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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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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벗이 그녀의 코를 깨끗이 다 닦아주고나자, 에메랄드는 왜 그가 굳이 이렇게까지 해주는지 속으로 경탄했다. 물론 어느정도는 그 래번클로 소년이 그녀가 떨어진 이유에 한 몫을 했던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렇게나 냉담했던 사람이 자신을 이렇게나 섬세하고 조심스럽게 보살피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는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에메랄드는 시선을 아래로 내려 그의 손수건이 피로 뒤범벅된 것을 보았다. 그녀는 반항하듯 인상을 썼고, 탤벗은 부드럽게 한숨을 내쉬고는, 그 천조각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그 소년은 그녀의 얼굴을 한번 훔쳐보고는, 그녀의 얼굴이 훨씬 나아보이자 손수건이야 어떻든간에 그녀의 얼굴이 나아보이는게 중요한 전부였다고 생각했다.
"이리 줘." 그녀가 시선을 파란 손수건에 둔 채, 창백한 손을 뻗었다. 탤벗이 그녀를 쏘아보자, "난......그냥 이리 줘, 내가 세탁해서 돌려줄게."
탤벗은 그녀를 잠시 바라보더니, 그것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는 불편하게 무릎 꿇고있던 자세에서 거칠게 숨을 내쉬며, 자신의 무릎에 손을 짚고 일어섰다. "폼프리 부인에게 가 보는게 좋겠어." 그가 그녀에게 냉담하게 말했다.
"고마워." 에메랄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미소를 보자마자, 그는 곧 뒤돌아서서 걸어가버렸다.
에메랄드는 그가 걸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탤벗은 정말 이상한 친구라고 생각했다. 문득, 찰리가 어디있는지, 왜 이렇게 오래걸리는지 궁금해졌다. 그녀는 손위에 놓인 피범벅인 손수건을 잠시 내려다보고는 그것을 주머니 속에 집어 넣었다. 그때 누군가 목을 가다듬는 소리가 들려왔다.
"갈 준비 됐어?" 친숙한 목소리가 이렇게 묻자, 그녀는 미소지으며 고개를 들고는 끄덕였다. 그 소년은 일어서는 것을 도와주려고 손을 내밀었고 그녀는 기쁘게 그 손을 잡았다.
그렇게, 에메랄드와 찰리는 함께 걸어서 성으로 향했다. 이전과는 다르게, 그 소년은 돌아오는 내내 조용했고, 한 두번 밖에 말을 하지 않았다. 보통 때라면 그는 온갖 드래곤 관련 이야기들로 그녀의 머릿속을 어지럽혔을텐데 말이다.
찰리는 그녀를 향해 몸을 돌리고는, 눈으로 그녀의 얼굴을 살펴보다가 결국 "핏자국이 덜해보이네." 라고 말해버렸다.
에메랄드는 즐거운 듯이 눈을 굴리고는, 그의 목소리 톤에서 어딘가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고는 농담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런, 고마워 찰스. 피범벅이었다면 누구든지 한번쯤 돌아볼만큼 더 매력적으로 보였을텐데 말야."
"너는 항상 매력적이야." 찰리가 낮게 중얼거렸지만, 너무 작게 말한 탓에 그녀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에메랄드는 찰리가 희미하게 미소지어 보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당황스러웠다. 그녀는 일전에 그녀가 빌려주었던 그의 손에 걸려있는 정교한 팔찌로 시선을 던졌다. 그녀는 그것이 빨간색인 것을 알고는, 입술을 말아오므리며 깨물었다. 두 사람이 병동에 도착하자, 찰리는 그녀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고 폼프리 부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또 반 디크 양이로구나." 그녀는 고개를 내저으며 이렇게 말하고는, 손을 들어 허리에 걸쳤다. "이번엔 또 무슨 일이니?"
"블러저에 세게 맞았어요." 에메랄드가 인상을 쓰며 이렇게 말하자, 폼프리 부인은 한숨을 내쉬고는, "적어도 이건 저주 해결과 관련된건 아니구나." 라고 했다.
"늘 쓰던 침상으로 가렴! 지팡이를 가져오마."
"고맙습니다 폼프리 부인. 저는 여기 누워서 좀 쉬고 있을게요." 에메랄드가 키득거리며 말하자, 찰리는 그녀가 침대 가장자리에 가서 걸터앉게 도와주었다. 그는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그녀가 고통을 참고 있는 것을 바라보았다.
찰리가 눈썹을 들어올리고는, "늘 쓰던 침상이 있다고?" 그녀에게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난 자주 어딘가 부러져서 여기 오고는 했거든." 그녀가 찰리에게 농담하자, 찰리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녀는 그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걸린 것을 알아챘다.
"이제야." 에메랄드가 안심하며 이렇게 말했다. "다시 미소짓는구나, 찰스." 그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진심어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찰리는 눈썹을 들어올리며, "무슨 말이야?" 라고 물었다.
그녀는 다치지 않은 팔을 들어올려 힘줄이 불거진 그의 왼손으로 가 닿았다. 그녀가 그의 망토 소매를 걷어올려, 그녀의 팔찌에서 빨간색이 사라지고 파란색으로 변한 것을 보여주었다. "빨간색은 네가 화가 났다는 것을 의미해." 에메랄드가 재치있게 말했다. "여기 오는 내내 이게 빨간색이더라, 하지만 네가 왜 화가났는지 물어보기가 너무 두려웠어." 그녀는 다시 그를 바라보며 그의 손을 그의 무릎 위로 돌려놓았다.
찰리는 그 몸짓에 자신의 얼굴이 불타오르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는 손을 들어올려 머리 뒤를 긁적이며 이렇게 말했다. "아...아 맞아...네 팔찌를 잊어버리고 있었네." 그는 재빨리 팔찌를 빼내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에메랄드는 방긋 미소지으며 그것을 받았다. "그러면 이제 네가 어떤 기분인지 난 모를거야...신기하다, 넌 화가 났어도 표정엔 거의 변화가 없네." 그녀가 이렇게 말하며 팔찌를 차자 그것은 초록색이 되었다.
"넌 언제든지 물어봐도 돼." 찰리가 다정하게 대답했다.
에메랄드는 그를 올려다보자, 그들은 서로를 마주보게 되었다. 그녀의 비취같은 초록색 눈동자가 갈색 눈동자와 만나던 그 순간의 찰나에, 신이 마치 그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리게 흘러가도록 마법을 부린 것 같았다. 그 세계 안에서는 다른 어떤 것도 더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폼프리 부인의 발소리가 들려오자 그들은 재빨리 시선을 돌려버렸다.
"자, 이번엔 어디가 부러진거니?" 폼프리 부인이 묻자, 에메랄드는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다.
"네 코 외에 말이다. 그리고 넌," 폼프리 부인은 붉은 머리카락의 소년에게로 몸을 돌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나가보거라."
찰리는 즉시 벌떡 일어서서 손을 흔들고는 병동을 나갔다. 반면 에메랄드는 폼프리 부인에게서 일장연설을 들으며 아주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 다음날, 에메랄드는 기분이 조금 나아져서 바나비, 페니, 로완, 벤과 함께 대연회장에 있었다. 그녀는 깨끗한 파란 손수건을 들고는 래번클로 테이블에 시선을 두었다.
"뭐가 그렇게 즐거워 바?" 바나비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빠르게 아침식사를 허겁지겁 끝내자, 페니의 밝은 벽안이 크게 뜨이며 물었다.
"ㅅㅂㅎ ㄷㅁㄷㅂㄱ" 바나비가 입안 가득 음식을 담고는 이렇게 말하자, 로완이 재빨리 손으로 그의 입을 막고는 먼저 삼키게 했다.
"이제, 말해도 돼." 로완이 그에게 말했다.
"신비한 동물 돌보기." 바나비가 그의 초록색 눈을 빛내며 말했다. "케틀번 교수님이 오늘 니플러를 다룰거래. 그런데 이건 특별한 니플러라구."
로완이 그녀의 오닉스 같은 눈을 가늘게 뜨며 되물었다. "특별한?"
바나비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친구들을 향해 환하게 미소지었다. "맞아." 그가 재빨리 대답했다. "이건 레이크픽의 니플러거든. 난 그녀가 자신의 니플러를 훈련시켜서 저주 해결하는 일을 돕도록 한다고 들었어."
"윽." 에메랄드가 눈을 굴리고는, 반쯤 먹은 자신의 아침식사로 시선을 내렸다. "그 말은 이따가 수업때 그녀를 봐야한다는 소리네, 바?"
"불행히도, 맞아."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와, 그 다섯 명의 아이들이 몸을 돌려 올려다보자 메룰라가 그들을 비웃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보다도 내가 네 얼굴을 봐야 한다는 큰 문제도 있지. 하지만 난 그래도 해야만 해, 왜냐하면 난 레이크픽의 수제자니까. 너와는 다르게 말야, 반 디크." 메룰라가 쏘아붙이자, 에메랄드는 지루함에 한숨을 쉬었다. "빌 위즐리가 너 대신 수제자 팀에 들어와 있는게 천만 다행이지뭐야."
"잘됐네." 에메랄드가 냉담하게 대꾸했다.
"이런 트롤 머리와 함께 다니는 내 경쟁자를 보니," 메룰라가 바나비를 향해 몸을 돌리며 말했다. "우리가 먼저 저주받은 금고를 찾는건 확실하겠네."
"너희 자그마한 모임이랑, 레이크픽의 지시나 따르면서 너희 엄마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걸로 나한테 인상을 주려는거니?" 에메랄드가 이렇게 묻자, 페니는 숨을 들이켜면서 바나비를 팔꿈치로 찔렀다.
메룰라가 이를 갈았지만, 에메랄드는 자신이 말한 것에 한 점의 후회도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가 자신의 사촌을 그런식으로 폄하했기 때문이고, 누구도 그 선을 넘어선 안되는 거였다. 에메랄드는 꺼지라고 손짓하며, "만약 네가 그렇게 내 얼굴을 보기 싫으면, 저리가줄래. 멀린이시여 나도 네 얼굴이 지긋지긋하거든."
메룰라는 주먹을 꽉 쥐고는, 투덜거리며 저 오만한 면상의 에메랄드에게 주술을 걸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몸을 돌리자 선생님들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4쌍의 다른 눈들이 그녀를 향해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메룰라는 발을 쿵쿵 구르며 걸어나갔고, 페니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쟨 대체 왜 저래?" 그녀는 자신의 호박주스 잔을 잡아들며 이렇게 말했다. "메룰라는 4년동안 내리 에메랄드를 질투해온 것 같아."
바나비와 벤은 키득거렸고, 반면 페니는 자신이 말한 것에 방긋 미소를 지었다. "글쎄." 로완이 다함께 키득거리는 아이들 사이에서 이렇게 말했다. "물론 질투가 나겠지. 에미는 메리-수니까." (역주: '메리-수'는 모든 것을 해결하는 일종의 먼치킨 구원자를 일컫는 말입니다.)
"내 생각엔." 바나비가 공중으로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흥분한 눈빛으로 말했다. "네가 말하고 싶은 단어는 '다재다능함' 인것 같아."
"메리-수는 모든 것에서 잘난 사람이잖아, 로완." 벤이 이렇게 말했다. "엠은 규칙을 지키는 것엔 확실히 영 꽝이야."
이번엔 심지어 에메랄드까지 포함한 다른 아이들이 모두 키득키득거렸다. 하지만, 에메랄드는 로완이 입술을 오므리고는, 자신의 잔만 내려보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다른 아이들은 로완의 급격한 기분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로완은 책가방을 싸들고는 그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수업에서 봐." 로완이 냉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에메랄드는 그녀의 팔찌가 노란색으로 변한 것을 보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페니도 그녀의 팔찌 색깔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쟤 또 저러는거지, 그치 에메랄드?" 그녀가 인상을 쓴 채로 이렇게 물었다. "무슨 일이래?"
"마법 수업때문이야." 에메랄드가 한숨을 내쉬고는 페니에게 시선을 던졌다. "로완이 예상치못한 질문을 받았었는데, 그녀가 답을 몰랐어. 그리고 찰리가 손을 들었지. 그는 플리트윅 교수님에게 내가 손을 들려고 했었다고 말했어."
페니와 바나비는 그 말에 인상을 찌푸렸고, 에메랄드는 계속 말을 이었다. "그리고나서, 로완은 더욱 더 많은 시간을 도서관에서 보내고 있지. 이게 내가 잘못하고 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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