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창작 팬픽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26: 유유상종 (1)

루시엔 아리아 2021. 11. 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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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12월에 접어들자, 호그와트의 학생들은 이제 3주 정도 밖에 남지 않은 기말고사 때문에 모두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엄청난 시험 압박감을 받기 시작했다.


학구열이 높기로 유명한 래번클로 기숙사에서는 기말고사 기간이 되면 기숙사 휴게실은 살벌함이 흘렀는데, 기말고사 기간에 휴게실에 여러 아이들이 모여있어도 즐겁게 담소를 나누는 소리가 들리기는 커녕 깃펜이 사각거리는 소리와 책장 넘기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때때로 시험의 압박감에 못이겨 히스테리를 부리는 학생들도 나오긴 했는데, 그럴 때마다 래번클로 휴게실에서는 반장이 그 학생에게 다가가 주의를 주었고, 다른 학생들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눈을 한번 흘기고는 다시 자기 공부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수업이 없는 시간 동안에도 공부에 최적화된 분위기의 래번클로 휴게실에서 루시엔과 로완은 함께 시험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그날의 히스테리 주인공은 안드레였다.


"으아아아악! 내 인생은 망했어! 시험따위 개나 줘 버리라지! 난 그냥 프라이드 오브 포트리에 입단해서 퀴디치나 할래!"


안드레가 히스테리를 부리며 쓰고 있던 공책의 페이지를 북북 찢어 발기자, 래번클로 반장이 출동해서 그에게 주의를 주었다.


안드레는 훌쩍이며 풀이 죽은 모습으로 반장의 주의를 듣고는 짐을 챙겨서 자신의 기숙사 방으로 올라가 문을 쾅 닫았다.


루시엔과 로완을 비롯한 다른 학생들은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다시 자신이 보고있던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때, 루시엔의 배에서 꼬르륵 하는 소리가 났다.


"저기... 로완, 배고프지 않아? 벌써 점심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점심 먹으러 가지 않을래?"


루시엔이 시계를 바라보며 로완에게 묻자, 로완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난 공부 계획이 빡빡해서 오늘 점심은 건너 뛰어야 될 것 같아. 이따 저녁에 같이 먹자."


로완이 책에서 고개를 들지 않고 루시엔에게 대답했다.


"그래, 알았어. 그러면 나 혼자 갈게. 이따 보자."


루시엔은 작은 목소리로 작별 인사를 건네고는 가방을 챙겨서 혼자 대연회장으로 내려갔다.



대연회장으로 내려가니, 연회장 안은 점심 식사를 하러온 아이들로 평소와 다름없이 활기찼다.


루시엔은 후플푸프 테이블에 앉아있는 페니와 통스가 있는 곳으로 가서 합석했다.


"안녕 페니, 안녕 통스."


"오늘도 로완은 기말고사 열공 중인거야?" 통스가 혼자 책가방을 짊어지고 내려온 루시엔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미 지난 3년동안 로완을 겪어온 친구들은 말하지 않아도 이맘때 종종 로완이 식사 시간을 건너 뛰고 공부에 매진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 뭐. 휴..." 루시엔은 한숨을 폭 내쉬며 자리에 앉아 빈 접시에 대고 음식을 주문했다. "오늘의 점심!"


그러자 루시엔의 앞에 놓인 빈 접시 위에 갓 구운 빵 조각과 크랜베리 소스가 뿌려진 샐러드, 토마토와 치즈, 그리고 구운 소시지와 구운 버섯이 올려진 먹음직스러운 식사가 접시에 채워졌고, 빈 잔에는 새콤달콤하고 시원한 오렌지 주스가 한 잔 채워졌다.


"이렇게 맛있는 식사를 건너뛰고 공부를 하다니... 아무리 베프라지만 난 이해가 안 돼."


삶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큰 즐거움 중 하나라고 여기는 루시엔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포크를 들고 음식을 한 입 베어물었다.


그 모습을 본 페니와 통스도 이해가 간다는 듯이 킬킬거리며 각자 앞에 놓인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식사를 중간 쯤 하던 중, 튤립이 통스에게 다가와 비밀스럽게 무언가를 속삭였고, 그러자 통스는 킬킬거리면서 고개를 끄덕이더니 허겁지겁 남은 식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가, 통스?" 페니와 루시엔이 묻자, 통스가 입 안에 있는 음식을 억지로 꾸역꾸역 씹어 삼키더니 말했다.


"오늘 필치랑 노리스 부인을 곯려주러 튤립이랑 같이 가기로 했거든. 요즘 필치가 노리스 부인한테 새로운 고양이 장난감을 사주려고 고심하더니 오늘 드디어 물건이 도착할 예정인가봐. 이 즐거운 순간을 놓칠 순 없지."


통스가 사악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킬킬거리더니 루시엔과 페니에게 손을 흔들어 작별 인사를 하고는 튤립과 서둘러 대연회장을 나갔다.


"저러다가 필치한테 된통 걸려서 징계를 받지나 않으면 좋겠네." 루시엔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식사를 이어서 했다.


"그러게 말이야. 아, 참! 루시, 혹시 탤벗한테 무슨 일 있어?" 페니가 루시엔에게 물었다.


"탤벗? 탤벗 윙거? 걔가 왜?" 루시엔이 고개를 갸웃하며 구운 소시지를 한입 베어물었다.


"요즘 걔가 침울해 보이길래... 혹시 무슨 일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우린 그래도 꽤 친하게 지냈는데, 요즘엔 날 피하는 것 같기도 하고... 넌 같은 래번클로니까 뭐 아는게 있나 하고 물어봤어." 페니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대답했다.


"흠... 글쎄, 그러고보니 요즘 기말고사 기간인데도, 래번클로 휴게실에서 통 못 본것 같기도 하고... 너도 알잖아, 우리 기숙사는 기말고사 기간이면 웬만하면 다들 열심히 공부한다는거..." 루시엔이 곰곰이 생각하며 대답했다.


"그렇지. 그런데, 휴게실에서도 안 보이다니 혹시 무슨 일이 생긴거 아닌가 걱정이 되네."


"뭐, 혼자 방에서 공부하고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걱정된다면 내가 만나면 한번 물어볼게." 루시엔이 오렌지 주스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그래준다니 마음이 놓인다. 고마워, 루시." 페니가 한결 걱정을 내려놓은 얼굴로 말했다.


"별 말씀을. 친구가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으면 도와주는게 당연하지. 게다가 지난번 퀴디치 경기때 날 병동까지 데려다 준 사람도 탤벗이라며. 그 뒤로 만나지 못해서 고맙단 말도 못했는데, 만약 걔가 진짜로 곤경에 처해있는거면 이번엔 내가 도와줘야지." 루시엔이 어깨를 으쓱하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너같이 든든한 친구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 만약 탤벗이 곤경에 처해 있더라도 네가 도와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놓인다."


페니가 미소를 지으며 말하고는 마지막엔 루시엔을 향해 몸을 기울이며 자신의 생각을 귀띔해주었다.


"사실, 걔는 항상 혼자 있고 싶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게 진심이 아닌 것 같거든."


"흠...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걱정말고, 나한테 맡겨! 이따 변신술 수업이니까 수업에 들어가서 물어보면 될거야."


루시엔이 고개를 갸웃하고는 이내 활짝 미소를 지으며 페니를 안심시켰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루시엔은 책가방을 메고 변신술 수업을 들으러 변신술 교실로 향했다.


교실에 도착해 평소에 앉던 자리에 가서 책가방을 내려놓은 루시엔은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뒷자리에 늘 앉던 안드레와 탤벗이 둘 다 자리에 없었다.


루시엔은 방금 막 다가와 자신의 옆자리에 앉은 로완에게 물었다. "얘네 둘은 어디갔대?"


그러자 로완이 책이 잔뜩 들어있어 터질것 같은 책가방을 책상 아래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안드레는 아직 자기 방 안에서 히스테리를 부리는 중인 것 같고, 탤벗은... 음... 나도 모르겠네..?" 로완이 고개를 갸웃하며 대답했다.


"흠... 얘가 대체 이 기말고사 기간에 변신술 수업도 빼먹고 어딜 간거지?" 루시엔은 곰곰이 생각하며 혼잣말을 했다.


그때 마침 맥고나걸 교수가 교실 안으로 들어왔고, 수업이 시작되었다.


그날 수업에서도 기말고사에 나올 만한 중요한 내용들을 필기하며 루시엔과 로완은 열심히 공부에 집중했는데, 수업이 끝날 때까지도 안드레와 탤벗은 교실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수업이 끝나고, 저녁 시간 전까지 약간의 시간이 생기자, 로완은 곧바로 기숙사 휴게실로 돌아가서 시험 공부를 시작할 채비를 했다.


하지만, 수업이 끝나고도 그대로 자리에 앉아서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루시엔을 보며 로완이 물었다.


"루시, 넌 공부하러 안 갈거야?"


"응, 아무래도 그래야될 것 같아. 찾아야 할 사람이 있거든. 아니, 찾아야 할 새인가? 어쨌든, 먼저 올라가 로완. 나중에 보자!"


루시엔이 로완을 향해 이렇게 말하고는 손을 흔들자 로완은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책가방을 짊어지고 서둘러 래번클로 기숙사로 향했다.


"자, 그럼 어디부터 시작해볼까?" 루시엔도 책가방을 메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제일 먼저 향한 곳은 안뜰이었다.


왜냐하면, 종종 그곳에서 독수리 탤벗을 만났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안뜰에 도착했을때, 놀랍게도 그곳에서 단번에 탤벗을 만날 수 있었다.


"탤벗! 널 여기에서 곧바로 찾을 수 있게 될 줄은 몰랐어." 루시엔이 깜짝 놀라며 그에게 말을 건넸다.


"그럼 네가 날 찾고 있다는 얘기가 사실이었구나." 탤벗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그 얘기는 대체 어디서 들은거야?"


그녀가 놀라서 묻자, 그가 당연하다는 듯 눈을 도르륵 굴리더니 냉담하게 대답했다.


"작은 새가 말해 줬지."


"탤벗, 난 지금 진지해. 새를 이용해서 말장난 할 때가 아니라고. 넌 요즘 기말고사 공부도 안 하고 수업도 빠지고 있잖아. 심지어 페니도 널 걱정하더라."


"걱정은 고맙지만 보다시피 난 괜찮아." 그가 차갑게 말했다.


"진짜로 괜찮은 거야? 아니면 그냥 날 떼어 놓으려고 괜찮다고 거짓말 하는거야?" 그녀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거짓말이라고 하면 계속 무슨 일이냐고 캐물을 거지?" 그가 한쪽 눈썹을 삐딱하게 치켜올리며 되물었다.


"당연하지." 그녀가 진지하게 대답했다.


"그럼 진짜로 괜찮아." 그가 눈을 굴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탤벗!"


그녀가 화난 듯이 눈을 부라리며 소리치자 그가 성가시다는 듯 말했다.


"그래, 요즘 좀 혼자 있긴 했어. 근데 그게 그렇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잖아? 그리고 정말로 뭔가가 날 괴롭힌다고 해도 네가 무슨 상관이야?"


"네가 걱정되니까 그렇지! 난 네가 친구라고 생각해. 그래서 널 괴롭히는 문제가 있다면 걱정되고, 알고 싶어. 그럼 내가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녀가 이렇게 쏘아붙이자 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잠시 침묵했다.


"전에 나한테 비밀을 털어놓았던 것도, 날 도와줬던 것도 다 나를 친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줄 알았어. 넌 그게 아니었던 거야?"


그녀가 이렇게 묻자, 그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땐... 순간적으로 분위기에 휩쓸려서 그랬을 뿐이야. 넌 나를 잘 모르잖아."


"네가 자기 이야기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다는 것 정도는 알아. 그래도 괴로운 일이 있다면 내게 터놓고 말해도 돼."


루시엔이 진심어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넌 날 믿고 네가 미등록 애니마구스라는 비밀을 말해줬잖아... 나도 미등록 애니마구스기 때문에, 그러려면 얼마나 큰 신뢰가 필요한지 아니까... 그러니까... 나한테는 무슨 얘기든 해도 된다는 걸 알아줬으면 해."


그때, 예민한 그의 청각에 무슨 소리가 들렸다.


"쉬잇!" 그가 눈을 부릅뜨며 루시엔을 조용히 하게 했다.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건 알겠지만, 그래도 예의는 지켜도 되잖아."


그녀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아니, 그게 아니라 발소리가 들렸어. 누가 우리 대화를 엿듣고 있는 것 같아. 호메눔 레벨리오!"


그가 소리가 들린 쪽으로 주문을 걸자 메룰라의 모습이 드러났다.


"메룰라?! 너 우릴 염탐하는 거야?!" 루시엔이 깜짝 놀라며 메룰라에게 외쳤다.


"너, 어디까지 들은 거야?" 탤벗은 무서운 표정으로 메룰라를 다그쳤다.


"아무것도 못 들었는데... 그냥 지나가던 중이었어." 메룰라는 눈을 굴리며 발뺌했다.


"그런다고 내가 믿을 것 같아? '그냥 지나가는' 사람은 은폐 주문을 쓰지 않아." 그가 성난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만약 내가 정말로 이야기를 들었다 해도, 내가 왜 너희의 쓸데없는 잡담에 관심을 보일거라 생각하는 거지? 이런 쓰잘데기 없는 일에 낭비하기엔 내 시간은 너무 소중하거든."


메룰라는 이렇게 쏘아붙이고는 안뜰에서 나갔다.


"쟤는 부인하지만, 우리가 미등록 애니마구스라는 걸 들은 게 틀림없어." 그가 차가운 목소리로 루시엔에게 말했다.


"게다가 쟤네 부모가 그 사람 편에 섰다가 아즈카반에 간 건 이 학교에 모르는 사람이 없잖아! 죽음을 먹는 자들의 딸에게 우리가 미등록 애니마구스라는 걸 들키다니!"


그가 처음으로 그녀의 앞에서 불같이 분노하며 소리쳤다.


"미안해, 탤벗. 메룰라가 엿듣고 있을 줄은 정말 몰랐어..."


루시엔은 죄책감 때문에 진심으로 미안해하며 사과했다.


"됐어." 그가 다시 냉정하게 말했다.


"내가 메룰라와 얘기해 볼게. 어쩌면..." 루시엔이 그를 달래려고 노력했다.


"기분 나쁘게 듣지는 마, 아리아. 넌 하는 데까지 했어." 그는 차갑게 일갈했다.


"하지만 난 메룰라를 알아. 우리 비밀을 지켜달라고 설득해 볼 수는 있을거야... 그래, 내가 지금 당장 메룰라를 찾아가서 얘기해 볼게."


"고맙지만 네 도움은 이제 필요 없어. 스나이드는 내가 알아서 처리하겠어."


그는 냉정하게 내뱉고는 안뜰에서 떠났다.


루시엔은 한숨을 내쉬고는 메룰라를 붙잡을 수 있기를 바라며 서둘러 메룰라가 떠난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메룰라는 지하감옥의 비어있는 마법약 교실에서 스네이프 교수가 내 준 마법약 과제를 하고 있었다.


"메룰라... 내가 이런 말을 하다니 믿을 수 없지만, 너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


루시엔이 메룰라의 옆에 앉으며 말을 걸었다.


"너와 윙거 얘기라면 아무것도 못 들었다고 이미 얘기했잖아."


메룰라는 그녀 쪽을 쳐다보지도 않고 마법약 과제를 하면서 대답했다.


"내가 정말 그 거짓말을 믿을 만큼 바보라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루시엔이 한쪽 눈썹을 삐딱하게 치켜올리며 묻자, 그제서야 메룰라가 그녀를 향해 몸을 돌렸다.


"정말 그 답을 듣고 싶은거야?"


메룰라도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묻자, 루시엔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싫은데."


메룰라는 대답을 회피하더니 다시 마법약 과제로 몸을 돌렸다.


"난 네가 얘기를 할 때까지 가지 않고 버틸거야. 그러니까 그냥 협조하는 게 좋을걸."


루시엔이 메룰라를 향해 눈을 가늘게 뜨고 이렇게 협박하자, 메룰라는 끙 앓는 소리를 냈다.


"윽, 정말 얘기할 때까지 안 가려는 거야?"


"이제 감이 좀 오나보네."


루시엔이 사악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대답했다.


"알았어, 인정하지. 너와 윙거의 이야기를 엿들었어. 하지만, 네가 저주받은 금고에 대한 정보를 알아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그딴 '쓰잘데기 없는' 수다나 엿들으려고 한 게 아니라."


"그럼 넌 우리 비밀을 알아내려고 나와 탤벗을 염탐한 게 아니란 말이지?"


"그딴거 알게 뭐야. 난 경쟁 상대를 주시했을 뿐이야.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내가 왜 너와 희한한 친구들에게 관심을 가지겠어?"


"안심해야 할지 기분 나빠해야 할지 모르겠네." 루시엔이 한숨을 쉬며 혼잣말을 말했다.


"용건 끝났으면 귀찮게 하지 말고 가봐." 메룰라가 말했다.


"잠깐만! 아직 다 안 끝났어. 내가 널 찾아온 건, 탤벗과 나의 비밀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얘기하기 위해서야." 루시엔이 진지한 얼굴로 본론을 말했다.


"너와 윙거가 미등록 애니마구스라는 걸 왜 아무한테도 얘기하면 안 되지?" 메룰라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필요하다면 내가 억지로라도 비밀을 지키도록 만들고 말 테니까." 루시엔은 진지한 얼굴로 협박을 했다.


"너 지금, 너와 네 친구를 곧장 아즈카반으로 보낼 수도 있는 사람을 협박하고 있는 거야? 아리아 너, 내 생각보다 더 재미있는 아이구나." 메룰라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비웃었다.


"응, 이제 알았어? 그럼 탤벗과 나의 비밀을 지켜 주겠다는 거야?" 루시엔도 삐딱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건 두고 봐야지?" 메룰라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 지금 진지해, 메룰라." 그녀는 진지한 얼굴로 정색하고 말했다.


"나도 진지한걸. 용건 끝났으면 빨리 가버려, 아리아. 이제 정말로 과제를 마쳐야 하니까."


메룰라도 코웃음 치며 대답하고는 다시 마법약 과제를 하기 시작했다.


루시엔은 메룰라를 한번 노려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마법약 교실을 나왔다.


'당장 탤벗을 찾아서 메룰라를 조심하라고 경고해주는게 좋겠어.'


그래서 루시엔은 탤벗에게 경고해주기 위해 당장 그에게 보낼 쪽지를 썼고, 이실에게 그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탤벗에게.

우리 비밀과 관련해서 긴히 할 말이 있어. 오늘 저녁에 당장 스리 브룸스틱스에서 만나자.
네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게.

-L



루시엔은 부엉부엉 대답하고 날아가는 이실의 뒷모습을 보며 자신도 애니마구스로 변신해 호그스미드로 날아갔다.



저녁 시간의 호그스미드는 색다른 느낌이었다.


이전까지는 늘 낮에만 방문해서 학생들로 가득했던 스리 브룸스틱스를 보아왔었지만, 밤의 스리 브룸스틱스는 말로만 들어왔던 어른들의 세계같았다.


루시엔은 구석의 빈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아서 버터 맥주를 두 잔 주문해놓고는 그가 오기를 기다렸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 뱃속에서 꼬르륵 거리는 소리를 무시하면서 버터 맥주를 홀짝거리며 허기를 달래던 그녀는 그를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흘끔거리며 손님들을 구경했다.


홀짝이던 버터 맥주가 거의 다 비워져 갈 때쯤, 루시엔은 테이블 위에 턱을 괴고 기대어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리며 지루한 시간을 견뎠다.


하나 둘, 스리 브룸스틱스에 있던 손님들이 나가고 곧 거나하게 취한 손님들이 이제는 루시엔을 흘끔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고주망태가 된 마법사가 그녀를 향해 휘파람을 불며 소리쳤다.


"어이, 거기 예쁜 아가씨! 혼자 와서 심심하면 우리랑 같이 놀면 어때? 보아하니 기다리던 남자 친구한테 차인 것 같은데. 큭큭큭."


"술에 취했으면 곱게 집에나 돌아가시지."


화난 목소리로 성큼성큼 다가온 탤벗이 그들을 향해 내뱉고는, 그녀의 맞은 편의 의자를 거칠게 끌어당겨 앉았다.


루시엔은 깜짝 놀란 얼굴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세를 고쳐 앉으며 탤벗을 바라보았다.


취객은 술에 취해서 혀가 꼬부라진 발음으로 그들에게 뭐라뭐라 소리쳐댔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늦은 시간에 나와서 연애질이나 하고 말야, 엉?! 딸꾹! 라떼는 말이야, 엉?! 공부나 열씨미 했따고! 딸꾹!"


"어휴, 손님 이렇게 취해서 진상을 부리면 안 되죠. 이제 더 이상은 술 못 줘요. 어서 나가요!"


다행히도 이젠 로즈메르타 부인이 나서서 진상 손님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루시엔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눈을 도르륵 굴리고 있는 그에게 말했다.


"와 줘서 고마워, 탤벗. 메룰라한테 비밀을 들켰던 일 때문에 혹시 네가 오지 않을 수도 있을거라 생각했거든..."


"그 일이 네 탓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는건 얘기해 둬야 할 것 같아서. 스나이드가 숨어서 듣고 있을 거라고는 너도 생각하지 못했을테니." 그가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렇게 얘기해줘서 고마워. 사실은 아까 내가 메룰라를 만나서 우리 비밀을 지켜 달라고 설득해보긴 했거든..."


그녀가 주저하며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설득해보긴 했다고? 그럼 얘기가 잘 되지 않은 거야?" 그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그러자 루시엔이 시선을 아래로 떨구며 한숨을 내쉬었다. "메룰라에게 딱히 우릴 신고할 마음이 있는 것 같진 않았는데,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도 않았어. 그래서 너한테 이 일을 알려줘야 겠다고 생각해서 만나자고 한 거야..."


그러자 그가 잠시 찌푸린 얼굴로 침묵 하더니 곧 입을 열었다.


"이 문제는 내 문제니까 내가 알아서 해결하겠어."


"뭐? 어떻게? 하지만, 메룰라는 내가 미등록 애니마구스라는 것도 들었어. 이건 네 문제일 뿐만 아니라 이젠 내 문제이기도 해."


"나 혼자서는 해결 못 할 거라 생각하는 거야?" 그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물론 그런 건 아니지만, 혼자 해결할 필요는 없다는 거지. 우리가 힘을 합치면 문제를 해결하기가 훨씬 쉬울 거야."


"그래서, 넌 진짜로 우리 비밀을 지켜 달라고 '함께' 메룰라를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해?" 그가 탐탁치 않은 듯 물었다.


"그럼 네가 생각하고 있는 방법은 뭔데?" 그녀가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메룰라에게 기억력 마법인 오블리비아테를 써서 엿들은 내용을 잊어버리게 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그가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기억 조작 마법은 위험한 마법이야. 조심하지 않으면 주문이 역효과를 일으키거나 잘못해서 메룰라의 기억을 손상시킬 수도 있어."


루시엔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니까 조심해야지." 탤벗은 딱딱한 얼굴로 냉정하게 대답했다.


"만약 교수님들이 알면 곤란해진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겠지." 루시엔은 한숨을 내쉬며 그에게 말했다.


"네가 언제부터 곤란해지는 걸 그렇게 신경 썼다고 그래? 나도 이 방법이 썩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스나이드가 내 비밀을 지켜 줄 거라고는 믿을 수가 없어. 그리고 네 생각은 모르겠지만, 나는 마법부에 내 비밀을 들켜서 아즈카반에 가는건 피하고 싶어."


"나도 그런걸 신경 쓰거든? 그리고 아즈카반에 가고 싶은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어?"


그녀가 눈을 굴리며 그의 말에 대답했다.


"퍽이나." 그가 그녀를 따라 눈을 굴리더니 콧방귀를 뀌고는 자신의 몫으로 그녀가 주문해놓은 버터 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


"잠깐!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 한번 들어봐봐."


곰곰이 탤벗의 말을 생각하던 루시엔은 눈을 반짝 빛내더니 그를 향해 한쪽 입꼬리를 들어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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