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1987년 9월 1일에 루시엔이 호그와트로 출발할 날이 다가오자, 에시르는 딸을 배웅해주기 위해 항해에서 돌아와 며칠 전 집에 도착했다.
에시르는 집으로 돌아오면서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위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구입한 선물들을 종종 사 가지고 왔는데, 이번에 에시르가 사랑하는 아내와 딸에게 사다 준 선물은 유럽 어느 나라의 유서깊은 향수 공방의 향기의 마법사 장인이 만들었다는 향수와 목욕 용품 세트였다.
이 향수와 목욕 용품은 그냥 보기엔 무색 무취의 투명한 액체가 찰랑찰랑하게 들어있는 제품이었지만, 사용하는 사람의 살결에 닿으면 그 사람의 매력을 가장 돋보이게 할 수 있는 향기로 변하는 제품이었다.
그래서 그냥 향수의 병 뚜껑을 열고 코로 냄새를 맡아 보면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는 향수라, 처음엔 구입하는 사람들이 망설인다고 한다.
혹시 나와 가장 잘 어울리는 향기가 이상한 향기이거나 내가 싫어하는 향이면 어쩌나 고민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역시 유서깊은 공방의 향기의 마법사 장인이 만든 것이라 어떤 사람에게도 잘 어울리는 매력적인 향기로 변하게끔 만들었고, 한번도 써 보지 않은 사람은 있지만, 한번만 써 본 사람은 없다는 아주 유명한 제품이 되었다.
루시엔도 제품에 붙은 설명서를 읽어보고는 정말 신기해했다.
"고마워요, 아빠! 정말 진귀한 선물이네요. 저한테선 무슨 향으로 변하게 될까요?"
루시엔이 들뜬 얼굴로 감사를 표하며 궁금해했다.
"궁금하면 한번 뿌려보렴."
에시르가 흐뭇한 얼굴로 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루시엔이 향수 뚜껑을 열고 손목에 한번 가볍게 칙 뿌려보았다.
그러자, 루시엔의 피부에 닿아 스며든 향수는 곧 달콤한 오렌지 꽃, 시트러스, 새콤달콤한 베리류와 황혼녘이 떠오르는 따뜻한 나무냄새가 오묘하게 조합된 기분좋은 향기로 변했다.
마치 향만 맡아보아도 루시엔이 햇살같은 말간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 떠오르는 듯한 매력적인 향기였다.
"우와! 이 향기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잘 쓸게요, 고마워요 아빠!"
루시엔은 순수하게 감탄하며 기쁜 얼굴로 선물을 품에 꼭 안았다.
"그래, 우리 공주님도 이제 숙녀가 되어가니까 필요하게 될 것 같아서 사봤지. 마음에 든다니 아빠가 더 고맙구나."
에시르는 기뻐하는 딸의 모습을 보며 뿌듯해했다.
르웬도 자신이 받은 선물을 뿌려보았는데, 르웬의 향기는 마치 들판에 핀 들장미와 체리 블러썸 향기와 함께 은은한 나무 이끼같은 내음이 살짝 베이스로 깔린 우디향이 감도는 향으로 변했다.
모녀는 모두 에시르의 선물이 마음에 쏙 든다며 고마워했다.
세 사람은 오랜만에 만나 단란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즐거운 세 가족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9월 1일이 되었다.
아리아 가족은 9와 4분의 3 승강장에 서서 루시엔을 배웅하고 있었다.
루시엔은 기차에 올라타며 부모님께 작별 인사를 하며 손을 흔들었고, 곧 친구들이 있는 객실을 찾아 갔다.
3년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루시엔은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고, 이젠 어디든 함께 몰려다니는 베프 무리가 생겼던 것이다.
루시엔은 로완, 페니, 통스가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는 객실 문을 열고 들어가며 쾌활하게 인사했다.
"안녕 얘들아! 여름 방학동안 잘 지냈어?"
"루시! 언제 오나 기다렸어! 오늘도 엄마 아빠한테 코알라처럼 매달려 있던거야? 큭큭큭."
통스가 짓궂게 인사하자 루시엔은 통스를 따라 킬킬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안녕 루시엔! 코알라는 무슨. 부러워서 그런거야, 통스?"
페니가 루시엔에게 인사를 하고는 통스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쿡 찌르며 킬킬 웃었다.
"루시엔! 며칠 전에 봤지만, 그래도 다시 보니까 또 반가워!"
로완이 루시엔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자기 옆의 빈 자리로 루시엔을 이끌어 앉혔다.
"며칠 전에 봤다고? 우리가 모르는 일이 있었나 보네? 어서 불어봐!"
페니가 깜짝 놀란 시늉을 해보이며 루시엔과 로완을 향해 킬킬거리며 독촉했다.
"그래, 내 귀는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오! 뭔데? 어서 불으셩."
통스가 우스꽝스러운 제스처로 귀에 손을 가져다대며 말하자, 객실 안의 소녀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루시엔과 로완은 여름 방학동안 로완네 집에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던 이야기와, 다이애건 앨리에서 쇼핑했던 이야기, 그리고 여름 방학동안 각자의 근황들을 늘어놓았고, 소녀들을 태운 기차는 킹스 크로스 역을 떠나 호그와트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저녁 무렵 호그스미드 역에 도착하자, 네 명의 소녀들은 함께 기차에서 내렸다.
근처에서 해그리드가 신입생들을 모으는 소리가 들려와 루시엔은 해그리드를 향해 크게 손을 흔들며 반갑게 소리쳐 인사했다.
"해그리드! 안녕하셨어요!"
"오! 루시엔이로구나! 여름 방학 잘 지냈니? 여름 방학동안 못본 새 많이 자란 것 같구나."
해그리드가 껄껄 웃으며 반갑게 인사해주었다.
"헤헤 정말요? 요즘 망토가 조금 짧아진 것 같기도 해요. 아무래도 조만간 새로운 교복을 맞춰야될지도 모르겠어요."
루시엔이 소매를 살짝 들춰보며 짧아진 것 같은 길이를 가늠해보며 말했다.
"그래, 네 나이때 애들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는 경향이 있지. 난 신입생들을 인솔하느라 먼저 가보마. 나중에 오두막에 놀러오렴! 직접 만든 특제 록 케이크를 대접해주마!"
"알겠어요! 부엉이를 기다리고 있을게요!"
해그리드는 루시엔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는 신입생들을 다시 불러 모으기 시작했다.
네 소녀들은 호그스미드 역을 나가며 마차 승강장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말없이 움직이는 마차가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네 소녀들은 한 마차 안에 같이 올라탔고, 그들은 덜컹거리는 마차 안에서 서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듯 킬킬거렸고, 마차는 숲길을 지나 호그와트 성으로 향했다.
대연회장에 도착한 네 소녀들은 손을 흔들고는 각자의 기숙사 테이블로 흩어져 갔다.
페니와 통스는 후플푸프 테이블로 향했고, 루시엔은 래번클로 테이블에 로완과 함께 앉았다.
래번클로 테이블에는 이미 바디아와 안드레, 그리고 탤벗이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루시엔과 로완은 자리에 앉으며 래번클로 동기들에게 인사했다.
"안녕, 얘들아! 오랜만이야!"
"안녕, 루시엔! 안녕, 로완!" 바디아가 반갑게 인사해주었다.
안드레는 "오우, 루시엔! 너 오늘 아침에 거울은 보고 온 거니? 헤어 스타일이 그게 뭐야! 교복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데. 분홍색 리본이라니... 어흑!" 이라며 스타일을 손봐주고 싶어서 손가락이 드릉드릉 하는게 보였다.
"안드레는 여전하구나." 로완이 큭큭 웃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루시엔도 어깨를 으쓱하고는 "왜? 난 괜찮은 것 같은데. 가끔은 네 안목이 의심스러운걸?"이라며 놀렸다.
안드레는 "노노, 분홍색은 좀 아냐. 아니, 완전 별로라고 생각해. 네 얼굴엔 푸른 계열이 더 잘 어울린다고. 안 그래, 탤벗? 네가 봐도 그렇지 않냐?" 라며 옆에 앉아있던 탤벗을 팔꿈치로 쿡 찌르며 물었다.
탤벗은 잠시 물끄러미 루시엔을 쳐다보더니,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되진 않아. 무슨 색을 하던 내 눈엔 똑같아 보여." 라고 했다.
루시엔은 그 말을 듣고 갑자기 짜증이 났다.
"뭐라구?!"
따질듯이 탤벗에게 인상을 팍 쓰면서 묻자, 옆에 있던 안드레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렇게 말했다.
"윙거한테 물어본 내가 잘못이지. 얘가 갖고 있는 독수리 티셔츠를 봤을 때부터 얘의 패션 센스가 꽝인걸 알아 봤어야 했는데. 쯧쯧..."
그러면서 안드레는 다 이해한다는 듯 탤벗의 어깨를 두드려주었고, 탤벗은 얼굴을 구기며 눈을 굴렸다.
그 모습이 우스워서 루시엔은 고소해하며 키득거렸다.
그때, 덤블도어가 팔을 넓게 벌리며 환영 연설을 하기위해 학생들을 주목시켰다.
"주목! 호그와트로 돌아온 걸 환영합니다, 여러분! 이번에도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었군요."
학생들은 이제 조용히 단상앞을 바라보며 덤블도어의 환영 연설을 듣기 시작했다.
"지난 몇 년간 학교를 다녔던 학생이라면 이미 저주받은 얼음과 보가트를 만나 보았을 것입니다. 여러 형태의 위험을 감지하고 극복하는 것도 여러분에게 중요한 마법 교육이 될 것이겠지요."
"우리 교수들은 여러분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지만, 모든 상황에 대한 답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음 저주받은 금고가 어디에 있는지는 우리도 알지 못합니다..."
"안에 무엇이 있는지도, 금고를 건드리는 바보 같은 자들에 의해 어떤 저주가 닥쳐올지도 모르죠. 그래서 올해엔 명망 높은 저주 해결사이자 저주받은 금고를 가장 가까이서 경험한 전문가를 한 분 초빙해왔습니다."
"패트리샤 레이크픽을 환영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러자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날카롭게 생긴 여자가 갈색 케이프 망토를 두른 차림으로 단상 앞으로 나왔다.
레이크픽은 자리에서 일어나 학생들을 향해 고개를 한번 숙이며 인사를 했다.
"화려한 소개 감사합니다, 덤블도어 교수님. 학창시절에 제가 그렇게 말썽을 피웠는데도 다시 저를 불러주셔서 놀랐습니다. 호그와트를 졸업한 후 저는 그린고트 마법사 은행의 저주 해결사 장이 되었습니다."
"학생이었던 저는 저주받은 금고가 존재한다고 믿었지만, 교직원들은 제 경고를 무시했었죠. 이제 어쩔 수 없이 그들이 그때의 실수를 인정했으니, 제가 다시 금고를 열어 비밀을 밝혀내려고 합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목격한 일을 말해달라고 요청하거나, 제 조사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불필요한 방해는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이제부터 여러분은 금고에서 멀리 떨어져야 하며, 제 일을 방해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오늘의 인사는 여기까지 하죠."
레이크픽이 연설을 마치자 학생들 사이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하지만, 덤블도어가 일어나 박수를 치기 시작하자, 학생들도 그제야 따라서 하나 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레이크픽은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 앉았고, 덤블도어는 다시 단상으로 올라와 마무리 연설을 하기 시작했다.
"올해에도 호그와트의 배움의 장에서 여러분들이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우고, 또 친구들과의 우정을 쌓아나가길 바랍니다. 이제 환영 연회를 시작할 시간이군요!"
덤블도어가 손뼉을 한번 치자, 비어있던 테이블 위에 산더미같은 음식이 갑자기 뿅 하고 나타났고, 학생들은 신나게 연회를 즐기기 시작했다.
루시엔은 배부르게 식사를 마쳤고, 덤블도어가 이제 해산해도 좋다고 말하자 각 기숙사의 반장들은 신입생들을 데리고 기숙사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루시엔은 이제 4학년이었기 때문에 통금시간 전까지는 자유 시간이 약간 남아있었다.
그래서 대연회장에 남아있는 다른 기숙사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러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4학년이 되어 학교로 다시 돌아오니,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이한 친구들에겐 대체로 많은 변화가 있어보였다.
우선, 슬리데린 테이블에 가보니, 메룰라 패거리는 여전히 루시엔을 조롱으로 반겼지만, 리즈와 바나비는 루시엔을 진심으로 반겨주었다.
메룰라와 리즈도 좀 더 어린 티를 벗고 성숙해진 모습이었고, 바나비는 원래도 우람했던 체격이 방학동안 키가 더 자라면서 더욱 우람해보였다.
"바나비! 너도 키가 더 자란 것 같네! 이젠 네 얼굴을 보려면 고개를 뒤로 한참은 꺾어야겠다! 방학 동안에 운동을 더 많이 한거야?"
"응, 루시엔! 방학 동안에 체력 단련에 더 힘 좀 썼지. 넌 여름방학 전보다 더 예뻐졌구나."
루시엔이 유쾌하게 인사하자 바나비가 신나게 대답하고는, 마지막엔 살짝 부끄러운듯 뒷통수를 긁적였다.
"칭찬 고마워, 바나비. 어... 너도 멋있어진 것 같아."
루시엔도 생각지도 못한 외모 칭찬에 살짝 부끄러워하며 칭찬을 되돌려주자, 바나비의 귀 끝이 붉게 물들었다.
이번 학기에 같은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을 듣게 되었다는 바나비는 수업에서 다시 만나자고 했고, 루시엔도 작별 인사를 하고는 이번에는 후플푸프 테이블로 갔다.
후플푸프 테이블에서 통스는 이번학기 새로운 장난을 위해 재 킴과 열심히 금지된 물품을 들여오는 일로 이야기를 하는 중이었다.
루시엔은 페니를 만났는데, 페니가 그리핀도르 테이블에 앉아있는 벤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루시엔! 벤 좀 봐봐. 원래 두려움이 많은 성격이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저렇게 겁을 먹은 모습은 처음 봐."
페니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루시엔에게 말했다.
"무슨 일이래?"
"솔직히 잘 모르겠어. 내가 아까 듣기론 안절부절하면서 무슨 악몽에 대해 중얼거리더라고..."
"악몽...?"
루시엔이 고개를 갸웃하며 되물었다.
"아까 패트리샤 레이크픽을 보더니 얼굴빛이 완전히 창백해졌더라구. 대체 무슨 일인지 확인해보는게 어떨까?"
"그래, 한번 확인해보는게 좋을것 같아. 내가 가서 물어봐볼게"
그리고 루시엔은 벤에게로 가서 어깨를 살짝 두드렸다.
그러자 벤은 흠칫 크게 놀라더니, 뒤를 돌아보고 루시엔이었다는 것을 알고는 안심했다.
"벤, 너 무슨일 있어? 왜 그래?"
"......지금 여기에서 말하긴 좀 곤란해. 안뜰로 가서 얘기해줄게."
벤이 아직도 두려움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어두운 안뜰에 도착하자, 두 사람은 튤립이 분수대에 앉아있고 해그리드가 그 옆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루시엔이 두 사람을 향해 말을 걸었다.
"해그리드! 대체 무슨 일이에요? 튤립?! 넌 왜 대연회장에 아까 없었던거야?"
"나도 알았으면 좋겠다. 호그와트 급행열차에서 정신을 잃었는데 눈을 떠 보니 금지된 숲에 있었어."
튤립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난 연회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튤립이 숲을 향해 가는 것을 봤어. 내가 멈추려고 했는데, 어느새 멀리 떨어졌지 뭐야."
"몽유병이었나봐..."
해그리드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설명해주자, 튤립이 확신이 없는 목소리로 이렇게 짐작했다.
"또 다른 저주일 거야. 아마도 레이크픽 부인이 다음 저주받은 금고에 손을 댔나 봐... 난 두려움 때문에 자주 병동에 진정 물약을 처방받으러 가는데, 폼프리 부인이 몽유병에 걸린 학생들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었어..."
벤의 말을 듣고난 루시엔은 갑자기 어딘가 묘하게 어긋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벤에게 이렇게 물었다.
"몽유병에 걸린 학생들이랑 저주받은 금고가 연관되어 있는지 어떻게 알게 된거야? 우린 오늘 막 호그와트에 도착했는데, 넌 레이크픽 부인을 알아?"
"글쎄... 하지만 가까이 가면 안 된다는 것을 알 만큼은 알아..."
"패트리샤 레이크픽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하자꾸나..."
벤이 약간 혼란스러운 얼굴로 대답하자, 해그리드가 화제를 돌렸다.
"운 좋게도 튤립이 금지된 숲에 가다가 나뭇가지에 머리를 부딪쳤거든. 잘못하면 숲 속의 많은 동물들이 몽유병에 걸린 학생의 고기로 축제를 벌일 뻔했지... 그런데 병동으로 데려가려고 하니 내 말을 안 듣고, 너를 만나야 한다고만 하더라."
"네가 작년에 저주받은 금고에서 금지된 숲의 지도를 찾았잖아, 루시엔 아리아. 그것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
튤립의 말을 들은 루시엔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먼저 다친 친구의 부상을 치료해주는게 먼저였다.
"먼저 머리부터 괜찮은지 살펴 보자. 폼프리 부인이 가르쳐 준 치유 마법이 있거든... 에피스키!"
그러자 튤립은 두통이 가시는 것을 느끼며 고마워했다.
"고마워, 루시엔 아리아. 이 끔찍한 두통만 가셔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더 잘 기억해낼 수 있을 것 같아."
"그건 나중에 해도 되니까, 먼저 병동으로 가서 폼프리 부인께 상태를 봐 달라고 하자..."
해그리드가 이렇게 말하며 튤립을 병동으로 데려가자고 했다.
루시엔은 벤에게 나중에 보자고 작별 인사를 하고는, 해그리드와 함께 튤립을 병동으로 데려가 주었다.
폼프리 부인은 튤립의 머리를 잠시 진찰해보더니 다행히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말해주었다.
그렇지만, 혹시 모르니 오늘 밤은 병동에 있으면서 지켜 봐 보자고 하였고, 루시엔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래번클로 기숙사의 자기 방으로 돌아왔다.
씻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루시엔은 아까 있었던 일들을 곰곰이 떠올려 보았다.
전문적인 저주 해결사로서 학교에 고용되어 온 패트리샤 레이크픽.
작년에 발견했던 금지된 숲의 지도.
몽유병 저주로 의심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났고, 저주에 걸린 학생은 금지된 숲으로 향한다.
만약 이것이 저주받은 금고를 건드려서 나온 것이라면...
혹시, 이번 저주받은 금고는 금지된 숲에 있다는 것일까..?
루시엔은 벌떡 일어나 창틀로 다가가 창 밖을 바라보았다.
래번클로 탑에서 내려다 보이는 달빛이 은은하게 비치는 호그와트 주변의 밤 풍경은 마치 예술가가 정성들여 그려낸 아름다운 풍경화 같았지만, 검은 그림자 속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치명적인 위험을 품고 있는 고요한 밤은 비밀을 감추고 있는 듯 달빛 아래에서 은은하게 반짝이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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