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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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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또 왔나보네." 에메랄드가 히죽거리면서 말했다. 그녀가 시선을 돌리자 불타는 듯한 빨간 머리카락의 찰리 위즐리가 보였다. 그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그의 시선은 바닥으로 꽂혔다. 아칠리가 그의 등장에 그르렁거렸다.
"아, 얘가 널 알아보네." 에메랄드가 언급하며 모닥불 근처로 다가갔다. "내가 이미 먹이를 주었어, 그런데 아칠리는 다른 간식을 좀더 준다해도 개의치 않을거야."
찰리는 조용히 미소지으며, "난 네가 오늘 밤에 여기 와 있을 줄 몰랐어." 라고 했다. 에메랄드가 아칠리에게 시선을 돌리자 그는 뒷목을 긁적이며 "그래서 그녀가 대연회장에 없었던거군."이라며 낮게 중얼거렸다.
"난 마음을 좀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했거든." 에메랄드가 크게 한숨을 쉬며 말하자, 그 소년은 가까이 다가왔다. 그는 그의 책가방에서 용의 먹이를 꺼냈다. 그의 가방은 마치 무엇이든 들어갈 수 있게 늘어나는 마법이 걸려있는 것처럼 보였다.
"여기에서 마음을 가라앉힌다구?" 찰리가 아칠리에게 먹이를 던져주며 물었다. "난 용에게 먹이를 주면서 마음을 가라앉힌다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에메랄드가 눈썹을 들어올리며, 그에게 알고 있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나 빼곤 말이지." 찰리가 중얼거리며 케틀번 교수의 수업에서 슬쩍 해온 여우 사체를 던져주었다.
"넌 독특한 가방을 가지고 있네." 에메랄드가 용에게 양고기 덩어리를 던져주는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어디에서 났어?"
찰리가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보니 그의 삼촌이 준 책가방에 닿았다. "아, 이거?" 그가 묻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선물받았어. 원래 기데온 삼촌거였지."
씁쓸한 미소가 그의 입가에 걸렸고, 그가 가져온 마지막 여우 사체를 던져주자 용은 받아서 한입 깨물고는 통째로 삼켜버렸다. 그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는 발만 톡톡 두드리고 있었다.
그의 시선 귀퉁이에서 그 소녀가 미소지으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단정히 넘기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의 눈은 그녀의 어깨 주변에 있는 요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선 그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넘겨주고 싶다는 바람이 생겨났지만, 그는 힘차게 머리를 흔들어 그 생각을 털어버렸다.
"내 생각에 난 먼저 가봐야될 것 같아..." 찰리가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에메랄드는 눈썹을 들어올리며, "왜?" 고개를 갸우뚱 하며 물었다. "이리와서 앉았다 가, 아직 통금시간까지 몇 시간 남았어." 그녀는 그녀 옆자리를 두드리며 말했다.
"정말이야?"
"당연하지." 그녀의 초록색 눈이 반짝거렸고 그 모습은 그가 가까이 다가갈 마음을 먹기에 충분했다. 조심스럽게 그는 통나무로 다가가 앉았다.
그는 그녀의 초록색 눈동자에 불빛이 반사되는 것을 보며 짜릿한 긴장감이 척추로 퍼져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의 앵두빛 입술에 미소가 걸려있고, 그녀의 향기는 설탕처럼, 정확히 말하면 솜사탕처럼 달콤했다.
그는 너무 오랫동안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고 생각하며 머리를 흔들었다. 다프네라고 불리는 그 요정은 그를 보고 히죽거리며 웃었다. 그는 그의 가방으로 몸을 돌려 대연회장에서 몰래 가져온 음식을 꺼냈다.
찰리는 그녀에게 샌드위치를 건네주며, "너 저녁 안 먹었지." 라고 하며 팔꿈치로 그녀를 쿡 찔렀다. 그러자 그녀가 미소지었다.
에메랄드는 놀란 것처럼 눈썹을 들어올리며, "빌어먹을," 이라고 하며 곰곰히 생각하더니, "내 뱃속에서 그렇게 큰 소리가 났었단 말이야?" 라고 말했다.
찰리는 침을 꿀꺽 삼키며, 창백해진 얼굴로 입술을 뗐다. 그러나 그녀는 킬킬거리면서 "장난친거야, 고마워 찰리." 라고하며 그에게서 샌드위치를 받아들었다. "잘 준비해서 왔구나."
"오," 찰리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네가 나한테 그랬었잖아, 저녁 먹기 전에 사라지면 의심스럽다고."
"그렇다면 넌 대연회장에 더 일찍 왔었다는거네." 그녀가 곁눈질하며 말했다. "로완 봤어?"
찰리가 샌드위치를 베어물며 말했다. "응...그녀는 조금 화가 나보이던데." 에메랄드가 입술을 삐죽이자 그는 "무슨 일인데?" 라며 물었다.
찰리는 스스로를 찰싹 때리고 싶어졌다. 가끔 그는 그 자신이 그녀 주변에서 스스로 말을 내뱉고도 믿을 수가 없을 정도였는데, 그건 아마도 위즐리 가문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제스처를 잘 읽어낼 수 있는 습성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내...내 말은 물론 만약 네가 말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해도 돼."
"괜찮아..." 그녀는 다시 모닥불로 시선을 돌렸다. 아칠리는 그의 머리를 편안하게 두고 쉬고 있었고, 다프네는 그의 움직이는 꼬리를 따라 날아다니면서 놀고 있었다. "그녀가 나를 걱정해서 한 말인데, 내가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해버렸어...하지만 최근에는 그냥...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거든."
"또 너의 그 저주 해결과 관련된 문제야?"
"몽유병 저주...그들은 항상 금지된 숲으로 향하게 되지. 내 생각엔...아마도 그곳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래서 난 거의 매일 밤마다 바나비와 함께 단서를 찾으러 몰래 숲으로 숨어들어갔었어." 그녀가 설명해주었다. 바나비가 언급되었을때 찰리는 샌드위치에서 뭔가 씁쓸한 맛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로완은 나를 막으려고 했는데, 만약 이런 일들이 그녀에게도 일어난다면 어떡해?" 그녀는 크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나보고 집착하고 있다고도 하고, 내가 미쳤다고 해. 어떤 사람들은 신문 헤드라인에 대서특필된 영광스러움과 리타 스키터의 인터뷰만 보기도 하지...이건 전혀 그런게 아닌데도 말야."
"난 그저 우리 오빠를 다시 만나고 싶을 뿐이야. 그게 내 목표야." 그녀가 이렇게 인정했다. "하지만 우리 멍청한 오빠는 물론 저주받은 금고따위를 해결해야 내 앞에 나타나시겠지. 진짜 드럽게 손 많이 가는 놈이라니까!" 그녀가 언짢아하며 말하자, 찰리가 킬킬대며 웃었다.
"다시 한번 들어줘서 고마워, 찰스." 그녀는 그에게 미소를 지었고, 찰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찰리가 대답하며, 2년 전에 비해 그와 그녀의 사이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떠올리자 그의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다.
찰리는 그녀가 2학년때 크리스마스에 지니와 함께 시간을 보냈던 것을 떠올렸다. 빌이 그녀를 초대했었는데, 왜냐하면 그때 그녀의 부모님은 미국에 살고 있는 친척을 만나러 가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직도 똑같이 환한 미소를 가지고 있었고, 아름다운 초록색 눈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물론 빌이 그녀와 함께 위험한 일들에 시간을 할애하는 동안, 찰리는 그녀를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날 밤 만큼은 그는 그녀와 가까이 있었다.
"그럼, 넌 금지된 숲으로 몰래 빠져나온거네?" 찰리가 재빨리 되받아치자, 그녀는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네가 바로 토르부스가 말해주었던 그 소녀구나..."
에메랄드는 그를 향해 즉시 몸을 돌렸다. "너 토르부스를 알아?!" 그녀는 그에게 환한 얼굴로 물어보았고, 찰리는 확실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게 무슨 대수냐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어..." 그녀가 잠시 멈추더니,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가 말했다. "아냐, 신경쓰지 마."
"뭔데 그래?" 찰리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물었다.
"나는 그냥..." 그녀는 고개를 흔들며, "난 그와 대화하고 싶은데 도움이 좀 필요해. 그는 날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 너도 알잖아, 우리 오빠가 그에게 어떻게 대했었는지. 하지만 토르부스야말로 다음 금고에 관한 중요한 열쇠를 가지고 있을거야. 난 그를 몇 주동안 설득해왔지만 전혀 소득이 없었어."
찰리가 그녀에게 환한 얼굴로 말했다. "내가 도와줄 수 있어. 언제 그를 만나고 싶은데?"
"뭐?" 그녀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하지만, 찰스...난 너를 위험에 몰아넣기 싫어. 난 그냥 어떻게 네가 그의 친구가 되었는지 정도만 알려줬으면 좋겠어. 아니면 어떻게 그와 좀더 친근하게 지낼 수 있는지 정도만."
"그건 어려워...난 용을 찾아다니다가 그를 만났거든." 찰리가 잠들어 있는 아칠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난 너를 도와줄 수 있어, 네가 괜찮다면."
"난 괜찮지만, 그래도..."
"에메랄드," 그가 불렀다. "만약 그저 네가 날 금지된 숲에 데려가야 한다는 이유로 내가 돕지 못하게 한다면 그건 정말 어불성설이야. 난 너보다 더 먼저 이곳에 들어왔던 사람이야."
에메랄드는 그 말에 가볍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글쎄, 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내가 바나비한테 먼저 말해볼게..."
찰리는 입술을 오므리며, 미소가 얼굴에서 사라진 채로, "오, 그래..." 라고 말하며 시선을 돌렸다. "너희 둘이 사귄지 얼마나 된거야?"
에메랄드는 눈썹을 들어올리며 물었다. "뭐라구?"
찰리의 눈이 커지며, 온 몸의 열이 그의 얼굴로 쏠리는 느낌을 느끼며 허둥지둥 말했다. "어...내 말은...너랑 바나비 두 사람이 사귀는 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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