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창작 팬픽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23: 천체 무도회 (4)

루시엔 아리아 2021. 11. 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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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대연회장 문 앞에 도착하자, 그들은 장식 위원회에서 놓아둔 부토니에와 코사지 꽃을 하나씩 집어들고는 서로에게 달아주며 키득거렸다.


그리고는 루시엔은 다시 바나비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대연회장 안으로 함께 입장했다.


대연회장은 정말 놀라울 만큼 멋지게 바뀌어 있었다.


어제 그들이 별 장식을 달았던 때보다도 더욱 화려해진 느낌이었는데, 학생들의 무도회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주기 위해 플리트윅 교수님이 마법 솜씨를 부려주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그들은 함께 은하수가 펼쳐진 우주 공간으로 걸어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와... 정말 멋지다!" 루시엔이 주변을 둘러보며 훨씬 화려해진 연회장의 모습에 감탄했다.


연회장 안에는 그들이 만들었던 수천 개의 별들이 마법의 효과가 더해져 은은한 빛을 내뿜으며 떠다니고 있었고, 흥겨운 음악 멜로디가 구식 레코드 음반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생화로 장식된 다과 테이블과, 호그와트의 집요정들이 솜씨를 부린 다과는 초콜릿 분수부터 시작해서 젤리, 머핀과 케이크, 쿠키, 그리고 버터 맥주에 이르기까지 온갖 음식들이 보기 좋게 놓여 있었다.


통스는 벌써부터 다과 테이블에 붙어서서 과자를 초콜릿 분수에 찍어 먹고 있었고, 페니는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여러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있었다.


몇몇 커플들은 데이트 상대와 함께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몇몇 교수들도 참석하여 즐거운 듯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루시엔이 바나비와 함께 연회장에 입장하자, 몇몇 학생들은 눈을 크게 뜨고는 놀란 얼굴로 그들을 쳐다보며 수군대기 바빴다.


"안녕, 루시엔! 안녕, 바나비! 누가 만들었는지 옷이 끝내주는데!" 근처에 있던 안드레가 뿌듯해하며 그들에게 다가왔다.


"너도 정말 멋지다, 안드레! 고마워, 이렇게 차려입은 것도 전부 네 덕분이야." 루시엔이 미소를 지으며 화답했다.


"우릴 멋지게 꾸며줘서 고마워, 안드레!" 바나비도 웃으며 고마움을 표했다.


"아주 멋지네! 잘 어울려!" 안드레가 극적인 태도로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처럼 허리를 숙여 한번 인사를 하고는, 박수를 쳤다.


"듣자하니, 우리 학년 친구들 중에서 무도회에 파트너를 데려오는 몇 안 되는 사람들 중에 네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던데!"


어느새 다가온 통스가 짓궂은 표정으로 바나비를 눈짓하며 말을 이었다.


"아마 파트너가 되어 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도 너뿐일 거야!" 통스가 루시엔을 팔꿈치로 쿡 찌르며 킬킬거렸다.


"에이... 설마..." 루시엔이 통스를 따라 킬킬거리며 농담으로 웃어넘겼고, 바나비는 뒷통수를 긁적이며 쑥쓰러워 했다.


"미안해, 잠깐 루시엔 좀 빌려 가야겠어!"


그때, 노란색 프릴이 달린 드레스를 입은 페니가 들뜬 표정으로 다가와 루시엔의 팔을 붙잡았다.


"잠깐 실례할게!"


루시엔이 바나비와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하자, 바나비는 다녀오라며 손을 흔들었고, 그녀는 페니를 따라 연회장 한쪽으로 갔다.


"조금 진부하긴 하지만, 천체 무도회로 향하는 내 여정에는 처음부터 네가 함께였던 것 같아!"


페니가 진심어린 미소를 지으며 루시엔에게 고마움을 표하자, 루시엔도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페니에게 말했다.


"별말씀을. 나도 우리의 '천체 무도회' 여정에 관해 같은 마음이야. 장식 위원회 덕분에 정말 놀라운 일이 일어났지!"


루시엔의 말에 기쁜듯이 웃은 페니는 덤블도어가 강단 위로 올라가는 것을 보며 들뜬 목소리로 외쳤다.


"이제 곧 무도회가 시작되려나보다!"


"학생 여러분, 잠깐 주목해 줄 수 있을까?" 덤블도어가 학생들을 향해 팔을 넓게 벌리며 주목시켰다.


그러자, 연회장의 음악 소리가 작게 줄어들었고,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떨던 학생들도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덤블도어 교수의 말에 주목했다.


"먼저, 이 자리를 빌려 천체 무도회 장식 위원장인 페니 헤이우드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구나."


덤블도어가 인자한 얼굴로 이렇게 말하자, 모두들 페니를 바라보았고 페니는 깜짝 놀랐다.


"연회장이 이렇게 별세계처럼 보이는 건 정말 처음이란다! 이렇게 멋진 무대를 만들어 줘서 정말 고맙다!"


덤블도어가 미소지으며 말하자, 학생들 모두 페니를 위해 박수를 쳐주었다.


페니는 감격한 얼굴로 사방을 향해 살짝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고, 인사가 끝나자 덤블도어는 다시 학생들을 주목시켰다.


"이제 다들 무도회를 즐겨 볼까!"


덤블도어의 말이 끝나자 작게 줄어들었던 음악 소리가 다시 커졌고, 연회장 안에 울려퍼졌다.


"아아아아아아! 기쁨으로 폭발해 버릴 것 같아!"


페니는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흥분으로 빛나는 눈빛으로 루시엔을 바라보았다.


"정말 고생 많았어, 페니!" 루시엔도 환하게 웃으며 친구의 기쁨의 순간을 함께 했다.


그때, 찰리가 다가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 루시엔! 안녕, 페니!"


"안녕, 찰리! 너도 들렀구나!" 루시엔이 반겨주었다.


"형한테 들르겠다고 약속했거든. 맨날 용에 빠져서 학교 생활의 즐거운 순간들을 허비한다고 잔소리를 들어서. 그나저나 너 정말 멋지다!"


찰리가 빌이 했던 잔소리를 떠올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다시 환한 미소를 띠며 루시엔을 칭찬해주었다.


"정말 고마워!" 루시엔도 알겠다는 듯이 킬킬거리고는 찰리를 향해 환한 미소로 말했다.


"나도 지금 막 루시엔 칭찬을 하려던 참이었어!" 페니도 킬킬거리며 찰리를 향해 환한 미소로 말했다.


"파트너를 데려오는 것도 성공했어, 루시엔?" 찰리가 주변을 돌아보더니 루시엔을 향해 물었다.


"물론 그랬지! 나와 함께 온 사람은......" 루시엔이 대답을 하려던 그때, 누군가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다들 안녕."


그들이 뒤를 돌아보니 그 사람은 충격적으로 야한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온 에밀리 타일러였다.


"에밀리, 네가 무슨 일이야?" 페니가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물었다.


"네 장식이 내가 만들려고 했던 것보다 더 멋지게 완성 되었는지 보러 왔어. 그런데 별로 그렇진 않네."


에밀리가 재수없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시비를 걸었다.


"네 장식 테마가 '행성' 아니었던가? 난 페니의 별이 더 좋아." 루시엔이 옆에서 끼어들었다.


"흥. 네가 아무리 인기가 많다해도 내 발끝에도 못 미칠거야!"


에밀리가 오늘 학생들 사이에서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른 루시엔을 바라보며 쏘아붙였다.


"그만해. 바래다 줄게, 에밀리. 여기서 나가자."


찰리가 싸움이 날 것 같은 분위기를 말리며 에밀리를 밖으로 내보내려고 했다.


"위즐리 아냐? 너도 나한테 관심 있니? 어쩌지? 난 네 형도 이미 차버렸는걸. 이런, 두 위즐리 형제한테 관심을 받다니 나도 참 곤란하다구."


에밀리가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어깨를 으쓱했다.


"넌 내가 바래다 줄게, 에밀리. 찰리한테는 관심 꺼."


페니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에밀리를 끌고 나갔다.


"에밀리 쟨 또 왜 저런다니?" 루시엔이 찰리를 돌아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나도 몰라. 지금 연회장에서 모두의 관심이 네게 쏠려 있으니까 화가 났나보지."


찰리는 어깨를 으쓱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긴... 입고 온 드레스를 보아하니 관심을 엄청 받고 싶어하는 것 같아보이긴 하더라."


그녀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맞장구를 쳤다.


그때, 갈색 털로 만들어진 정장을 입은 해그리드가 다가와 루시엔에게 인사를 건넸다.


"루시엔, 무도회장에서 서서 뭘 하고 있는거니? 설마 파트너를 구하지 못한건 아니지?"


"파트너는 구했어요! 하지만, 이렇게 사람이 많은 커다란 무도회장에서 파트너랑만 함께 있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네요!"


해그리드가 너털웃음을 지으며 물어보자, 루시엔이 난감한 듯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때, 바나비가 큰 키와 덩치로 인파를 제치고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루시엔! 널 한참 찾았어!"


"미안, 바나비. 오늘따라 날 찾는 사람들이 많네." 루시엔이 미안한 표정으로 사과했다.


"네가 오늘 루시엔의 파트너구나?" 해그리드가 묻자, 바나비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맞아요, 해그리드. 오늘 전 정말 행운아에요." 바나비가 루시엔을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그럼 즐거운 시간 보내렴. 난 이만 가보마." 해그리드가 껄껄 웃으며 인사하고는 자리를 비켜주었다.


"너희도 즐거운 시간 보내. 나도 이만 용을 연구하러 몰래 나가봐야지! 형한테는 비밀로 해줘!"


찰리도 들뜬 얼굴로 루시엔과 바나비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드디어 둘만 남게 되자 바나비가 웃으며 한 손을 내밀었다.


"이제 함께 무도회를 즐겨보자고! 아름다운 숙녀분, 저랑 한 곡 추실까요?"


"물론이죠, 신사분."


루시엔이 따라 웃으며 그가 내민 손을 붙잡고 두 사람은 함께 댄스 플로어로 나갔다.


마주르카 춤곡의 흥겨운 선율이 들려오자, 두 사람은 손을 붙잡고 빙글빙글 돌며 즐겁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계속 우릴 쳐다보네."


그의 손을 붙잡고 한바퀴 빙그르 돌았다가 다시 돌아온 루시엔이 그에게 속삭였다.


"내가 잘생겨서 그런 걸까, 아니면 내 바지 지퍼가 열린 걸까?" 바나비가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농담했다.


"푸하하! 설마... 네가 잘생겨서 그런거겠지. 하하하."


루시엔이 웃음을 터뜨리고는 설마하며 아래를 한번 힐끔 거리고는 다시 쿡쿡 웃으면서 대답하며 스텝을 밟았다.


"아니,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 네가 아름다워서 그런 걸 거야." 바나비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리드했다.


"농담도 참..." 루시엔이 웃으며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고는 다시 빙그르 돌며 스텝을 밟았다.


근처에서 그 모습을 본 통스는 함께 무도회에 놀러와 있던 튤립에게 "쟤네 둘이 저렇게 재밌게 즐기는 모습을 보니 나도 파트너를 데려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네!" 라며 킬킬거렸다.


그러자 튤립은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 아래에서 다들 춤을 추는 모습 좀 봐! 나도 데니스를 데려올걸." 이라며 맞장구를 쳤다.


무도회장 구석에 홀로 서 있던 이즈멜다는 "이런게 재밌는 거란 말이지..." 라며 바나비가 즐겁게 파트너와 춤추고 있는 모습을 부러운 듯이 쳐다보았다.


"쟤네 둘은 정말 귀여운 한 쌍이구나!" 멀리서 댄스 플로어를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던 플리트윅 교수가 이렇게 말했다.


춤곡이 끝나자, 루시엔과 바나비는 서로 마주보고 서서 가볍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바나비는 루시엔을 에스코트해서 음료와 다과가 있는 테이블로 데려갔다.


"솔직히 오늘 어떤 행사가 될지 전혀 몰랐어! 이런걸 다 계획하고 준비하고 그러느라 정신없이 바빴잖아... 하지만, 천체 무도회는 정말 특별한 것 같아."


루시엔이 미소를 지으며 바나비에게 재잘재잘 말했다.


"그리고 통스 말이 옳았던 것 같아. 우리 친구들 중에서는 우리만 파트너를 데려온거니까!"


그녀가 웃으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바나비도 따라 웃었다.


"그게 전부 다 내 덕분이라고! 내가 덤블도어 교수님께 파트너를 데려와도 되냐고 여쭤봤던 거 기억나?"


"덤블도어 교수님이 처음 무도회 발표를 했던 때 말이야? 기억나지... 갈비 한 짝..? 푸하하!"


바나비가 농담하는 것처럼 말하자, 루시엔이 그때를 떠올리며 다시 한번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그 질문을 했던 건 그때부터 오늘 밤 네가 내 파트너가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었어."


바나비가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때, 해그리드가 그 큰 몸집으로 플리트윅 교수와 함께 발재간을 놀리며 디스코 춤을 추기 시작했고, 연회장에 모인 모두의 시선을 잡아 끌었다.


"저기 좀 봐! 플리트윅 교수님이 해그리드와 함께 춤을 추고 있어! 해그리드 춤 솜씨도 굉장한데?"


루시엔이 눈을 휘둥그레 뜨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바나비는 이 순간을 방해받은 것 때문에 작게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 보았다가, 그 역시도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해그리드가 춤을 저렇게 잘 추다니, 정말 의외인걸?"


"우리도 어서 가자! 가서 신나게 춤을 추며 밤을 지새우자고!"


루시엔이 신나게 웃으며 댄스플로어로 그를 끌어당겼다.


"그래, 오늘은 춤추면서 신나게 보내자!"


그도 그녀를 따라 환하게 웃으며 그녀가 이끄는대로 댄스플로어로 나아가 함께 디스코 춤을 추기 시작했다.


디스코 춤이 끝나자 이번엔 왈츠 춤곡이 시작되었고,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멋지게 왈츠를 추어 구경꾼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그들은 그렇게 로맨틱함과는 조금은 거리가 멀었지만, 좋은 친구로서 함께 천체 무도회에서 춤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몇 시간이 흐르고, 루시엔은 이제 구두를 신은 발이 아파서 발에 감각이 없어질 무렵이 되자 춤추는 것을 그만두었다.


"이제 발이 아파서 더 이상은 무리야. 에구구..."


그녀가 지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며 근처의 빈 의자에 가서 앉았다.


구두를 벗고 발을 살펴보니 발에 물집이 크게 잡혀 있었다.


"그러면 이제 기숙사로 돌아갈래? 내가 데려다 줄게."


"미안하지만 그래야겠어. 오늘은 이쯤에서 그만두고 돌아가야겠다."


바나비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제안하자, 루시엔이 아쉬운 목소리로 미안해하며 말했다.


"괜찮아. 어서 돌아가자. 기숙사에 돌아가서 쉬어."


그리고는 손을 내밀어 그녀를 일으켜 주며 다시 래번클로 기숙사까지 에스코트 해주었다.


래번클로 기숙사의 문 앞에서 그녀는 바나비의 팔을 붙잡았던 손을 놓고 그에게 손을 흔들어 작별 인사를 했다.


"고마워, 바나비. 오늘 정말 즐거웠어!"


"별말씀을. 오늘 파트너가 되어 주어서 나야말로 고마워, 루시엔! 내일 보자!"


그는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그녀에게 마주 손을 흔들어 주며 작별 인사를 하고는 슬리데린 기숙사로 내려갔다.


루시엔은 청동 독수리 문고리가 내는 수수께끼를 풀고는 기숙사 휴게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조용한 기숙사 휴게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구두부터 벗어 들었다.


"어휴... 예쁜 구두긴 한데, 오래 신으니까 진짜 너무 발이 아프다."


그녀는 낮게 혼잣말을 하며 구두를 들고 여자 기숙사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가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 사람이 없는 줄 알았던 기숙사 휴게실 안에 누군가의 인기척이 들렸다.


그녀가 깜짝 놀라 인기척이 난 쪽으로 돌아보니, 그곳엔 탤벗이 조용한 휴게실에 혼자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세상에나! 탤벗! 너 오늘 같은 특별한 날에도 공부를 하는 거야? 누가 래번클로 아니랄까봐... 정말이지 대단하다."


그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구두를 들고 그를 향해 다가오며 말했다.


"오늘 같은 날이 어떤 날인데? 나한텐 오늘도 똑같이 흘러가는 하루 중 하나야."


그가 책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자 그녀가 그의 맞은편에 의자를 가져와 앉고는 테이블 위에 팔꿈치를 올려 턱을 괴고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너는 천체 무도회에 가고 싶지 않았어?"


"그런데 열광하는건 너같은 애들 뿐일거야."


"덤블도어 교수님이랑 플리트윅 교수님, 맥고나걸 교수님, 해그리드도 왔었는걸! 게다가 너도 '애'거든?"


그가 여전히 책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코웃음치며 대답하자,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의 말에 맞받아쳤다.


그러자 그제서야 그가 성가셔하며 책에서 눈을 떼고 눈을 굴리며 그녀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선택이었다.


그가 무어라 반박하려고 고개를 들었을 때, 춤을 추느라 살짝 흐트러지긴 했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맞은 편에 앉아서, 턱을 괴고 자신을 올려다보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말을 잊었다.


"......!"


그가 뭐라고 한바탕 쏘아붙일걸 예상했던 루시엔은 그가 말 없이 빤히 자신을 쳐다보고만 있자,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왜? 또 뭐? 내 얼굴에 뭐 묻었어?"


"...... 아니." 그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는 슬그머니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그때, 그녀가 손으로 들고 들어왔던 구두가 그의 눈에 띄었고, 그는 구두로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구두는 왜 들고 온 거야?"


"아... 아까 너무 열심히 춤을 췄나봐. 구두 때문에 발에 물집이 잡혀버렸거든. 맨발로 있으니까 훨씬 낫네. 헤헤."


그녀가 겸연쩍은 듯이 웃으며 설명해주었다.


"......춤 추는게 그렇게 재밌어?"


그가 머뭇거리며 묻자, 그녀가 즐거워하는 얼굴로 되물었다.


"그럼, 당연하지! 넌 춤 춰본 적 없어?"


"......"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없자, 그녀의 얼굴에서 서서히 웃음기가 가시며 경악하는 표정이 어렸다.


"정말이야? 단 한 번도?!"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그러자 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럴수가. 잠깐만... 옳지! 그러면 되겠다."


루시엔은 경악하고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무언가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


"또 무슨 일을 꾸미는 건데?"


그가 의심하는 얼굴로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구두를 내려놓고 맨발로 그를 향해 다가와 손을 내밀고는, 우아하게 무릎을 살짝 굽히며 상냥한 미소를 띤 얼굴로 물었다.


"저랑 한 곡 추실까요, 신사분?"


그러자, 탤벗은 기가막히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말없이 올려다보았다.


"뭐해? 빨리 손 잡고 일어나봐."


그녀가 인상을 팍 쓰더니 그를 재촉했다.


그는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눈을 굴리면서도 그녀가 내민 손을 붙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춤출 줄 몰라."


그가 차가운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하자, 그녀는 손가락을 들어올려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춤은 누가 리드하냐에 달린거야. 나만 믿어봐."


그녀가 자신만만한 얼굴로 이렇게 말하자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렇게 말하니까 더 안 믿기는데."


"어허! 얘가 뭘 모르네. 내가 이래봬도 숨어있는 래번클로의 댄싱퀸일걸? 자, 손 줘봐."


루시엔이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말하자 그가 피식 웃었다.


그녀가 그의 손을 잡아 끌어 한 손은 그녀의 손에, 다른 한 손은 허리에 놓고 자세를 잡자, 그의 목젖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고개를 더 들어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는 그녀와 훨씬 가까워진 거리에 긴장하며 몸을 뻣뻣하게 굳히고는 시선을 슬그머니 돌렸다.


"춤출 때 시선은 내 얼굴을 보고, 스텝은 원 투 쓰리에 맞춰서 한 발씩 시작할게. 몸에 긴장은 풀고, 내가 이끄는대로 잘 따라와 봐. 자, 원 투 쓰리, 원 투 쓰리......"


그녀가 지시하는대로 시선은 그녀의 얼굴에 애써 고정하고, 그는 그녀가 이끄는 대로 한 발자국씩 집중하며 천천히 그녀가 부르는 박자에 맞춰 옮기기 시작했다.


본래 운동 신경이 나쁘지 않은 덕분에 그는 그녀가 리드하는 대로 곧잘 따라왔다.


맞잡은 손을 멀리 보내며 빙그르 그녀를 한 바퀴 돌려주자, 그녀가 움직이는 궤적을 따라 풍성한 치맛단이 아름다운 꽃처럼 빙그르 펼쳐졌다가 내려앉았다.


그리고는 다시 그녀를 가까이 당겨와 밀착하자 그의 마음 속에도 꽃이 활짝 피어나는 것 같은 기쁨이 느껴졌다.


그녀가 활짝 미소를 지으며 그의 눈동자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처음인데도 꽤 잘하는데?"


그녀가 활짝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올려다보는 모습이 그의 눈동자에 콕 박혀드는 것 같았다.


그는 순간 눈이 부신 것같은 기분을 느끼며 살짝 멈칫했는데, 찰나에 스텝이 엉망으로 꼬여버렸다.


"어어!"


다행스럽게도 구둣발로 그녀의 맨발을 밟는 것만은 피할 수 있었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다리에 걸려 그대로 바닥으로 함께 넘어지고 말았다.


루시엔은 바닥에 부딪힐 것을 예상하고 눈을 질끈 감았지만, 다행히도 예상했던 고통은 찾아오지 않았다.


그녀가 살짝 눈을 떠보니, 탤벗이 그녀를 보호하듯이 안은 채로 바닥에 넘어지면서 그녀는 그의 몸 위로 넘어져 있었다.


대신 그가 그녀를 감싸안고 넘어지며 바닥에 등을 부딪힌 탓에 그는 고통으로 살짝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괘...괜찮아, 탤벗?" 그녀가 당황하며 걱정스러워하는 얼굴로 그를 보며 물었다.


"으.... 넌 괜찮아?" 그가 찌푸린 얼굴로 그녀를 보며 물었다.


"으응... 네 덕분에 난 멀쩡..."


그녀는 말을 하다 말고 멈칫했다.


그제서야 자신이 그의 몸 위에서, 그것도 그가 양팔로 감싸안고 있는 품 안에서 말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 사실을 깨닫자 그녀는 갑자기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터질 것만 같았다.


그녀가 말을 하다 말자, 그는 갑자기 뭐가 잘못된 건가 싶어서 덜컥 겁이나 눈을 크게 뜨고 그녀를 샅샅이 살펴보았다.


하지만, 열이 나는 건지 얼굴이 붉은 것 빼고는 다행히도 다친 것 같진 않아보였다.


그도 그럴것이, 자신이 이렇게 온몸으로 감싸 안고 있었으니까...


그 생각에 미치자 그 역시도 얼굴이 새빨개지며 슬그머니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춤을 연습할 때는 스텝에 집중하느라 잘 몰랐었는데, 갑자기 새삼스럽게 서로의 향기가 미칠듯이 후각을 자극하는 것 같았다.


"흠흠..." 그가 괜히 목을 가다듬었다.


"저기..." 그녀도 입을 열었다.


두 사람은 동시에 눈이 마주쳤다가 다시 재빨리 시선을 돌려버렸다.


심장이 크게 고동치는 소리가 자신의 것인지, 상대방의 것인지도 알 수가 없었다.


결국 먼저 그 침묵을 깬 것은 루시엔이었다.


"저기... 안 다치게 감싸줘서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나 때문에..."


그녀가 말을 흐리며 시선을 내리깔자 그는 재빨리 대답했다.


"됐어, 난 이제 괜찮으니까. 근데, 안 일어날 거야?"


그가 그녀를 바라보며 이렇게 묻자, 그녀는 빨개진 얼굴로 바르작거리며 일어나려고 했다.


"근데... 넌 안 놓아줄 거야?"


이번엔 그녀가 그를 바라보며 이렇게 묻자, 이번엔 그가 다시 한번 얼굴이 새빨개지며 아직까지 긴장으로 굳어서 꼭 끌어안고 있었던 단단한 팔에서 스르륵 힘을 풀어주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그에게 손을 내밀어 붙잡아 일으켜 주고는 드레스 자락을 툭툭 털며 정리했다.


그리고는 어색함을 모면하려는듯 생긋 웃으며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말인데, 처음 춤을 춰 본 소감은 어때?"


"너 지금 진심으로 묻는 거야? 숨어있는 래번클로의 댄싱퀸은 무슨. 쯧쯧."


그가 그녀의 손을 붙잡고 일어나서는 눈을 굴리며 혀를 끌끌 찼다.


"뭐? 네가 스텝이 꼬여서 넘어진 거잖아! 난 다 안다구! 왜냐면 아까... 아까...."


그녀가 발끈하며 소리치다가 목소리가 점차 줄어들었다.


왜냐하면, 아까 두 사람이 가깝게 붙어서서 춤을 추던 때 그녀는 자신의 모습이 오롯이 비춰 보이는 루비같은 그의 눈동자가 잘게 흔들렸던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었다.


그 속에 담긴 것은 분명...


그리고 나서 곧 맞닿은 손에서 전해진 떨림, 그리고 넘어지게 되기까지...


두근.


그의 단단한 품과 따뜻한 나무 냄새와 라벤더 향기같은 은은한 그의 향기가 떠오르자 갑자기 심장이 엇박으로 크게 뛰는 것 같았다.


"아까 뭐?" 그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나도 몰라! 그냥 알았어! 암튼 난 제대로 가르쳐줬다?"


그녀가 이렇게 홱 말하고는 바닥에 놓아두었던 구두를 다시 집어들었다.


그리고 그를 향해 몸을 홱 돌리며 "잘 자!" 라고 소리치고는 빨개진 얼굴로 여자 기숙사로 향하는 계단을 쿵쿵거리며 올라갔다.


그는 계단을 올라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번에도 또 한번 그녀의 말이 옳았다.


사실 춤추는 것은 꽤 즐거웠다.


그리고 이제 그에게도 천체 무도회 날은 정말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특별한' 날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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