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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엔 아리아 이야기-시즌 1-71: 공공연한 비밀 (1)

루시엔 아리아 2022. 4. 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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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다음 날, 루시엔은 일어나 평소처럼 씻고 수업을 들으러 갈 준비를 하는 중이었다.


단정하게 교복을 입고, 넥타이 뒷면 한 귀퉁이에 '탤벗 윙거'라고 쓰여진 넥타이를 매면서 그녀는 흐뭇한 미소를 감출 수가 없었다.


책가방 안에 교과서와 깃펜, 잉크, 공책 따위를 챙겨 들고 방 밖으로 나가, 여느 때처럼 옆 방인 로완의 방문을 두드리며 경쾌한 목소리로 외쳤다.


"로완! 아침 먹으러 가자!"


"응! 잠깐만!"


곧, 책이 가득 든 터질 것 같은 책가방을 들고 나오며 로완이 인사했다.


"좋은 아침이야, 루시! 어제 뭐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 얼굴이 평소보다 밝은데..?"


"역시 로완 네 눈치는 이제 아무도 못 따라가겠어..."


루시엔이 혀를 내두르며 키득거리자, 로완이 눈을 가늘게 떴다.


"이건 너한테 처음 말하는 건데, 다른 사람한테는 아직 얘기하지 말아줘..."


로완이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자, 루시엔은 로완과 함께 대연회장으로 내려가며 어제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속닥거리며 이야기해 주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나자, 로완은 입을 틀어막고 비명을 지르며 마치 제 일처럼 기뻐해주었다.


"꺅!!! 세상에! 드.디.어!! 연애의 세상에 입문한 걸 환영해, 루시엔. 큭큭큭."


"고마워, 로완. 그래도 아직 다른 애들한테는 차근차근 직접 알리고 싶어. 혹시라도 상처받는 친구가 있길 바라지 않거든... 그리고 사실 나 스스로도 아직 누군가와 연인 관계가 된다는게 좀 얼떨떨하기도 하고 그래서..."


"아... 바나비 말하는 거지? 알았어, 루시엔. 하지만 이미 너희를 아는 애들은 거의 다 짐작하고 있었을걸? 그나저나, 탤벗 걔 그렇게 안 봤는데, 엄청 적극적이다?! 어머 어머, 세상에...! 네 이야기를 듣는데 내가 다 설레고 난리야. 큭큭큭. "


"휴... 나도 그애가 그렇게 열렬한 사랑꾼인 줄은 몰랐어... 어제 결국 피를 보고나서야 끝났으니까, 말 다 했지 뭐..."


"뭐?! 피?? 설마 너희 한밤의 결투라도 한 거니? 아니면 설마... 벌써 그렇고 그런 일을...?!"


로완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짓궂은 미소로 놀리자, 루시엔은 얼굴을 팩 찌푸리며 로완의 팔을 아프지 않게 찰싹 때렸다.


"그런 거 아니야! 그냥... 키스하다가 어쩌다보니 입술에서 피가 났을 뿐인데..."


"어머! 어머! 어머!! 대체 얼마나 격렬하게 했길래... 큭큭큭. 너희 서로 잡아먹기라도 하려고 했던거니?"


로완이 킬킬거리며 놀리자, 루시엔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자꾸 놀리면 이제 말 안 해줄거야, 로완."


루시엔은 자꾸 로완이 놀려대자 눈을 가늘게 치켜뜨고는 협박을 했다.


사실, 로완에게 물어보고 싶은 연애 조언들이 산더미 같이 쌓여 있었기 때문에 어차피 영양가 없는 협박이기도 했다.


"앗! 그럴 순 없지! 원래 남의 연애가 제일 재밌는 법이거든. 큭큭큭. 물론 내 연애가 재미없다는 말은 아니지만."


다행히도 로완은 연애 방면에 있어서는 루시엔보다 선배이기도 했고, 연애를 하면서 눈치도 제법 터득했기 때문에 루시엔이 지금 어떤 기분인지, 무엇을 물어보고 싶을지도 이미 대강 짐작하고 있었다.


"그래서 말인데, 로완......"


루시엔은 래번클로 테이블에 앉아 로완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그녀에게서 여러가지 경험담과 조언을 얻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바디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고, 로완은 루시엔이 어제 겪었던 일화를 듣더니 턱을 문지르며 곰곰이 생각하면서 말했다.


"흠... 바디아가? 설마... 내가 보기엔 전혀 안 그런 것 같았는데...?"


"혹시 마음 속으로만 티나지 않게 조용히 좋아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글쎄... 그렇다기엔 너무 티가 안 나던걸...? 다시 한번 바디아랑 제대로 이야기 해보는 게 어때?"


"사실은... 그게 지금 가장 큰 고민이야. 만약 바디아가 탤벗을 정말로 좋아하는 거라면, 우리가 사귄다는 말을 했을 때 크게 상심하게되지 않을까..? 하지만 바디아는 같은 래번클로 여자 동기이기도 하고, 좋은 친구야... 난 혹시라도 이 말을 꺼냈을 때 그 애한테 상처주게 될까봐 조심스러워..."


루시엔이 머뭇거리며 털어놓자, 로완은 어깨를 으쓱하며 베이컨을 한 입 베어먹으며 이렇게 말했다.


"음... 만약 바디아가 탤벗을 좋아하고 있었더라도, 그래도 난 네가 사실대로 바디아에게 진실을 이야기해주는게 옳다고 생각해. 괜히 다른 사람들을 통해 소문을 듣게 되면, 그게 더 상처받지 않을까? 내가 빌을 짝사랑하고 있었을 때, 만약 빌이 다른 여자애랑 사귄다는 소식을 다른 사람을 통해 전해들었다면... 흠... 당장은 마음이 좀 아프긴 하더라도 관련 당사자에게 직접 말을 듣는게 더 나을 것 같아. 적어도 나라면 그렇게 생각할 것 같다구."


"그러면 탤벗한테 직접 이야기해보라고 하는게 좋을까..? 근데 왠지 그건 좀 내키지가 않는데..."


"탤벗하고도 이 문제 관련해서 이야기해 봤어?"


로완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묻자, 루시엔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잠깐 얘기는 꺼내봤었는데, 탤벗 말로는 자기는 좀 다르게 알고 있다고 하더라구..."


"다르게? 뭐가 어떻게 다르다는 건데?"


"나도 몰라. 안 알려준대."


루시엔이 입술을 삐죽이며 접시에 놓인 구운 아스파라거스를 포크로 쿡 찔러서 크게 한입에 넣고 오물거렸다.


"왜? 설마 네가 알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는거야?"


"아니. 그런 이유는 아닌 것 같은데, 내가 질투하는 모습이 사랑스럽다나 뭐라나... 쳇!"


"푸흡..!!"


로완은 마시던 호박 주스를 내뿜으며 켁켁거렸고, 주변에 앉아있던 다른 학생들이 그녀들을 힐끔거리며 쳐다보았다.


"쉿! 로완, 괜찮아?"


"멀린이시여! 이 닭살...(커플)! 너 지금 일부러 자랑하려고 이 얘기 꺼내는건 아니지?"


로완은 냅킨으로 호박 주스 흘린 것을 닦으면서 주변의 눈치를 보며 작은 소리로 '커플'이라는 단어를 내뱉고는, 킬킬거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난 지금 엄청 진지하거든?!"


루시엔이 눈썹을 치켜뜨며 진지함을 주장하자, 로완이 대답했다.


"크흠... 그렇다고 치자. 당사자한테 다시 직접 물어보면 되겠네."


이 말을 하면서 로완이 턱짓으로 루시엔의 뒤를 가리켰다.


루시엔이 뒤를 돌아보자, 흐트러짐 없는 완벽한 단정한 교복 차림의 탤벗이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루시엔의 뒤에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루시엔은 생각지도 않게 아침 식사 시간에 그를 보게되자, 갑자기 어젯밤 일이 떠올라 얼굴이 화르륵 달아올랐다.


탤벗은 루시엔과 눈이 마주치자 예쁘게 눈꼬리를 휘어 미소지으며 그녀에게 인사를 건네고는 로완에게 말을 걸었다.


"잘 잤어, 루시엔? 좋은 아침이야, 칸나. 오늘 아침엔 내가 루시엔을 마법 교실까지 에스코트 하려고 하는데, 괜찮지?"


그러자 로완이 키득거리면서 어깨를 으쓱하며 놀리듯이 대답했다.


"그럼, 어련하실까. 너희 먼저 가봐! 나는 느긋하게 아침 식사 마치고 갈 테니까."


루시엔은 놀리는 로완을 향해 눈을 한번 도르륵 굴리고는 책가방을 챙겨들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로완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럼 이따가 마법 수업에서 보자, 로완."


로완은 고개를 끄덕이며 어서 가보라며 손을 내저었고, 탤벗은 루시엔의 책가방을 빼앗아 들며 말했다.


"이건 내가 들게. 가자, 루시엔."


"잠깐, 그거 책이 많아서 무거울 텐데... 내가 들 수 있어!"


그러자 그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그녀의 앞으로 비어있는 한쪽 손을 내밀며 말했다.


"내가 들고 싶어서 그래. 대신에, 너는 내 손 잡아줘."


루시엔은 또 한번 그가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달콤한 말에 심장이 기분좋게 욱신거리는 것 같았다.


"여기선... 보는 눈이 너무 많아서 부끄러우니까... 음... 대연회장 밖으로 나가면 잡아줄게."


루시엔이 주변의 눈치를 살피면서 그의 등을 부드럽게 밀며 속삭이자, 탤벗이 눈을 한번 굴리더니 피식 웃으면서 마찬가지로 속삭여 대답했다.


"그러면 최대한 빨리 나가야겠다."


그렇게 말하고는 성큼성큼 긴 다리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루시엔은 작게 킬킬거리며 서둘러 그의 뒤를 따라 연회장 밖으로 달려나갔고, 연회장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몇몇 학생들이 그들의 뒷모습을 힐끔거리며 쳐다보았다.



대연회장 밖으로 나오자마자, 두 사람은 정답게 손을 포개어 잡고 오전 수업을 들으러 마법 교실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잘 잤어, 탤벗? 아까는 내가 당황해서 미처 너한테 인사도 못했네..."


루시엔이 수줍어하면서 이렇게 말하자, 탤벗이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니, 난 누구 때문에 한숨도 못잤어."


"설마 그게 나 때문이라는 말은 아니겠지?"


그녀가 작게 키득거리며 묻자, 그가 복도에 잠시 아무도 없는 틈을 타 재빨리 붙잡고 있는 그녀의 손을 가져와 손등에 입술 도장을 찍으며 대답했다.


"왜 아니겠어."


"앗!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


그녀가 허둥지둥 주변을 살펴보며 그에게 속삭이듯 타박하자, 그가 다시 눈을 한번 굴리더니 붙잡고 있는 손을 다시 얌전히 내리며 대답했다.


"사실 난 누가 보든 안 보든 별로 상관없는데, 네가 그렇게 신경 쓰인다면야..."


"응, 난 신경이 쓰여. 그렇지 않아도 아까 로완이랑도 이야기 해보았는데, 다른 친구들한테 소문으로 우리가 사귄다는걸 알게 하는 것보단 우리가 직접 말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 너는 괜찮아?"


"네가 원하는대로 해. 이 문제에 있어선 네 의견을 따를테니까."


"그러면, 바나비한테는 내가 말할테니까, 바디아한테는 음... 네가...말할래?"


루시엔이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머뭇거리며 묻자, 탤벗은 그녀를 잠시 살펴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아무래도 네가 무언가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 바디아한테는 우리가 같이 가서 이야기해보는 게 좋겠다. 난 내 여자 친구가 이런 문제로 오해하고 마음 상하게 놔두고 싶지 않으니까."


"그러면 바디아한테 이야기좀 하자고 약속을 잡아볼게. 그런데, 으으... '여자 친구'라니, 난 아직 그런 단어가 너무 낯간지러워."


루시엔이 붙잡은 손을 꼼지락거리며 부끄러워하자, 탤벗이 피식피식 웃으며 그녀에게 속삭였다.


"곧 익숙해질거야, 내가 자꾸 말해줄 테니까."


"으..!!! 부끄럽다니까! 다른 걸로 불러주면 안되겠니...?"


그녀가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말하자, 그가 눈을 가늘게 뜨며 놀리듯 물었다.


"뭘 원하는데? 내 사랑? 자기야? 그것도 아니면... 여보?"


"앍!!! 그만!!"


루시엔이 이젠 홍당무처럼 새빨갛게 물든 얼굴로 그의 말을 가로막자, 그가 크게 웃음을 터뜨렸고, 그 소리에 복도에 지나가고 있던 몇몇 학생들이 그들을 쳐다보았다.


"푸하하! 루시엔, 넌 이런거에 약하구나?"


그가 웃으면서 이렇게 묻자,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말했다.


"네가 달달한 것들에 지나치게 비위가 강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니?"


"글쎄, 내가 단 음식을 좋아해서 그런가, 이 정도로는 별로 아무렇지도 않은데. 혹시 네 입술이라면 모를까."


그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하자, 루시엔은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로 눈을 굴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냥 내 애칭인 '루시'라고 불러줘. 난 그 정도가 적당한 것 같아. 네 애칭은 음... '탤'이라고 부를래."


그녀의 단호한 말에 그는 눈썹을 늘어뜨리며 꾸며낸 슬픈 얼굴로 되물었다.


"그래, 알았어, 루시. 네가 그러길 원한다면... 그래도, 우리 둘만 있을때는 내가 원하는대로 불러도 되지?"


"설마 아까 그...런 것들?"


그녀가 눈을 가늘게 치켜뜨며 묻자, 그가 다시 해사한 얼굴로 돌아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


그의 환한 대답에 루시엔은 다시 한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허락하고 말았다.


"그래... 둘만 있을 때야, 뭐..."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마법 교실 문 앞에 멈춰서서 그녀에게만 들리게 속삭였다.


"다 왔어, 내 사랑.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길 바라."


그리고는 다른 사람들이 안보는 틈을 타서 재빨리 그녀의 입술 위에 가볍게 도둑 키스를 하고는 환한 얼굴로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루시엔은 결국 다시 한번 부끄러움으로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그의 뒤를 따라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플리트윅 교수는 늘 학생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교육에 최선을 다하는 참 스승이었다.


오늘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수업 준비를 완벽하게 마쳐놓고, 환한 얼굴로 학생들이 교실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며 즐거운 마음으로 수업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때, 이 수업의 최우등생들 중 하나인 탤벗 윙거 군이 평소의 차갑고 시크한 모습과는 다르게 봄볕 햇살처럼 환한 얼굴로 교실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뒤이어 또 다른 최우등생들 중 하나인 루시엔 아리아 양이 평소의 모습과는 다르게 얼굴을 홍당무처럼 새빨갛게 물들이고는 교실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플리트윅 교수는 두 사람에게 일전에 오블리비아테 주문을 가르쳐주었을 때, 비록 오블리비아테 마법으로 기억을 지워버렸지만, 두 사람이 각자 서로에게 한 번씩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던 것을 목격했던 장본인이었다.


그래서 플리트윅 교수는 수업시간 동안 두 사람의 변화를 흥미롭게 지켜보았고, 수업이 끝나자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는 두 사람이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학생들은 책상 밑에서 딴짓을 하면 교수에게 절대 안 보일거라고 믿고 있지만, 교단 위에 서서 보면 책상 밑에서 학생들이 몰래 하는 것들이 다 보였다.


그렇지만, 마음씨 좋은 플리트윅 교수는 찰리 위즐리가 책상 밑에서 몰래 공책에 용을 그리거나, 재 킴이 몰래 모크 가죽 주머니를 열고 갈레온을 세고 있거나, 로완 칸나나 다른 학생들이 쪽지를 주고 받는 것도 다 알면서 모른 척 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책상 밑에서 탤벗 윙거와 루시엔 아리아 두 학생이 이따금씩 다른 사람 몰래 손을 잡고 있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수업 시간동안 자신이 강의를 하거나 실습을 지도하면서 안 보는 것 같아도 주의깊게 학생들을 관찰하던 플리트윅 교수는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핑크빛 기류를 알아보았다.


호그와트에서 학생들을 지도한지도 벌써 십 수년이 된지라, 이제는 학생들의 눈빛만 보아도 대강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역시나, 수업이 끝나자 두 사람은 남들 몰래 무언가를 속삭이며 작게 키득거리기도 하였고, 다른 사람들이 안 보고 있다고 생각할 때 손을 잡기도 하는 등 매우 친밀해보이는 모습으로 교실 밖으로 나갔다.


나름대로 애정 표현을 자제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안타깝게도 눈썰미 좋은 사람들은 금세 알아볼 정도로 다 티가 났다.


'역시... 그때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이 있던 두 사람이 이제서야 드디어 감정이 깊어지게된 거로구나. 아름다운 청춘이어라!'


플리트윅 교수는 교무실에 돌아가 맥고나걸 교수에게 이 이야기를 늘어놓을 생각에 즐거운 마음으로 책들을 정리하고 교무실로 향했다.


교무실에 온 플리트윅 교수는 자신의 자리에 책들을 내려놓으며 변신술 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맥고나걸 교수에게 말을 걸었다.


"미네르바, 오늘 수업에서 재미있는 광경을 목격했답니다. 글쎄 윙거군과 아리아 양이 말이죠......"


맥고나걸 교수는 자신이 후견인이 되어준 탤벗 윙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흥미로운 얼굴로 플리트윅 교수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이야기가 끝나고, 맥고나걸 교수의 표정은 진지하게 변해 있었다.


"아무래도 그 아이와 한번쯤 이야기를 해봐야겠네요. 다음번 래번클로 기숙사 면담은 언제로 예정되어 있나요, 필리우스?"


"음... 이번주 금요일 오후에 예정되어 있습니다만... 윙거 군에게 너무 몰아붙이지는 마세요, 미네르바. 저는 래번클로 사감으로서 학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의 학생들의 자유로운 연애는 찬성하는 입장이에요."


플리트윅 교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맥고나걸 교수를 바라보며 덧붙였다.


"글쎄요. 저는 윙거 군의 후견인으로서 건전한 이성 교제에 관해 이야기할 생각이지만, 두고봐야겠죠. 아리아 양에게는 필리우스 당신이 래번클로 사감으로서 이야기를 해주세요. 그리고 윙거 군에게는 래번클로 기숙사 사감 선생님과의 면담이 끝나면 곧바로 변신술 교실로 와달라고 전해주시고요."


"알겠습니다, 미네르바."


플리트윅 교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부디 맥고나걸 교수가 이 새로운 커플을 너무 다그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오전의 마법 수업이 끝나고, 점심 식사를 하러 향하는 루시엔과 탤벗은 로완과 찰리와 함께 대연회장으로 걸어가는 중이었다.


루시엔은 탤벗에게 같이 점심 식사를 하자고 말해보았는데, 탤벗은 미안하지만 식사는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대로 혼자 하거나, 그녀와 함께 두 사람만 하는게 아니라면, 대연회장은 아직 좀 어색하고 불편하다며 거절했다.


그는 대신 대연회장까지 가는 길에 그녀를 에스코트 해주겠다며 따라오게 되었던 것이다.


그들 네 사람이 함께 걸어가면서도 찰리는 최근에 흥미를 가지게 된 헤브리디스 블랙 용에 대해 열광하느라 루시엔과 탤벗의 관계에 대해 눈치채진 못했다.


"그래서 말야, 헤브리디스 블랙 용의 보랏빛 눈은 정말 신비롭고 매력적인 것 같아!"


로완과 루시엔은 적당히 찰리의 이야기에 맞장구를 쳐주며 대연회장에 도착하였고, 연회장 문 앞에서 탤벗은 잠시 멈춰서서 애정이 듬뿍 담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맛있는 점심 식사 해, 나의 루시."


그가 이렇게 말하며 손을 들어 그녀의 흘러내린 옆머리를 귓가로 가져가 걸어주었다.


"너도, 탤."


그녀는 수줍음에 장밋빛으로 두 뺨을 물들이며 대답하였고, 그는 그런 모습을 또 다시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다가 아쉬운 듯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발걸음을 돌렸다.


그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로완을 따라 서둘러 연회장 안으로 달려가는 루시엔의 모습을 또 몇몇 다른 학생들이 힐끔거리며 쳐다보았다.


루시엔과 로완, 찰리, 빌, 페니, 통스는 점심 식사 시간에 후플푸프 테이블에 함께 모여앉아서 다같이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루시엔은 가장 친한 친구들이 다같이 모여있는 이 자리에서 그들에게 이 비밀을 털어놓아도 될까 잠시 고민하다가, 곧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는 목을 가다듬었다.


"흠흠! 얘들아, 너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뭔데?"


킬킬거리며 수다를 떨면서 식사를 시작하던 친구들이 루시엔을 쳐다보며 물었고, 무슨 이야기인지 알고 있는 로완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여유롭게 식사를 계속했다.


"너희는 내 친한 친구들이니까 다른 사람들을 통해 소문으로 듣게 하는 것보단, 내가 꼭 직접 이야기해주고 싶었어..."


루시엔이 살짝 뜸을 들이며 머뭇거리자, 통스가 그녀를 재촉했다.


"대체 무슨 이야기길래 그렇게 뜸을 들여?"


"나 탤벗이랑 사귀기로 했어."


그녀의 말이 끝나자, 로완을 제외한 다른 친구들 모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입을 헤 벌리더니 뒤이어 키득거리기 시작했다.


"뭐?! 설마 지나간 만우절 이야기를 지금 하는거야?"


찰리는 프레드와 조지를 떠올리며 농담으로 말했지만, 빌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웃으면서 축하의 말을 건넸다.


"축하해, 루시엔. 언젠가는 이렇게 될 줄 알았어. 내가 해준 연애 조언이 많이 도움이 되었나보구나!"


"그러게. 나도 별로 놀랍지가 않네. 너희는 벌써 두 번이나 공개적으로 알려진 데이트를 했잖아. 쳇! 이렇게 하나씩 다들 커플이 되어버리고 나만 솔로로 남겠네. 커플 망해라!"


통스도 어깨를 으쓱하며 별로 놀랍지않다는 듯이 대꾸하고는 짓궂은 표정으로 농담했다.


"나는 너희가 이제서야 사귄다는게 놀라운걸! 축하해, 루시엔! 내 친구들 두 명이 사귀기 시작한다니 기쁘다! 그리고 나도 솔로니까 걱정 마, 통스."


페니는 진심으로 기뻐하며 축하해주고는 통스에게는 위로의 말을 건네며 농담했다.


"그래, 우린 무적의 솔로 부대지. 조심해, 루시엔. 언젠가 지난 번 마담 퍼디풋의 찻집에서 그랬던 것처럼, 호그스미드로 솔로 부대원들을 이끌고 너희 데이트를 방해하러 갈 테니까! 큭큭큭."


"그러면 나도 지난번처럼 같이 따라갈래! 큭큭큭."


통스가 짓궂게 웃으며 루시엔에게 농담하자, 찰리도 적극 동참하며 키득거렸고, 루시엔도 웃으면서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두 번은 안 당할거야, 통스! 큭큭큭. 그래도 고맙다, 얘들아. 사실 이렇게 직접 이야기해주어야 하는 친구들이 더 있어... 그래서 말인데, 내가 그 친구들에게도 직접 말해주기 전까진 잠시 동안만 비밀로 해줄 수 있겠니?"


루시엔이 진지한 얼굴로 이렇게 부탁하자, 친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누군지 물었다.


"물론이지. 그 친구들이 누군데?"


"바나비랑 바디아야... 두 사람한테는 말을 꺼내기가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한번은 거쳐야 하는 일이니까..."


"그래, 잘 생각했어, 루시엔. 그런데, 설마 바디아도 너한테 따로 고백했던 거야? 바나비는 그때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공개 고백을 해서 뭐 그렇다쳐도... 바디아도?"


"그게 말이지......"


루시엔은 친구들에게 간단하게 바디아가 그녀에게 했었던 말을 들려주었고, 이번에도 로완을 제외한 친구들 모두 뜻밖의 이야기에 놀라워했다.


"그 외톨이 윙거가 이렇게 인기가 많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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