를 보며 마치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치 주변의 다른 모든 것들은 무채색이 되고 그녀만이 모든 아름다운 색을 다 가지고 있는 것 같이 몽롱해지는 느낌...
그리고, 모든 우주의 중심이 눈앞의 이 소녀에게 존재하여 자신의 온 세상이 그녀를 향해 빨려드는 것 같은 비현실적인 느낌.
그는 무척이나 행복해하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그녀의 행복한 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홀린 듯이 그녀를 넋놓고 바라보는 와중에도 자신도 애써 밝은 얼굴처럼 보이도록 노력했다.
어찌되었든 지금 그녀가 행복한 이유는 자신 때문이니까.
"그...그래, 드디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좋은 친구...가 생겨서 기쁘다."
그는 정신이 나간 것처럼 몽롱함 속에 허우적거리는 와중에도 열심히 한 가닥 이성을 붙잡고 그녀의 말에 더듬더듬 대답했다.
"내겐 정말 의미 있는 말이야, 탤벗. 고마워."
그녀가 두 손으로 그의 손을 꼭 붙잡고 반짝이는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며 고마움을 표하더니, "그럼 우정 팔찌를 같이 하고 다녀도 될까?" 라며 킬킬거리며 농담했다.
그러자 그가 정색하며 "그건 좀..." 이라며 말 끝을 흐렸다.
그러자 그녀는 농담이었다며 다시 한번 웃음을 터뜨렸다.
이번에 함께 목걸이를 찾으면서 마치 가랑비에 옷이 젖어드는 것도 모르는 것처럼, 그는 그녀의 매력에 시나브로 빠져들게 되었다.
절대로 그럴리가 없다며 그렇게나 부정하고 외면하려고 노력하였지만, 결국 그는 자신이 그녀에게 매료되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막 자신과 좋은 친구가 되었다며 새로운 우정에 기뻐하고 있는 중이었으니...
순수하고 환하게 웃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탤벗은 그녀의 곁에서 때를 기다리겠다고 조용히 마음 먹었다.
그녀가 진지하게 자신을 그냥 친구가 아닌 이성 친구로서 돌아봐줄 때까지.
[짤막 외전: 오블리비아테를 배우고 나서 탤벗의 연습 차례 때의 이야기]
"자, 그럼 이제 내 차례야." 탤벗이 그녀를 바라보며 어떤 비밀을 말할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무슨 비밀을 말해줄지 기대하는 눈앞의 소녀를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어차피 오블리비아테로 기억을 지울거니까, 자신이 무슨 말을 하던지 그녀가 기억하지 못할거라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그래서 그는 용기를 내어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고백하기로 했다.
"난 네가 싫어."
"뭐?" 루시엔이 깜짝 놀라며 되물으면서 상처받은 강아지 같은 표정을 지었다.
"넌 나와 너무나도 다른 사람이야. 성격도 다르고, 자라온 환경도 다르고, 항상 만나면 티격태격하는게 일상이지."
그가 잠시 말을 고르더니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런데도 참 이상해... 왜 그렇게 네가 성가신데도 불구하고, 난 너한테서 눈을 뗄 수가 없는 걸까? 왜 자꾸...널 보면 심장이 고장난 것처럼 이상하게 뛰고, 네 페이스에 휘말려 버리고, 자꾸만... 자꾸만 네가 생각나는지도 모르겠어..."
그의 이어진 말을 들으며 입을 떡 벌린 놀란 얼굴로 루시엔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 말은 혹시... 너... 나 좋아하니?"
"절대 그럴리가 없어! 하지만, 그동안 읽어온 모든 시집과 문학 작품들에서 이야기 해왔던 것들을 보면... 절대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어쩌면... 휴..."
그가 한숨을 푹 내쉬며 결국 항복하듯이 한숨을 내뱉고 말았다.
"세상에." 이번에도 플리트윅 교수의 놀란 반응이 튀어나왔다.
'윙거 군도 아리아 양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니...!'
플리트윅 교수는 자신들은 아직 제대로 자각하지 못했지만, 막 사랑의 감정이 움트고 있는 사춘기 학생들을 보며 놀랍고도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한편, 뜻밖에 그의 속마음을 들은 루시엔은 놀람과 당황으로 심장이 터질 것처럼 두근거렸다.
절대 그럴리가 없지만, 어쩌면 자신을 좋아하는 것 같다니...?
설마, 이건 고백인걸까...?
아니면, 정말 싫어한다는 것을 완곡하게 돌려서 표현하는 걸까...?
루시엔은 설레는 마음 보다는 확실하지 않은 표현 때문에 아리송했고, 게다가 이걸 곧 잊어버려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더 깊게 생각해보지 못해서 안타깝고 쓰라린 마음이 더 컸다.
"그...그렇구나. 비밀을 말해줘서... 고마워, 탤벗."
그녀가 어색하게 그에게 대답하고는 슬픈 얼굴로 시선을 아래로 떨구며 생각했다.
'혹시 이건... 제대로 좋아한다고 말해보기도 전에 차인걸까...'
그녀가 시선을 떨구기 전 스쳐가듯 안타까움과 슬픔이 담긴 눈빛을 본 탤벗은 왠지 모르게 심장이 콕콕 쑤셔오는 것처럼 아프게 느껴졌다.
'어차피 우린 계속 티격태격 다투고 놀리기만 하던 사이였으니까...'
그래서 그는 목을 가다듬고는 마음을 다잡고 그녀에게 말했다.
"이런 말을 하기엔 때가 별로 좋지 않았지. 괜찮아, 이제 곧 잊어버릴 테니까."
"그래, 윙거 군 말대로 지금이 오블리비아테를 쓰기에 좋은 때인 것 같구나." 플리트윅 교수가 안타까운 얼굴로 말했다.
"나중에 꼭 제대로 다시 말해 줘." 안타까웠지만 그녀는 고개를 들어올리며 진심어린 얼굴로 그에게 부탁했다.
'정말로 네가 날 좋아하는건지 아닌지, 나중에 꼭 제대로 다시 말해주길 바라.'
루시엔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소망하며 기억력 마법에 걸릴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그는 자신이 내뱉은 속마음에 마음속으로 스스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마지막으로 대답 대신 옅은 미소를 띤 얼굴로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주문을 외웠다.
"오블리비아테."
곧바로 그의 요술 지팡이에서 주문이 그녀에게로 쏘아져나갔고, 주문을 맞은 그녀의 동공이 스르륵 풀렸다가 눈동자 너머로 빛이 한번 점멸했다.
"어때, 아리아? 뭐가 기억나..?" 그가 다시 평소의 차갑고 건조한 얼굴로 돌아와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물었다.
루시엔은 곰곰이 기억을 되짚어보았는데, 서로 연습을 한번씩 하기로 하고나서 그 이후에 탤벗이 자신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무언가 마음 속에 아린 감정이 남아있는게 왠지 눈앞의 탤벗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그를 곯려주고 싶은 마음이 불쑥 들었다.
"누구세요?"
그녀가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탤벗이 당황과 공포에 질린 창백한 얼굴로 플리트윅 교수를 쳐다보았다.
"프...플리트윅 교수님...!"
탤벗은 루시엔에게 자신이 건 마법이 잘못된 줄 알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만약에 자신 때문에 그녀의 기억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래서 만약 자신과 관련한 기억은 모조리 다 잊어버리게 된 거라면...
그는 암담한 기분이 들어 저도 모르게 절망적인 얼굴을 들어 그녀를 다시 바라보았다.
한편, 플리트윅 교수는 마법 전문가로서 분명히 탤벗의 마법 실습에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의아한 얼굴로 루시엔을 자세히 살펴보며 물었다.
"아리아 양, 정말 윙거 군이 기억이 안 나니?"
"음... 글쎄요...?"
그녀의 약간 어설픈 연기는 십수 년 동안 호그와트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온 플리트윅 교수에게는 통하지 않았고, 곧 플리트윅 교수는 안도한 얼굴로 탤벗을 바라보며 말해주었다.
"윙거 군, 아리아 양은 괜찮은 것 같구나. 그래도 기억이 돌아왔다고 할 때까지 함께 과거에 함께 공유했던 추억 이야기를 해보려무나. 그러면 기억이 되살아날게다."
마법으로 인한 외상은 복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만약 정말로 루시엔이 오블리비아테로 기억을 잃었다면 위와 같은 시도는 사실 쓸모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는 모든 것을 간파한 플리트윅 교수가 이 두 학생을 맡고 있는 래번클로 사감 선생님답게 나름 재치있는 처방을 내려준 것이었다.
플리트윅 교수의 어쩐지 웃음을 참는 듯한 목소리에 탤벗은 잠시 의문을 가졌지만, 감히 존경하는 스승들 중 하나인 플리트윅 교수님을 의심할 생각까진 하지 못했다.
"휴... 네, 감사합니다, 플리트윅 교수님."
플리트윅 교수가 교실을 나가자, 루시엔이 웃음을 꾹 참으면서 고개를 갸웃하며 정말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우리 사이에 추억이 있었어?"
그러자 그가 성가신 표정으로 그녀에게 하나하나 자신을 떠올릴 만한 기억들을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해주기 시작했다.
그가 꺼내놓는 자신과의 기억들에는 시간이 오래 지나 이미 잊어버렸었던 것들도 꽤 있어서 루시엔은 그가 이런 세세한 것까지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내심 깜짝 놀랐다.
최신 기억까지 거의 다 꺼내놓을 때까지도 루시엔이 기억이 돌아왔다는 말을 꺼내지 않자, 탤벗의 속은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루시엔은 시시각각으로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는 탤벗의 얼굴을 보며 이제 그만 놀려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입을 열었다.
"아! 이제 네가 누군지 기억이 돌아온 것 같아! 우리가 여기서 오블리비아테를 연습하고 있었지? 네가 무슨 말을 하기로 하고 주문을 걸자고 했었던 것 같은데... 무슨 비밀을 말한거야?"
"......!"
그러자 그가 눈에띄게 밝아진 얼굴로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나중에. 때가 되면 말해줄게."
[짤막 외전: 오블리비아테를 배우고 나서 탤벗의 연습 차례 때의 이야기-끝]
'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 > 창작 팬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31: 기말고사 (2) (0) | 2021.12.08 |
---|---|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30: 기말고사 (1) (0) | 2021.12.05 |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28: 유유상종 (3) (0) | 2021.11.28 |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27: 유유상종 (2) (0) | 2021.11.24 |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26: 유유상종 (1) (1) | 2021.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