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창작 팬픽

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5: 4학년의 첫 주 (2)

루시엔 아리아 2021. 9. 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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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올해 퀴디치 팀 선발전이 이번 주 토요일 오전에 있을 예정이라네?"

 

 

루시엔이 자세히 공지문을 읽어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너는 올해도 퀴디치 팀에 지원 할거지?" 로완이 물었다.

 

 

"당연하지! 퀴디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인걸! 헤헤." 

 

 

"작년에도 래번클로 퀴디치 팀이 우승하는데 뛰어난 공헌을 했었으니, 올해 선발전 쯤은 네겐 식은 죽 먹기겠네."

 

 

루시엔이 상상만 해도 즐겁다는 듯이 미소 지으며 말하자, 로완도 함께 미소지으며 말했다.

 

 

"글쎄, 올해 새로운 지원자들도 있을테니 그래도 최선을 다 해 봐야지."

 

 

루시엔이 결연한 얼굴로 의지를 다지며 말했다.

 

 

"분명히 넌 올해도 우리 기숙사 대표 퀴디치 선수로 선발될 거야. 난 그렇게 믿어."

 

 

"고마워, 로완. 자, 그럼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가볼까나?!"

 

 

루시엔이 미소를 띤 얼굴로 로완에게 고맙다고 말한 후, 힘찬 목소리로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말하며 화이팅 넘치게 주먹을 쥔 손을 위로 쳐올렸다.

 

 

퍽!

 

 

주먹에 무언가 부딪히는 느낌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그녀의 뒤에는 언제 와 있었는지 모를 탤벗이 있었다.

 

 

그는 뒤에 서서 공지문을 읽다가 난데없이 코를 맞고 아파서 얼굴을 찡그린채 손으로 맞은 부위를 부여잡았고, 그 옆에는 안드레가 서서 그 모습을 보며 배꼽을 잡고 웃어대고 있었다.

 

 

"나이스 펀치, 저주 해결사!"

 

 

안드레가 눈물을 흘리며 웃으면서도 이렇게 한마디 던지자, 탤벗이 안드레를 향해 눈을 흘겼다.

 

 

"앗! 미...미안해, 탤벗! 괜찮아?"

 

 

"아니, 안 괜찮아."

 

 

루시엔이 몹시 당황하며 탤벗에게 사과했고, 탤벗은 여전히 찡그린 얼굴로 차갑게 대답했다.

 

 

"잠깐 한번 손 치워봐봐. 얼마나 다친거야?"

 

 

루시엔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이렇게 말하자, 탤벗이 찡그린 얼굴로 코에서 손을 치웠다.

 

 

그러자 한쪽 코에서 코피가 주륵 흘러내렸다.

 

 

루시엔은 그 모습을 보고 더욱 당황하여 안절부절 못했고, 안드레는 또 다시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꾹 참았다.

 

 

"일단, 병동에 먼저 가보는 게 좋겠어, 루시엔."

 

 

로완이 옆에서 당황한 루시엔을 도와 상황을 정리해주었다.

 

 

"그...그래! 내가 같이 병동으로 가 줄게! 오, 정말 미안해, 탤벗!"

 

 

루시엔이 다시 한번 거듭 사과하며 탤벗을 부축해주려고 했다.

 

 

"부축까진 필요없어, 다친 건 코지, 다리가 아니니까."

 

 

탤벗은 이렇게 말하고는 피가 흐르는 코를 붙잡고 성큼성큼 걸어가기 시작했다.

 

 

"로완, 그럼 먼저 저녁 식사 하러 내려가봐! 나는 병동에 가볼게! 나중에 봐!"

 

 

루시엔이 다급하게 말하고는, 탤벗을 따라 뛰다시피 걸어갔다.

 

 

"그래, 나중에 봐!"

 


 

래번클로 기숙사를 나온 두 사람은 병동을 향해 계단을 걸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동안에도 탤벗의 코에서는 피가 멈추지 않았고, 루시엔은 더욱 미안함을 느끼며 자책했다.

 

 

"탤벗, 정말 미안해. 네가 거기 서 있는 줄은 정말 몰랐어." 

 

 

"됐어. 고의로 그런게 아니라는 것쯤은 나도 알아."

 

 

루시엔이 자책하면서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하자, 탤벗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때, 루시엔은 자기 주머니 속에 손수건이 하나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아, 맞다! 탤벗, 잠깐 멈춰서봐. 나한테 손수건이 하나 있거든! 일단 이걸로 피 좀 닦고 지혈하면서 가는게 어때?"

 

 

루시엔이 새하얀 면에 가장자리에 자잘한 귀여운 레이스가 달린 손수건을 꺼내들었다.

 

 

탤벗이 그 자리에 멈춰서자, 루시엔은 손수건을 들고 가까이 다가가 살살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 주었고, 마지막엔 피가 흐르는 코를 손수건으로 지혈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루시엔이 코를 닦아주느라 가까이 다가왔을 때, 어쩐지 탤벗은 마치 동작 그만 주문에 걸리기라도 한 듯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은은하게 풍겨오는 싱그럽고 달콤한 오렌지 꽃 향기와 같은 그녀의 향기를 맡으며 혼란스러운 기분을 느꼈다.

 

 

루시엔이 지혈하는 것을 도와준 후에 뒤로 반 걸음 물러나면서 그녀를 닮은 오렌지 꽃 향기도 멀어져가자 왠지 모르게 아쉬운 기분이 느껴졌다.

 

 

대체 자기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몰라 혼란스러움에 인상을 찌푸리자, 루시엔은 탤벗의 찌푸린 얼굴을 보며 자기가 지혈을 잘못해서 더 아프게 만든 것인줄로 오해했다.

 

 

"어...어서! 병동으로 가자!"

 

 

루시엔이 다급하게 탤벗의 자유로운 한쪽 손을 붙잡고 병동으로 뛰다시피 빠른 걸음으로 갔다.

 

 

탤벗은 그녀가 이끄는 대로 순순히 붙잡혀 성큼성큼 걸어가면서도 피가 흐르는 코보다는 붙잡힌 손에 더 신경이 쓰이는 것 같았다.

 


 

병동에서 폼프리 부인이 간단하게 진찰을 하고는 에피스키 마법을 쓰자, 탤벗의 코는 더 이상 피가 흐르지 않고 멀쩡해지게 되었다.

 

 

대신 말라붙은 핏자국이 군데군데 살짝 남아있을 뿐이었다.

 

 

폼프리 부인이 물수건을 가져다주자, 루시엔은 그를 도와 얼굴에 남아있는 핏자국을 꼼꼼히 닦아 주었다.

 

 

그녀의 손길이 다시 자신의 얼굴에 닿자, 탤벗은 또 다시 혼란스러움과 함께 그녀의 손이 닿는 곳마다 왠지 모를 생소한 간지러운 느낌이 피어나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내가 미쳐 가나보다.'

 

 

탤벗은 이렇게 생각하며 맥고나걸 교수님과 정신 이상증에 관해 상담을 조만간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호그와트에 들어오기 전, 자신을 야생의 숲 속 생활에서 꺼내어 마법 세계로 다시 나올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맥고나걸 교수는 탤벗에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어른이자, 훌륭한 조력자였다.

 

 

그래서 비록 그가 래번클로에 배정되었지만, 그는 맥고나걸 교수에게 종종 조언을 구하곤 했다.

 

 

맥고나걸 교수도 탤벗이 비록 자기 기숙사 학생이 아니지만 후견인이 되어주었고, 자식처럼 아끼며 올바른 길로 자라도록 이끌어주었던 것이다.

 

 

병동에서 나가봐도 좋다는 폼프리 부인의 대답을 듣고 병동 밖으로 나오자, 어느덧 저녁 시간이 끝나갈 무렵이 되어 있었다.

 

 

꼬르르륵!

 

 

갑자기 배꼽시계의 우렁찬 알람 소리가 들려오자 탤벗은 그녀를 향해 시선을 돌렸고, 루시엔은 창피함에 얼굴을 붉히며 어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이...있잖아, 내가 연회장에서 남아있는 샌드위치라도 가져올게! 안뜰에서 기다려!"

 

 

루시엔은 창피함으로 붉어진 얼굴을 숨기며 이렇게 소리치고는 연회장으로 달려갔다.

 

 

탤벗은 창피해하며 달려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피식 작은 미소가 번져 나왔다.

 

 

'숨긴다고 안 보이는 것도 아닌데.'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안뜰의 분수대로 향했다.

 

 

분수대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니, 반짝이는 별들이 점점이 찍혀 있었다.

 

 

그는 잠시 하늘을 보다가, 곧 시선을 내려 손에 들고 있던 그녀의 손수건을 바라보았다.

 

 

'자잘한 레이스가 달린게 꼭 저같은 물건을 가지고 있네.'

 

 

그때, 루시엔이 샌드위치 두 개를 들고 헉헉거리며 안뜰로 나와 그를 향해 달려오는 것을 발견하자, 

 

 

'대체 내가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그는 눈썹을 한번 찌푸리고는 고개를 흔들며 생각을 털어버렸다.

 

 

"헉헉, 자! 여기 샌드위치! 헉헉, 샌드위치 먹어."

 

 

그러면서 한 손에 들고 있던 샌드위치 하나를 그에게 건네주니, 그는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보다가 샌드위치를 받아들었다.

 

 

루시엔은 그가 샌드위치를 별 말 없이 받아들자,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그의 옆에 털썩 주저 앉아서 숨을 돌렸다.

 

 

그리고는 배가 엄청 고팠던 것처럼 자신이 들고 있는 샌드위치를 크게 한입 '와앙!' 베어물고는 행복한 얼굴로 다리를 앞뒤로 흔들며 오물오물 씹어먹기 시작했다.

 

 

탤벗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았다가, 자신도 조심스럽게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먹기 시작했다.

 

 

샌드위치를 반 정도 먹었을때 쯤, 루시엔이 다리를 흔들던 것을 멈추고 탤벗을 향해 몸을 돌렸다.

 

 

"탤벗, 지난번 서점에서 책 주워줘서 고마웠어. 그때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벌써 가 버리고 없더라."

 

 

루시엔이 진심어린 목소리로 감사인사를 건넸다.

 

 

"......천만에. 누구라도 부딪혔으면 당연히 줍는 걸 도와줬을거야."

 

 

탤벗은 잠시 그때 일을 떠올리며, 냉담한 목소리로 진실과 거짓이 반쯤은 뒤섞인 대답을 했다.

 

 

"그때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난 너한테 계속 미안한 일만 하는 것 같네."

 

 

그녀가 풀이 죽은 모습으로 이렇게 말하니, 탤벗은 그녀의 풀 죽은 모습이 왠지 보고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럼, 나중에 내가 너한테 미안한 일을 하게 되면 그걸로 퉁 치자. 그럼 됐지?"

 

 

그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이렇게 말하자, 루시엔은 다시 미소를 되찾았다.

 

 

"응! 그래. 아, 그 손수건은... 그냥 버려도 돼. 괜찮아, 난 다른 손수건이 몇 개 더 있으니까."

 

 

루시엔이 그가 한 옆에 놓아둔 피묻은 손수건을 보며 말했다.

 

 

"세탁해보고 정 안되면 버리던가 할게." 그가 여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으...응, 그래. 그런데 있잖아, 탤벗, 너는 주로 어디에서 식사를 하는거야? 대연회장에서 네가 식사하는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아."

 

 

루시엔이 그가 샌드위치를 먹는 모습을 보며 떠오른 질문을 했다.

 

 

"......몰라도 돼."

 

 

탤벗은 잠시 침묵하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왜? 말해주면 안 되는거야?" 

 

 

"응, 안 돼. 나만의 비밀 장소야."

 

 

루시엔이 고개를 갸웃하면서 다시 물어보자, 그가 차갑게 대답하고는 남은 샌드위치를 한꺼번에 다 먹어버렸다.

 

 

"우리 친구 아니었어? 작년에 애니마구스 일로 난 우리가 친구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친구 아냐. 그리고, 난 다 먹었으니까 이제 간다. 잘 가."

 

 

탤벗은 차갑게 선을 긋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는데? 우리 같은 래번클로잖아. 기숙사로 돌아가는거면 같이 가자!"

 

 

루시엔이 그를 따라 일어서며 물었다.

 

 

"......다른데 볼 일이 생겼어. 너 혼자 가, 아리아."

 

 

그리고는 주위를 둘러보고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그는 독수리로 변하여 날아가버렸다.

 

 

"쟤랑은 친해지기 참 어렵네, 에휴..."

 

 

루시엔은 날아가는 독수리의 뒷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고는 혼자서 래번클로 기숙사의 자기 방으로 돌아왔다.

 

한편, 독수리로 변한 탤벗은 날아서 래번클로 탑의 자기 방 창문을 통해 방안으로 들어왔다.



루시엔에게는 볼일이 있다고 말했지만 그건 사실 그 자리에서 도망치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다.



그는 사실 누군가와 그렇게 함께 식사를 하는것도, 경계하지 않고 평범한 대화를 나누는 것도 모두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었던 것이다.



그는 안드레와 종종 어울리기도 하지만, 그건 꼭 필요한 경우이거나 혹은 넉살좋은 안드레가 일방적으로 달라붙을 때의 일이었다.



하지만, 오늘처럼 여자애와 둘이서 식사를 함께 해본 것은 처음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탤벗은 자기가 어떤 말을 해야하는지, 어떤 행동을 해야 '정상적인' 것인지도 알 수가 없었다.



그래도 그는 좀전에 도망치기 전까지의 일을 떠올려보며 누군가와 함께 식사를 하는것도 나쁘진 않았다고 생각했다.



아니, 오히려 꽤 괜찮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했다.



아까의 일을 떠올리며 잠들 채비를 하고 있는 그의 코 끝에 왠지 기분좋은 은은한 오렌지 꽃 향기가 희미하게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

 


 

학기 첫 주는 그렇게 별 탈 없이 무난하게 흘러갔고, 금요일 오전은 슬리데린 학생들과 함께 듣는 마법약 수업, 오후는 수업이 없는 공강이었다.

 

 

루시엔은 그날 아침 식사 시간에 이실이 전해준 해그리드의 티타임 초대 쪽지를 받았다. 

 

 

해그리드는 루시엔과 친구들에게 직접 만든 특제 록 케이크와 차를 대접할 테니, 오후에 시간이 되면 오두막으로 와서 학기 첫 주가 어땠는지 함께 수다를 떨자며 초대했던 것이다.

 

 

루시엔은 쪽지 뒷면에 알겠다며, 오늘 오후에 로완과 페니와 함께 찾아가겠다고 답변을 써서 보냈다.

 

 

통스는 그날 오후에 튤립과 함께 종코에 신상 장난 용품을 쇼핑하러 가기로 했다며 거절하였고, 대신 해그리드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했다.

 

 

식사를 마치고 루시엔은 로완과 함께 지하 감옥에 있는 마법약 교실로 향했다.

 

 
오전의 마법약 수업은 언제나 그러했듯이 스네이프 교수의 엄포로 시작하여 트집으로 이어졌다.


"내 수업에 들어온 녀석들은 모두 수업 전에 머리를 좋아지게 하는 마법약을 먹고 와야 할거다. 안 그러면 너희같은 녀석들은 반도 못 알아 들을테니 말이다. 집중해라!"


스네이프는 강의를 하고난 후, 학생들에게 재료를 준비하라고 시켰고, 그 다음엔 학생들이 교과서를 살펴보며 마법약을 만들게 했다.



르웬의 재능을 물려받은 루시엔은 어린 시절부터 엄마가 마법약을 실험하고 만드는 것을 어깨 너머로 보며 자랐던 덕분에 마법약 과목을 좋아하는 편이었고, 또 잘하기도 했다.



그런 덕분에 스네이프 교수도 학생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트집을 잡아냈지만, 루시엔의 마법약 앞에선 이렇게 말하곤 했던 것이다.


"그나마 간신히 눈뜨고 봐 줄 만하군."


사실 저 정도의 말은 스네이프의 언어로는 굉장한 칭찬이었다.



그래서 마법약 시간에 다른 아이들은 종종 조용히 루시엔에게 스네이프 몰래 도움을 청하곤 했다.



특히 모든 마법약을 조금씩 맛보는 바나비는 종종, 아니 꽤 자주, 잘못 만들어진 마법약을 먹고 위급한 상황에 처하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루시엔에게 몰래 해독제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던 것이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던 바나비는 만들던 마법약에 아침 식사시간에 대연회장에서 슬쩍 해온 버터 맥주를 타서 시음해보다가 구역질이 나오기 시작했다.


"루시엔...! 나 좀 도와줘! 약을 잘못 마신것 같아...!"

 

 

바나비는 새파래진 얼굴을 한 채, 낮은 목소리로 다급하게 루시엔에게 해독제를 부탁했다.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던 메룰라는 바나비를 보며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말했다.

 

 

"이런 일이 어디 한두 번이어야지. 이젠 새롭지도 않다. 쯧쯧"


루시엔은 바나비가 마신 약을 살펴보고는 서둘러 한쪽 옆에 스네이프 몰래 작은 냄비를 꺼내고 불을 붙인 후 해독제를 만들기 시작했다.


증세가 더 심해져 모두가 보는 앞에서 토하기 전, 가까스로 바나비는 루시엔이 건네주는 해독제를 마시고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휴... 십년감수했네. 고마워, 루시엔. 넌 내 생명의 은인이야!"

 

 

그는 그녀를 향해 이렇게 말하며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마법약을 다 만들고나서 스네이프 교수는 학생들에게 자기가 만든 마법약을 약병에 담아 이름표를 붙인 후 제출하고 나가라고 했다.


루시엔은 마법약을 약병에 잘 담아 이름표를 붙인 후 스네이프의 책상 앞에 올려놓고 가방에 짐을 챙겨서 교실 밖으로 나왔다. 

 

 

"어휴, 난 마법약을 분명히 교과서에 나온대로 열번씩 보고 만드는데도 왜 결과물이 교과서에 나온 것처럼 되지 않는걸까?"

 

 

로완이 루시엔과 나란히 대연회장으로 걸어가면서 약간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젓는 방향은 잘 지킨거야? 오른쪽으로 세 번 젓고나서 반 바퀴 왼쪽으로 한 번 젓고 그 다음에 또 오른쪽으로 두 번 저어야 하는 부분이 좀 까다롭거든."

 

 

루시엔이 마법약을 만들었던 과정을 되짚어 떠올려보고 말했다.

 

 

"앗! 중간에 왼쪽으로 반 바퀴가 아니라 한 바퀴를 저은 것 같아." 

 

 

"에휴... 다음에 더 잘할 수 있을거야. 기운내, 로완!"

 

 

로완이 한숨을 내쉬자, 루시엔이 로완의 어깨를 토닥여주며 위로했다.

 

 

두 사람은 재잘재잘 이야기를 하면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대연회장으로 왔다.

 

 

연회장 안에는 이미 점심을 먹으러 온 학생들이 제법 도착해 있었고, 각자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떨며 식사를 하고 있었다.

 

 

"루시! 로완! 이리로 와!"

 

 

루시엔과 로완이 연회장 안으로 들어가자 페니가 후플푸프 테이블에 앉아서 옆의 빈 자리를 두드리며 루시엔과 로완을 불렀다.

 

 

두 사람이 페니의 옆자리로 가서 앉자, 소녀들은 이제 빈 접시에 대고 점심 식사를 주문했다. 

 

 

"샌드위치!" 로완이 샌드위치를 주문하자, 루시엔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또 샌드위치야? 다른 메뉴는 안 먹어, 로완?" 

 

 

"샌드위치가 제일 간편하잖아. 그리고 이따 해그리드의 오두막에 가서 또 록케이크도 먹을텐데 뭐. 간단하게 먹고 가자."

 

 

"그렇긴 하지... 그럼 나도 샌드위치!"

 

 

루시엔도 로완을 따라 샌드위치를 주문했고, 이제 세 사람은 함께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말인데, 내가 오늘 들은 소문이 두 가지가 있어! 뭐부터 들어볼래?"

 

 

페니가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루시엔과 로완에게 물었다.

 

 

"어차피 둘 다 말해주려고 했던거 아냐? 그냥 아무거나 시작해."

 

 

루시엔이 킬킬거리면서 이렇게 말하고는 다시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물었다.

 

 

"그래, 그럼 첫번째는 이거야. 그리핀도르의 에밀리 타일러가 빌 위즐리를 차 버렸대!"

 

 

페니의 말이 끝나자마자, 로완이 마시던 호박 주스를 뿜었다.

 

 

"뭐?!!"

 

 

"말 그대로야. 빌 위즐리가 에밀리 타일러한테 이번 호그스미드 방문일에 같이 외출하자고 신청했는데, 에밀리 타일러가 거절했대. 걔는 요즘 슬리데린의 반장인 펠릭스 로지에한테 집적거리고 있나봐."

 

 

"이럴수가... 빌, 걔는 여자 보는 눈이 그렇게 없다니? 완전 보는 눈을 발바닥 밑창에 붙이고 다니는거 아냐?"

 

 

말을 마친 페니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루시엔이 분개하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로완을 살펴보았다.

 

 

"로완, 괜찮아? 자, 여기 냅킨으로 호박 주스 흘린데 닦아." 

 

 

"나...난 괜찮아.... 그 다음 소문은 뭐..야?"

 

 

페니는 냅킨을 건네주며 걱정어린 목소리로 말했고, 로완이 떨리는 목소리로 냅킨으로 흘린 호박 주스를 열심히 닦는 척을 하며 화제를 돌렸다.

 

 

"어젯 밤에도 몽유병 저주에 걸린 학생이 금지된 숲으로 향하던 것을 발견했대. 이번엔 다행히도 한 명이었나봐. 그래도 계속 몽유병 저주에 걸린 학생들이 발견되고 있으니까 걱정스럽다..." 

 

 

"그러게... 그 다음 차례가 우리들 중에 한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거잖아..."

 

 

페니가 한숨을 내쉬며 걱정으로 말끝을 흐렸고, 루시엔도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걱정스러움과 두려움이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 저주받은 금고 때문에 그런거라면, 이번에도 작년처럼 금고를 해결하면 몽유병 저주도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게 아닐까?"

 

 

로완이 작년의 얼음 금고과 호그와트에 퍼지던 얼음을 떠올리며 추측했다.

 

 

"그럴지도 모르지. 그러면, 우선 저주받은 금고에 대해 단서를 모으기 시작해야 하는데... 혹시 레이크픽 부인은 뭔가 알고 있는게 없을까?" 

 

 

"뭔가 알고 있는게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 전에 그 사람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 난 모르겠어. 벤이 그렇게 두려움에 떨던 것도 그렇고, 왠지 레이크픽은 느낌이 별로 좋지 않아."

 

 

페니가 이번에 새로 고용된 전문 저주 해결사 레이크픽 부인을 떠올리며 말하자, 루시엔이 심각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러면, 레이크픽에 대해 뒷조사를 좀 해보는게 어떨까? 혹시 레이크픽 부인을 전에 알고 있던 사람이라던가, 옛날 호그와트 학생 명부나 기록물 같은데 무언가 남아있는게 있을지도 몰라."

 

 

로완이 턱을 문지르며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렇게 제안했다.

 

 

"로완, 넌 정말 천재야! 그럼 지금 해그리드한테 가는 김에 물어봐보자." 루시엔이 환한 얼굴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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