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창작물은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의 원 저작물을 변형 및 각색하여 작성한 2차적 저작물로, 본 창작물의 저작권은 루시엔 아리아(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도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번외: 그 남자 아이 이야기-어느 여름 날의 끝]
플러리쉬와 블러트 서점에서 루시엔과 우연히 같은 책을 붙잡게 된 그 남자 아이의 이름은 탤벗 윙거였다.
탤벗의 부모님은 공개적으로 볼드모트와 죽음을 먹는 자들을 반대하는 반대파였다.
탤벗의 아버지는 예언자 일보에 기고하는 시인이었는데, 언제나 볼드모트와 죽음을 먹는 자들의 악행을 비판하고 조롱하는 글을 꿋꿋하게 기고하는 소신있는 사람이었다.
반면, 탤벗의 어머니는 성 뭉고 병원에서 일하는 유능한 치유사였는데, 그녀가 돌보고 돕는 사람들은 언제나 죽음을 먹는 자들에게 피해를 입은 환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용감하게 어둠의 세력에 맞섰지만, 한창 세력을 불려나가던 볼드모트를 저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윙거 가족의 집은 윙거 부부의 친한 친구에게 피델리우스 마법으로 숨겨져 있었는데, 그 친구는 죽음을 먹는 자들에게 죽기 직전까지 고문을 당하다가 결국 윙거 가족의 정보를 넘기고 목숨을 잃었다.
그래서 어느 추운 겨울 날, 탤벗의 집에 죽음을 먹는 자들이 들이닥쳤고, 탤벗의 아버지가 그들과 싸우다가 먼저 살해당했다.
그때, 언젠간 이런 날이 오리라 짐작하고 있던 탤벗의 어머니는 남편이 싸우며 시간을 벌어주던 동안 서둘러 아들에게 가르쳐 주었던 애니마구스 마법을 사용하게 하였다.
그리고는 뒷문을 열어주며 어서 떠나라고, 떠나서 제발 살아남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것이 엄마와의 마지막 순간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된 어린 탤벗은 칭얼거리며 엄마에게 매달리려고 했다.
하지만 한시가 급했던 그 순간, 탤벗의 어머니는 마음 아파하면서도 단호하게 아들을 떼어냈고, 독수리로 변한 어린 탤벗은 어쩔 수 없이 떠밀리듯 뒷문 밖으로 쫓겨나게 되었다.
그가 막 집 밖으로 쫓겨난 후, 곧바로 집 안에선 문이 쾅 열리는 소리와 함께 초록색 불빛이 번쩍이며 탤벗의 어머니의 목숨을 앗아가버렸다.
독수리로 변신한 탤벗은 부모님의 죽음을 목격하고는 덜덜 떨면서도 조심스럽게 덤불 밑을 기어가 죽음을 먹는 자들의 시야를 벗어났고, 뒷마당 밖에서 날아 도망쳤다.
윙거 집안에 어린 아들이 하나 있다는 것을 죽음을 먹는 자들은 알고 있었지만, 그들은 그런 어린 아이가 애니마구스로 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은 몰랐다.
그래서 윙거 부부의 목숨을 앗아간 죽음을 먹는 자들은 빗속을 뚫고 멀리 날아가는 새 한 마리를 보면서도 전혀 의심하지 않았고, 어린 아이 하나쯤은 언제든지 나타나기만 하면 손쉽게 해치울 수 있다고 생각하며 윙거 가족의 집을 떠났다.
부모님의 죽음을 두 눈으로 목격한 탤벗은 두려움과 슬픔에 떨면서도 죽을 힘을 다해 계속 날아갔다.
추위와 빗방울이 함께 몰아쳐서 그는 자신이 어디로 날아가는지도 몰랐지만, 그래도 어디로든 집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더 이상 날개를 움직일 힘 조차 남아있지 않을 무렵, 탤벗은 어느 깊은 숲 속에 들어와 있었다.
그는 숲 속의 어두운 덤불 밑에 쓰러진 채로 그대로 탈진해서 기절해버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던 것일까.
빗방울이 그의 얼굴 위로 차갑게 떨어지는 느낌에 정신이 든 탤벗은 하늘에서 떨어져내린 빗물로 목을 축이며 기운을 차렸다.
살아남아야 해.
그는 도망치기 전 엄마가 마지막으로 부탁한 말을 떠올리며 슬픔을 삼켰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눈물을 흘리는건 체력의 낭비다.
다행히도 그는 지금보다 더 어릴 때부터 엄마가 가르쳐 준 생존을 위한 마법과 지식들을 배워왔었다.
조기 교육에다 선천적으로 명석한 두뇌 덕분에 그는 보통 그 나이때 마법사 아이들처럼 마법을 전혀 할 줄 모르는 것이 아닌, 오히려 지팡이 없이도 타고난 마력을 이용해서 간단한 마법을 사용하는 것에 꽤 능숙했다.
하지만, 부모님과 함께 있지 않은 이런 곳에서 홀로 미성년자인 그가 마법을 사용한다면, 마법부에 그의 소재지가 들킬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독수리 애니마구스 형태를 유지한 채로 숲 속의 다른 새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야생의 새들처럼 행동했고, 숲의 생태계 속에서 치열하게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 싸워왔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살아남았다.
하지만, 그는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과 부모님을 잃은 슬픔, 그리고 죽음을 먹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싸우며, 밤마다 불편한 둥지에서 웅크리고 자면서 꿈 속에서도 악몽을 꾸곤 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후, 그의 11살 어느 여름 날.
숲속에 살고 있던 그가 있는 곳으로 얼룩 고양이 한 마리가 찾아왔다.
그리고 그 고양이가 자기와 같은 애니마구스 마녀라는 것을 알게되자, 그는 처음엔 죽음을 먹는 자인줄 알고 놀라 파드득 날아 도망쳤다.
하지만, 그 다음 며칠 동안 그 고양이는 계속 그가 있는 곳으로 찾아왔고 해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며, 자신은 호그와트에서 온 교수라고 주장했다.
무슨 말을 하는지 한 번쯤 들어봐도 괜찮지 않을까?
그런 판단이 들자 그는 경계하면서도 도망가지 않고 그녀의 말을 유심히 들어보기 시작했다.
그 고양이는 그제서야 인간 형태로 변신하여 그의 앞에 모습을 보이며 그에게 호그와트 입학 허가서를 전해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은 미네르바 맥고나걸이며, 호그와트에 입학해야 하는 신입생들에게 도움이 필요한 경우 도와주기 위해 파견을 나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함께 학교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러 런던에 방문하자고 하였다.
영리했던 탤벗은 어머니가 생전에 알려주었던 여러가지 지식들 중에 이런 제도가 있다고 들어보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쩌면 그의 어머니는 혹시 아들이 이런 날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염두해두고 있던 것이 아닐까?
그렇게 해서 탤벗은 그렇게 미네르바 맥고나걸과 함께 어느 여름 날, 런던을 방문하게 되었다.
새들과 함께 숲 속에서 지낸 이후, 그가 이렇게 마법사들의 세계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몇 년 만이었다.
그는 어둠의 마왕이 몇 년 전, 해리 포터라는 "살아남은 아이"에 의해 몰락했고, 죽음을 먹는 자들은 음지로 숨어들었거나 아즈카반으로 잡혀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부모님을 잃었던 그날 밤의 공포는 그런 좋은 소식을 들었다 한들 쉬이 없어질 만한 것이 아니었고, 숲 속에서 독수리로 지내는 것이 익숙했던 그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는 일이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처럼 어색하고 꺼려졌다.
미네르바 맥고나걸과 함께 런던을 방문한 탤벗은 가장 먼저 그린고트에 들렀고, 난생 처음으로 이제는 자신의 것이 된 윙거 집안의 금고를 방문해 예금을 인출했다.
그리고 그의 부모님이 아들에게 적지 않은 금을 물려주셨다는 것을 그는 그날 처음 알게 되었다.
그는 부모님이 자신을 위해 안배해주신 모든 것들에 먹먹함을 느끼며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이 사무치게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 낯선 곳에 있는 이 상황에서 꼴 사납게 눈물을 흘릴 수는 없다고 생각한 그는 목 끝까지 차오른 슬픔을 꾹 눌러 삼키고는 다시 미네르바 맥고나걸을 따라 상점가로 나갔다.
이곳 저곳을 다니며 학교 생활에 필요한 용품들을 구입하게 도와준 미네르바는 잠시 식당에 들러 그에게 점심 식사를 사주며, 학교 용품들 외에도 궁금한 것들은 무엇이든 물어봐도 좋다고 허락하였다.
그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그 뒤에 집이 어떻게 되었는지, 그리고 죽음을 먹는 자들은 어떻게 되었는지도 궁금했다.
그는 주저하면서도 곰곰이 생각하며 그동안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말해주었고, 그래서 자신이 무엇을 알고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가 마법사 세계에서 동떨어져 있던 몇 년 동안 그가 숲 속에서 숨어서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미네르바는 마음 속으로 매우 안타까워 했다.
그래서 자신이 알고 있는 윙거 가족과 관련한 이야기들과 그의 부모님을 살해한 죽음을 먹는 자들이 아즈카반에 있다는 사실, 그리고 어린 마법사라면 알고 있을 만한 모든 것들을 알려주었다.
그는 묵묵히 식사를 하며 미네르바 맥고나걸의 이야기를 들었고, 예의바르게 고맙다고 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미네르바 맥고나걸은 안타까운 얼굴로 일찍 철이 든 어린 소년을 바라보며, 이 총명한 어린 아이를 위해 자신이 줄 수 있는 도움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며 식사를 마쳤다.
숲 속에서 사는 동안 책에서 멀리 떨어져 지냈었지만, 그에겐 언제나 지식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 플러리쉬와 블러트 서점에 들어서자 그 곳의 갖가지 책들은 그의 메마른 갈증에 불을 붙여버렸다.
그래서 그는 교과서를 구입하는 것 외에도 실용 서적들을 열정적으로 찾아보았다.
숲속에서 살면서 독초와 약초를 혼동해서 잘못 먹고 한동안 배탈이 났던 기억 때문에 '독초 구별법'이라고 쓰여 있는 책을 발견하자, 그는 그 책에 도저히 손을 뻗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다.
그때 똑같은 책을 동시에 붙잡은, 자신과는 너무도 다른 곱고 자그마한 하얀 손이 보였다.
몸을 돌려 그 손의 주인을 바라본 탤벗은 사람을 늘상 경계하고 두려워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는 마치 처음으로 걸어다니는 발광체를 본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세상에...! 정말 인간이 맞을까? 예전에 읽어보았던 책에서 아름다운 인간처럼 생긴 신비한 존재가 있다고 본 것 같기도 하고...'
그때, 그 소녀의 입에서 나온 목소리마저 인간이 아닌 것처럼 예쁘다는 생각이 든 것도 잠시.
"앗, 미안해 꼬마야. 그런데 그 책 네가 사려고 하는거니? 미안하지만 나도 그 책을 좀 읽어보고 싶거든."
그녀가 자신을 '꼬마'라고 말한 것에 묘하게 심술이 났다.
'난 벌써 11살이나 되었는데, 꼬마라니?'
그래서 괜히 불퉁하게 말이 튀어나갔다.
"사과는 됐어. 그리고 난 꼬마 아니거든? 올해 호그와트에 입학한 어엿한 학생이라고."
말을 내뱉고도, 탤벗은 갑자기 처음 만난 소녀가 자신보고 '꼬마'라고 할 수도 있지, 자신은 왜 이렇게 바보같이 유치하게 군 것일까 후회했다.
'이러면 정말로 꼬마 같잖아!'
"너도 호그와트 신입생이었어? 만나서 반가워, 나도 호그와트 신입생이야. 내 이름은 루시엔 아리아라고 해."
그러나 눈 앞의 아름다운 소녀는 그런건 눈치채지 못한 듯 밝게 자기 소개를 했다.
그리고 악수를 청하며 자신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그는 그 손을 물끄러미 바라만볼 뿐, 잡지 못했다.
자신과는 다르게 너무나도 밝은 그 소녀는 다른 세계의 사람 같았다.
아니, 사람이 아니라 예전에 어디선가 읽어보았던 빛으로 만든 신화 속의 요정 같기도 했다.
'혹시 손을 뻗어 잡으면 빛으로 사라져버리는 건 아닐까?'
이렇게 우스꽝스러운 생각을 하면서 그는 넋을 놓고 빤히 그녀를 쳐다 보기만 했다.
그러자 머쓱해진 그녀가 손을 거둬들이며 나중에 호그와트에서 보자며 작별 인사를 건넸을 때도, 그는 최근 벌어진 모든 일이 비현실적인 꿈 같아서 확신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숲 속에서 야생 동물들 사이에 섞여 오늘의 하루를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치열했던 요 몇 년 동안, 그에게 내일을 생각할 사치는 없었던 것이다.
"......"
그래서 그냥 어물쩍 대답을 회피해버렸다.
그러자 어색하게 미소짓고는 다른 곳으로 멀어져가는 소녀의 뒷모습을 보며, 그의 마음속엔 약간 후회가 깃들었다.
다이애건 앨리 상점가에서 필요한 볼 일을 다 마치고 난 뒤, 미네르바는 탤벗에게 매년 여름 방학 동안 자신의 집에서 함께 지내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그가 성년이 될 때까지 자신이 후견인이 되어주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홀로 살아온 그가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어른을 무턱대고 쫓아가기엔 아직 그의 마음 속에 남아있는 의심의 벽이 너무 높았다.
그는 예의바르게 한번 생각해보겠다고 대답하였고, 미네르바는 생각이 끝나면 부엉이를 보내달라고 하고는, 그가 9월 1일에 호그와트로 오기 전까지 머물 수 있도록 리키 콜드런의 안전한 숙소 하나를 빌려 주었다.
그리고 호그와트 급행 열차를 어떻게 타고 학교로 와야하는지 알려준 후, 그녀는 행운을 빌어주며 작별 인사를 했다.
탤벗은 그날 밤,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에서 탈출한 이후 처음으로 침대에 누워보았다.
예전에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의 침대에 비하면 형편없었지만, 그래도 숲 속의 새둥지에서 불편하게 웅크리고 앉아 눈을 감고 꾸벅꾸벅 졸던 때에 비하면 호화스럽기 그지없었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하며, 탤벗은 그날 하루를 회상해보았다.
미네르바 맥고나걸과 함께 몇 년 만에 돌아온 마법사 세계.
온갖 물건들을 판매하는 가게들.
북적이는 거리의 사람들.
그리고 아름다운 신기한 소녀.
모든 것이 낯설고, 또 새로웠다.
그리고 이제 자신이 살아왔던 어두운 숲 속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내일'이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 어색하기도 했다.
'나에게도 내일이 있다니.'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았던 사실을 깨달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별처럼 아스라이 빛나는 '내일'이라는 희망에 한번 용기를 내 보기로 했다.
스르륵 잠에 빠져 들며, 그는 오랜만에 꿈도 꾸지 않는 깊은 잠에 들었다.
어느 여름 날, 그렇게 그 남자 아이의 혹독했던 어둠의 시간은 끝났다.
그리고 어둠의 끝은 또 다른 여명이 밝아오는 내일의 시작.
[번외: 그 남자 아이 이야기-어느 여름 날의 끝]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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